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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atures [전시 리뷰] 반짝이는 노아의 방주

[전시 리뷰] 반짝이는 노아의 방주

18.04.18 반클리프아펠이 들려주는 노아의 방주 이야기   주얼리 브랜드로 익숙한 반클리프 아펠(Van Cleef&Arpels)이 ‘노아의 방주’를 모티브로 한 하이 주얼리 컬렉션을 DDP에서 선보이고 있다. 대홍수의 전설에서 영감을 받은 만큼, 전시장은 전반적으로 푸르스름한 빛을 띠며 돔의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유난히 낮게 설계된 전시장 입구는 관람객이 고개를 숙여 입장함으로써 노아의 방주에 승선하는 느낌을 연출한다.      이번 전시의 주목할 점은 노아의 방주에 올라탄 암수 동물 41쌍을 주얼리로 연출한 데 있다. 뿐만아니라 단순히 주얼리를 나열하기보다 대홍수를 연상케 하는 푸르스름한 빛과 시시때때로 바뀌는 조명, 혼란을 상징하는 듯한 천둥번개 소리 등, 오감을 자극하는 공간을 연출함으로써 전시장 자체의 매력 역시 충분하다. 때문에 관람객은 반짝 거리는 암수 41쌍의 하이주얼리 퀄리티에 놀라고, 이를 직접 노아의 방주에 승선하여 보는듯한 감상을 받게 된다.      쉐보 클립(Chevaux clip) 한 쌍의 말이 서로 기대어 서 있다. 길게 펼쳐진 반원 모양의 갈기는 라피스 라줄리와 오닉스로 장식되었다. 더콰이즈, 다이아몬드, 그레이 및 화이트 마더 오브 펄의 조합은 강인함과 우아함을 강조한다.  리코르느 클립(Licorn 0 Read more
Column 빈 방

빈 방

18.04.16 3주 전, 생애 절반 이상을 함께한 반려견이 죽었다. 내 짧은 인생 동안 함께 한 날이 함께 하지 않은 날보다 많았기에 상실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처음에는 죽음이 믿기지 않았고, 그만큼 아무렇지 않았다. 하지만 이내 죽음을 실감하기 시작했을 때 ‘오늘 하루를 어떻게 버티지’하는 두려움이 앞섰다. 친구였던 가족이 죽었지만 세상은 어제와 별반 다를 게 없었고, 어김없이 출근을 해야만 했다.  "엄마가 해준 음식이 제일 맛있어요." 4반 정휘범   "약속은 꼭 지켜야 한다고 생각해. 우리 약속 꼭 지킬게." 3반 박예슬   죽음을 받아들이는 일이 더 힘들었던 건, 일상생활에서 시시때로 ‘죽음’을 깨닫는 순간이 많았기 때문이다. 아침에 일어나 계단 아래 햇빛을 받고 있던 모습이, 출퇴근 때마다 우리끼리 하던 인사가, 나를 바라보던 따듯한 눈빛이, 더이상 없었다. 세상사 모든 만물이 ‘언젠가 죽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그게 지금일 줄은, 이렇게나 빨리일 줄은 몰랐다. 널부러진 밥그릇과 누워있던 돗자리, 유품이랄 것도 보잘것 없지만 가족 누구 하나 선뜻 치울 수가 없었다. 그것마저 정리하면 정말 죽음을 인정해야만 했고, 그대로 두자니 집에 오가는 일이 고역이었다. 16년 동안 나의 친구는 일상에 스며들어 나의 일부가 되었던 것이다. &nbs 0 Read more
Features 거리로 나온 한복

