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All you need is LOVE 김월

All you need is LOVE

15.09.22   이제 막 어린애 티를 벗어가던 교복 시절의 어느 날, 어디선가 우연히 한 장의 그림을 마주쳤다. 그림은 막연하게 ‘사랑이라는 걸 그리면 저런 느낌일까’, 하고 호기심과 설렘을 남겨주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진짜 사랑을 하고 있는 어느 날, 다시 꺼내 본 그 그림은 아직도, 여전히, 끊임없이 사랑을 발하고 있었다. <Couple Riding> 칸딘스키, 1906출처: http://www.wikiart.org/en/wassily-kandinsky/couple-riding-1906 혼자 짝사랑했던 교회 오빠(노래를 부르거나 악기를 연주하면 백 프로다)나 몰래 쪽지를 쓰게 만들었던 그 녀석, 뭣도 모르던 대학 신입생 시절에 좋아했던 선배를 떠올려 보면 저 그림이 주는 느낌 대신 있는 힘껏 이불을 걷어차고 싶다. 그런데 문득, 지금 내 옆에 있는 친구를 떠올려보니 그림과 아름답게 합치되는 느낌이다. 모스크바의 궁전을 배경으로 애타게 서로를 끌어 0 Read more
Column 빨리 가려고 하는 나에게, 미래주의 십사

빨리 가려고 하는 나에게, 미래주의

15.09.18 <Unique Forms of Continuity in Space> Umberto Boccioni, bronze, 1913.   무엇이든 새로운 것은 쉽지 않다. 새 학기가 시작되니 강철 멘탈로 무장한 동기들도 보이고, 나약해진 내 자신의 모습도 보인다. 이번 학기 초에는 많은 잡다한 일들이 나를 괴롭혔는데, 심약한 나는 3월에 가졌던 초심이 모두 엉켜버린 것 같아 속상했다. 잡다한 일들이 얽히자 가장 괴로웠던 건 나를 둘러싼 모든 일이 ‘나를 괴롭히려고 존재하는 것’처럼 느껴진 것이다. 그러니 매사에 행복한 일이 있을 수가 없고, 남을 탓하기 시작했다. ‘빨리 가려고 하는 마음’은 사람을 병들게 만든다. 지난 2주가 그랬던 것 같다. 빨리 가고 싶다는 이상과 열망은 높으나 그 열망을 제대로 내 것으로 만들지도, 이겨내지도 못한 자괴감이 나를 짓눌렀다. 그래서 너무나도 쉽게 상황에 흔들렸고 아무것도 사람도 아닌 0 Read more
Column 노동의 가치, 장 프랑수아 밀레 (Jean Francois Millet) 십사

노동의 가치, 장 프랑수아 밀레 (Jean Francois Millet)

15.08.26     몇 주 전, ‘제15회 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벌’에서 개막작이었던 <노동의 싱글 숏(Labour in a Single Shot)>이라는 영화를 보고 왔다.   이 영화의 감독 하룬 파로키는 오랫동안 함께 작업했던 작가이자 큐레이터 안트예 에만과 함께 세계 각국의 도시를 순회하며 비디오 워크숍을 진행했다. 15개 도시의 수많은 연출자들은 노동을 1-2분 이내의 한 숏으로 담으라는 과제를 수행했고 이 작품은 그 결과물의 조합이다. 도시를 이루는 수많은 가시적, 비가시적 노동을 담은 이 작품에는 도시의 특수와 그것을 관통하는 보편이 흥미로운 긴장을 이룬다. 세계를 기록하여 재생하는 데서 오는 초기 영화의 흥분이 비디오라는 매체와 집단 예술의 형태로 재현되었다. - 출처:  네이버 영화  - <괭이 든 남자 (L'Homme à la houe)>, vers 1860-1862, 캔 0 Read more
Column 운전을 시작했다. notefolio ESSAY

운전을 시작했다.

