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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적 작가 시점] 무심한듯 심플한, 박상혁(doowop)

17.05.22 0

<전지적 작가 시점>은 꾸준히 작업하는 작가를 선정해 그의 ‘작품’을 인터뷰하는 자리입니다. 그동안 작가가 어떤 의도로 이런 그림이 그렸는지, 무슨 생각으로 이런 표현을 했는지 궁금하셨죠? <전지적 작가 시점>을 통해 작품 중심의 이야기를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박상혁(doowop)

 

 

박상혁(doowop)의 그림은 두꺼운 실선과 무심한 듯 깔끔한 색 배치가 눈에 띈다. 본인이 생각하는 작업특징은 무엇인가.

저 역시 ‘두꺼운 선’과 ‘배색’이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이라고 생각해요. 두꺼운 선으로 그림을 그리면 그림이 자연스레 미니멀 해져요. 개인적으로 ‘미니멀’이 창작자로서 발전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와 같은 방식으로 조금씩 변화를 주며 작업을 이어가고 있어요. 반면, 미니멀한 만큼 그림의 메시지나 이야기를 전달하는 데는 한계가 있어요. 때문에 이야기의 무드를 좀 더 풍성하게 전달하는 수단으로 배색을 활용합니다. 이 두 가지 요소가 어우러져 저만의 디자인이 구축되었다고 생각해요.

 

특별히 ‘인물’을 대상으로 작업하는 이유가 있나.

작업을 하다 보면 자연스레 제 이야기, 혹은 우리 주변의 이야기를 다루게 돼요. 곰곰이 생각해보면 이야기의 중심에는 항상 인물이 있죠. 그래서 그림 속 인물이 저를 대변하기도 하고, 그림을 보는 분들에게는 관객 본인을 대변한다고 생각해요. 때문에 배경에 집중하기보다 인물에 집중해서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beauty and the beast, 2017

 

La La Land, 2017

 

특이하게도 박상혁(doowop)의 작업에 등장하는 인물은 동그란 눈외에 표현되는 부분이 없다. 그래서 표정을 알 수 없는데, 특별히 이런 기법을 사용하는 이유라도 있는지.

미니멀한 작업 특성상 캐릭터 역시 최소한의 요소로 표현하고 싶었어요. 또한, 인물의 앞모습과 옆모습 혹은 크고 작은 인물을 표현할 때도 모두 동일한 요소로만 표현하고 싶었어요. 인물에게 표정이 없는 건,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는 느낌을 주고 싶어서입니다. 무표정이 상상력을 더 자극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그런 맥락에서 아무래도 다른 장치를 사용해 감정을 표현할 것 같다.

맞아요. 그래서 인물의 동작이나 전반적인 컬러, 인물이 입고 있는 티셔츠를 활용해요. 예를 들어 캐릭터가 착용하고 있는 소품 속의 그래픽이라든가 텍스트로 보완하고 있어요.

 

# Movie

nausicaa


어떻게 시작하게 된 작업인가.

누구나 쉽게 알아볼 수 있는 애니메이션을 이용해 관객분들이 자신의 추억과 감정을 떠올렸으면 하는 마음에서 시작했어요. 각기 다른 배경을 지닌 사람들이 같은 소재를 접하더라도 다른 이야기를 떠올리는 현상이 흥미로웠거든요.

 

본 작업에서 특별히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

<바람의 계곡 나우시카> 속 인물의 헤어라인을 다이나믹하게 표현해서 미니멀리즘에서 느껴지는 심심함을 상쇄하려 했어요. 또한 인물의 시선이 오른쪽을 향하고 있기 때문에 인물을 왼쪽에 배치함으로써 공간감을 느낄 수 있도록 유도했죠. 또한 색채 작업의 경우, 크게 상하로 배색하여 좌우 시선의 흐름과 대치하도록 했습니다.


love affair,1994

 

모노노케 히메, 1997

 007skyfall, 2012


보통 색 조합은 어떻게 하나.