거리로 나온 한복

18.04.13 생활한복 브랜드 <리슬>: http://leesle.com   광화문에서 짧은 회사생활을 하면서 좋아했던 몇몇 순간이 있다. 가을 무렵에 파란하늘에 노랗게 단풍 든 나무를 쳐다보던 출근길과 점심식사 후의 경복궁 산책, 그리고 늦은 밤까지 화려한 야경을 구경하는 일이었다. 그중에서도 점심시간의 산책을 굉장히 좋아했는데, 궁을 따라 걷노라면 왠지 모를 심신의 안정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때의 잔상 때문일까. 그래서 경복궁에 가는 일을 좋아한다. 그리고 정확히 언제부터인지 기억나지 않지만, 경복궁 일대에 한복을 입은 사람들이 하나둘씩 눈에 띄기 시작했다.   생활한복 브랜드 <리슬>, 출처: http://leesle.com 친구와의 짧은 여행으로 전주한옥 마을에 가서도, 친구들의 SNS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렇게 슬슬 예쁜 한복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어렸을 때는 설날이나 추석에 입고 성인이 된 후에는 집안의 경조사가 있을 때만 입는 것이 한복이 아니라는 걸 느끼기 시작했다. 이벤트성으로 경복궁이나 한옥마을에서 입는 전통한복이 아니라, 저고리와 치마를 본떠 현대식으로 디자인한 생활한복이 등장한 것도 비단 최근의 일은 아니다.   생활한복 브랜드 <리슬>, 출처: http://leesle.com 이러한 흐름에서 눈에 띈 0 Read more
Features 지식의 반영, 올림피아 르 탱(Olympia le tan)

지식의 반영, 올림피아 르 탱(Olympia le tan)

18.04.10 Fall 2017 ready-to-wear, Olympia Le-Tan, vogue.com 언젠가 ‘대학 신입생의 특징’을 읽고 크게 공감했던 적이 있다. 어딘가 어설픈 메이크업과 옷차림, 들뜬 분위기의 말투. 그 중에서 가장 크게 고개를 끄덕였던 건, 자신의 전공과 학번을 크게 적은 두터운 전공서적을 든 자세였다. 이러한 포즈는 단순히 자신의 이름을 적은 책을 드는 것이 아닌, 자신의 소속감과 정체성을 드러내는 행위다. 때문에 사람들은 학번과 학과, 이름이 적힌 전공서적을 보며 그 사람을 유추하고 상상한다. 그래서 일까. 같은 맥락에서 출퇴근 때마다 책(특히 고전서적)을 들고 있는 사람을 보면, 나도 모르게 책의 종류와 작가, 제목을 보며 그 사람의 지적수준과 교양을 재고 있었다.   Olympia le tan book clutch 올림피아 르 탱(Olympia le tan)의 북 클러치를 처음 접했을 때, 이런 감상이 먼저 떠올랐다. 모든 명품들이 이러한 상징을 갖겠지만 그녀의 북 클러치가 특별한 건, 명품이 가지는 ‘상징’을 책을 이용해 극대화했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동화적인 색감과 사랑스러운 자수의 조합은 ‘올림피아 르 탱’의 북 클러치에 특별함을 더했다. 또한, 작은 책을 펼치면 종이대신 스마트폰과 립스틱을 꺼낼 수 있다는 반 0 Read more
Features 꿈꾸는 집, 하우스비전(HOUSE VISION)

꿈꾸는 집, 하우스비전(HOUSE VISION)

18.03.29 짧은 생애동안 청계천과 동대문역사문화공원, 길음 뉴타운이 새롭게 개발되고 정착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이는 마치 노란장판과 체리색 몰딩을 뜯어내고 올 화이트로 리모델링한 집을 보는 느낌이랄까. 때문에 디자인이 가미된 도시를 마주할 때면,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된 일상을 선물 받은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더욱 신기한 건, 도시 속 사람들이 마치 이 도시가 태초부터 존재한 듯 아주 자연스레 받아드린다는 사실이었다. 그렇게 1년, 2년이 되자 도시와 사람들은 서로에게 녹아들기 시작했다. 건축은 욕망의 반영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불경한 위생 상태와 불경한 매너가 있는 곳에 살고 싶지 않아한다. 이러한 욕망이 건축에 반영되면 깨끗한 건물과 도로가 생겨나고 이러한 상태를 원하는 사람들이 모여든다. 아마도 그들은 깨끗한 거리에 침을 뱉지는 않을 것이다. 결국 그 도시는 도시를 꾸리는 사람들의 수준에 맞게 유지될 것이다. -하라 켄야   이는 ‘하라 켄야’가 말하는 ‘하우스비전(HOUSE VISION)’과도 닮아있다. ‘하우스비전’은 말 그대로 이용자가 중심이 되는 ‘미래의 집’이다. 우리가 수세기 동안 만들어진 집에 일방적으로 맞춰 살았다면, 하우스비전은 주체가 전환된 개념으로 이용자의 거주형태와 생활과 취향을 반영하는 집을 의미한다. 그리고 하라 켄야는 0 Read more
Features [디자인 북 리뷰] 한국, 여성, 그래픽 디자이너 11

