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겁게 나이 든다는 것, 키미코 할머니

18.12.21 0

Nishimoto Kimiko

‘2018년’이란 단어가 입에 익을 때 즈음, 어느새 한 해를 마무리해야할 시기가 왔다. 학창시절에는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고, 성인이 되었을 때는 조금 더 성숙한 어른(=안정을 갖춘)이 되길 바랐다. 그런데 정작 최소한의 것들을 갖추고 나니 더 이상 나이 드는 게 싫어졌다고 해야할까. 20대 중반까지만 해도 “몇 살이에요?”라는 질문에 가감 없이 나이를 밝혔지만, 이제는 누군가와의 첫 만남에서 제발 나이부터 묻지 않기를 바란다. 인간이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저절로 나이를 먹기 마련인데, 이리도 모순적이다. 이제 막 본격적인 30대의 시작을 알린 지금에 와서야 ‘어떻게 나이들 것이냐’하는 다소 철학적인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는 것이다.


Nishimoto Kimiko

 

그런 맥락에서 니시모토 키미코(Nishimoto Kimiko) 할머니의 사진들은 ‘나이듦’의 유쾌함에 대해 반추해 볼 수 있다. 으레 우리가 생각하는 노인의 모습은 앞뒤가 꽉 막히고 과거의 영광을 곱씹어 사는 존재, 내지는 자신이 살아온 길만이 정답이라 생각해 정해진 삶의 방식을 강요하는 꼰대(?)를 떠올리곤 한다. 때문에 ‘과거의 영광’을 그리워하는 모습으로 그려지기 마련인데, 키미코 할머니의 모습은 나이가 들어도 유쾌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Nishimoto Kimiko


그녀는 니콘 필름카메라를 사용하여 촬영을 하고 포토샵을 이용해 사진작업을 한다. 그녀는 무려 72세의 나이에 처음 카메라를 잡았고, 74세의 나이 때 사진 편집기술을 배웠다고 한다. 보통 할머니와 동년배의 어르신이라면 으레 자연의 풍경이나 자녀들의 모습을 담지만, 키미코 할머니는 다르다. 아마추어 사진가로서 본인을 직접 주인공으로 내세워 컨셉촬영을 하거나 자신의 유쾌한 모습을 담는다. 그런 그녀의 즉흥적인 사진을 보고 있노라면, 70대의 나이가 무색해질 정도로 에너지틱한 모습이다.

 

All Photo by ©Kimiko Nishimoto


사람들은 지금의 자신이 젊기에 ‘늙는다’는 것에 둔감하다. 하지만 살아있는 지금이 내 생에 가장 젊은 날이며, 우리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늙어갈 것이다. 때문에 키미코 할머니의 모습을 통해 비로소 ‘나이듦’에 대한 본인의 철학을 재정립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앞으로 또 어떤 키미코 할머니가 등장할지 기대된다.

김해인

읽는 사람이 즐거운,
언제나 유쾌한 글을 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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