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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적 작가 시점] 행복한 토끼의 일상, 맜살!

16.02.03 2



<전지적 작가 시점>은 노트폴리오에 작품을 게재하는 작가를 선정해 그의 작품을 인터뷰하는 자리입니다. 그동안 작가가 어떤 의도로 이런 그림이 그렸는지, 무슨 생각으로 이런 표현을 했는지 궁금하셨죠? 앞으로 진행되는 <전지적 작가 시점>을 통해 작가보다 작품 중심의 이야기를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 맜살!

#01. 천국으로 간 토끼

토끼는 생명체이고 언젠간 목숨을 잃게된다. 병에 걸리거나 불의의 사고를 당해 이 곳으로 오게 되었으며
이 곳은 천국으로 향하는 관문이다.사다리를 타고 문을 열면 본격적으로 천국으로 가게 된다.

문을 열고 들어간 그곳에서 토끼는 처음으로 다른 존재를 만났다.
일종의 수호자 역할을 하는 존재다. 수호자는 토끼에게 앞으로 이곳에서 어떻게 살아갈지 조언을 해준다.

토끼는 가만히 누워서 잠시 명상을 한다. 
이곳에선 아무런 소리도 안들리고 고요함만 느껴진다.
눈을 감고 상상을 하기 딱 좋은 환경이다.


<천국으로 간 토끼>는 본인이 생각하는 천국의 모습을 그린 작업인가.

맞아요. <천국으로 간 토끼>는 밥 딜런(Bob Dylan)의 <knocking on heaven's door>란 노래를 듣고 작업하게 됐어요. 제가 생각하는 천국의 모습은 어릴 적부터 재미있게 봐왔던 윤승운, 길창덕 화백의 만화 속 배경 같은 곳이에요. 조용한 분위기이지만 자유롭게 뛰놀 수 있는 곳이죠.

- Bob Dylan <knocking on heaven's door>


전반적으로 ‘새콤달콤’한 색상이 인상적이다. 천국의 이미지와 맞는 색감은 어떻게 떠올렸나.

천국의 조용하고 평화로운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강렬하게 튀는 색보다는 파스텔 톤 색상 위주로 색을 선정했어요. 작업 동안 다양한 색을 조합해보고 시도해봤는데 그 때문인지 생각보다 채색이 예쁘게 나와서 정말 뿌듯했어요.


어떤 토끼만이 천국에 갈 수 있나?

저는 제 작품 안에서는 불행하게 죽은 존재들이 천국에 간다고 설정했어요. 때문에 불행하게 죽은 토끼가 천국에 간 것이죠.


그렇다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토끼의 사연이 궁금하다. 이 토끼는 살아 생전 어떤 삶을 살았는지 말해달라.

작년 여름에 개인 블로그에 만화를 연재했어요. <행복한 토끼의 하루>라는 만화였는데, 스마트 폰에 중독된 토끼가 중독에서 벗어나고자 속세를 떠난 이야기를 그린 만화였죠. 하지만 ‘행복한 토끼의 하루’라는 제목과 달리 토끼는 결국 누군가에게 살해를 당하고 배드엔딩으로 끝이 나요. 불행한 죽음을 맞이한 토끼는 천국으로 가게 돼죠. 토끼가 생전 어떻게 살았는지는 만화를 보시면 더 자세히 알 수 있어요(웃음).

 

다시 일어나서 수호신과 함께 간 곳은 아이스크림 트럭이다.
천국에서 인기가 많은 곳 중 하나다.
아이스크림 트럭은 사슴벌레의 형태를 한 존재가 지키고 있다.
아이스크림은 무료로 얻을 수 있다. 하지만 당분에 중독되면 안되기 때문에 하루에 1개만 먹을 수 있다.

비가 내리고있다. 그리고 거대한 아이스크림이 녹고있다. 
아마 엄청 거대한 생명체가 예전에 이곳에 살고 있다가 아이스크림을 놔두고 잠시 어디론가 간 것 같다
그 존재는 초월적이고 강한 존재인 것 같다



천국의 아이스크림에 중독되면 안 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천국의 아이스크림은 천국에서만 존재하는 ‘합법적인 마약’이기 때문이에요. 아이스크림이 마약인 만큼 엄청 달콤한데, 뭐든 중독되면 안 좋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 ‘아이스크림에 중독되면 안 된다’고 했어요.

일러스트에 따른 주석을 보면, 큰 아이스크림의 주인은 ‘신(神)적인 존재’같기도 하다.

맞아요. 둥둥 떠 있는 아이스크림은 수천 년 전에 천국을 지배했던 신이 버리고 간 음식이에요. 때문에 아이스크림은 천국의 동물들이 숭배하는 토템이 되었고 아직까지 녹지 않고 있어요.

앞으로 더 그리고 싶은 ‘천국의 이미지’는 무엇인가.

토끼가 ‘천국의 지배인’을 만나게 되는 일러스트를 그리고 싶어요. 참고로 ‘천국의 지배인’은 <톰과 제리>에 나오는 주인 아주머니처럼 전신은 나오지 않고 무릎까지만 나오게 그릴 예정이에요. 신(神)은 모습을 전부 드러내지 않아야 제 맛이니까요(웃음).

<지옥으로 간 토끼>는 작업할 의향이 있나.

안 그래도 <행복한 토끼의 하루>를 완결했으니 후속작으로 <천국으로 간 토끼>를 그리고, 이 후 <지옥으로 간 토끼>를 작업할 예정이에요. 언젠간 꼭 작업할 예정이니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정말 재미있을 거예요!

