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흑인의 인권’은 가볍게 사용할 수 있는 이미지가 아니다. 십사

‘흑인의 인권’은 가볍게 사용할 수 있는 이미지가 아니다.

17.03.24 지난 2월, 프랑스에서 큰 사건이 발생했다. 프랑스 경찰관들이 22세의 흑인 청년인 ‘테오’를 검문하는 도중, 구타와 성적인 학대를 가한 것이다. 프랑스 시민들은 차에 불을 지르고 상가를 부수는 등의 격한 행위로 인종차별 행위에 답했다.    사건에 대해 철저한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모습, 출처: 연합뉴스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은 테오가 입원한 병원에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경찰은 테오의 항문에 경찰이 들고 다니는 봉을 깊게 삽입하기도 했는데, “마약을 확인하기 위한 행위”라고 설명했다고 한다.   테오를 찾아간 올랑드 대통령 그러나 인종차별은 비단 어제오늘만의 일이 아니다. 아주 오래 전부터, 유럽이 강한 대륙으로 거듭나기 위해 아프리카에서 노예를 데리고 올 때부터 만들어진 편견인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흑인 인권 신장’을 1 Read more
Column 당신은 국가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가?, 백현주 작가 <낭패 (狼狽)> 십사

당신은 국가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가?, 백현주 작가 <낭패 (狼狽)>

17.03.17 <함께 부르는 노래> 백현주 대한민국에 태어나 국민으로 산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국가와 나의 관계란, 보이지 않는 혈연관계와 같다. 평소에는 별로 상관이 없지만, 어느 순간에는 돌연 나의 정체성이 모두 국가에 의해서 만들어졌다는 것을 깨닫기 때문이다. 내가 먹는 것, 내가 생각하는 것, 내가 느끼는 모든 것들이 실은 국가의 영향아래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그렇기에 지금 이 순간, 내가 가진 선입견이 누구에 의해 형성된 것인지 항상 고민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아무런 의심 없이 모든 것이 진실이라고 생각하며 살아가기 때문이다.   사저 앞 지지자 900명 집결 … 박근혜, 눈물 글썽인 채 미소, 출처: 중앙일보   최근, 우리나라에서 새로운 세계에 대한 갈망이 표출된 사건이 있었다. 바로 대통령의 탄핵이다. 촛불집회가 시작됐던 지난 11월, 집회와 관련된 글을 쓰기도 했는데 그때 시작된 촛불집회가 해가 바뀌고 달이 세 번 바뀔 0 Read more
Column 자세와 태도의 중요성, Illusion of body

자세와 태도의 중요성, Illusion of body

17.03.14 Illusion of the Body, Gracie Hagen, 2013   며칠 전, 우연찮게 공감하는 문구를 봤다. 우리나라 특유의 오지랖과 기형적인 미(美)의식에 관한 내용이었는데, 우리나라에선 끼니를 거른 사람에게 개인의 건강을 걱정하는 질문보다 “다이어트 하나 보네?”라는 멘트가 우선한다는 것이다. 언뜻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이는 이 문제는 사실은 폭력이다. 사회가 생각하는 미(美)의 기준이 날씬한 몸매라는 것을 무의식적으로 반영하고, 혹여 본인의 몸에 살이 쪘다면 ‘빼야만 한다’는 무언의 압박을 가하는 언사이기 때문이다. 언어결정론을 지지하는 사람으로서 이러한 문화는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google에서 '아이돌 몸평'을 키워드로 검색한 결과물    특히, 미디어에는 아이돌에 대한 숱한 ‘얼평’과 ‘몸평’이 난무한다. 아니, 따지고 보면 & 1 Read more
Column 일본인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모습을 담는 사진작가 안세홍 십사

