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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두근대는 ‘감정의 이면’을 들추다, 그림책 작가 이석구

16.05.27 0


‘두근두근 빵집’에는 제빵사 브레드씨가 있다. 그는 한밤 중에 찾아오는 코알라에게도, 곰 가족에게도, 심지어 친구무리를 대동한 고양이들에게까지도 자신이 만든 빵을 서슴없이 내준다. 어두컴컴한 밤에 찾아오는 동물들이 ‘불청객’으로 느껴질 법도 한데, 브레드씨는 ‘두근두근’대는 마음으로 빵을 굽는다. 어느새 어른이 된 독자는 브레드씨를 보며 생각한다. "브레드씨 너무 대인배 아냐? 동물들도 염치가 없네!" 그런데 왜일까, 빵집을 다녀가는 동물들과 그들을 맞이하려 빵을 굽는 브레드씨에게 ‘새로운 인연을 맞는 어른들의 모습’도 비춰지는 건.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한다.

그림을 그리고 싶어서 무작정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어쩌다 여기까지 온’ 일러스트레이터이자 그림책 작가 이석구입니다.

 

‘어쩌다 여기까지 온’이라기엔 회사를 그만두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다.

딱히 그렇지도 않았어요. 학부 때 시각디자인을 전공했고, 졸업 후에는 직장에서 이러닝 콘텐츠를 제작했어요. 그러다 우연찮게 <월간 디자인>에 실린 김동성 작가의 그림책 일러스트를 봤어요. ‘나는 그림 그리는 걸 좋아했는데, 어영부영 이러고 있구나’는 생각이 들었고 동시에 ‘일러스트레이터를 하면 그림을 그리며 입에 풀칠은 할 수 있겠구나’는 생각에 다니던 회사를 그만 뒀죠. 그림으로 생활비를 벌며 하고 싶은 게 정확히 뭔지 찾아보겠다는 마음이었어요.

 

그런데도 특별히 그림책 작가가 되고 싶었던 이유라도 있나.

아주 특별한 이유는 없어요. 회사를 그만둘 당시에는 ‘무엇인가 내 것을 만들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만 가지고 있었을 뿐 이었죠. 지금 생각해보면 우연한 인연이 이어지고, 그 인연이 내가 가진 능력과 욕구에 잘 맞았던 게 아닐까 싶어요. 그러니까 오랫동안 준비하고 도전했지 싶어요. 첫 책이 나오는데 거의 10년 정도 걸렸으니까요.

 

<두근두근> 글·그림 이석구, 32p, 고래이야기, 2015.09.25 출판, 출처: 고래이야기



10년 이라고? 그럼 최근 출간된 <두근두근>이 이석구를 그림책 작가로 있게 하는 특별한 의미로 다가오겠다. 

<두근두근>은 2013년에 초안이 만들어진 작업이에요. 사실, 만든 이야기가 10개 정도 더 있어요. 책이 출간되지 않았을 뿐, 10년 가까이 계속해서 만들어 왔으니까요. 오랜 도전 끝에 정식 출간된 첫 책이니 아무래도 특별하죠. 지금은 작년 말에 두 번째 책을 계약해서 진행 중이에요. 마음이 바뀌지 않는 한 그림책을 계속 만들려고요.

 

- 출간된 <두근두근>과 더미, 그는 첫 그림책을 출간하기 까지 오랜 수정을 거쳤다고 한다.  

 


그렇다 하더라도 <두근두근>이 출간되기까지의 과정이 쉽지 않았겠다.

아무래도 오랜 수정과정을 거쳤으니 쉬웠다고 할 수 없죠. 초안과 최종본이 완전 달라요. 유아용 그림책은 너무 복잡한 것 보다 단순하고 명확한 게 좋다고 생각해요. 때문에 수정하면서 불필요한 요소를 많이 없앴어요. 그래도 <두근두근>은 어떤 면에서는 어렵진 않았어요. 편집자분과 잘 맞았거든요.