[디자인 북 리뷰] 한국, 여성, 그래픽 디자이너 11

18.03.23 크리에이티브 네트워크 <노트폴리오 매거진>에서는 디자인에 관한 다양한 시선을 비추기 위해 디자인 북 리뷰를 기획했습니다. 책을 통해 낯선 디자인을, 세상을 보는 다양한 시선을 접해보세요.   한국, 여성, 그래픽디자이너11 <한국, 여성, 그래픽디자이너 11>  고민 끝에 학부 전공을 버렸다. 이유야 밤새 토로할 수 있겠지만 ‘먹고 살기 힘들어서’가 주된 이유였다. 요즘 같은 시대에 ‘평생직장’이 어디 있으며 ‘누구나 다 그러고 산다’지만, 여기에는 전제 조건이 하나 따른다. 바로 ‘여자로서’다. 그렇다. 이대로라면 진짜 먹고 살기 힘들 것 같았다. 업계 특성상 월급이 쥐꼬리만 했는데도 선배 기자 대부분은 밤낮 없이 일했다. 동시에 그들에게서 성별로 발견되는 공통된 특징이 하나 있는데, 남자선배들은 결혼을 꿈꾸거나 이미 했다는 사실이고, 여자선배들 중엔 결혼한 사람이 없었으며 그마저도 무한정 미룬다는 점이었다.   <이제 다른길이 열리겠다> 박수진, 이재원 이재원 아, 이런 이유도 들은 적이 있어요. 여성 디자이너보다 남성 디자이너를 선호하는 이유 중 하나는 가족을 부양해야하기 때문이라는 것. 남성이 직업을 선택할 때는 가정생활과 병행이 가능한지 여부를 따지지 않는 편이잖아요. 그런데 여성은 그런 0 Read more
Features 할머니의 그림일기

할머니의 그림일기

18.03.20 순천 할머니들의 서울나들이 전시 <그려보니 솔찬히 좋구만>展 커다란 눈동자와 촌스러운 색감의 치마, 삐뚤빼뚤하게 그린 두 명의 소녀. 그림을 보고 사촌 동생이 그린 세일러문인줄 알고 ‘뭐야~ 되게 못 그렸네. 내가 더 잘 그리겠다!’고 생각했다. 당시에 나는 서울에서 가장 큰 미술학원에 다녔고, 글씨도 잘 쓰는 어린이였으니까. 그래서 일부러 동생을 놀려줄 마음으로 그 촌스럽디 촌스런 그림을 집어들고 "아빠, 이거 누가 그린거예요?"라고 물었는데 예상치 못한 답이 돌아왔다. "응~ 그거 할머니가 그린 거야". 아직도 의문이지만, 나는 아빠의 대답을 듣고 펑펑 울었다. 이상하게 그림 속 두 소녀가 너무 슬퍼보여서, 6살인 나보다 못쓴 글씨와 삐뚤어진 그림이 너무나 슬퍼보여서 엉엉 울었다.   <나의 꿈>   어릴때부터 처녀 때까지 꿈은 경찰, 여군, 시내버스 안내양이 되고 싶었습니다. 이모부 도시락을 들고 경찰서에 몇 번 갔습니다. 경찰복을 입은 이모부가 멋져보였습니다. 경찰이 되고 싶다는 꿈을 꾸었습니다. 여군이 되어 씩씩하게 나라를 지키는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배우지 못해 경찰도 여군도 될 수 없었습니다. 버스에 매달려 오라이하는 모습에 반했습니다. 그래서 버스 안내양이 되고 싶었습니다. 가족들 반대로 꿈을 이루지 못했습니다.지금 내 꿈은 0 Read more
Features [전시 리뷰] 갤러리밈,  빛으로 가득한<별유천지(別有天地)>展