영화나 애니메이션의 한 장면을 그리는 경우, 해당 장면을 참고해서 연출하고 있어요. 작업 시 중점이 되는 표현은 보색으로 대비하되 중간 톤으로 너무 강하지 않게 중화한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아요.

 

주로 굵은 선으로 작업하다 보니, 인물 표현 시 신체 비율이나 구도설정이 중요할 것 같다.

그래서 얼굴선과 눈을 기준으로 인물 전체의 밸런스를 잡고 있어요. 굵은 선으로 표현할 때 느껴지는 답답함은 인접한 라인을 띄어쓰기하듯 연출함으로써 해소하고 있습니다.

 

원화의 느낌을 살리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가 무엇인가.

관객들이 그림을 접했을 때 어떤 영화, 혹은 어떤 애니메이션인지 알아야하기 때문에 장면선택이 무엇보다 중요해요. 또한 영상 특유의 분위기나 느낌을 컬러로 연출하는 것입니다.

 

# couple


 

특이하게도 박상혁(doowop)의 그림엔 제목이 없다. 

그림에 제목을 달거나 설명함으로써 관객 개개인이 느끼는 감상을 방해하고 싶지 않아요. 또한, 의도적으로 제목과 표정을 없애서 관객들이 그림 속 인물의 동작이나 컬러만으로 감상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장치이기도 하죠. 이러한 상상력이 미니멀한 그림을 풍성하게 만드는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특별히 연인의 모습을 그림에 담는 이유가 있다면.

저는 ‘영화, 커플, 피플’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로 작업하고 있어요. 그중에서 커플 시리즈는 제가 연애하면서 느꼈던 감정이나 상황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네모난 프레임 안에 등장하는 인물이 단순한 포즈를 취하고 있는데도  ‘따듯한 감상’이 느껴진다. 의도하고자 하는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설치하는 장치가 있다면.

커플의 극적인 포즈나 상황표현에 신경을 쓰는 편입니다. 또한, 따스한 느낌의 채색이 좀 더 그림에 집중할 수 있게 만드는 것 같아요. 

 

박상혁(doowop)의 그림에 등장하는 연인은 모두 같은 인물인가.

그림에 등장하는 남자여자 캐릭터는 모두 저와 제 여자친구입니다. 여성 캐릭터는 헤어스타일이 조금씩 바뀌어서 동일한 인물로 느끼셨을지 모르겠네요.

 

# people

 

<nausicca>와 <eye off>와 같이 인물의 상반신 즉, 신체 일부를 그리는 것과 <boy>의 작업에서처럼 인물 전체를 그릴 때 작업과정에서 어떤 차이가 있나.

신체일부와 인물전체를 그리는 작업에 큰 차이는 없습니다. 다만, 신체 일부를 클로즈업해서 그리는 경우엔 배색이나 여백에 좀 더 신경 써서 작업하고 있어요. 인물을 그리는 <피플>시리즈의 경우, 화면 중앙에 인물 한 명을 그리는 정도라 구성보다는 캐릭터가 입고 있는 의류나 소품에 신경 써서 작업하고 있고요. 또한 해당 시리즈는 배경연출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에 향후에는 배경과 어우러진 작업도 접하실 수 있을 거예요.

 

굵은 선과 얇은 선이 주는 차이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아주 미묘한 차이일지도 모르지만 선의 굵기에 따라 그림의 무게감이 사뭇 다릅니다. 개인적으로 이런 차이가 상당히 매력적이라고 생각해요. 특히 배경까지 입혀지면 그 차이는 더 분명해지죠. 말씀드렸다시피 앞으로는 배경까지 추가 작업된 작품을 만나실 수 있을 겁니다.


현재 하고 있는 작업에 대해 알려 달라.

현재는 커머셜 작업 중인데, 육아 일러스트와 뮤직비디오 일러스트를 작업하고 어요. 육아 일러스트는 육아에서 발생하는 에피소드를 그림으로 표현했는데, 미국에서 커머셜될 예정이라 열심히 작업 중입니다.


박상혁(doowop)

http://notefolio.net/doowop
http://instagram.com/doowop79

김해인

읽는 사람이 즐거운,
언제나 유쾌한 글을 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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