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존중] 7화 - ‘본격’ 도랑치고 가재 잡는 음악영화!

14.02.21 4




[취향존중] 7화 - ‘본격’ 도랑치고 가재 잡는 음악영화!

옛말에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본 사람 치고 재미없다는 사람 없다.'라는 말이 있다. 적어도 내 주변에는 그렇다. 이 영화 한 편이면 모르겠으나 <바톤핑크>, <위대한 레보스키>, <번 애프터 리딩>, <더 브레이브>까지는 뭐 그냥 믿고 보는 코엔 형제다. 감독에 코엔 형제 적혀 있으면 그냥 보면 된다. 조금의 의심도 필요 없다. 그냥 봐라. 두 번 봐라.

그러한 코엔 형제의 음악 영화가 얼마 전 개봉했고, 개봉한지 얼마나 됐다고 하나둘씩 상영관이 줄어가고 있다. 이대로는 안될 것 같다. 이 좋은 영화를 한 명이라도 더 봐야 할 것 같아 이번 주에는 코엔 형제의 신작을 포함한 음악 영화 몇 편을 함께 소개하고자 한다. 영화를 보고 나서 노래를 흥얼거릴 확률 100프로의 영화 3편을 보고 노래방으로 달려가 나도 가수가 되어보자!

 

 




인사이드 르윈(2013)
감독 조엘 코엔, 에단 코엔
러닝타임 105분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89627

"포크송은 그놈이 그놈이고 인생은 다 거기서 거기 아닙니까?"

앞서 밝힌 대로 믿고 보는 코엔 형제의 작품이다. 조금 다르다면 이번에는 음악영화라는 점인데 심지어 포크송 가수의 이야기이다. 음악 자체가 영화의 전부인 음악영화가 있다. 대표적으로 '원스'가 아닐까 싶은데, 원스도 영화가 참 좋다. 앨범도 사서 노래도 정말 지겹게 들었다. 하지만 음악이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크다 보니 음악을 빼고 나면 딱히 남는 게 없는 것이 또 사실이다. 그에 반해 코엔 형제의 ‘인사이드 르윈’은 사실 노래가 크게 기억되지 않는 영화다. 영화를 굉장히 재미있게 보았으나 영화 속 노래는 사실 잘 기억이 나질 않는다. 포크송 자체를 딱히 좋아하지 않는 취향 탓도 있겠으나 영화는 음악이 전부가 아니라, 음악이 전부인 한 남자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인사이드 르윈> 中

모든 예술이 다 그렇지만 특히나 음악은 사람을 가장 홀리는 장르가 아닐까 한다. 듣는 사람도 수없이 듣게 만들지만 부르는 사람도 깊게 빠지기 때문이다. (음악 하는 사람의 이미지를 떠올려보라. 나는 그 어떤 장르보다 자신의 일을 사랑하는 이미지가 떠오른다.) 영화의 주인공 ‘르윈’은 음악을 하며 하루하루 고달프게 살아간다. 주변 사람들은 그를 얼치기 취급하고, 그의 노래는 인정을 받을 듯 말 듯하고, 그래서 그는 음악을 이제는 그만둘까 말까를 수백 번 반복하는 삶을 살아간다. 그에게 음악은 무엇인가? 극 중에서 그는 말한다. 포크송이 다 그놈이 그놈이라고. 어제가 오늘 같고 오늘이 또 내일 같은 대단한 미래 없는 삶을 반복하는 그에게 음악은 어떤 것인지 물어보는 영화이다. 그러면 우리는 생각해 볼 수 있다. 르윈에게 음악이 있다면 내게는 무엇이 있을까라고. 이처럼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영화다. 포크송을 좋아한다면 더더욱 즐길 수 있는 영화이며, 코엔 형제의 블랙 코미디와 독특한 캐릭터도 여전하다. 깊이 공감되는 장면들도 많이 나온다.

그 누가 봐도 좋지만 무언가 만드는 직업을 꿈꾸거나 택하고 있다면 추천 추천 강력 추천!