[전시 리뷰] 갤러리밈, 빛으로 가득한<별유천지(別有天地)>展

18.03.17     인사동에 위치한 갤러리밈에서 2018년 2월 21일부터 오는 3월 25일까지 김단비의 <별유천지(別有天地)>展이 진행 중이다. 작품 ‘별유천지’ 시리즈의 특징은 마블링 기법을 이용해 우연적 효과로 산수를 이미지화했다는 점이다. 이러한 기법의 산수 표현은 전통적관념산수를 바탕으로 하여 현태판 산수의 세계를 보여주는데 목적이 있다.   별유천지(別有天地) 광목천에 혼합재료, 2018   마블링 기법을 사용하여 층층이 퍼진 무늬나 특유의 섬세한 색감도 관람포인트지만, 이번 전시에서 놓치지 말아야할 부분은 실물 작품에서 느껴지는 ‘빛’이다. 그만큼 김단비 작가의 작품에는 카메라 렌즈로 담을 수 없는 아름다운 빛의 선율이 겹겹이 녹아있다. 때문에 작품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이번 전시의 제목을 온전히 느낄 수 있다.    별유천지(別有天地) 광목천에 혼합재료, 2017   나의 작업은 마블링 기법을 통한 다채로운 색채에서 나타나는 우연적 형상을 발견하고 인식해가는 것이다. ..(중략).. 유년시절 상상과 공상을 좋아했던 나는 신비함과 설렘을 동반하는 밤하늘, 뭉게구름, 물결과 같은 구체적인 사물과 자연의 형상을 꿈꿨다. 단지 눈이 아닌 마음을 통해 저 너머에 잇을 미지의 세계를 꿈꾸며, 말로는 표현할 수 0 Read more
CA: MYFOLIO [CA:MYFOLIO] Trapped in a slime, 머레이크랩(MAREYKRAP)

[CA:MYFOLIO] Trapped in a slime, 머레이크랩(MAREYKRAP)

18.03.16 CA KOREA와 노트폴리오가 한 명의 크리에이터를 선정하여 그들의 하이라이트 작업을 공개합니다. MYFOLIO의 35번째 작가는 그림과 디자인, 영상작업을 하는 ‘머래이크랩’입니다.   #35. 머래이크랩(MAREYKRAP) trapped in a slime, artwork by mareykrap, 2017   작품 소개 부탁한다. <Trapped in a slime>은 시네마 4D자체로(리얼플로우 없이) 최대한 녹은 왁스 느낌이 나게 제작한 작업이에요. SNS에서 ‘슬라임’이라는 액체괴물이 크게 유행했는데, 그런 끈적끈적한 액체괴물을 가지고 노는 소리가 심신에 안정을 준다는 재미있는 정보를 얻어서 편집할 때 사운드로 넣어 제작했어요.   trapped in a slime 권태 Leon and Mathilda  i desire you 전반적인 작업과정이 궁금하다. 작업 전에 ‘무엇’을 보여줄지, ‘어떤’ 작업을 할지 많이 생각하는 편이에요. 평소에 영감이 떠오르는 대로 메모를 하기도 하고요. 그중에서 지금 가장 하고 싶은 작업을 고르고, 구상이 끝나면 모델링 작업에 들어가요. 아니면 시네마 4D의 시뮬레이션을 활용해서 형태를 만들기도 하죠. 그렇게 형태가 만들어지면 여기에 질감을 입히는 작업을 0 Read more
Column Me too, and with you

Me too, and with you

18.03.09   성폭력 피해자 '민영이'로 살았던 9년을 그려낸 서도이 작가의 전시제목    어렸을 적, 엄마는 종종 나를 불러다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하곤 했다. ‘자리에 앉을 땐 다리를 꼭 오므려라’, ‘누군가 너의 다리와 소중한 곳을 만지면 꼭 얘기해라’, ‘남성은 조심해라’라는 것이었다. 이런 훈육은 ‘낯선 남성’뿐만 아니라 가까운 일가친척과 지인에게도 해당하는 이야기였기에 어린 나에게는 그 훈육이 참 이상하고도 ‘엄마는 예민한 사람’이라는 인상을 심어주었다. <죽은 민영이의 장례식>은 서도이 작가의 첫 개인전 제목이다. 작가는 성폭력 피해자로서 이번 전시회를 준비하며 서민영에서 서도이로 개명을 했다. 자신만의 특별한 방법으로 '미투'에 동참한 것이다. 언젠가는 그 교육의 연유가 궁금해져 엄마에게 물으니 “성(性)문제는 가장 가까운 사이에서 일어나는 법이야. 가족도 믿으면 안 돼.”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7살, 아주 어렸던 내 뇌리에는 ‘아니 아빠랑 오빠마저 믿지 말라고? 우리 엄마 엄~청 이상한데?’라는 감상이 먼저 떠올랐다. 그리고 어른이 된 지금, 어째서 내가 먼저 행동을 조심해야하는지 모르겠으며(성폭행을 안 하면 될 일이다) 그런 일을 당하더라도 0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