 

#02. 영화 패러디 일러스트

 

<레옹>

<아메리칸 뷰티>

 

그나저나 작품의 주인공이 항상 토끼인 이유가 무엇인가 

‘맜살’이라는 이름으로 작업한지 1년 정도 지났을 때쯤, 제가 동물을 그리는데 재미가 들렸었어요. 당시 정말 많이 그리던 동물이 토끼와 돼지였는데 토끼의 기다란 귀와 튀어나온 이빨, 동그란 꼬리와 귀여운 외모가 캐릭터를 만들기 딱 좋은 외형을 갖추고 있는 것 같았어요. 그렇게 ‘벅스 버니’나 ‘마시마로’처럼 나만의 토끼 캐릭터를 만든 게 제가 항상 그리는 ‘토추’예요. 그만큼 토추는 ‘맜살’을 대표하는 캐릭터죠. 어째서 ‘토추’라는 이름을 갖게 된지는 비밀이에요(웃음). 그런데 이상하게 토추보다 돼지가 더 인기가 많더라고요?

토끼와 돼지의 조합이 너무 귀여운데, '토추'와 돼지와의 관계도 궁금하다.

토추는 게으르고 염세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는 캐릭터예요. 그런 토추 녀석이 반려동물로 “돼지”를 데리고 다니면 귀엽고 재미있을 것 같아서 작품에 적극적으로 출연시키고 있죠. ‘주인과 반려동물’이라는 관계는 겉보기에 수직적인 관계로 보일 수 있지만, 둘은 정말 친한 친구예요. 마치 ‘스누피와 찰리 브라운’처럼요.

- 가을 방학을 맞이해 집 근처 산으로 소풍을 간 토추와 돼지


일반 일러스트 작업과 영화 포스터 작업 방식의 차이는 무엇인가.

일반 일러스트를 그릴 땐 별 제약이 없다고 해야 할까요? 생각하고 있는걸 그대로 그리면 돼요. 반면, 영화 포스터 작업의 경우 감독과 제작진에게 오마주 한다는 생각으로 작업하고 있어요.

 

<매드맥스>

가장 재미있게 작업했던 패러디는?

<매드맥스>예요. 작년에 극장에서 두 번이나 봤어요. 너무 재미있어서 영화를 보고 나니 ‘이건 꼭 일러스트로 그려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어요. 그런데 지금까지 했던 모든 작업 중에서 제일 시간이 오래 걸렸어요. 그래도 작업하면서 영화를 다시 상상할 수 있었고 무엇보다 등장인물이 토끼와 돼지로 바뀐다는 점이 정말 유쾌했어요. 완성 직후에는 자주 가는 커뮤니티에 업로드 했는데 반응이 정말 좋아서 몇 시간 만에 메인에 걸리기도 했어요. 노트폴리오 사이트에서도 마찬가지였고요. 정말 뿌듯하고 기분이 좋았어요(웃음). 


 

푸우와 친구들 

 

수학 토끼, "문제를 다 풀 때까지 잠 못 잘 줄 알아!" 어렸을 때 본 <수학 귀신>을 패러디한 작품, 출처: http://notefolio.net/matssssal/45402 

영화 포스터 외에도 패러디 작업을 좋아하는 이유

제가 그린 캐릭터가 다른 작가들의 캐릭터와 결합해 새로운 느낌을 준다는 게 재미있어서예요. 예전에 작업한 <푸우와 친구들>이나 <수학 토끼>를 보면 알 수 있죠. 또 좋아하는 밴드의 앨범 재킷도 패러디 하는 걸 좋아하는데, 이건 뮤지션과 원작자에게 보내는 일종의 경의의 표시기도 해요.


 

<검은 사제들> 

지금까지 작업 스타일과 달리 <검은 사제들> 포스터에는 토끼가 아닌 사람이 등장한다. 특별한 이유라도 있나.

보통 그림에 토끼와 돼지를 한 마리씩만 등장시키고 두 마리 이상은 그리지 않으려고 해요. 그런데 <검은 사제들>의 경우에는 김윤석과 강동원이 주연이라 둘 다 토끼로 그릴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그냥 사람으로 작업했죠. 일러스트를 올리고 나서 사람들이 토끼가 돼지를 들고 있는 모습은 어떻겠느냐고 하시던데 그냥 토끼로 그릴걸 그랬나 봐요(웃음).


 

- 스타워즈 일러스트

꼭 작업해보고 싶은 영화 포스터와 현재 작업하고 있는 포스터는?

재작년에 작업한 <스타워즈>캐릭터를 토끼와 돼지버전으로 다시 그려보고 싶어요. 그 때는 ‘토추’를 그리기 전이어서 영화 속에 나오는 캐릭터들의 모습을 그대로 그렸거든요. 또, 쿠엔틴 타란티노(Quentin Tarantino) 감독의 작품과 <백 투더 퓨쳐 시리즈(Back To The Future)>도 작업해 보고 싶어요. 지금은 새로운 만화를 작업하고 있어서 당분간 영화 포스터 패러디는 힘들 것 같아요.

앞으로 어떤 토끼를 보여줄 예정인가?

위에서 말한 만화 작업에서도 토추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데요, <행복한 토끼의 하루>에 나오는 토추의 모습과는 달리 굉장히 폭력성이 짙은 캐릭터로 등장해요. 보는 입장에 따라 다소 불편할 수도 있지만, 나름 색다른 토추의 모습을 기대하실 수 있을 거예요. 만화는 3월쯤 개인 블로그에 연재할 예정이니 많은 관심 부탁 드립니다!

맜살!

http://notefolio.net/matssssal
http://www.matssal.me
www.facebook.com/Matssalpage

김해인

읽는 사람이 즐거운,
언제나 유쾌한 글을 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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