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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인터뷰] 내적 자화상의 반영, 일러스트레이터 집시(ZIPCY)

[인터뷰] 내적 자화상의 반영, 일러스트레이터 집시(ZIPCY)

16.09.24 언젠가 그녀의 프로필 속 글귀를 읽은 적이 있다. “집시가 되고 싶은 생계형 숙녀입니다. 구태여 벌을 부르지 않아도 꿀을 가득 머금어 절로 벌이 날아드는, 향기로운 꽃이 되고 싶어요.” 글귀 아래로는 그녀의 얼굴 대신 ‘에스메랄다’와 ‘포카혼타스’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는 괴롭힘 당하는 동료를 위해 군중 앞에서 정의를 외치는 에스메랄다의 ‘당당함’과 사랑대신 자신의 삶을 택하는 포카혼타스의 ‘주체성’을 칭하는, 조금은 독특한 소개가 이어졌다. 자신이 가진 것들로 삶을 긍정하며 반짝반짝 빛나는 ‘집시’처럼 살고 싶다는 집시(zipcy). 이 후, 그녀의 세계가 더욱 궁금해졌다.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한다. ‘집시(Zipcy)’라는 예명으로 활동중인 일러스트레이터 양세은입니다. 그림으로 할 수 있는 모든 일은 다해보자는 취지로 다양한 일을 시도해보고 있어요.   일러스터레이터명 집시(Zipcy)가 디즈니의 에스메랄다와 포카혼타스의 주체성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고 있다. 이들에 대해, 그리고 ‘집시’에 대해 더 자세히 알려달라. 초등학생 때부터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사랑했어요. 특히 <백설공주>, <신데렐라>, 1 Read more
Column 자식을 잡아먹는 사투르누스(Saturn)와 두려움

자식을 잡아먹는 사투르누스(Saturn)와 두려움

16.09.23 <Médaillon ovale : Saturne> Courteys Pierre, 1559, 출처:http://www.photo.rmn.fr 디즈니에서 큰 매출을 올렸던 <겨울왕국>을 다시 보게 되었다. 사정상 한국어가 지원되지 않아 영어로 만화를 봤는데 <FROZEN>이라는 제목이 눈에 띄었다. ‘겨울왕국’과 ‘FROZEN’이 주는 느낌은 전혀 달랐다. 한국에서 선택한 제목은 어딘지 모르게 소녀 감성이 짙게 묻어있었고, 원제는 말 그대로 정말 ‘얼어붙어 있는’ 그 자체였다. 제목이 전달하는 느낌이 가장 강렬하게 다가왔던 장면은 안나가 엘사의 마법에 맞아 머리가 하얗게 세었을 때, 숲 속에 사는 정령인 트롤이 안나의 상처를 쓰다듬어 주는 부분이었다. 트롤은 엘사의 힘이 커지면 위험한 일이 생길 것이라 충고한다. 그리고 엘사는 이 사건을 계기로 자신의 힘을 두려워하게 된다. 겨울왕국 포스터   결국 엘사는 자신의 힘을 숨기기로 한다. 자신이 어떤 능력을 가졌는지, 이 힘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단지 사람들에게 들키지 않고, 그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살아가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안나를 다치게 했으니 엘사의 마음은 얼어붙게(Frozen)된 것 같다. 때문에 손 끝에서 뻗어나간 얼음은 아마도 엘사 자신의 0 Read more
Inspiration 페이퍼 컷(Paper cut) 너머의 얼굴, 화가 유현(Yoo hyun)

페이퍼 컷(Paper cut) 너머의 얼굴, 화가 유현(Yoo hyun)

