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젊은 날, 우리들의 사랑(young love) by. 카렌 로제츠키

16.11.19 1

<young love> Karen Rosetzsky, 모든 사진 출처: http://halal.amsterdam

 

대학 시절, 아니 혹은 그 전부터 알던 지인들이 한 두 명씩 결혼을 하기 시작했다. 오랜 시간을 거쳐 그들을 지켜본 사람으로서 지금까지 스쳐간 연인을 알던 터라 기분이 이상하고 또 묘했다. 특히, 유난히 연인이 많이 바뀌어 이제는 누가 여자친구인지도 모르겠던 한 지인은 항상 짧은 연애기간에도 <내일은 없어>같은 사랑을 하곤 했다. 피임은 잘 하고 있지만 그래도 임신이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있다든가, 상대에게 혹은 그 자신에게 생긴 운명과 같은 인연으로 -좋게 말해서 그렇지 그냥 바람- 고민이 된다든가 하는 그의 고민은 아직 고등학생이었던 나에게 어른스러워 보이기도 했고, 어쩐지 내게는 평생 일어나지 않을 것 같던 일들이었다. 성인이 되고서도 매번 사랑의 시작과 끝을 알리느라 요란했던 그의 SNS는 가히 ‘열정적’이기까지 했다. 그들이 사랑하고 있는 ‘찰나의 순간’을 담은 수많은 사진 속에는 ‘단 한 사람만’ 바뀌어있을 뿐이라, 어쩐지 사랑은 씁쓸한 코미디 같다는 생각을 했다.

20대 중반에 이르러서는 그냥, 그의 행동이 철없고 치기 어려 보였다. 한 곳에 진득하게 뿌리내리지 못한 그의 사랑이 위태로워 보인다고 해야 할까. 그래서 그가 정녕 여자 없이는 살 수 없는 존재인지, 그렇다면 어떤 심리적 불안감이 기저하고 있는지 항상 궁금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날 때마다 그는 ‘반짝반짝’하고 빛이 났다. 그래서인지 카렌 로제츠키(Karen Rosetzsky)가 찍은 ‘찰나의 순간’을 마주했을 때, 그리고 “어린 커플(young love)사이의 순수하면서도 불편한 기운에 영감을 받는다”는 작가의 말에 불현듯 ‘그의 사랑’이 떠올랐다.

 

 

<young love> Karen Rosetzsky, 모든 사진 출처: http://halal.amsterdam



<Young Love>는 덴마크의 사진작가 카렌 로제츠키(Karen Rosetzsky)가 출간하는 첫 사진집이다. ‘young love’라는 제목에서 쉽게 유추할 수 있듯, 사진 속에는 세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young love’가 담겨 있다. 작가는 베를린, 코펜하겐, 뉴 올리언즈, 발렘 스타트, 프라하, 케이프 타운, 파리에서 3년 동안 촬영한 젊은 연인들의 사진 중에서도 다양한 사람들과 그들의 이야기를 선별했다. 이러한 시도는 타인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감각적인 카렌 만의 방식으로 발현된다. 연속되는 사진은 ‘young love’라는 마법의 세계에 대한 전적인 영감을 제시한다. 우리는 사랑에 빠졌을 때, 부드러움과 열망으로 가득 차서 온통 마음이 빼앗기곤 한다. 사람들은 모두 그 순간을 잡기 위해 매일같이 꿈을 꾸고, 사랑이 떠나가면 또 다른 사랑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 ‘Young love’는 로제츠키가 제시할 수 있는 ‘최고의 빛나는 순간’을 담았다.

- 출처: http://halal.amsterdam

  

<young love> Karen Rosetzsky, 모든 사진 출처: http://halal.amsterdam

 

사진 속에 등장하는 인물은 모두 15세에서 25세의 커플이다. 자세히 살펴보면, 이들은 인종, 국적, 성별을 뛰어넘는 사랑을 하고 있다. 문득, 사진 속 커플들이 아직도 서로의 곁에 자리하고 있을지 궁금해지지만, ‘사랑을 하고 있는 가장 빛나는 순간’은 여전히 아름답기만 하다. 그들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누구나, 사랑을 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순간은 ‘날 것(raw)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온전히 ‘나일 수 있는’ 상태, 즉 무방비 상태에서도 여전히 아름다울 수 있는 상태 말이다. 그래서 어쩌면 우리는, 사랑하는 이와 날 것의 상태로 사랑을 나누는지도 모를 일이다. 

 

김해인

읽는 사람이 즐거운,
언제나 유쾌한 글을 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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