 

 

 



앤빌의 헤비메탈 스토리(2008)
감독
사차 제바시
러닝타임
90분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46107#

“인생이 헤비메탈”

이 영화는 내가 정말 정말 정말 좋아하는 영화다. 제천 국제 음악 영화제를 2번 가봤는데 2009년 폐막작으로 선정되어 보게 된 작품이다. 보면서 폭풍눈물을 흘렸었다. 영화 보면서 잘 우는 편이긴 한데 ‘집으로’와 ‘봄날은 간다’ 이후로 이렇게 많이 울어본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옆에 있는 사람 민망할 정도로 울었던 것 같다. 영화는 다큐멘터리로 과거에 엄청난 반응을 이끌었으나 소리소문 없이 사라진 헤비메탈 그룹 ‘앤빌’의 실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앤빌의 헤비메탈 스토리> 中

메탈에 살고, 메탈에 죽는 아저씨가 주인공인데 이렇게 진솔한 사람은 본 적이 없다. 자기감정에 충실하고 그 누구보다 솔직하다. 메탈이 너무 좋기 때문에 절대 포기할 수 없고, 수십년을 함께 메탈을 한 친구는 그 누구보다 소중하다. 엄청나게 강한 음악을 하고 있으나 그 내면은 어린 소년 같은 주인공을 보며 끝없는 연민을 느낀다. 이 영화가 극장에서 정식 개봉을 했는지 모르겠다. 영화 자체를 구하기도 쉽지 않은 것 같은데, 이런 점이 굉장히 아쉽다. 이렇게 좋은 영화를 많은 사람이 보지 못하다니 앤빌 아저씨들에게 죄송스럽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영화 관계자는 이 영화를 개봉시키라. 그리하면 복을 받을 것인데…

아쉬움을 뒤로하고 앞서 잠깐 소개한 제천국제영화제도 적극 추천한다. 다양한 음악영화와 함께 밤에는 야외무대에서 공연도 즐기고 영화도 볼 수 있다. 풀벌레 소리를 들으면서 야외에서 보는 음악영화가 상당히 매력적이다. 다만 공연의 라인업이 자꾸 대학 축제 스러워 진다는 점이 아쉽긴 하다. 하지만 음악을 좋아한다면 적극 추천! 그리고 이 영화는 추천 추천 별이 다섯 개 추천!!!!!

 




서칭 포 슈가맨
감독 말릭 벤젤룰
러닝타임 86분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91101

“이 영화를 보고 노래를 흥얼거릴 확률 100%”

앤빌의 헤비메탈 스토리에 이어 이 영화도 실존 인물을 다룬 다큐멘터리이다. 내용은 거의 서프라이즈급인데 정말 믿기 어려운 내용이다. 미국에서는 그저 그랬던 가수의 노래가 남아공에서는 국민가요가 되어있었다. 하지만 당사자는 그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고 죽었다는 소문만 무성할 뿐이었다. 그 주인공을 힘들게 찾는 내용이다.

<서칭 포 슈가맨 中>

이야기 자체가 참으로 믿기 힘들지만, 더욱 믿기 힘든 것은 이 이야기의 주인공인 ‘로드리게즈’ 옹의 삶에 대한 태도이다. 일용직을 전전하며 하루를 살아가지만 절대 절망하거나 크게 욕심부리지 않는다. 그의 이러한 자세는 뒤늦게 찾아온 부와 명예 앞에서도 드러나는데 그 모든 것에 크게 욕심 부리지 않으며 묵묵히 자신의 가치를 추구한다. 단순한 음악가를 넘어 성인의 경지에 다다른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영화를 보며 찌들대로 찌든 나 자신을 반성하게 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노래가 너무 좋다. 강한 중독성이 있는 노래인데 왜 남아공에서 국민가요가 되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지금 글을 쓰는 중에도 계속 생각나게 하는 노래다. 이 영화를 보고 나면 무조건 노래를 흥얼 거릴 것이다. “ 아 원더~~~” 그리고 생각할 것이다. “아, 인생 똑바로 살아야 겠다...”라고.

 


음악은 참으로 열정적인 것 같다. 앞서 소개한 영화의 주인공들만 봐도 그렇다. 좋은 음악도 듣고 좋은 이야기도 들을 수 있는 일석이조! 도랑치고 가재 잡고, 마당 쓸고 동전 줍고, 님도 보고 뽕도 따는 3편의 음악영화를 강력 추천한다!

 

 

양재민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디자인 그룹 5unday(선데이)의 소속 디자이너.
긍정적으로 먹고 살고 작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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