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Story  /  피플

[디자인 스튜디오의 일일] 욕실생활의 활력, 이쿠나(ITKUNA)

17.06.29 0

<디자인 스튜디오 일일>은 꾸준히 작업하는 디자인 스튜디오를 선정해 그들의 일상과 작업에 대해 이야기하는 자리입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자기만의 색(色)을 구축해가는 이들의 작업에 귀기울여 보세요. 

 

이쿠나(ITKUNA)

 

타월브랜드 이쿠나의 이혜리, 이민진 대표

 

‘이쿠나’라고 해서 처음엔 일본 브랜드인 줄 알았다. 그런데 ‘있구나’를 독음표기한 거라니 신선하다.

몇몇 분들께서 ‘이쿠나’가 일본어인줄 알았다고 하시더라고요. 특별히 다른 후보가 있었던 건 아니지만, 한글이면서도 영어로 표기하기 쉽고, 어느나라 사람이든 쉽게 발음할 수 있는 이름을 짓고 싶었어요. ‘이쿠나’의 유래에 대해 설명하자면, 처음부터 타겟을 ‘타월’로 잡은 건 아니에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여러 가지 물건을 만들고 싶어서 내가 갖고 싶었던 물건이 ‘바로 여기에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다 “여기 있구나! 잇쿠나! 이쿠나?”에 이르게 된거죠.

 

많고 많은 상품 중에서도 ‘타월’을 선택하게 된 계기.

십 년 전, 아버지가 이태리여행에 다녀오시면 사오셨던 타월에 한눈에 반했어요. 스트라이프 패턴에 색이 다양하게 들어간 타월이었는데, 당시에는 그렇게 화려한 색감의 타월을 한국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거든요. 그때부터 해외여행을 갈 때 마다 타월을 유심히 살펴봤어요. 그리고는 여행에 다녀올 때마다 타월을 모았죠. 신기하게도 예쁜 타월을 욕실에 걸어놓는 것만으로도 분위기가 확 바뀌더라고요. 아마 그때부터 ‘언젠가는 디자인 타월을 직접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보통, 수건이라 하면 어디선가 받아오는 공짜 수건을 떠올리기 마련이잖아요. 그런 편견을 깨고 ‘인테리어 소품’으로서의 타월을 제작하고 싶었어요. 

 

초창기 이쿠나가 해외에서 소량 수입한 타월, 출처:@itkuna_sisters

 

자매가 ‘이쿠나’를 이끄는 것으로 알고 있다. 역할분담이 궁금한데.

언니는 디자인 전반을 담당하고 있어요. 그래서 수건에 삽입되는 음양각패턴이나 색감, 패키지 그림 등, 모두 언니의 손에서 탄생하죠. 하지만 상품을 제작하는 전반적인 과정에 동생 또한 참여해서 서로의 의견을 수정보완하며 작업하고 있어요. 동생은 주로 언니가 담당하는 업무 외의 일을 전담하고 있어요. 타 업체들과의 협업이나 제작의뢰 커뮤니케이션 등, 생산부터 출고까지 모두 동생의 손을 거치죠.

 

초창기 이쿠나가 제작하고 판매했던 상품, 출처:@itkuna_sisters

 

2012년부터 다양한 상품을 제작하다 2016년부터 본격적인 타월 제작을 시작했다고 알고있다. ‘이쿠나’를 이끌기 전에 두 분의 삶이 궁금한데. 

언니는 대학원 졸업 후에 한국으로 돌아와 여러 가지 일을 했어요. 대표적으로 가로수길 소재의 편집샵에서 카탈로그와 윈도우 디피, 전체적인 쇼룸이미지를 구상하는 일을 했죠. 당시 참 열정적으로 작업을 했던 터라, 지금 와서 돌아봐도 퀄리티가 좋고 멋진 이미지들이 많이 남아있어요. 동생은 번역을 전공했고, 책을 번역하면서도 계속 ‘핸드메이드 제품’이나 ‘만드는 일’에 관심이 많았어요. 그때부터 언니와 함께 사업자를 내고 언니가 직접 그린 그림을 넣은 파우치와 아기 방수턱받이, 테이블 매트, 노트, 랩핑 페이퍼, 모빌 등, 핸드메이드 제품을 만들어 판매했죠. 이렇게 나열하고 보니 아이템이 참 많은데, 당시에 언니도 결혼 전이라 지금보다 더 다양한 아이템을 제작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이쿠나의 일러스트&타월, 출처:@itkuna_sisters

 

타월에 들어가는 일러스트는 어떻게 작업하나.

