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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적 작가 시점] 상상력을 자극하는 오묘함, 권서영(tototatatu)

17.03.30 0

<전지적 작가 시점>은 꾸준히 작업하는 작가를 선정해 그의 ‘작품’을 인터뷰하는 자리입니다. 그동안 작가가 어떤 의도로 이런 그림이 그렸는지, 무슨 생각으로 이런 표현을 했는지 궁금하셨죠? <전지적 작가 시점>을 통해 작품 중심의 이야기를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권서영(tototatatu)

 

pink night

 

하트 퀸과 소녀

rose and glass 


서영의 작업을 보고 있으면 마치 애니메이션 속 한 장면을 보고 있는 듯한 기분이다.

90년대 TV 애니메이션과 극장판 2D 애니메이션을 보고 자란 세대라 그런 그림 스타일에 익숙해요. 때문인지 만화적인 표현에 거부감이 없어서 작업에 반영된 것 같아요.

 

유독 아기자기하고 사랑스럽고 마음이 따듯해지는 색감 연출이 눈에 띈다.

1년 전만 해도 원색 위주의 색감을 연출했는데, 인쇄를 하고 보니 원하는 대로 구현하기가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좀 더 인쇄 매체에 적합하면서도 웹상에서 매력적인 조합을 찾고 싶었어요. 지금은 색상 간의 편차가 작은 색을 주로 쓰고 있는데, 이 경우에는 인물의 형상이 잘 드러나지 않기도 해서 의도적으로 명암을 연출하기도 해요. 한 그림을 여러 가지 버전으로 만들어서 팔레트 삼아 쓰기도 하고요. 사실, 색채작업은 아직도 많은 실험과 연구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서영은 다양한 작업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는 사람처럼 보인다. 본인 스스로 작업 키워드를 꼽자면.

여성, 꿈, 초현실이요. 주로 이 세 가지 키워드가 드러나는 그림을 그리는 것 같아요. 일러스트가 아닌 애니메이션 작업의 경우, 좀 더 단순하고 팬시한 느낌을 추구해요. 이 때는 키워드를 꼽기가 어려울 만큼 다양한 작업을 하고 있죠.

 

DIVER, 2016 WORKS

 

Shampoo

 

Adolescence

 

서영의 작업에는 대부분 여성이 등장한다. 특별히 여성을 대상으로 작업하는 이유가 있다면.

여성을 그리는 것이 정말 즐거워요. 비슷한 질문을 받을 때마다 생각하곤 하는데, 지금까지는 딱히 남자를 그릴 이유를 못 찾은 것 같아요. 사랑이란 주제를 표현하고 싶어도, 일반적인 헤테로 로맨스를 그리는 것엔 아직 흥미가 없어서일까요.

 

전반적으로 깔끔하고 심플하지만, 강력한 임팩트가 있는 작업을 하고 있다.

딱 봤을 때 한눈에 매력적인 그림이면 좋겠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색채와 구도, 인물 표현 등, 모든 것이 개성이 있어야 하죠. 때문에 전반적으로 고루 조화롭고 새로운 느낌을 연출할 수 있도록 고민합니다.


# SIRU the dessert

SIRU the dessert, 출처: 애니씨어터 YouTube

 

<SIRU the dessert>시리즈에 대해 알려달라. 

시루 더 디저트는 2016년 하반기부터 2017년 2월까지 작업한 웹 애니메이션의 타이틀이에요. 작업 동기가 있다면 하나의 주제로 꾸준히 작업하시는 분들을 보고, 작업이 쌓일수록 힘이 커진다는 느낌을 받아서 시작했어요. 무엇보다 제 고유의 캐릭터를 만들고 싶었고, 한 가지 캐릭터를 활용해 다양한 서사를 만드는 걸 목표로 했죠.

SIRU and bread

마치 유령 같이 보이는, 저 하얗고 몽글몽글한 캐릭터의 정체가 궁금하다.

시루입니다. 쌀로 만들어진 하얀 덩어리, 즉, 떡이에요. 세계 최고의 디저트가 되고 싶어 하는 야망이 있는 친구죠.

 

하하, 너무 귀엽다. 서영의 작업에는 일련의 스토리가 녹아있는 기분이다. 관객들이 본인의 작업을 보고 무엇을 느끼면 좋겠나.

