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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지 않아도 알아요♪, 이모티콘과 이모지

17.04.10 0

이모티콘은 유용하다. 상대와 대화를 나눌 때 어색한 공간을 메우기 때문이다. 물론 연령별로 사용하는 이모티콘은 다르다. 종종 아빠가 선물해준 이모티콘에는 ‘감사합니다’, ‘행복하세요’같은 인사말이 큼지막하게 쓰여 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애니메이션 시리즈나 귀여운 그림의 이모티콘을 더 좋아한다. 그런 걸 보면, 사람마다 선호하는 이모티콘이 따로 있는 것 같다
.


일전에 이모티콘을 주로 사는 연령층이 40-50대라는 기사를 읽었다. 직접적으로 자신들의 마음을 드러내는 방법을 배우지 않았던 세대가 카카오톡 채팅을 위해 이모티콘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버디버디’라는 메신저가 한창일 때 엄마가 “왜 매일 컴퓨터에 붙어서 쪽지만 하냐!”고 했던 일이 생각난다. 그 때 어른들을 위한 카카오톡 같은 프로그램이 있었다면, 엄마도 나처럼 계속 컴퓨터 앞에 붙어있지 않았을까. 쓸쓸하고 외로운 시기, 다들 겉으로는 그렇지 않다고 하지만 타인과 마음과 대화를 나누고 싶어하니 말이다.

이모지, 출처: 스포츠 서울


이모티콘과 이모지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 이모티콘은 텍스트를 기반(예:^^)으로 하고, 이모지는 그림 문자를 말한다. (물론 엄청난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다.)

이모티콘은 이모티콘의 한글 순화어는 ‘그림말’이다. 이모티콘은 ‘감정’을 의미하는 영어 ‘emotion’과 ‘유사기호’를 의미하는 ‘icon’을 합쳐서 만든 말로, 아스키 문자를 이용하여 감정을 표시하는 기호들을 말한다. 채팅과 이메일, 인터넷 게시판, 휴대전화를 이용한 문자 메시지가 보편화되면서 표현하기 힘든 감정을 경제적이고 편리하게 전달하기 위해 사용되기 시작했다. 국내에서 가장 먼저 사용되기 시작한 이모티콘이 웃는 모습이었기 때문에 ‘스마일리’라고도 불린다,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이모지는 유니코드 체계를 이용해 만든 그림 문자로 일본어에서 그림을 뜻하는 한자 絵와 문자를 뜻하는 한자 文字를 합쳐 만든 단어로 본래 발음은 ‘에모지’다. 1999년 일본 통신사 NTT 토코모의 개발자 구리타 시게타카가 내수용으로 개발했다. 일본 휴대폰 전용 문자이기 때문에 외국 휴대폰이나 웹에서는 보이지 않았으나 애플과 구글 등이 이모지를 지원하기 시작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사용이 확산됐다. 각종 SNS에서 활발하게 사용되며 2015년에만 전 세계에서 60억 건의 이모지가 쓰일 정도로 대중화됐다,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한편, 2015년 11월 옥스퍼드대 출판사가 ‘기쁨의 눈물을 흘리는 이모지’를 올해의 단어로 선정했다. 그만큼 이모티콘과 이모지는 전 세계적으로도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다. 패션 분야에서는 ‘꼼 데 가르송(Comme des Garçons)’, ‘베르사체(Versace)’ 등에서 자체적인 이모티콘을 만들었고, 이니스프리도 노세범 파운데이션의 커버에 이모지를 새겨 넣기도 했다.

꼼 데 가르송(Comme des Garçons) 이모지

 

이니스프리 노세범 파운데이션 이모지 버전



이모지피디아 검색 장면 중 '하트 눈을 한 웃는 얼굴'

 

특히 이모지피디아에 가면 각 회사에서 사용하는 이모지를 찾아볼 수 있다. 다시 말하자면, 특정 언어 없이 그림을 사용하여 대화를 하는 시기가 다시 찾아온 것이다. 아무래도 세계가 복잡해진 덕분에 나타난 현상인 걸까? 또한, 이런 이모티콘/이모지를 사용하여 의류를 만든 업체도 있다. 스위스의 의류 스타트업 기업인 ‘아이콘스피크(Iconspeak)’는 언어가 통하지 않는 곳을 여행하면서도 의사소통이 될 수 있게 하는 티셔츠를 만들었다. 

 

Excuse me, does this bus go to the city?, 출처: ICONspeak facebook


티셔츠의 이모티콘을 가리키며 숙소를 찾는 장면, 출처: ICONspeak facebook


이 아이디어는 창업자인 플로리안, 게오르그, 스티븐이 2013년 베트남을 여행하면서 떠올렸다. 오토바이가 고장났는데 언어의 장벽 때문에 제대로 수리를 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 순간 그들은 아이콘으로 의사소통을 하면 될 것 같다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언어장벽에 부딪힐 때마다 종이 쪼가리나 지도, 흙바닥에 기호와 아이콘을 그려서 해결해왔던 데 착안했다. 관련 기사

 

아이콘스피크 쇼핑몰, 출처: http://iconspeak.world



한편, 이모티콘과 이모지를 가지고 책을 만든 중국의 미술가 ‘쉬빙(Xu Bing)’도 있다. 현재 쉬빙의 작품은 백남준 아트센터의 '상상적 아시아'에 가면 직접 볼 수 있다. 


