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를 삼킨 보아뱀, 네스프레소 캡슐

17.12.28 0

네스프레소 커피 캡슐 


언뜻 보기에 <어린왕자> 속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이 떠올랐다. 바로 <네스프레소>의 캡슐이다. 처음 네스프레소를 접했을 때 기계의 디자인도 디자인지만 캡슐문화(?)에 다소 충격을 받았는데, 커피머신에 캡슐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과 커피가루를 담는 캡슐이 이렇게 세련되고 예쁠 수 있다는 점에 놀랐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기를 구입할 당시, 커피의 ‘ㅋ’도 잘 몰랐던 터라 캡슐을 한 줄로 늘어놓고 마음에 드는 색깔을 골라 커피를 내려먹곤 했다. 물론, 캡슐의 색깔과 맛의 상관은 전혀 없었지만 말이다. 

 


U C50 퓨어 크림 머신

픽시 C60 머신 

이니시아 D40 머신, 출처: 네스프레소

커피캡슐이 이토록 세련될 수 있다는 것, 그 감상이 온전히 나만의 것이 아니었는지 몇 해 전 합정동의 한 커피숍에서 네스프레소 캡슐로 연출한 인테리어를 마주한 적이 있다. 투명한 플라스틱의 기다란 모형에 캡슐을 가득 담아둔 장식품이었는데, 캡슐은 존재 자체만으로 인테리어 기능을 훌륭히 행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렇듯 캡슐을 활용해 인테리어를 연출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네스프레소 캡슐 홀더, 출처: 우공공방

 


네스프레소 캡슐 홀더, 출처: 본도공방

 

대표적인 예로, 캡슐 홀더다. 캡슐홀더는 말 그대로 캡슐을 담아두는 통을 말한다. 네스프레소의 캡슐은 성인여성의 검지와 엄지로 OK사인을 만들었을 때의 크기와 비슷한데, 투박한 탄알모양과 외부 충격에 쉽게 찌그러지는 알루미늄 재질로 보관하기가 쉽지 않다. (조금만 압이 가해지면 찌그러지기 십상이다.) 때문에 캡슐을 온전히 보관하기 위해서라도 홀더가 필요하지만, 캡슐 특유의 세련된 색감과 모양덕분에 홀더를 이용해 세련된 인테리어를 연출할 수도 있다. 물론, 캡슐 자체의 디자인이 워낙 훌륭하기에 꼭 홀더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느낌 있는 연출이 가능하다. 주방 선반 위에 캡슐을 한 줄로 쭉 늘어놓거나 예쁜 유리병에 담아두기만 해도 인테리어로써 훌륭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뷰 봉보니에르

뷰 큐브

터치 노마드 디스펜서

뷰 버실로, 출처: 네스프레소 

 

물론, 네스프레소의 공식사이트에서도 다양한 기능과 모양의 홀더를 판매 중이다. 대부분 캡슐 자체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드러내는 투명한 재질의 홀더로 제작되었다. 그리고 몇몇 사람들은 직접 도안을 제작해 자신만의 디펜서(=홀더)를 만들기도 한다. 이렇게 손재주가 뛰어난 사람들의 작품은 정품 이상의 기능과 세련미를 갖추고 있기도 하다.




크레이그 & 칼(Craig&Karl) 

 

또한, <네스프레소>는 분기별로 리미티드 에디션을 출시하며 개성 있는 디자이너와의 협업을 추구한다. 이러한 상품은 한정판으로 제작되는 만큼 패키지 디자인이 보장됨은 물론, 맛과 디자인에 대한 고객의 흥미를 시시때때로 자극한다. 

 

<Sweet Gift For Yo> Craig & Karl, 출처: yellowtrace 


네스프레소에서 가장 최근에 출시한 리미티드 에디션은 화려한 컬러와 패턴을 특징으로 한 크레이그와 칼(Craig&Karl)의 <스윗 기프트 포유(Sweet Gift For You)>다. 언뜻 보기에 서커스단이나 눈깔사탕이 생각나는 비주얼은 보는 것만으로 눈을 즐겁게 만든다. 마치 한껏 들뜬 크리스마스와 연말 분위기를 반영한 듯 밝은 색채와 패턴을 담고 있다. 물론 커피 맛은 화려한 외형에 비해 달콤하지 않겠지만, 이번 에디션은 캡슐뿐만 아니라 에어로치노, 컵, 디스펜서 까지 적용되었기에 ‘눈으로 즐기는’ 재미가 있다.

 

Selection Vintage 2014

 

개인적으로 가장 선호했던 에디션은 올 초에 출시한 ‘셀렉션 빈티지 2014’다. 여리여리한 인디핑크빛의 캡슐색도 색이지만, ‘빈티지’라는 이름에 걸맞게 풍미 있는 커피향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이는 캡슐 위에 적힌 ‘2014’가 답을 말해 주는데,‘빈티지 2014’는 해당 년도부터 숙성시킨 원두로 만든 캡슐이란다. 덕분에 다소 센 강도지만 부드럽고 감미로운 커피 맛을 느낄 수 있다. 무엇보다 컨셉에 착착 감기는 패키지 디자인과 와인잔을 연상케 하는 전용 커피잔이 인상 깊다. 때문인지 해당 에디션은 ‘역시 네스프레소!’라는 반응을 이끌기도 했다.


Limited Edition SELECTION VINTAGE 2014


커피의 기본이 되는 맛과 향기를 놓치지 않으면서도 <네스프레소>의 세련된 디자인은 사람들의 삶을 보다 풍요롭게 만들었다. 이는 커피 한 잔이 주는 ‘여유로움’을 디자인으로 고급스럽게 풀어낸 사례기도 하다. 사람들이 캡슐을 구매하고 커피를 내리는 과정을 통해 자신의 취향을 확인하고 그것을 즐길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네스프레소>가 어떤 디자인을 선보일지 기대 된다.

김해인

읽는 사람이 즐거운,
언제나 유쾌한 글을 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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