 

 


- 딸의 첫번째 생일

 

딸이 한참을 가지고 놀았던 로보카폴리 장난감
어릴 때는 한가지에 빠지면 꽤 오래 가지고 놀았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새로운 장난감에 흥미를 보이는 기간이 짧아지는 것 같다.

 

 



딸의 미술도구로 그린 <딸>, 그리고 <그림 그리는 딸>

 

일상생활에서 딸을 많이 언급해서 ‘딸에게 특별한 선물을 주기 위한’ 아버지의 마음으로 그림책을 만들 게 아닐까,는 생각을 했다.

하하, 딱히 그런 건 아니고요. 말씀 드렸다시피 원래 그림책을 만들고 싶었어요. 평소에 딸이 언급이 많이 되는 건 작업을 집에서 하다 보니 보는 사람이 딸이랑 아내밖에 없어서예요. 그리고 딸이 많이 놀아달라고 하거든요. 정말 틈만 나면 놀아달라 해요. 그래도 요새는 좀 컸다고 아빠 일하는지 상황도 좀 봐가면서 놀자고 해요. 잘 안 놀아주면 삐지고요.

 

어린 딸에게 아빠가 세계 최고니까. 나도 그랬었다.(웃음) 그나저나 이석구라는 본명 외의 ‘구루부’라는 귀여운 닉네임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여자로 오해하시는 분들이 가끔 계시 더라고요. 작업초기에 제가 낯도 가리고 부끄럼도 많은지라 본명 대신 작가명으로 활동해야겠다고 생각해서 ‘뭘로 할까’ 곰곰이 고민했어요. 제가 한때 ‘그루브’한 음악을 좋아했는데 음악 동호회 활동을 하며 필명으로 ‘구루부’를 사용했거든요. 그게 자연스레 작가명으로까지 이어졌어요.

 

맞다. 그간의 작품이나 인터뷰 섭외 요청으로 주고받은 메시지를 보면 낯도 가리고 내성적인 성격일거라는 생각을 했다. ‘서정적인 사람이다’라는 느낌이 강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실제로 만나보니 전혀 아니다.

맞아요. 제가 낯을 가리면서도 사람 좋아하고, 술 마시고 수다 떠는 것도 참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직접 만나보면 작업과는 달리 전혀 서정적이지 않죠. 하하하. 사실 <두근두근>도 그런 제 성격에 영감을 받았어요. ‘마음이란 애매모호하다’고 생각하거든요. 낯을 가리지만 사람 만나는 것도 좋아하는 제 경우처럼, ‘두근두근’이라는 단어에는 설렘과 두렵고 무서운 감정이 녹아 있죠. 이런 상반되는 ‘감정의 공존’을 그렸어요.

 

 

Kiss acrylic on paper, 2015

 

 

untitled acrylic on paper



생각해보니 그렇다. 같은 맥락에서 이석구의 그림 역시 ‘화사하고 예쁜’ 색감인데, 그 색감에 우울한 ‘뭔가’가 있다. ‘우울한 화사함’이라 해야 할까.

그런 점이 제 성격이랑 비슷한 것 같아요. 제가 목소리도 크고 말하는 걸 좋아해서 외향적이라고 느끼는 사람들도 있지만, 혼자 있는 상황에서는 기분이 가라앉거든요. 그래서 작품이나 텍스트로 저를 마주한 사람들은 저를 서정적인 사람으로 느끼는 거죠. 그치만 말씀 하신 것처럼 작품이 색채만 밝지, 어두운 느낌이 있다는 건 분명히 저도 느끼고 있어요.

 

그럼 <두근두근>을 통해 전달하고픈 메시지는 무엇이었나.

‘설렘과 두려움은 크게 다르지 않다’라고 해야 할까요? 우리가 새로운 도전을 할 때면 기대감과 두려움이 앞서잖아요. 마찬가지로 사람은 누구나 상반된 감정을 가지고 있는데 상황에 따라 어떤 한 쪽 감정이 더 큰 거라고 생각해요. ‘두근두근’은 이런 감정을 모두 표현할 수 있는 단어 같아요. 그래서 이 단어를 통해 두려움이 설렘으로 바뀌고, 그만큼 상대에게 마음을 여는 이야기를 만들었어요.