16.09.10 Untitled_hand cut paper, ink on Korean paper, 76x76cm, 2014   ‘나무를 보지 말고 숲을 보라’는 말은 어쩌면 그의 작품을 일컫는 관용어일지도 모르겠다. 화가 유현(Yoo Hyun)은 종이를 잘라 얼굴을 그린다. 언뜻 보기에 규칙성 있는 선들로 세밀한 작업을 거쳐 이루어진듯한 그의 그림은, 자세히 들여다 보면 곧 찢어질 듯 아슬아슬한 선과 공간으로 구성된 입체작품이다. 그리고 모순적이게도 좀 더 가까이 그의 그림을 살펴보면, 그 어떤 맥락도 찾을 수가 없다. 되레 불규칙함을 지닌 선들의 조합이 정확히 그림의 어느 부분인지, 그래서 이 선 하나하나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더더욱 알 수 없게 한다. 그러나 선들로부터 한걸음 물러나 관조적 태도로 작품을 바라보면 ‘커다란 숲’이 눈에 들어온다. ‘숲’은 존 레논과 키스해링, 마릴린 먼로, 백범 김구 등, 한 시대를 풍미했던 다양한 분야 속 명사(名士)의 얼굴로 나타난다.       나는 동양을 대표하는 소재인 한지와 먹을 활용해 전통회화의 표현방식과 현대적인 재연 사이의 조화와 균형에 대해 끊임 없이 고민해왔다. 그 고민들은 작품 속 이미지에 많은 영향을 끼쳤고, 먹의 이미지와 합을 이룰 수 있는 가장 근접한 소 0 Read more
Features [디자인 북 리뷰] 느낌을 좌표로 만드는 '노트'

[디자인 북 리뷰] 느낌을 좌표로 만드는 '노트'

16.09.09 크리에이티브 네트워크 <노트폴리오 매거진>에서는 디자인에 관한 다양한 시선을 비추기 위해 디자인 북 리뷰를 기획했습니다. 책을 통해 낯선 디자인을, 세상을 보는 다양한 시선을 접해보세요.   10. 느낌을 좌표로 만드는 '노트' 글: 김재웃     어느 창작이든 마찬가지겠지만 단순히 말하자면 디자인이란 눈에 보이지 않는 개념을 가시화하는 작업이다. 하지만 이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개념을 찾는다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일 뿐만 아니라, 설령 개념을 찾았다 할지라도 그것을 가시화하는 작업 또한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만약 누군가의 디자인을 답습하지 않는다면, 디자이너는 스스로 구체화할 개념을 느끼거나 찾아야 한다. 그것은 자신의 경험 속에 있을 수도 있고, 그 동안 놓치고 있던 기억 속에 있을 수도 있다. 개념을 찾는 것은 마치 기억 속 캄캄한 방을 손으로 헤집는 것과 같다. 그렇게 개념의 지점을 찾아가다 조금씩 무언가를 느끼게 되면, 디자이너는 자신이 무언가를 느낀 바로 그 지점에 착실히 좌표를 심는다. 안 그러면 자신이 느꼈던 개념이 금세 사라질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이렇듯 느낌의 좌표를 심는 행위, 그것이 바로 노트(Note)다. “ ‘:ook’은 내가 어떻게 디자인하느냐, 그리고 내가 디자인에 어떻게 접근하느냐에 관한 책이다. 건물에 0 Read more
CA: MYFOLIO [MYFOLIO] 19. 레이어, 김정활(HWAL)

[MYFOLIO] 19. 레이어, 김정활(HWAL)

16.09.02 CA KOREA와 노트폴리오가 매달 1명의 크리에이터를 선정하여 그들의 하이라이트 작업을 공개합니다. MYFOLIO 열아홉번째 작가는 김정활(HWAL)입니다.      #19. 김정활(HWAL)   박영진 작가 <Dark Necessities>展 포스터   간단한 작업소개 부탁한다. 위 작업은 박영진 작가의 개인전 <Dark Necessities>展 포스터예요. 전시 제목을 레드 핫 칠리 페퍼스(Red Hot Chili Peppers)의 곡에서 따온 만큼 팝 느낌을 살리고 싶어 영어로 작업했죠. 또한, 컨셉이 ‘어둠’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흑백으로 작업했습니다. 작업하는 동안 가장 중점을 두고 고민했던 건 전시의 키워드인 ‘레이어’를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 있을지였습니다. 저는 보통 포스터 작업을 할 때 세 가지 레이어를 사용해요. 메인 이미지의 레이어와 전시 타이틀의 레이어, 그리고 장소와 시간 등의 정보를 제공하는 레이어입니다. 이러한 특징을 가시적으로 구현하고 싶어 각각의 레이어를 낱장으로 인쇄한 후 겹쳐 하나의 포스터로 만들었습니다.   Red Hot Chili Peppers - Dark Necessities    <Dark Necessities&g 0 Read more
피플 [전지적 작가 시점] 목탄으로 담는 그대들의 이야기, 교은(Kyo eun)

