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관계의 법칙, 폴 시냑 (Paul Signac) 십사

관계의 법칙, 폴 시냑 (Paul Signac)

15.07.30 -<Comblat le Chateau. Le Pré.>1886, Dallas Museum of Art       흔히 말하는 자존심 싸움은 “내가 옳다”는 생각을 바탕으로 시작된다. 누군가에게는 분명히 옳을 지도 모르지만, 그 ‘옳은 것’이 무엇인지 제 3자가 정확히 알지 못할 때가 많다. 예를 들면, 모 연예인의 사장님과의 카톡 대화, 모 변호사의 알고 싶지 않은 사랑 이야기, 또 다른 연예인의 가족 간의 법정 싸움 등 수 많은 제 3자들이 있다고 하더라도 제 1과 2의 관계에서 벗어난 사람들은 ‘사실’을 정확히 알기가 힘들다. 그렇기에 제 3자들은 자신과 친한 사람,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 자신과 관계가 되는 사람의 편에 서서 이야기를 한다. 그것이 옳은 조언이지 아닌지를 떠나서 자신의 쪽에 서있는 사람이 상처받지 않게 하는 것이 주 목적이다.“성격차이 때 0 Read more
Column 왕년의 기억- <Frozen Hero>, 임안나 십사

왕년의 기억- <Frozen Hero>, 임안나

15.07.21 왕년(往年)에 잘 안 나가본 사람이 어디 있을까? ‘자기계발서’에서는 왕년의 기억을 생각하는 사람을 거의 밥값도 못하는 사람으로 표현하지만, 사람은 저마다 마음 속에 가지고 있는 ‘왕년의 기억’이 있다. 그 기억은 비록 상대적이지만, 사람들에게 ‘한 때 잘 나가던’ 기억은 놓기 어려운 나만의 보물상자 같은 느낌이다. 어릴 때는 왕년을 기억하는 사람들을 우습게 여기곤 했다. 해병대 몇 기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들, 톱스타의 반열에서 내려왔지만 아직도 잘 나갈 때를 잊지 못해서 돈을 헤프게 쓰는 연예인들, 사업이 망해 갚아야 할 빚이 4-5억이라 딸과 아내를 죽이고 자신은 끝내 죽지 못한 서초구의 사장님, 지나간 옛날의 기억이 너무 커서 그 기억에 영영 갇혀 망상 환자로 변한 사람 등등. 세상은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 투성이라고 여겼다. 그렇지만 이제서야 나는 그들이 정상적이거나 혹은 인간적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0 Read more
Column 미켈란젤로와  <아담의 창조> : 너와 나의 연결 고리 십사

미켈란젤로와 <아담의 창조> : 너와 나의 연결 고리

15.07.15   SBS의 <동상이몽>이라는 프로그램에 엑소를 좋아하는 중학생 여자아이가 출현했다. 엑소의 한 멤버를 보며 “신이라면 이 사람이 아닐까!”를 연신 외치는, 자신이 좋아하는 멤버가 등장하자 너무 좋아 얼굴이 붉어진 아이의 모습이 그저 귀엽기만 했다. 그런데 좋아하는 아이의 모습 뒤로 아이의 엄마가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저렇게 좋아하는데”라는 말과 함께 눈물을 훔치시는 아이엄마의 모습이 보통의 어머니들 같아 마음이 짠했다. - SBS <동상이몽>     그런데 그 방송이 유독 인상 깊었던 이유는 아이가 엑소를 좋아하게 된 계기 때문이다. 아무도 나를 돌봐주지 않는 것 같아서 자해 시도를 몇 번이나 했다던 아이는, 엑소를 알고부터 친구들과 연결되는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그래서 엑소를 더 좋아하게 됐고 세상과 연결되는 느낌마저 받았다고 했다. 이유를 듣고 보니 그녀에게 엑소가 정말 ‘신&rsq 0 Read more
Column 원하는 것을 위한 노력, 알타미라(Altamira) 동굴 벽화 십사