일본인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모습을 담는 사진작가 안세홍

17.03.10   Liu Feng-hai in China   Carminda Dou & Martina Madeira Hoar in Timor-Leste 요즘 ‘위안부’ 할머니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물론 '요즘'이라는 정의는 위안부 문제가 공론화가 되고 사회적 이슈가 된 기간을 의미한다. 공론화가 되지 않았다고 해서 실재한 사건이 없어지는 건 아니니까 말이다. 그런데 2015년 기사를 보니 일본에서는 조작된 내용의 댓글을 퍼뜨리며 ‘위안부’문제를 막고 있었다.   위안부 기사에 달린 악성 댓글 '21세기 가미가제, 출처: YTN 한 컷 뉴스 일본은 아직도 그러는 중이다. 하지만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기에, ‘위안부’ 문제는 계속해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물론, 해결되지 않은 채 말이다. 하지만 담론이 수면 위로 떠오르는 건 정말 중요한 일이다. 사람들의 관심 속에 ‘위 0 Read more
Column 나는 결혼을 포기했다.

나는 결혼을 포기했다.

17.03.07 <나도 이제 결혼한다2> 이홍민, oil on Canvas, 89.4 x 130.3cm,2015   나는 결혼을 포기했다. 가까운 지인들에게 이런 말을 내뱉고 나면 ‘그런 애들이 제일 일찍 가더라!’, ‘지금은 그렇지 나중에 외로워서 어떻게 살 건데?’라는 반격 아닌 반격을 듣곤 한다. 그에 대한 논리 정연한 답변을 준비해야 할 가치를 느끼지 못해 따로 정리해두진 않았지만, ‘네가 정말 그럴까?’라는 의심의 눈초리는 피할 수가 없다. 그도 그럴게 어쩌면 나 스스로도 정말 비혼자로서 평생을 살 수 있을지, 경제적인 상황이나 현실적인 문제에 대해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구체적인 그림을 그리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글을 앞두고 고민해보건대, 아무래도 내가 ‘자발적인 비혼주의자’가 된 건 사회와 제도에 의해 어쩔 수 없이 비혼주의를 택해야 하는 ‘타의적인 이유&rs 0 Read more
Column 잡을 수 없는 유토피아를 향해서, 이불(Lee Bul) 십사

잡을 수 없는 유토피아를 향해서, 이불(Lee Bul)

17.03.06 <Civitas Solis III10>,  acrylic mirror, plywood, and galvanizing on nickel-plated aluminum frame, 162 x 112 x 14.5 cm, 2015 ‘시급 남편(時給男便)’이라는 단어가 있다. 시간당 1만 5,000원에서 2만 5,000원을 받고 남편이 하는 다양한 역할을 대신하는 대행 서비스이다. 여기서 말하는 ‘남편의 역할’이란 결혼식에 함께 참석하고, 수도꼭지나 형광등 설치와 같은 집안일을 돕기도 한다.    시급남편 서비스 항목, 출처: IT조선   시급 남편은 1900년대 후반 영국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른바 ‘골드미스’를 대상으로 한 서비스를 그 시초라고 할 수 있다. 모든 것을 갖추었으나 단지 ‘남편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깔보 0 Read more
Column 글과 그림, 기록의 또 다른 형태

글과 그림, 기록의 또 다른 형태

17.02.28 이미지 출처: http://www.humitekglobal.com 글을 쓰는 이유는 다양하다. 일상의 소소한 재미를 놓치지 않기 위해, 꼭 기억해야만 하는 생각을 오래 간직하기 위해 우리는 글을 통해 순간을 담아낸다. 때로는 어떤 사안에 대한 분노의 표출, 또는 지극히 개인적인 결심이 글을 쓰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이유야 어떻든 간에, 복잡한 생각을 글로 정리하면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다. 일기를 쓰면 마음이 편해지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 일까.   # 해소하는 방법으로써의 기록   한 연구는 스트레스 해소 방법으로 독서가 효과적이란 사실을 밝혔다. 물론, 이러한 결과를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았지만 개인적으로 격하게 공감했다.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사적인 감정을 정제된 언어로 표현한 책을 만나면, 그 어떤 위로의 말보다 힘을 얻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책의 저자도 누군가의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글을 쓴 것일까? 아마 대작의 8할은 그렇지 않을 것이다. & 1 Read more
Column 소란스럽고 복잡한 ‘열병’의 시기, 청춘(youth)