 

 


어린이와 어른을 위한 동화 말이다.

맞아요. 그런 작업을 하고 싶어요. <두근두근>도 어린이 위한 이야기지만, 그런 감정은 어른이 돼서도 느끼는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지금 작업하고 있는 두 번째 그림책도 ‘유아용’이라 구조는 단순하지만, 책을 읽어준 어른에게도 마음에 와 닿을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들고 있어요.

 

대학시절, 공연장 안내원 아르바이트를 꽤 오래 했다. 당시 어린이 공연이 참 많았는데 다른 공연과 달리 어린이 공연은 러닝 타임도 짧고 내용도 단순해서 ‘어린이 공연 제작자는 다른 공연보다 편하지 않을까?’는 단순한 생각을 했다. 그런데 담당 감독님이 ‘어린이 공연은 부모와 아이 모두 즐거워야 하기 때문에 더 어렵다’더라.

그렇죠. 어린이를 위한 책은 비교적 단순한 구조로 책이 담은 메시지를 쉽게 전달해야 해요. 하지만 그 단순한 구조로 어른들까지 만족시키는 게 쉽지 않죠. 그래도 그런 점이 매력적이라고 생각해요.

 

<두근두근>이 더 재미있는 건, 작가 본인이 주인공으로 등장해서 인 것 같다. 자신의 작품에 주인공으로 등장한 소감이 어떻나.

사실, 처음에는 재미있었는데 나중에는 그냥 ‘작업’으로 느껴지더라고요. 제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일의 이점이라면 그림을 그리다 동작이나 구도가 떠오르지 않으면 직접 시연해서 생생하게 표현할 수 있다는 점? 실제로 빵 굽는 포즈는 직접 사진을 찍어서 참고했거든요.

 

 

 

하하하. 정말 똑같다. 그렇다면 작업을 할 때 고려하는 요소가 무엇인가.

정말 솔직히 말씀 드리면 딱히 없어요. 느낌에 따라 작업하거든요. 그래서 저를 ‘작가’라 칭하기 스스로 부끄러워요. 작가라 함은 ‘이 작업을 왜 했는지’ 가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지 않았나,는 생각을 요즘 많이 하거든요.

 

느낌에 따라 작업을 하는 것도 작업 중 고려요소라고 생각한다. 이석구가 생각하는 진짜 ‘작가’의 모습은 어떻길래.

제가 생각하는 작가는 자신이 어떤 작품을 할지 작업에 대한 ‘의식’이 있는 거예요.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해달라.

‘내가 왜 이 작품을 만들었는지’ 작가로서의 ‘의식’이 있고, 자신의 작업에 대해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좋아하는 작가 중에 환경문제에 대해 꾸준히 그림책 작업을 하는 분이 있어요. 책만 그렇게 쓰는 게 아니라 삶도 환경을 위해 행동하고 작업방식도 환경을 위한 쪽으로 하시죠. 저는 아직까지 ‘그때그때 그냥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왜 그림을 그리고 있는지, 앞으로 어떻게 작업해야 할지 항상 고민이에요. 그런 맥락에서 생각하면 스스로 ‘작가’라 칭하기 부끄러워지죠.

 

 

 

오늘 사진 작업을 도와주는 예경씨도 동양화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예경씨의 의견도 궁금하다. 어떤 가, ‘작가’라고 불린다는 것의 의미.

