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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타이포잔치 2017 : 몸>展 큐레이터 김나무의 다양한 스펙트럼

17.10.12 0

지금 문화역서울284에는 올해로 5회를 맞이하는 <타이포잔치 2017:몸>展이 한창 진행중이다. 이번 전시는 총 9가지 주제로 진행되며, 그중 <붉게 쓰기몸과 타이포그래피가 맞닿는 곳>을 김나무 디자이너가 담당했다. 그는 현직에서 교육자와 그래픽 디자이너로 활발히 활동하며 자신만의 스펙트럼을 구축하고 있다. 이번 국제 타이포그래피 비엔날레의 책임 큐레이터를 맡은 그를 만나, 디자이너 김나무의 세계를 엿보았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한다.

안녕하세요. 저는 디자이너이자 교육자인 김나무(金나무, Golden Tree)라고 합니다. 현재 소규모 디자인스튜디오인 <골든트리>의 디자인 고문을 맡고 있고, 국립한경대학교 디자인학과 교수로 재직 중입니다. 또한, 현재 문화역서울284에서 개최하고 있는 <타이포잔치 2017 : 몸>展의 책임 큐레이터를 역임하고 있습니다.


 제 5회 국제 타이포그래피 비엔날레 @Typojanchi 2017

 

<타이포잔치 2017 : 몸>에 대한 간단한 설명 부탁한다.

올해로 5번째를 맞는 <타이포잔치 2017>의 주제는 몸(body)입니다. 철학에서는 고대부터 몸과 마음(정신)을 핵심적인 논제로 다뤄왔는데요. 이번 타이포그래피 비엔날레에서 ‘몸’을 주제로 다룬 것은 매우 흥미로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번 행사의 책임 큐레이터로  전시의 한 섹션을 기획했습니다. 섹션의 제목은 <붉게 쓰기 : 몸과 타이포그래피가 맞닿는 곳>인데요, 제목에서 느껴지듯 몸의 ‘기호성’이 아닌 몸 자체의 미학을 드러내고자 합니다. 그저 겉으로만 멋진 디자인이 아닌, ‘지금-여기 있는 그대로, 움직이는 그대로’의 ‘몸과 타이포그래피’를 선보일 예정입니다. 특히, 이번 비엔날레의 메인작가인 네덜란드 디자인 스튜디오 <러스트(Lust) *현재 RNDR>와 미국 디자인 스튜디오 <써스트(Thirst)>의 작품은 직접 방문하셔서 ‘체험’해 보시기 바랍니다.

 

 

<붉게 쓰기 : 몸과 타이포그래피가 맞닿는 곳> @문화역서울 284


<읽다/쓰다/다시쓰다> 러스트 @문화역서울 284


인쇄매체를 주로 작업하지만, 다른 매체에도 관심이 많은 걸로 알고 있다. 

아무래도 학부시절에는 사용자경험(UX)디자인과 영상디자인을 공부했고, 졸업 후에는 UI디자이너로 일해서인 것 같습니다. 되레 그래픽 디자인과 타이포그래피에 관심을 둔 건, 퇴사 후 유학을 준비하면서 부터였거든요. 그 후, 로드 아일랜드 스쿨 오브 디자인(Rhode Island School of Design, RISD)에서 석사과정을 진행하면서 그래픽디자인과 타이포그래피를 제대로 익혔죠. 덕분에 다양한 매체를 두려움 없이 시도할 수 있었어요. 하지만 어떤 매체든 제일 중요한 건 ‘기본에 충실한 것’이라 생각해요. 그러면 장르나 매체에 관계없이 어느 정도는 숙련된 작업을 할 수 있으니까요.

 


<지상소(Onground Gallery)>展, MVRDV


<골든 트리>의 작업자로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네덜란드의 건축 스튜디오 ‘엠브이아르디브이(MVRDV)’의 <지상소(Onground Gallery)>展 그래픽디자인입니다. 무엇보다 그들이 추구하는 '데이터스케이프(Data Scape)'나 '다다익선(More with More)'의 건축철학을 해석하는 과정이 흥미로웠어요. 저는 프로젝트마다 '테이스팅(Tasting)'을 해요. 작업의 콘셉트를 문자언어로 풀어내는 과정이죠. MVRDV의 디자인 작업은 테이스팅부터 명료하고 견고했어요. 때문에 '타이포그래픽 풍경', '건축적 타이포그래피', '그럼에도 인간적인 매력이 풍기는 건축'과 같은 언어적 개념을 시각적인 동시에 물리적으로 풀어내고자 노력했습니다. 또한, 전시의 타이틀(Between Heaven and Earth Two Houses by MVRDV)을 접했을 때 톰 스토파드(Tom Stoppard)의 ‘모든 출구는 다른 어딘가의 입구다(Every exit is an entrance somewhere else.)'라는 구문이 떠올랐고, 이를 시각화하는 과정은 더할 나위 없이 즐거웠습니다.