각자의 이야기를 만들어 감상해주시면 기쁠 것 같아요. 거기에 재미있고 뻔하지 않다는 느낌을 준다면 그 사실만으로도 만족합니다.

 

animation <SIRU the dessert> ep1-5

 

Ghost SIRU 

특별히 <시루 더 디저트>가 의미 깊은 이유가 있다고 들었다.

아무래도 시리즈 작업이 처음이라 많은 고초를 겪기도 했고,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캐릭터를 좋아해 주셔서 기뻤어요. 아직도 제가 만들었단 사실이 어색해서, 제 작업인데도 신기하기만 하네요.

 

앞으로 어떤 <시루 더 디저트>를 선보일 예정인가.

시루 더 떡볶이? 하하. 사실, 시루는 최고의 디저트가 되고 싶은 야망이 있지만 떡이라는 신분이 있어요. 때문에 분식집에서 떡볶이로 성공하는 내용을 만들고 싶어요. 5월 중에는 <과자전>에서 디저트 판매 행사와 콜라보레이션 한 작업이 나올 예정이고요.
 

# 이상한 밤

 

이상한 밤, 수영장

이상한 밤, 영화보기 

 

<이상한 밤> 시리즈에 등장하는 유령의 정체가 궁금하다.

유령은 어쩐지 무섭고 비현실적인 형상이지만, 언젠가는 사라지는 존재기도 해요. 때문에 일시적인 불안감이나 이상하고 묘한 분위기를 연출하는데 좋은 소재이지요. 제 작업에서 유령은, 살짝 섬뜩할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해를 가하지는 않는 ‘우호적인 친구’예요. 어쩌면 하얀 이불을 뒤집어쓰고 있는 ‘진짜 사람’일 수도 있고요.


 이상한 밤, 유령친구 

 

<이상한 밤> 시리즈에는 긴 곱슬머리의 여자와 유령이 지속적으로 등장한다. 둘은 무슨 관계인가. 

‘밤에만 만날 수 있는 이상한 친구관계’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여자는 마치 유령의 존재를 눈치 못 채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눈치를 못 챘다기보다는 익숙해져서 굳이 놀랄 필요도 없는 그런 상황이 아닐까요? <이상한 밤>시리즈는 밤에만 느낄 수 있는 정서를 담고 싶었어요.

 

# 꿈속의 꿈
 

꿈속의 꿈, 얕은 물 속에서 

 

<꿈속의 꿈> 시리즈에 등장하는 인물은 인어 같기도 하고, 어쨌든 물과 관련된 인물 같다.

<꿈속의 꿈>은 직접 꾼 꿈을 바탕으로 그린 시리즈예요. 이 인물이 정확히 어떤 사람인지는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 ‘꿈의 골짜기’까지 내려와 여러 풍경을 보여주는 안내자라고 생각했어요. 동시에 저를 대신하는 ‘꿈의 주인’이기도 하죠.

 

<꿈속의 꿈>은 서영의 작업 중에서도 유독 초현실주의적인 요소들이 눈에 띄는 작품이다. 작업 시 가장 유의했던 점이 있다면.

아무래도 작업의 배경이 ‘꿈속’이라서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과, 이 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확실히 알 수 있는 디테일이었어요.

꿈속의 꿈 - 창이 많은 방, 달콤한 꿈

 

시리즈 물이라 작품마다 통일된 구성이 돋보인다. 

대부분의 시리즈물이 그렇듯, 작품마다 비슷한 색감을 연출하거나 동일한 등장인물을 연출해요. 그러다 보면 작업마다 가지고 있는 내용이 다르더라도 관객들로 하여금 이게 통일된 세계관이라는 것을 인식하게 할 수 있으니까요.

 

유난히 아름답고 오묘한 색감 연출이 눈에 띄는 작품이다. 관람 포인트가 있다면.

‘꿈속의 꿈’이라는 작업의 타이틀처럼, 작업 안에 그림의 요소요소가 겹치는 부분들 있어요. 그런 부분을 찾아보는 재미가 있을 것 같아요. 분명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장면이기에 작품을 통해 다양한 해석도 가능할 것 같고요.


서영(tototatatu)

 

http://notefolio.net/tototatatu
http://instagram.com/tototatatu
http://helloimuncoolgirl.tumblr.com

김해인

읽는 사람이 즐거운,
언제나 유쾌한 글을 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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