변예경: 작가로 불린다는 거요?(웃음) 말씀하신 부분과 같아요. 저도 ‘작가’라는 명칭에 대해 혼란을 많이 겪었어요. 어느 날 문득 생각해보니 제가 하는 예술 활동이 작가로서의 ‘직업’이 아니라 ‘취미’가 되어 있더라고요. 아무래도 같은 예술업계에 종사하고 있지만, 직장생활을 하고 있어서기도 하고요. 그래서 작가로서의 확고한 ‘소명 의식’이 과거에 비해 희미해진 것 같아요. 때문에 저 스스로 ‘작가’라고 칭하기는 어렵고, 누군가가 그렇게 불러주어도 불편해진 것 같아요. 현재 제가 할 수 있는 건, 일상에서 사소한 것에 반응하고 교감하려는 예술적인 마인드와 감성을 잃지 않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나도 비슷한 경험 중이다. 기자를 꿈꿨고 잡지 기자로 일했고, 이제는 노트폴리오 매거진의 콘텐츠를 맡으며 ‘에디터’ 혹은 ‘편집장’이라는 직함을 얻었다. 이런 말하기도 매우 부끄러울 만큼, 그런 직함을 얻긴 얻었는데 업무상 사람들에게 연락을 할 때마다 어떤 호칭에 고민 된다. 이런 의심이 드는 건 아마도 내가 정말 ‘에디터’ 혹은 ‘편집장’이 맞는지 스스로 반추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죠. 저로 치자면, 작가가 아닌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작가도 아닌 느낌. 그래서 항상 ‘진짜 작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해요.

 

그러기에는 일상 드로잉 등, 작가로서 항상 스케치 북을 들고 다니며 그리고 있다.

일종의 ‘훈련’이에요. ‘일상 그리기’는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시작한 게 아니라 ‘그림을 잘 그리지 못한다’는 판단에 시작했어요. 제가 일러스트를 처음 시작했을 때 ‘예쁘고 젊은 여성’만 그렸었어요. 그러다 보니 그림책 작업을 할 때 문제가 생겼죠. 단적인 예로 노인과 아이를 그리기가 힘들었어요. 그 때 심각함을 느끼고 ‘일상 그리기’를 시작한거죠.

 

- 이석구 작가는 항상 두 권의 노트를 들고 다니며 일상에서 만나는 사람들을 관찰하고 그린다. 

 

지하철이나 길거리에서 평범한 하루를 사는 사람들을 관찰하고, 그들을 스케치할 때마다 어떤 생각이 들지 문득 궁금하다. 언뜻 <서울 사람들> 프로젝트가 생각나기도 하고. 

사실 별 생각이 없어요. 애초에 실력을 쌓기 위해 시작한 거였고 처음에는 관찰도 제대로 못해서 진땀을 뺐죠. 언젠가부터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사람들이 되게 ‘다양하게 생겼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사람들의 생김새에 따라 크게 분류할 수 있더라고요. 이렇게 생긴 비슷한 부류의 사람들이 있고, 저렇게 생긴 비슷한 부류의 사람들도 있어요. 그런데 같은 분류에 속하는 사람들도 자세히 보면 또 달라요. 재미있죠.

 

특별히 기억에 남는 사람 있나. 

지하철에서 3-4번 마주친 사람이 있었어요. 콧수염 달린 아저씨였는데, 저번 주에 분명 이 사람을 그렸는데 오늘 또 만난 거예요. 웃겨서 또 그렸죠. 그런데 그 뒤로 또 만났어요. 제가 일상 드로잉을 할 때 상대방을 기억하는 편이 아닌데, 그 분은 정말 여러 번 마주쳐서 기억에 남아요.

 

작년에 학원에 수업하러 다니던 시절.
지하철에서 세번이나 마주친 남자.
아마도 나처럼 그 시간에 규칙적으로 어딘가를 향했었나보다.

 

 

재미있는 건 상대방은 이석구 작가랑 3번이나 마주쳤다는 걸 모른다는 사실이다.

그렇죠. 가끔 그런 생각을 해요. 혹시 일상 드로잉 속 대상이 제가 블로그에 올린 그림을 보고 자기를 알아보면 어떨까?

 

    

지하철 사람들 외, 잠든 아저씨



뭔가 특별하고 묘한 경험이될 것 같다. 보통 일상 드로잉의 주인공은 누가되나.