[전지적 작가 시점] 목탄으로 담는 그대들의 이야기, 교은(Kyo eun)

16.08.31 <전지적 작가 시점>은 노트폴리오에 작품을 게재하는 작가를 선정해 그의 작품을 인터뷰하는 자리입니다. 그동안 작가가 어떤 의도로 이런 그림이 그렸는지, 무슨 생각으로 이런 표현을 했는지 궁금하셨죠? 앞으로 진행되는 <전지적 작가 시점>을 통해 작가보다 작품 중심의 이야기를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교은(Kyo eun) waiting   alone    처음 교은의 그림을 접했을 때, 자신만의 매력이 묻어나는 그림을 그린다고 생각했다. 그만큼 굵고 거친 선과 차분한 색감이 인상적이다. 어떤 과정을 거쳐 자신만의 스타일을 갖게 되었나. 이전 그림에서는 연필과 색연필로만 그림을 그렸어요. 예전부터 사람 얼굴을 보면서 각자의 생김새나 표정이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래서 얼굴을 좀 더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 뭘까 고민했죠. 그러다 목탄과 콘테로 그린 선이 섬세한 얼굴과 대조되어 얼굴이 더 돋보인다는 걸 알게 됐어요. 최근에는 배경을 이용해 좀 더 인물에 집중할 수 있는 콜라주 작업도 병행하고 있어요.    도시의 경계    초기 작품과 현재 작품에 뚜렷한 변화가 있다. 초반작업에는 ‘선’보다 ‘면’이 그림을 구성했다면, 최근 작업은 초기작업 때보다 더 발전된 형태로 뚜렷한 선과 안정적인 색감으로 채 0 Read more
Column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

16.08.30 몇 년 전, 그러니까 혜리가 덕선이로 승승장구하기 전의 일이다. 아무 생각 없이 TV를 보고 있었다. ‘우리나라 대통령도 이제 여자분이신데 뭐가 그렇게 소심해 왜 안 해? 여자가 먼저 키스하면 잡혀가는 건가? 그 애에게 다가가 이제 그래도 돼 네가 먼저 시작해’ 포부에 가득 찬 걸스데이의 신곡 제목은 <여자 대통령>이었다. 걸스데이가 치명적인 눈빛으로 춤을 췄지만 내내 노래가사만 생각이 났다. 아직까지도 인기인 여자 아이돌의 노래가 마냥 신나지 않았던 것도 ‘여자는 쉽게 맘을 주면 안 된다’는 가사 때문이었다. 여자는 하지 말아야 할 것도, 먼저 해서 안 되는 것도 왜 이렇게 많은지 모르겠다. 처음엔 반감이 들었지만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는 생각이 들어 좀 씁쓸했다.   지식채널e <사람이 되고저>   최초라는 말이 유독 여성에게 붙게 된 때가 언제부터인지, 어째서 ‘여성’이라는 키워드가 더 대단한 수식어처럼 보이는지는 알 수 없으나 이러한 타이틀을 모두 가진 인물이 한 명 있다. 우리나라에서 ‘최초 여성’이라는 타이틀을 가장 많이 가진 사람, 바로 화가 나혜석이다. 그녀는 일본유학부터 서양화가, 전업 유화가, 페미니스트, 작가 등 많은 일을 ‘최초의 여성’이라는 이름으로 해냈다. &nb 0 Read more
피플 [인터뷰] 내 안에 숨은 내면을 꺼내 담아, 문크(MOONK)

[인터뷰] 내 안에 숨은 내면을 꺼내 담아, 문크(MOONK)