처음에는 타월을 뒤집어쓴 아이의 형상을 그렸어요. 그런데 이미지가 마치 유령처럼 보여서 ‘바닥에 흘린 물 자국’으로 로고를 변형했어요. 보통 일러스트 영감은 ‘바다’에서 많이 받아요. 자세히 보시면 아시겠지만, ‘이쿠나’의 로고와 메인 컬러도 모두 바다색이랍니다. 두 자매 모두 스쿠버다이빙을 하다 보니 바다에 대한 추억이 정말 많거든요. 바다생물들의 모습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신기해요. 마치 그림으로 그린 것 같은 패턴과 색 조합은 디자이너로서 작업 욕구를 자극하는 자연이 만든 작품과 다름 없어요.

 

타월에 삽입되는 일러스트와 일반적인 일러스트 작업의 차이는 무엇인가.

타월에 들어가는 일러스트는 자수로 구현했을 때 누구나 알아볼 수 있는 게 중요해요. 그래서 깔끔하고 정돈된 모습이어야 하죠. 그래서 최초 작업에서 여러 단계에 걸쳐 이미지를 단순화 시키는 점이 일반 일러스트와 구별되는 것 같아요. 무엇보다 색을 구현하는데 있어 실 색깔이 자연스럽게 조화되어야 하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수정을 두세 차례 거쳐요.

 

버터크림 허니비 타월, 출처: itkuna.com

 

지금까지 제작한 타월 중에서 각자 가장 마음에 드는 제품은.

아무래도 타월브랜드로서 ‘이쿠나’가 처음 제작했던 디자인 타월이요. 그 중에서도 <허니비>라는 이름의 패턴 타월이 제일 예뻐요. 자수타월 중에서는 작년 크리스마스 시즌 때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제작했던 ‘설인 일러스트 타월’이 가장 맘에 들고요. 그리고 이번에 롯데타워와 협업했던 타월이 있는데, 사랑스러운 색감의 샘플을 받아보고 너무 예뻐서 소리를 지를 정도였어요. 조만간 롯데타워 스카이샵에서 판매할 예정입니다.

 

본인이 생각하기에 일반 타월과 구분되는 ‘이쿠나’만의 특징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공짜로 얻어 사용하는 타월과 차별을 두고자 색감과 디자인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어요. 퀄리티도 물론이지만, 인테리어 소품으로 욕실에 툭 걸어두어도 장식이 될 수 있는 타월을 만들고 있습니다.

 

젤라또 화이트 타월 셋트, 출처: itkuna.com

 

상품 제작에서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이 있다면

아무래도 상품이기 때문에 대중성을 갖추면서도 이쿠나만의 색감과 디자인을 잃지 않는 점이에요.

 

원단을 고르는 기준도 궁금하다.

아무래도 몸에 닿는 아이템이다 보니, 특별한 기준 없이 ‘무조건 면 100%’입니다. 그 외에 중량 이라든지 크기는 저희가 직접 사용해보고 집에서 쓰기에 가장 적당하며 잘 마르는 두께로 선정해요. 개인적으로 일반 타월이 머리에 두르거나 몸을 닦을 때 조금 작다고 느껴져서 길이도 늘렸어요.

  

<로스트 인 파리> 리미티드 에디션, 출처: itkuna.com

 

<로스트 인 파리> 리미티드 에디션이 눈에 띈다.  

프랑스 영화인만큼 프렌치 감성을 살리고자 라인으로 표현했어요. 색감은 영화의 주요 컬러인 빨강과 초록으로 제작해서 사랑스러운 느낌을 주려고 노력했죠. 평소 ‘이쿠나’의 자수시리즈 타월을 눈 여겨 보던 영화사에서 먼저 제안이 들어와 성사되었습니다.