소란스럽고 복잡한 ‘열병’의 시기, 청춘(youth)

17.02.24   난 핸들이 고장 난 8(eight)톤 트럭 내 인생은 언제나 삐딱선 세상이란 학교에 입학 전 나는 꿈이라는 보물 찾아 유랑하는 해적선 sun like one piece sun comes up &down 일출몰의 반복이 서둘러 내 방에 달력을 넘긴다 억지로 26번째 미역국을 삼킨다oh no!! 벌써 넓어지는 이마 왜 이리 크냐 어린 꼬마들의 키가 때론 명예 돈 욕심도 조금 납니다제발 떠나가지 마라 내 님아하루를 밤을 새면 이틀은 죽어 이틀을 밤새면 나는 반 죽어 위통약은 내 생활 필수품위통약은 내 생활 필수품 -<고백>, 다이나믹 듀오   처음 이 노래를 들었을 때가 생각난다. ‘억지로 스물 여섯 번째 미역국을 삼킨다’는 가사를 보고 "쟤네(=다이나믹 듀오) 스물 여섯이면, 완전 아저씨 아니야?”를 떠올렸던, ‘군대 갔다 오면 곧 서른이야’를 보고 “우와! 나이 짱 많다!&rdquo 1 Read more
Column ‘영원한 터전’’은 신기루, 믹스라이스의 ‘이주노동자’에 대하여 십사

‘영원한 터전’’은 신기루, 믹스라이스의 ‘이주노동자’에 대하여

17.02.20 믹스라이스, 이주에 관한 운세과자 반(反) 트럼프 시위가 거세다. 작년 전 세계의 중요한 이슈로 떠오른 인물이었던 트럼프는 그가 말했던 공약들을(생각보다 엄청) 빠르게 진행하고 있는데, 특히 그 중에서 ‘순혈주의’를 중시하는 정책들을 강경하게 진행하고 있다. 멕시코와 미국 국경에 벽을 쌓고자 하는 것, 그리고 이민자들을 미국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것 등등 생각만으로도 위험한 이런 일들을 정말 제대로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오늘 자 KBS 뉴스에서는 고국에서 미국으로 들어가게 된 타국 사람들에 대한 인터뷰가 나왔다. 내일부터 학교에 갈 수 있어 좋다는, 학생의 아주 평범한 인터뷰였다. 그리고 세계 곳곳에서 반트럼프 시위가 전개되었다는 소식도 함께 보도되었다.   그러나 정작 재미있는 건 미국인들의 반응이다. 이민자 정책에 대한 찬성과 반대가 거의 반반으로 나누어져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은 극단적인 ‘순혈주의’에 대해 0 Read more
Column 기다리는 설레임, <Waiting>

기다리는 설레임, <Waiting>

17.02.07 무언가 기다리는 ‘설렘’에 대해 생각하자면, 글쎄. 내겐 어떤 설렘이 있을까? 곰곰이 생각할 필요도 없이 ‘택배’가 먼저 떠오른다. 배달음식은 잘 시켜먹지 않는 편이라 모르겠고, 연인을 만나러 갈 때 조차 내가 기다리는 것보다 자신이 기다리는 게 낫다는 배려심 덕분에 ‘기다림의 즐거움’을 온전히 택배에 쏟고 있다. 아, 요즘 기다리는 일이 하나 더 있다. 바로 졸업식이다. 며칠 전, 일기를 쓰다 무의식 중에 날짜를 ‘2015년 2월’로 적어놓고 마치 보지 말아야 할 장면을 본 사람처럼 화들짝 놀라고 말았다. ‘인생시계가 2015년에 멈췄네, 멈췄어’를 혼자 중얼거리면서, 볼펜으로 두 선을 짝짝 긋고 2017을 되새겨 넣은 것이다. 그도 그럴게, 2017년 새해가 밝았을 때 “너 이제 몇 살이지?”란 지인오빠의 질문에 아무런 의심도 없이 “나 이제 0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