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생김을 피할 수 없는 스캔페이스, 사비에르 솔레(Xavier Sole)

17.03.06 0

셀카를 찍고 나서 화면에 담긴 본인의 얼굴을 보고 놀람을 금치 못할 때가 많다. 하지만 이 험난 세상을 버틸 수 있는 건, 친한 친구의 ‘괜찮아~ 너 셀고잖아~’하는 그럴듯한 이유덕분이다. 그러나 빼도 박도 못하게 좌절의 구렁텅이에 빠지는 순간이 있으니, 바로 타인이 찍어주는 나의 모습을 마주할 때다. 뭔가 얼굴도 비대칭인 것 같고, 눈은 또 왜 저렇게 떴으며 입 모양은 왜 저래! 라는 실의에 빠질 무렵, 시의 적절한 촌철살인의 멘트가 날라온다. “야! 이거 잘 나왔네! 예쁘다!” 연달아 좌절에 빠뜨리는 멘트는 “프사감이네! 프사해라!”. 그럴 때마다 버릇처럼 외우는 ‘자기 위로문’이 있으니, 어디선가 본 신문 기사의 내용을 간추린 것이다.

 

“얼굴은 3D인데 화면은 2D라서 얼굴의 입체감을 다 담지 못한대. 그래서 실물이 낫대.”
관련기사:
<사진과 실물이 다르게 보이는 이유>


소위 말하는 ‘요즘 사람들’은 단순히 일상을 담을 뿐만 아니라 자기PR의 도구로 SNS를 이용한다. 여기서 대체 불가한 도구는 바로 ‘사진’. 그만큼 자신의 얼굴이든, 지금 내가 몸담고 있는 장소든, 읽고 있는 책이든 무엇이든 찍고 찍어대지만, 세상에. 스캔으로 얼굴을 찍는 사람이 있을 줄이야!!

 

<Scanface> 출처: Xavier Sole Morea 

Scanfaces: funny, stupid, beautiful, but very disturbing at the same time. It is almost like a nightmare that makes you laugh.

 

영국의 광고기획자이자 예술가인 사비에르 솔레(Xavier Sole)는 평화로운 주말을 만끽하다 엉뚱한 상상을 한다. ‘얼굴을 스캔 해보면 어떨까?’ 그는 방사선 촬영도 아닌데 어떨까 싶었는지 상상을 곧장 실행으로 옮긴다. 결과는 그로테스크했으며, 유머러스 했다. 괴이하지만 웃긴 그의 행동 때문인지 그의 친구들은 차례대로 스캔페이스에 자신의 얼굴을 맡긴다.

 

<Scanface> 출처: Xavier Sole Morea 

 

처음 그의 작품(?)을 보았을 때 시뮬레이션 게임 ‘심즈(The Sims)’의 스킨인 줄 알았다. 스캔페이스는 어떻게 보면 조금 무섭기도 하지만 보는 것만으로 웃음을 자아내기도 한다. 그림을 보다 연달아 들었던 생각은 이 얼굴들을 컬러 프린트 한 후, 동그랗게 이으면 사람 얼굴이 될까?라는 생각이었다. 뭐 직접 해보지는 못했지만(이 글을 쓰고 난 후 실제로 실행에 옮긴 사진을 찾았다.) 예쁜 얼굴로만 가득한 사회에서 이런 사진을 프사로 걸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아, 다시 생각해보니 얼굴이 3D라 2D는 얼굴의 입체감을 담아내지 못해서 못생겼다는 말, 남이 찍어준 사진이 아니라 스캐너로 찍은 얼굴에만 해당하는 말인 것 같다. 그렇지만 나는 아직도 현실을 인정하고 싶지는 않다.

김해인

읽는 사람이 즐거운,
언제나 유쾌한 글을 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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