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은 것을 찾아가는 여정

15.04.22 0

 


-<탐색,探索> 문성열, 출처 : http://www.notefolio.net/seongyeol90/34593

 


- 윤동주

 

잃어버렸습니다.
무얼 어디다 잃었는지 몰라

 

두 손이 주머니를 더듬다
길에 나아갑니다.

 

돌과 돌과 돌이 끝없이 연달아
길은 돌담을 끼고 돌아갑니다.

 

담은 쇠문을 굳게 닫아
길 우에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

 

길은 아침에서 저녁으로
저녁에서 아침으로 통했습니다.

 

돌담을 더듬어 눈물짓다
쳐다보면 하늘은 부끄럽게 푸릅니다.

 

풀 한 포기 없는 이 길을 걷는 것은
담 저쪽에 내가 있는 까닭이고

 

내가 사는 것은 다만
잃은 길을 찾는 까닭입니다.

 

 

 

1. 사랑을 주는 데도 받지 못하는 사람은 얼마나 모자란 사람인가. 사랑을 받는 만큼 내 안에 스며들면 좋으련만, 그렇지 못한 내 자신이 쓸쓸하기만 하다. 왜 이렇게 세상에 벽을 만들었는지 이해 되지 않지만, 스물아홉을 처음 살기 때문에 더 그런 것 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스물여섯 때도, 스물다섯 때도 조바심을 냈다. 무언가를 빨리 해내고 싶은 마음이 이득을 가져다 주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큰 일을 해내지 못하는 원인이 됐다. 이런 성격에는 유전적인 영향도 있겠지만 어쩌면 욕심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저 모든 것이 잘 흘러가길 바랄 뿐이다.



2. 요즘, 마음이 답답하면 손과 발에 피가 통하지 않는 느낌이다. 나는 내 몸에 피가 꾸준히 돌았으면 좋겠다. 결국 마지막에는 모든 것이 다 잘 마무리 될 텐데, 서둘러 빨리 끝내고 싶은 마음이 나를 억누른다. 하지만 더 슬펐던 것은, 이런 내 모습을 이해하는 사람들이 줄어들었고 나 자신도 나를 이해하지 못할 때가 많아졌다는 사실이다. 어려울 거라 생각했던 대학원은 생각보다 더 어렵다. 친구들과의 이야기가 자꾸 어긋나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나 자신이 무르익을 때까지, 그저 나를 위해 공부하는 것 밖에 방법이 없다. 20대의 수많은 경험이 자신감과 행복을 줬듯, 지금은 단지 나이 혹은 현실 때문에 무서워하고 있는 것들을 이겨내고 싶다. 자꾸 예전의 나에게 지기 때문에 지금 힘든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더 이상 도망갈 곳도, 변명할 거리도 없다는 사실이 나를 짓누른다. 하지만 이게 진짜 삶이겠지! 내가 만든 길로, 방향을 잃은 대로 그저 가다 보면 훗날 훨씬 더 강한 사람이 되리라. 이 과정을 겪지 않기 위해서, 사람들은 만들어진 방향대로 가는구나 싶기도 했다.


3. 아이들을 가르칠 때 삶의 진실함을 느낀다. 설령 그들이 나에게만 진실한 것이 아니더라도 아이들은 모두에게, 매 순간 진실하므로 상관없다. 중요한 건 지금 새싹인 아이들의 싱그러운 생각을 들을 수 있다는 것이다. 때론 아이들을 가르치며 위로 받기도 한다. 아이들만이 내게 “선생님은 꿈이 뭐예요?”라고 물어보기 때문이다. 이미 다 컸다고, 그런데도 어른의 도리를 하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내게 ‘남아있는 꿈’을 묻는 아이들이 참 고맙다. 이런 아이들을 위해 좋은 어른이 되고 싶다. 물론 내가 좋은 어른이든 아니든 상관하지 않겠지만, 그래도 나는 아이들이 커가는 과정 동안 한 순간을 함께 하는 사람으로서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 (이것도 욕심일 수 있겠군.) 내가 그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좋은 어른의 모습은, 자존감이 높고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의 모습이다. 사랑을 나눠 줄 수 있는 어른의 모습, 그리고 그 시간 동안 상대방의 마음에 공감하는 어른이다. 나는 그들에게, 그리고 나에게도 그런 사람이고 싶다.

 

 

 

“내가 사는 까닭은 다만 잃은 것을 찾는 까닭입니다"



세세하고 조밀하게 짜인 사회에서 내가 잃은 것은 나 자신이었다. 너무 많은 것에 부담을 느끼지 말고, 한 발자국씩 나아가다 보면 나의 길을 찾게 될 것이다. 내가 ‘살아있음’을 느끼는 이유는 아무 것도 하지 않은 날보다 무엇이든 시도했던 날이 있기 때문이다. 살아있음을 느끼기 위해 하는 이 공부들이, 눈에 넣고 있는 이 글자들이 앞으로의 나를 지켜주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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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사

안녕하세요, 십사입니다.
미술, 만화영화, 춤, 피천득님, 법정스님을 좋아합니다.
살아있음을 기쁘게 여기며, 지혜롭고 성실하게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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