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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스케치] 묵묵히 제 할일을 하는 <원심림>

17.07.24 0

<원심림> 삶것, 출처: 노트폴리오 매거진

지금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외부에는 건축가 ‘삶것(양수인)’의 <원심림>이 설치되어 있다. 작가가 만들어낸 단어이자 작품 제목인 ‘원심림’은 숲을 의미하는 ‘원시림’과 그 안에 자리하고 있는 나무들의 생장 동력인 ‘원심력’을 합성한 것이다. 가볍고 경제적인 건축에 대해 지속적으로 고민해 온 작가는, 간단한 기계장치를 통해 나무와 비슷하게 생긴 모양의 ‘원심목’들로 이뤄진 하나의 숲인 원심림을 조성했다.

 

<원심림> 삶것, 출처: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공원에 들어서기 전, 작품에 대한 안내판을 무심코 지나치면 이러한 설치물들이 단순히 미술관 앞이라서 설치된 ‘특별한 인테리어’쯤으로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그만큼 작품은 미술관이란 공간 특성과 어울리는 자태를 하고서도 이질감 없이 자연에 녹아들어있다. 습기가 가득한 날씨 탓인지 작품은 관람객 없이 홀로 바람을 맞고 있었지만, ‘원심림’이라는 자신의 이름에 걸맞게 끊임 없이 회전하며 푸르른 나무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우리의 인생도 마찬가지일 거란 생각을 했다. 남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묵묵히 제 할일을 하는 것. 그래서 유난히 덥고도 외로워보였지만, 오늘도 내일도 원심림은 (진짜 나무가 될 수 없을지라도) 제 역할을 충분히 해낼 것이다. 


전시기간 2017년 7월 11일 – 2017년 10월 9일    
장소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30)
문의 국립현대미술관 / 02-3701-9500

김해인

읽는 사람이 즐거운,
언제나 유쾌한 글을 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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