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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 ART ROAD] 좋아하는 새, 큰 부리 새 투칸을 만나다.

15.02.26 0
 
 
[ Costa Rica ]
 
‘좋아하는 새’ 공동 일등 등극, 큰 부리 새 ‘Toucan’
La Fortuna, Costa Rica


 
 
파나마 여행은 3일로 짧았다. 힘들게 도착한 곳이지만, 아무래도 코스타리카로 가는 경유국가 정도로 끝난 기분이다.
 
 
파나마 다음 국가는 ‘중미의 낙원’으로 불리는 코스타리카였다. 코스타리카는 중미국가 중 여행하기에 굉장히 안전한 곳이다. ‘코스타리카’는 스페인어로 ‘풍요롭고 아름다운 해변’이라는 뜻으로 ‘군대가 없는 나라’라는 점에서도 흥미롭다. 코스타리카 수도 산호세를 거쳐 ‘라 포르투나’에 도착했다. 내가 갈라파고스의 푸른 발 부비 다음으로 좋아하는 새는 큰 부리 새 ‘투칸’이다. 마침 라 포르투나에 새를 볼 수 있는 투어가 있었다. 큰 부리 새를 좋아하기는 했지만, 제대로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이번 투어를 기회로 ‘투칸’ 친구를 만나보기로 했다. 
 
 
아침 5시에 일어났다. 새를 잘 보기 위해선 아침 일찍 서둘러야 한다. 새가 가장 활발히 활동할 시간이기 때문이다.
 
 
- 어쩐지 사냥꾼 처럼 보이는 가이드 아저씨 
 
 
 
 
 
가이드 아저씨는 어깨에 커다란 망원경을 짊어지고 오셨다. 그런 아저씨의 모습이 너무 진지해서 새를 관찰하려는 사람이 아니고
새를 사냥하려고 온 사냥꾼 같아보였다. 새 투어는 라 푸르투나의 자연에서 살고 있는 다양한 종류의 새를 찾아보는 것인데 사실 나는 다른 새들에게 크게 관심이 없었다. 오직 큰 부리 새만 제대로 보면 됐다. 하지만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어제까지 맑던 날씨가 오늘따라 유난히 흐리다. 안개도 많이 껴서 새를 발견해도 제대로 볼 수 없는 날씨였다.
 
 
아저씨는 조금 더 기다려보자고 했다. 아저씨 말처럼 여유를 갖고 기다리니 점차 안개가 개고 날씨가 맑아졌다. ‘새 투어 20년 경력’이라는 가이드 아저씨는 정말 귀가 밝다. 작은 새소리만 들어도 무슨 새인지를 딱 알아 맞혔다. 새소리를 듣고 달려간 곳엔 어김없이 아저씨가 말한 새가 나무위에 앉아있었다.
 
 
“큰 부리 새는 어디 있는 걸까요. 소리 안 들려요?”
 
 
가장 보고싶은 큰 부리 새가 등장하지 않자, 불안한 나는 아저씨를 재촉했다. 아저씨가 투칸소리가 들린다며 망원경을 들고 급히 뛰어간다! 그리고 정말 그 곳에는 큰 부리 새 투칸이 있었다. 무려 두 마리가 나무에 앉아있었다.
 
 
망원경을 통해 더 가까이 투칸을 관찰했다.마치 플라스틱으로 끼워놓은 것 같은 커다란 부리와 햇빛을 받아 더 선명해 보이는 부리의 색깔이 정말 매력적이었다. 부리는 커서 무거워 보이지만 실제로는 유공성으로 가벼운 편이라고 한다. 이렇게 매력적인 투칸을 보고나니, 좋아하는 새 랭킹 불변의 일등이었던 갈라파고스의 ‘푸른 발 부비 새’의 자리가 위태로웠다. 
 
 
신중하게 고민한 결과, 그들을 공동 일등으로 꼽기로 했다. 
 
- No.296 Toucans, La Fortuna, Costa Rica
 
 
 
 
 
 
 
 
‘나무터널’
Monteverde, Costa Rica
 
- No.298 Ficus tree hair, Monteverde, costa rica
 
 
 
 
 
코스타리카 몬테베르데에는 신기한 ‘피쿠스 나무’가 있다. 이 나무는 거대한 넝쿨처럼 하늘로 자라 자연 나무터널의 모습을 하고 있다. 그 나무를 타고 정상에 올라 나무에 앉은 새의 시선으로 숲을 바라본다. 엉킨 채 하늘을 향해 뻗은 가지가 마치 내 머리카락이라 상상하면서. 
 
 
 
 
 
 
 
[ Guatemala ]
 
‘두 소녀’
Antigua, Guatemala
 
 
- No.399 Two girls, Antigua, Guatemala
 
 
 
 
 
 
과테말라의 관광지에서 만난 물건 파는 소년들이다. 예쁜 전통 의상을 입고, 집에서 손수 만든 핸드메이드 스카프를 여행자들에게
판다. 그들은 알록달록한 옷과 화려한 스카프보다 더 예쁜 소녀들이다.
 
 
 
 
 
 
‘베틀 짜는 할머니’
Lago Atitlan, Guatemala
 
- No.300 베틀 짜는 할머니, Lago Atitlan, Guatemala
 
 
 
 
 
 
해발 1,562m에 있는 빛나는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칼데라 아티틀란호에 도착했다. 아침부터 보트를 타고 호수주변의 도시를 둘러봤다. 아티틀란 호수를 둥글게 싸고 있는 마을 중 산 페드로에 들렸을 때다. 언덕으로 올라가는 길 가장자리 맨 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아 손수 천을 짜시는 할머니를 보았다. 나무 기둥에 실 반대쪽을 묶어 고정시켜 놓고 한 줄 한 줄 베틀을 짜신다. 그 모습을 한참이나 바라보았다.
 
 
한 줄, 한 줄, 조금 씩, 조금 씩
 
 
베틀의 북이 왼쪽으로, 오른쪽으로 한 번씩 번갈아 가면 얇은 한 줄이 생긴다. 그런 수십 번의 반복 끝에야 손톱만큼의 천이 만들어진다. 할머니의 옆에는 그런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아름다운 천들이 고이 접혀있다. 시간과 노력이 함께 섞여 차곡차곡 사이는 천을 보면서 ‘과정’이 귀하게 느껴졌다.
 
 
우리가 아름다운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서는 북을 오른쪽 왼쪽으로 열심히 움직이며 그만큼의 시간과 노력을 한 줄 한 줄 쌓아야 한다. 어느 순간, 손톱만큼의 조각들이 모여 넓고 아름다운 천이 되어 펄럭일 테니.
 
 
 
 

김물길

스물넷에 떠난 컬러풀한 세계일주 '아트로드' 저자

이름처럼 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22개월간 그림을 그리며 세계 이곳저곳을 여행하고 돌아왔다.
계속 이번 여행에서처럼 드라마, 코미디 그리고 로드무비의 주인공으로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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