원하는 것을 위한 노력, 알타미라(Altamira) 동굴 벽화

15.06.26 - 알타미라 동굴 벽화, 출처 : http://www.travelbook.de/europa/Die-Hoehlen-von-Altamira-267657.html       어린 시절, 내가 살던 오래되고 허름한 단독 주택에는 옆 집과 우리 집을 잇는 벽이 있었다. 시멘트로 잘 발린 벽은 가끔은 임신한 고양이들이 떼 지어 지나가는 길이었고, 옆 집과 우리 집을 구분하는 선이었으며 담쟁이 넝쿨이 자신의 영역을 키우는 공간이었다. 그리고 나는 그 벽을 칠판 삼아 동네 아이들과 함께 선생님 놀이를 했다. 마치 여러 개의 칠판이 붙어있는 듯했던 그 벽에 나는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적거나 그림을 그리며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 그래서 집이 허물어지기 전까지, 혹여 그 벽 때문에 이 집이 팔리지 않을까 가족들에게 미안했다. 하지만 그 때의 벽은 나를 다른 세상과 연결해주는 통로였으며, 내가 만든 세상으로 들어갈 수 있는 유일한 문이었다. 아마 인간의 마음은 모두 비 0 Read more
Column 마지막과 시작, 레오나르도 다 빈치(Leonardo da Vinci)의 습작 십사

마지막과 시작, 레오나르도 다 빈치(Leonardo da Vinci)의 습작

15.06.15 -< 투구를 쓴 노인의 두상 습작 (Etude d'une tête de vieillard coiffée d'un casque)> 소묘, 10.6 x 9.9 cm, 15세기 경, 루브르 박물관     한 학기의 끝이 보인다. 그 동안 공부한다고 글쓰기에 소홀했던 나의 모습에 앞으로 어떻게 글쓰기를 공부해야 할지 눈 앞이 깜깜해진다. 사실 공부를 하면서 새롭게 느끼는 것들이 많이 없어 글을 쓰지 못했다. 감정이 말라버리고 딱딱해지는 시기였기 때문이다. 학기가 끝나니 글을 쓰는 것에 자신감이 없어진다. 원래 시작을 했을 때가 더 어렵다고 했던가. 어제도 부랴부랴 늦은 과제를 제출하며 마지막 수업을 들었다. 3월부터 시작된 새로운 학기 동안 몸은 너무나 힘들었다. 해야만 하는 일정이 있는 하루하루가 전투적이기도 했고 즐겁기도 했다. 그렇게 3개월이 지나고 보니, 오롯이 내가 공부 해야 할 몫들만 남아 마음의 짐이 무겁다, &nbs 0 Read more
Column 엔젤 솔져(Angel Soldier) by. 이용백 십사

엔젤 솔져(Angel Soldier) by. 이용백

15.05.18       몇 일전, 예비군 훈련에서 사고가 있었다. 그 날 밤에 이 글을 쓰려고 했으나 가해자의 유서를 보니 마음이 뒤숭숭해서 쓰지 못했다. 원래 사건 사고에 관한 유서를 찾아보지는 않는데, 그날 밤의 유서는 기존의 글과 달리 마음이 무거웠다. 나는 그의 유서가 유서 같지 않았다. 총과 자살, 사살에 관한 이야기만 빼면 지금의 20대들이 겪는 고민과 걱정이 담긴 일기 같았기 때문이다. 걱정거리가 있다고 해서 죄 없는 사람을 다 없애버리는 것은 명백히 옳지 않다. 그러나 그의 이야기가 담긴 유서는 왠지 낯설지가 않았다.    우울함이란 뭘까? 내가 우울할 때는 배고프거나 자고 싶은데 잠이 안 오거나, 남과 비교되는 때이다. 그러고 보면 나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가 채워지지 않을 때 ‘우울하다’는 느낌을 받았던 것 같다. 그런데 이 기본적인 감정은 사실 누군가에 의한 것이 아니라 내가 ‘만들어 낸 것&rsqu 0 Read more
Column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로버트 롱고 (Robert Longo) 십사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로버트 롱고 (Robert Longo)

