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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꿈치로 찌르는, 넛지 디자인

18.07.27 0

발모아 스티커, 출처: 중앙일보

지하철에서 사람이 내리면 승차하기, 먼저 선 사람 뒤에 줄서기(=새치기 하지 않기), 임산부석은 비워놓기 등, 아주 기본적이지만 지키지 않는 예절이 있다. 사람마다 각자 자신이 생각하는 상식의 수준이 다르다지만, 출퇴근길에 이런 일은 비일비재해 쉽게 짜증을 불러일으킨다. 지키기 쉽지만 그만큼 잘 지키지 않는 관습들을 무의식적으로 행하게 하는 디자인이 있다. 바로 넛지 디자인(Nudge Design)이다.


화단을 이용한 넛지디자인, 이미지 출처: SK Energy Company Blog

 

서울의 어느 한 동네, 이곳에는 늘 쓰레기가 쌓이는 담벼락이 있다. 매일같이 청소부들이 쓰레기를 가져가도 하룻밤만 지나면 또다시 많은 양의 쓰레기가 쌓인다. CCTV를 설치해보고 경고문을 남겨보기도 하지만 이 또한 효과가 오래가지 못한다. 그러나 작은 아이디어 하나가 놀라운 힘을 발휘했다. 바로 담벼락에 화단을 만들어 꽃을 심어놓은 것이다. 이를 본 사람들은 아무도 보지 않은 저녁에 쓰레기를 몰래 버리러 왔다가 슬그머니 다시 가지고 간다. 대체 무엇이 사람들의 행동을 변하게 한 것인가? 우리는 이것을 넛지효과(nudge effect)라 말한다. ‘nudge’란 우리말로 ‘팔꿈치로 꾹 찌르다’라는 뜻이다. 이는 부드러운 개입을 통해 타인의 선택을 유도한다는 의미로 강제적인 규제나 감시 대신 자연스러운 참여를 유도해 긍정적인 변화를 이루는 것을 뜻한다. - 출처: 넛지디자인, <네이버 지식 백과>


최근 2호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에서도 넛지 디자인을 발견할 수 있다. 웬만한 서울 중심부는 모두 거치는 데다, 그만큼 환승구간도 복잡해서 갖은 새치기와 밀치기, 억지로 구겨 타는 일이 잦은 곳이다. 해당 역사에서도 이러한 실태를 눈치 챘는지 깔끔하고 눈에 띄는 디자인으로 넛지를 시도했다. 초록색인 2호선 색상과 일치하는 연출로 공간의 통일성을 더했다. 

2호선 동대문역사문화공원 환승구간



소화기 갤러리 프로젝트, 출처: 중앙선데이

소방차 진입이 어려운 좁은 골목길 안 화재진압을 돕기 위해 소화기를 비치했다. 하지만 구석에 놔 잘 보이지도 않는다. 이에 소화기 겉면에 예술작품을 입혀 소화기 갤러리 프로젝트를 지난달 진행했다. 눈에 잘 띄는 소화기로 신속한 대처가 가능하다. 

 

몰카근절을 위한 빨간원 프로젝트, 출처: 매일경제

 


거북목 방지를 위한 넛지디자인


이 외에도 임산부 배려석을 위한 ‘핑크 카펫 테디베어’, 몰카 근절을 위한 ‘빨간 원 프로젝트’, 신속한 화재 대처를 위한 ‘소화기 갤러리 프로젝트’, 시민들의 거북목 예방을 위한 넛지 디자인, 쩍벌남을 방지하기 위한 ‘발모아 스티커’ 등이 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사실 임산부석은 항시 비워두고 몰카는 찍지 말고(제발!), 소방차가 오면 비켜주고, 지하철을 탔을 때 다리만 벌리지 않으면 되는 일이다. 왜 사람들은 지키기 쉬운 매너를 자신의 편의에 따라 더 지키기 어렵게 만드는 걸까. 물론, 이런 프로젝트로 모든 이가 관습에 상응하는 매너를 지킬 순 없겠지만 넛지 디자인을 통해 ‘아차!’ 싶다면 그것만으로도 성공적인 디자인일 것이다.

Q: 이번 캠페인으로 몰카 범죄가 줄어들까.

Q: 그런 질문을 많이 받는데 특히 사건·사고와 관련한 캠페인은 정량적으로 평가해서는 안된다. 한명이라도 몰카를 촬영하지 않았다고 가정하면 누군가 피해를 보지 않은 것이다. 몰카 피해로 한 사람의 인생이 망가진다. 단순히 효과가 있느냐 없느냐로 따져서는 안된다. 출처: <‘난 안보겠다’ 몰카범죄 막을 '빨간 원' 고안한 교수>

 

‘핑크 카펫 테디베어

거북목 예방 넛지디자인

김해인

읽는 사람이 즐거운,
언제나 유쾌한 글을 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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