 

Echo of Mimesis, poster, 700 x 1000mm, 2010


Less & More, poster, 700 x 1000mm, 2010


교수와 디자이너라는 이질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두 역할은 분명 달라요. 국가에서 발행한 직업 분류표를 봐도 완전히 다른 일이지요. 하지만 그에 임하는 마음가짐이나 태도는 크게 다를 바가 없다는 걸, 아니 달라서는 안 된다는 걸 최근에야 깨달았습니다. 디자인하는 마음가짐과 태도로 교육을 하고, 교육하듯 디자인을 하면 의외로 답은 간단해요. 사실, 저 역시 이 둘을 분리해서 생각했던 적이 있어요. 당시에는 수업도 힘들고 작업도 힘들었어요. 아무래도 역할을 구분하면 두 배로 생각하고 두 배로 움직여야 하니까요. 그래서 교육과 디자인을 분리하지 않고 둘 다 '나의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무엇이든 내가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고 진심으로 임하면 즐겁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죠.

 

점점 많아지는 중소규모의 에이전시와 프리랜서, 무료 디자인 배포 및 과도한 아웃소싱으로 디자인 업계 전반이 어렵다. 향후 디자인의 미래를 어떻게 예측하나.

4차 산업의 시대를 살아갈 미래의 디자이너들에게 바라는 건, ‘디자인’을 경계가 뚜렷이 구분된 ‘전문분야’로 생각하지 않았으면 하는 점입니다. 사실 어느 분야든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조금 더 넓게, 그리고 멀리 바라보면, 그만큼 디자인의 가능성과 기회는 많아지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죠. 물론, 학부시절부터 이런 통찰력을 가진 학생은 드물 겁니다. 그래서 디자인을 교육하는 사람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학생들과 함께 새로운 관점에서 디자인을 바라보고 정의하며 준비하는 과정이 꼭 필요할 것 같습니다.

 

디자인스튜디오 <골든트리>의 김나무 디자이너

 

사회 초년생 디자이너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은.

글쎄요, 어려운 질문이네요. 디자인 경력이 13년 차인 저 역시 여전히 현실에 부딪히고 고민하며 살고 있기 때문이죠(웃음). 디자이너로서의 삶이 쉽지는 않지만 이게 꼭 디자인 분야에만 해당하는 문제는 아니에요. 때문에 시야를 넓히고, 입체적으로 사고하고, 좀 더 긴 호흡으로 미래를 내다볼 필요가 있죠. 그러다 보면 분명 자신만의 '안목'이 생길 겁니다. 그러면 어떤 분야에서 어떤 일을 하든 자신의 삶에 필요한 방향성이 잡히지 않을까 해요. 그럼에도 구체적인 도움이 필요하다면 연락(namoo@golden-tree.kr) 주세요. 디자이너 선배로서 같이 고민해 드릴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무엇보다 밖을 보지 마시고, 안을 보세요. 그리고 남을 보지 말고 나 자신을 바라보길 바랍니다. '비교'란 상대적인 개념이에요. 그래서 비교하기 시작하면 한도 끝도 없지요. 그러나 '내'가 '내 삶의 주체'가 되면 굳이 남과 비교할 필요도 이유도, 그것 때문에 흔들릴 일도 없습니다. 이런 변화가 행복한 디자이너로 살아갈 수 있는 첫 단추가 아닐까 싶어요.

"첫 번째 판단을 버려라. 그것은 시대가 네 몸을 관통한 것이다."
- 니체



전시기간 2017년 9월 15일 – 2017년 10월 29일  
운영시간 AM 10:00 - PM 7:00 
휴관 9월 18일, 10월 4일, 10월 16일
장소 문화역서울284 (서울특별시 중구 통일로1)
문의 문화역서울284 / 02-3407-3500

오매불망

취하여라 언제나 취해 있어야 한다.
모든 것은 거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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