15.05.06 - <Men in the Cities – Untitled>, 1982-84, Mixed Media, 243.8 x 467.4 x 91.4 cm   얼마 전, 아이들이 가상의 친구와 대화하는 어플을 많이 다운 받는다는 기사를 봤다. 기사에 따르면 어플 제작자는 중년층의 이용자가 많을 거라 예상했지만, 실제 사용자는 10대 청소년이 대부분(70%)이라 놀랍다고 했다. 그는 ‘힘들다’, ‘외롭다’는 말이 나오면 대답을 더 길게 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제작했다. ‘진짜’ 친구와 이야기하고 싶지만 친구가 없는 아이들이 가상의 친구와 대화를 나눴다. 요즘같이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세상에서 아이들이 있어봤자 얼마나 큰 고민이 있겠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아이들은 ‘각박한 세상’을 이미 눈치챈 것일지도 모른다. 이런걸 보면 10대, 20대 상관없이 우리는 누구나 외로움에 허덕이고 0 Read more
Column 엄마라는 존재, 파울라 모더존-베커 (Paula Modersohn-Becker) 십사

엄마라는 존재, 파울라 모더존-베커 (Paula Modersohn-Becker)

15.04.03       며칠 전, 치과에 다녀온 엄마는 잇몸에서 피가 난다고 했다. 매일 잘 씻고 밥도 잘 먹는 엄마인데 왜 안 좋은 거냐고 물어봤더니 “원래 엄마 나이 되면 그냥 다 아파.”라고 한다. ‘하고 싶다’라는 단순한 명제 아래 ‘엄마와 같은 삶을 살고 싶지 않은’ 나는 무언가를 찾아서 살고 있지만, 왠지 저 말이 속상하고 가슴이 아프다. 아니, 이건 아픔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마음이 ‘저리는’ 느낌이다. 그렇다면 엄마의 느낌은 어떤 것일까? 그리고 ‘엄마가 된다’는 건 어떤 느낌일까? 아이를 낳은 여자는 ‘엄마가 된다’. 그러고 보니 갑자기 엄마는 왜 ‘하는’ 것이 아니고 ‘되는’ 것인지 궁금해졌다.   영화 <WILD(와일드)>의 여주인공은 엄마의 죽음을 맞이한 후 0 Read more
Column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전진한다!, 고갱 (Paul Gauguin) 십사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전진한다!, 고갱 (Paul Gauguin)

15.03.23 - <Alone> Paul Gauguin, oil on canvas, 1893       대학원에 들어온 지 3주째, 어디에 정신이 있는지 모른 상태로 시간이 흐르고 있다. 아주 바쁘고, 공부할 것들이 많지만 어떤 방향으로 흐르고 있는 것인지 알 수 없어 답답하기만 하다. 대학원에 들어와서 놀란 것은, 의외로 학생들이 많다는 것과 의외로 정말 공부할 것이 많다는 점, 그리고 나의 무지(無知). 그 중에서도 나의 무지와 공부할 것이 많다는 점이 나를 복잡미묘하게 만든다. 그러다 우연히 고미숙 고전평론가의 기사를 읽게 됐다. - <Tahitian Women on the Beach> Paul Gauguin, oil on canvas, 1891     <그리스인 조르바>에 나오는 이야기. 배경은 조르바와 두목이 갈탄광 사업을 위해 들어간 크레타 섬. 파블리라는 청년이 마을의 ‘팜므파탈&rsquo 0 Read more
Column 죽음을 기억하라!, 데미안 허스트(Damien Hirst) 십사

죽음을 기억하라!, 데미안 허스트(Damien Hirst)

15.03.04 - <The Physical Impossibility of Death in the Mind of Someone Living> 1991       죽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다.      아침 7시. 목탁을 두드리며 소리치는 늙은 남자의 목소리에 잠에서 깼다. 아파트 창문 아래를 내려다 보니 형광 옷을 입은 경찰들이 쫙 깔렸다. 영화에서처럼 그들이 옥상에서 뛰어내릴 수도 있다는 생각에 커튼을 닫았다. 목청 좋은 그 사람(들)의 목소리가 아파트 전체에 울렸다. 뭐라고 하는지도 알 수 없는 웅얼거림과 목탁소리가 혼합되자 공포감이 밀려왔다. ‘정말 떨어지기라도 하면 어쩌지.’라고 생각했다. 공포심을 누르고자 음악 어플을 켜서 노래를 들었다. 노래 중간 중간 그 사람들의 웅얼거림이 섞여서 들려왔다. 집에서 나가고 싶었지만, 당장 갈 곳이 없었다. 1시간 반 정도 목탁소리가 왔다 갔다, 목소리가 커졌다 작아 졌다 0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