술에 취해 지하철에 뻗어 있는 사람, 국수 먹는 아저씨, 서있는 청년, 수다 떠는 아줌마, 등등. 그냥 제가 ‘그리고 싶은 사람’을 그려요. 그 외에 딱히 기준은 없죠. 하하. 그렇게 그린 게 75권 째예요. 처음 10권은 풍경이 많았는데 후반으로 갈수록 사람이 더 많이 등장해요. 풍경보다 사람을 그리는 게 더 재미있더라고요.

 


지금보다 20킬로그램도 더 덜 나갔던 대략 20년전쯤 대학시절.

 

그러고 보니, 얼마 전 블로그에 업로딩 한 그림을 보고 한참 웃었다. 지금과는 많이 다른 헤어스타일인데.

대학생 때 머리인데 그냥 방치해서 길렀던 적이 있어요. 지금 에디터님 머리 길이 정도 됐을 거예요. 멋 있으려고, 무언가 뜻을 표출하고자 기른 게 아니고 그냥 귀찮았거든요. 그렇게 4년을 기르다가 빡빡 자르려는데 같은 과 누나가 “석구야, 너 자를 거면 이왕이면 재미있게 해보고 자르자.” 하더니 “가운데 머리만 남기고 밀면 어때?”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러자 했어요. 며칠 그러고 다녔는데 정말 지나가는 사람이 다 쳐다봤어요.

 

            

end of summer acrylic& praphite on paper, 20.5 x 28.0cm

 

 

사진이 없다는 게 아쉬울 뿐이다. 이제 인터뷰 막바지에 이르렀다. 이석구에게 영감을 주는 것은 무엇인가.

일상이 아닐까 싶어요. 개인적으로 직접 나서서 새로운 걸 경험하는 편은 아니라서요. 그림 그리는 사람들 중에 여행을 좋아하거나 새로운 뭔가를 배우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잖아요. 그런데 저는 귀찮더라고요. 성격이 이래서인지 일러스트레이터와 그림책 작가로 10년을 살았는데도 업계에 아는 사람이 그렇게 많지 않아요. 그래도 일상에서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하고, 그들의 영향을 받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저를 둘러싼 일상에서 느낀 무언가가 작업으로 이어지기도 하죠. 일례로 이 잠자리 그림은 어느 날 땅바닥에 앉은 잠자리를 보고 그린 그림이에요. 잠자리가 이렇게 기운이 없는 건 어느새 스산해진 계절 탓이겠죠. ‘얘는 이제 죽겠구나. 여름의 끝이 왔구나.’하고 느꼈어요.

 

그럼 이제 어떤 사람이 되고 싶나. 본 질문은 ‘어떤 작가가 되고 싶나’였는데, 그 보다 어떻게 살고 싶은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물어봐야 할 것 같다.

하하. 이제 절 파악하신 것 같아요. 조금 전에도 한 이야기지만, 저는 ‘작가’가 되고 싶어요. 아직은 ‘작가’가 아닌 그저 ‘작가가 되고 싶은’ 사람이니까. 그래서 나만의 의식을 가지고 작업하고 싶어요. 그리고 이제 나이가 들었으니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살고 싶어요. 제가 좋아하는 그림도 건강해야 이어나갈 수 있는 거니까요.

 

             

 

 

본질적인 답변이다.

원대하게 세상을 바꾸는 것처럼 큰 무언가를 이룰 수 있을 것 같진 않아요. 하지만 ‘내 것’을 만들고 싶어요. 세상에 나를 드러내고 싶은 욕구가 있는 거죠. 이게 ‘작가’가 되는 시작이 아닐까 싶어요. 그래서 제가 하고 싶은걸 ‘제대로’ 만드는 작가가 되고 싶어요.

 

인터뷰 내내 ‘작가’에 대한 열망이 남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앞으로 어떤 작업을 보일 예정인가.

큰 줄기는 같지만 단순 반복, 재생산 하지 않는 작업을 하고 싶어요.

 


이석구(gooroovoo)
http://blog.naver.com/gooroovoo
http://www.facebook.com/gooroovoo
http://www.instagram.com/gooroovoo_illust

김해인

읽는 사람이 즐거운,
언제나 유쾌한 글을 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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