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적인 욕구에 대한 심심한 위로 BY. 변윤희

15.01.09 0

- 돌리고 돌리고,장지에 혼합재료, 130.3x97cm, 2012

 

 

 

 


지난 연말엔 각종 모임과 지인들을 챙기느라 분주했고, 받아들일 새도 없이 새해가 시작됐다. 그렇게 몇 일이 지나고 2015년은 일상에 젖어 들었다. 신정연휴는 지난날의 자신을 되돌아 보거나 새로운 계획을 세우는 시간으로 채워졌을 것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 나와 타인의 잘잘못을 가리기도 했을 것이다. 우리의 이런 모습을 나타낸 듯, 변윤희 작가의 작품은 사회 속의 ‘너와 나’의 모습을 색다른 색감으로 표현했다.

 

- <회비 2만원>, 장지에 혼합재료, 97×130cm, 2008

 

 

“ A: 지글거리며 고기가 구워진다. 핏기만 가셨을 뿐인데 영선이는 벌써 처먹고 있다. 많이 먹어야 된다. 회비가 2만원이다. 본전 뽑아야 한다. 고군분투해야 된다. / B: 너무 많이 먹었다. 소화가 안 된다. 난 항상 절제를 못한다. 그게 문제다. 빨리 화장실 가야겠다. / C: 이건 불공평하다. 나만 고기를 굽는다. 팔 아프다. 고기 먹고 싶다. 막내라 참는다. 다 먹고 이를 쑤시는 정길이 형 면상을 때려주고 싶다.”

 

 


역동적인 그림체가 다소 부담스러울 수도 혹은 유쾌해 보일 수도 있다. 이는 작가가 개개인의 성향과 개성을 얄궂은 표정과 색채로 담아낸 것이다.  작품은 크고 작은 경조사를 배경으로 개개인이 느끼는 감정을 보이면서 사회 속의 개개인을 드러낸다. 특히나 <회비 2만원> 이라는 작품에서는 등장인물이 각자 낸 회비를 다하기 위해 누군가는 음식을 먹으러, 또 다른 누군가는 분위기를 마음껏 즐기려 한다.

 

- <퇴근길 버스는 김부장의 잔소리만큼이나 날 갑갑하게 만든다> 장지에 혼합재료, 130.3×194cm, 2010

 

 

 

 

 

출퇴근 시간의 만원버스다. 만원버스에 앉아있는 사람들과 서 있는 사람들의 모습은 실로 다양하다. 그만큼 그들이 느끼는 감정과 생각은 모두 다를 것이다. 변윤희는 같은 장소에서 서로 다르게 느끼는 사람들을 과장되게 혹은 사실적으로 그려낸다. 마치 ‘내 모습이 저랬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 <허전함을 허기로 착각한 어느 날> 장지에 혼합재료, 80×100cm, 2008

 

- <4월 14일> 장지에 혼합재료, 53×45cm, 2008

 

 

 

 

때로는 개인의 일상을 담아내기도 한다. 황금연휴에 느지막이 일어나 ‘인생의 허전함’을 ‘허기’로 착각해 군것질로 지친 심신을 달랜다. 집안을 어질러 놓는 하루의 일상. 때로는 솔로들의 기념일, ‘블랙데이’를 자축하기 위해 홀로 짜장면을 입에 들이민다. 너무도 현실적인 한 사람의 모습을 그리며 손 쉬운 감성팔이가 아닌 누구나 겪어봤을 경험을 전달한다.

 

-<도저히 이 기분으로 그냥 집에 갈 수 없어 들렀던 그곳>

 

- <간만에 조익이와의 술자리 그 녀석의 수다를 듣는 건 역시 그리 유쾌하진 않다> 장지에 혼합재료, 97x162cm, 2010

 

 

 

 

일에 치이고 사람에게 치인 어느 날, 지친 몸과 덜 지친 정신으로 집으로 돌아가긴 아쉬워 포장마차에 들린다. 뒤섞인 감정이 난무하다. 누군가는 후회와 상실감을 느끼며, 지친 심신을 달래려다 괜한 주인 아주머니의 눈치로 스트레스가 가중되기도 한다.

 

-<아..주인의 눈초리마저 따갑다> 장지에 혼합재료, 97x162cm. 2010

 

 

 

 


작가는 본인의 경험을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로 담아낸다. 이를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라 칭할 수 있는 것은 어느 누구나 느끼는 일이기 때문이다.

 

- <열혈남아> 2009

 

 

 

 

평범한 일상 그 자체를 되돌아 보는 일은 자기반성과 더불어 위안이 된다. 반복되고 힘든 일상이지만, ‘되돌아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 자신만의 인생을 사는 것이며 자기중심이 있는 것이니까.

 

- <결혼해도 괜찮아> 2012, 모든사진 출처 : http://weekly.cnbnews.com/news/article.html?no=104712

 

 

배앓이

꿈을 꿀 수 있다면, 이룰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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