16.08.26 그녀의 캐릭터를 보고 있자면 웃음이 터진다. 귀여운 얼굴과 귀여운 몸짓을 하고 있으면서도 아랑곳 않는 과격한 말투와 행동때문이다. 흔히 연약함과 귀여움으로 표현되는 쥐와 토끼지만, 문크의 손을 거치면 반전매력을 가진 ‘문크마우스’와 ‘킬러R.B’로 재탄생한다. 흑백과 빨강, 다소 심플한 컬러로 그 이상의 강렬한 메시지를 전하는 문크(moonk)를 만나 그녀의 세계를 오밀조밀 살펴봤다.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한다. 안녕하세요. 캐릭터 일러스트를 그리는 문크(moonk)라고 합니다.   - 인터뷰 중인 킬러 R.B     SNS를 통해 많이 접했다. 실제로 보니까 더 반갑다. ‘문크’라는 이름은 어떻게 얻게 되었나. ‘문크’는 제가 초등학생 때 처음 만든 이메일 아이디예요. 제 이름을 따서 ‘moon’을 아이디로 쓰려니 중복된 아이디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살짝 ‘k’를 추가해서 ‘moonk’가 되었어요.   작가 분들 중에 은근히 초등학생 때 만든 아이디로 활동하시는 분들이 많더라. 맞아요. ‘문크’라고 하면 뭔가 특별한 이유가 있을 거 같다고 많이들 물어보시는데 이렇게 말씀드리고 나면 재미와 감동이 없어서 0 Read more
Column 조화로운 변색, 엠마 핵(Emma Hack)

조화로운 변색, 엠마 핵(Emma Hack)

16.08.18   아주 어릴 적, <동물의 왕국>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처음으로 카멜레온의 색이 변한다는 사실을 알고 많이 놀랐던 기억이 난다. 자기 마음대로 색을 바꿀 수 있다니 신기하기도 하고, 조금 이기적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자연의 섭리’대로 자신이 원하는 색으로 변할 수 있는 카멜레온이 부러웠다.   살다 보면 가끔 카멜레온처럼 내가 아예 이 공간에서 보이지 않았으면 하는 때가 있다. 마음처럼 일이 풀리지 않을 때, 그렇다고 어디 가서 쪽팔리게 내 입장을 말하고 싶지도 않을 때, 내게 주어진 책임감이 너무 막중할 때, 어쨌든 쉽지 않다고 느낄 때가 바로 그 때다. 그럴 때면 지금 앉아 있는 장소의 벽지처럼 바뀌고 싶을 때가 있다. 내가 주인공이 아니라 아예 내가 앉아있는 환경처럼 되고 싶은 것이다. 또한, 때로는 내가 가지고 있는 아집을 꺾고 다른 사람 말에 귀 기울여 마냥 모든 것과 조화롭고 싶을 때도 있다. 그러니 카멜레온처럼 변색하는 능력은 남에게 지금의 나를 보이지 않고 싶을 때, 부끄러운 내 모습을 들키고 싶지 않을 때 필요하다.     하지만, 엠마 핵(Emma Hack)의 작품을 보면 ‘변색(카모플라주)’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단지 카멜레온처럼 적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서 자신의 색을 바꾸는 수동적인 의미의 변색뿐만 0 Read more
Features 덕후질의 고급화, 오타쿠 아트

덕후질의 고급화, 오타쿠 아트

16.08.16 “속초로 가자!“ 사냥꾼들이 주섬주섬 짐을 챙겨 기차를 탄다. 이 때, 스마트폰은 반드시 챙겨야 할 무기이자 필수품이다. 이들의 목적은 바로 포켓몬을 잡으러 가는 것! 최근 스마트폰용 게임 '포켓몬go(Pokemon Go)‘가 출시되면서 때 아닌 포켓몬 열풍이 불고 있다. 그동안 애니메이션으로만 접했던 포켓몬 사냥을 직접 체험할 수 있게 되면서 위기의 일본게임회사 닌텐도는 그야말로 화려한 부활을 했다. 애니메이션을 보지 않았던 사람들에겐 ’포켓몬 고‘는 익숙하지도 않을뿐더러 이해불가의 영역일 수도 있다. 하지만 포켓몬 고는 전 세계 1억 건의 다운로드를 기록하면서 현재까지 1,8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그만큼 애니메이션과 게임 산업의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 실감할 수 있는 일이다. 포켓몬 고, 출처: 네이버 뉴스   포켓몬이라 하니 포켓몬 카드와 피규어를 수집했던 한 지인이 떠오른다. 애니메이션 속 포켓몬의 이름을 줄줄이 암기할 정도로 포켓몬을 사랑했던 지인은 ‘포켓몬 오타쿠’라 불렸다. 이렇듯 한 특정분야를 집요하게 탐닉하는 사람과 문화를 ‘오타쿠 문화’라 일컫는다. 오타쿠는 일본어로 ‘당신, 댁‘이라는 의미를 지닌 단어로 본래는 상대방을 높이는 대명사였다. 하지만 지금은 무언가에 집요히 몰두하는 사람을 0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