 

다른 업체와 협업작품이나 예정중인 또 다른 리미티드 에디션이 있는지.

이번에 나오는 이쿠나의 두 번째 디자인 타월이 있어요. 바다생물인 ‘문어’와 ‘거북’에서 모티브를 따온 패턴으로, 음양각 표현이 정말 매력적인 타월입니다. 색감도 수정의 수정을 거듭해서 정말 예쁘게 구현돼서 디자이너로서 아주 만족스럽습니다! 그리고 현재 <스웨디시 드림>이라는 비누 브랜드와 함께 남자답고 러프한 느낌의 타월을 제작 중에 있어요. 아무래도 항상 여성스럽고 예쁘고 귀여운 느낌의 타월만 작업하다 보니 개인적으로 기대가 되는 협업이에요.

 

음양각 표현이 눈에 띄는 문어거북 타월, 출처: 이쿠나 제공

 


혹시 타월 외의 다른 상품을 기획할 의향이 있나.

아무래도 타월지로 만드는 욕실매트와 가운을 제작해보고 싶어요. 더 나아가서는 색감이 매력적인 욕실용품을 만들고 싶습니다.

 

작업적 영감은 어디에서 받는지.

앞서 말씀 드렸다시피 자연 중에서도 특히 ‘바다’에서 영감을 받아요. 또, 색감과 자유로운 선이 매력적인 마티스그림도 있고, 가끔은 팝 가수의 뮤직비디오에서도 영감을 받죠. 그런 때는 보통 화면구성과 색감표현을 참고해요.

 

자매에게 영감을 주는 '바다'와 서핑 타월 세트, 출처: itkuna.com 

 

‘이쿠나’ 전과 후의 삶은 어떤지

언니는 더 바빠졌어요. 물론, 바쁜 게 좋은 일이지만 두 남매를 데리고 일을 하는 게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에요. 동생도 전공과는 아예 다른 분야에서 사업을 하다 보니, 그만큼 어려움도 복잡한 일도 많고요. 그래도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으니 뿌듯하기도 하고, 더 잘하고 싶은 욕심이 커요.

 

이쿠나에게 ‘타월’은 어떤 의미를 가지나.

사람들에게 공짜수건의 인식을 깨고 ‘우리 집에 어울리는’, ‘우리 집 욕실의 분위기를 바꿔줄 타월’을 만들고 싶어요. 꽤 어릴 적부터 생각해왔지만, 막연하게 ‘생각만’ 했던 일을 시작하고 보니 생각보다 어려운 점이 많아요. 그래도 시작하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꼭 타월뿐만이 아니라 앞으로는 더 다양하고 즐거운 작업을 많이 하고 싶어요. 그래서 타월이 자매에게 주는 의미가 참 커요.

 

타월을 잘 관리하는 비법이 있다면.

가장 중요한 건 단독세탁이에요. 다른 의류들과 함께 세탁을 돌리면 잔 먼지도 더 일고 변형이 일어날 수 있거든요. 섬유유연제를 넣으면 흡수율이 확 떨어져버리고요. 말릴 때도 햇빛이 쨍쨍한 곳은 되도록 피하는 게 좋아요.

 

이민진 대표의 일러스트, 출처:@itkuna_sisters

 

같은 맥락에서 이쿠나를 이끌고 있지 않았더라면 지금쯤 무엇을 하고 있을까.

언니는 아마 계속 청첩장과 큰 그림작업을 하고 있었을 거예요. 동생은 계속 책 번역을 하고 있었겠죠?

 

사람들이 ‘이쿠나’ 타월을 통해 받았으면 하는 감상은

욕실에 걸어만 두어도 기분이 좋아지는 타월을 만들고 싶어요. 매일매일 이쿠나 타월을 볼 때마다 행복해지길 바랍니다.

 

이쿠나의 ‘장/단기’ 목표

디자인타월 생산주기를 줄이고, 그만큼 아이템을 늘려나가고 싶어요. 장기적으로는 여러 나라에 수출하는 게 목표예요.

http://itkuna.com
@itkuna_sisters

김해인

읽는 사람이 즐거운,
언제나 유쾌한 글을 쓰고 싶습니다.

0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