Book from the Ground, 출처: http://www.xubing.com


문맹자도 읽을 수 있도록 세계 공통어를 염두에 두고 만든 ‘지서’는 본문 텍스트에 글자가 전혀 없다. 흔히 말하는 아이콘, 이모티콘, 로고, 안내표지, 그림문자, 픽토그램(pictogram), 그래픽 심벌 등 언어를 초월해서 직감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표현된 기호들만 쓰였다. 저자가 7년간 직접 전 세계를 돌며 껌딱지부터 시작해 공항 표지판, 화장실 안내판, 이정표, 온라인 이모티콘, 국제표준화기구의 상징물 등 2천500여 개의 보편적인 기호들을 수집해 지었다. 인위적으로 창작한 기호는 하나도 없다. 의미하는 내용을 상징적으로 시각화해 사전에 교육을 받지 않고도 모든 사람이 즉각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기호들은 단순하고도 의미가 명료하다, 출처: 경기신문

10쪽 해석: 

알람시계 : 음악소리를 내며 더 크게 울린다!! 비로소 눈을 번쩍 떴다! 시끄러운 알람을 끄고, 잠결에 밖을 보니 비가 내린다. 기분이 우울해져 다시 눈을 감았다. 잠이 깬 고양이가 주인을 찾더니, 침대 위로 뛰어들었다. 깜짝 놀라 짜증을 내며 고양이 주인인 미스터블랙이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주인을 깨운 고양이는 의연하게 돌아간다. 미스터블랙은 일어나서 바로 화장실로 향했다. 변기에 앉아 모닝X을 해결하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땀을 비 오듯흘리며 힘을 줘도. 웬일인지 모닝X은 나올 생각을 안 한다. 혹시 '내 장에 무슨 문제라도 있는 걸까라는 생각에 걱정된다. 미스터블랙은 스마트폰으로 트위터, 구글플러스, 페이스북 등을 오가며 웹 서핑을 하다가 갑자기 배에 신호가 옴을 느낀다. 한 번, 다시 힘을 주어 두 번, 드디어 시원하게 모닝X이 해결되니 미스터블랙은 기분이 좋아졌다. 깔끔히 뒤처리를 하고 자신의 X을 한 번 확인한 후 물을 내린다. 이후 샤워를 하고, 머리를 말리고, 면도크림을 발라 면도를 한다. 그리고는 세면대로 가서 양치도구를 챙겨 이도 닦는다. 모든 용무를 마치고 욕실을 나선다. 이제 미스터블랙은 드레스 룸으로 향했다. -(속옷과 셔츠와 청바지, 흰 와이셔츠,

11쪽 해석: 

흰 양말에 구두를 신었다.). 거울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본 미스터블랙은 자신의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아무래도 셔츠가 문제인 것 같다. 초록색 셔츠로 갈아입어도 자신의 모습이 여전히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하늘색 셔츠도 뭔가 아쉽다. 보라색 셔츠도 어딘가 마음에 들지 않아 곤란한 미스터블랙은…. 여자들이 좋아할 만한 옷을 생각해 보니 역시 흰 셔츠가 나았겠다 싶다. 기분 좋아진 미스터블랙은 셔츠에 어울리는 넥타이를 매고서야, 비로소 자신의 모습이 마음에 든다. 다 차려입은 미스터블랙은 드레스 룸을 나섰다. 준비를 마친 미스터블랙은 주방으로 갔다. 커피포트의 전원을 켜고 커피를 내린다. 각설탕을 넣고 휘휘 저으니 향이 좋은 커피가 완성되었다. 이후 가스레인지의 불을 켠 미스터블랙은 프라이팬을 예열했다. 계란요리가 하고 싶은 미스터블랙은 (계란 프라이와 베이컨 두 장을 노릇하게 굽고자) 생각한다, 그림&글 출처: 뉴스1

 

이모티콘과 이모지는 그 인간의 본질을 가장 압축적으로 나타낸 이 시대의 기호이다. 타인에게 부드러운 이미지를 주고, 또 다양한 나의 마음들을 표현할 수 있기에 이모티콘은 신선하고 필요하다. 굳이 이모티콘과 이모지를 시장의 측면에서 생각하지 않더라도, 말보다 감정을 즉각적으로 보여주는 이 그림들은 인간의 성질에 더 가깝다. 그리고 전 세계가 알아볼 수 있기에 다문화 시대에도 꼭 필요한 것이 이모티콘이라고 할 수 있다.



카카오톡 이모티콘 

이모지 

어떻게 보면 우리가 사는 세상은 점점 더 복잡해지고 넓어졌다. 그러나 아무리 복잡해도 결국엔 본질만이 남는 것 같다. 웃음, 슬픔, 기쁨, 화, 외로움 등, ‘감정’이라는 인간의 본질 말이다. 다들 이성적이라고 하지만 감정적인 삶을 사니까 말이다. 그런걸 보면, 어느 시대든 어느 사회든 사람이란 참 비슷하다. 겉모습은 모두 다르지만 결국 표현하는 것은 같기에. 그래서 이모티콘과 이모지는 앞으로도 사랑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리고 더 나아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십사

안녕하세요, 십사입니다.
미술, 만화영화, 춤, 피천득님, 법정스님을 좋아합니다.
살아있음을 기쁘게 여기며, 지혜롭고 성실하게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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