15.08.03   운전을 시작했다. 장롱에서 몇 년 째 묵어가던 나의 면허증은 이제야 세상 빛을 보고 있다. 혹시나 싶어 받았던 도로연수에서 선생님은 웃으며 ‘감이 있네요.’ 라고 하셨지만 실전은 냉혹했다. 깜빡이를 켜지 않은 채 내 앞으로 돌진하는 차, 브레이크 등을 고치지 않아 뒤따라 가는 길을 당황스럽게 하는 차, 그리고 <매드 맥스>를 방불케 하는 거대한 화물차까지. 이제 갓 핸들을 잡은 초보운전자에게 도로는 차가운 전쟁터나 다름없었다. ‘이 미천한 것을 용서하시고 살려주시옵소서! 아이고 아이고 차주 나으리 이 생초보 때문에 길이 막혀 송구합니다요’ 가 단 네 글자로 함축된 ‘초!보!운!전!’ 이게 내 유일한 비빌 언덕이자 친구였다.<도로, 뒤집어 보면> Dani-graphy, 출처: http://www.notefolio.net/dngrp/18771     시간은 모든 것을 해결해준다고 했 0 Read more
Column 관계의 법칙, 폴 시냑 (Paul Signac) 십사

관계의 법칙, 폴 시냑 (Paul Signac)

15.07.30 -<Comblat le Chateau. Le Pré.>1886, Dallas Museum of Art       흔히 말하는 자존심 싸움은 “내가 옳다”는 생각을 바탕으로 시작된다. 누군가에게는 분명히 옳을 지도 모르지만, 그 ‘옳은 것’이 무엇인지 제 3자가 정확히 알지 못할 때가 많다. 예를 들면, 모 연예인의 사장님과의 카톡 대화, 모 변호사의 알고 싶지 않은 사랑 이야기, 또 다른 연예인의 가족 간의 법정 싸움 등 수 많은 제 3자들이 있다고 하더라도 제 1과 2의 관계에서 벗어난 사람들은 ‘사실’을 정확히 알기가 힘들다. 그렇기에 제 3자들은 자신과 친한 사람,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 자신과 관계가 되는 사람의 편에 서서 이야기를 한다. 그것이 옳은 조언이지 아닌지를 떠나서 자신의 쪽에 서있는 사람이 상처받지 않게 하는 것이 주 목적이다.“성격차이 때 0 Read more
Column 왕년의 기억- <Frozen Hero>, 임안나 십사

왕년의 기억- <Frozen Hero>, 임안나

15.07.21 왕년(往年)에 잘 안 나가본 사람이 어디 있을까? ‘자기계발서’에서는 왕년의 기억을 생각하는 사람을 거의 밥값도 못하는 사람으로 표현하지만, 사람은 저마다 마음 속에 가지고 있는 ‘왕년의 기억’이 있다. 그 기억은 비록 상대적이지만, 사람들에게 ‘한 때 잘 나가던’ 기억은 놓기 어려운 나만의 보물상자 같은 느낌이다. 어릴 때는 왕년을 기억하는 사람들을 우습게 여기곤 했다. 해병대 몇 기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들, 톱스타의 반열에서 내려왔지만 아직도 잘 나갈 때를 잊지 못해서 돈을 헤프게 쓰는 연예인들, 사업이 망해 갚아야 할 빚이 4-5억이라 딸과 아내를 죽이고 자신은 끝내 죽지 못한 서초구의 사장님, 지나간 옛날의 기억이 너무 커서 그 기억에 영영 갇혀 망상 환자로 변한 사람 등등. 세상은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 투성이라고 여겼다. 그렇지만 이제서야 나는 그들이 정상적이거나 혹은 인간적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0 Read more
Column 미켈란젤로와  <아담의 창조> : 너와 나의 연결 고리 십사

미켈란젤로와 <아담의 창조> : 너와 나의 연결 고리

15.07.15   SBS의 <동상이몽>이라는 프로그램에 엑소를 좋아하는 중학생 여자아이가 출현했다. 엑소의 한 멤버를 보며 “신이라면 이 사람이 아닐까!”를 연신 외치는, 자신이 좋아하는 멤버가 등장하자 너무 좋아 얼굴이 붉어진 아이의 모습이 그저 귀엽기만 했다. 그런데 좋아하는 아이의 모습 뒤로 아이의 엄마가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저렇게 좋아하는데”라는 말과 함께 눈물을 훔치시는 아이엄마의 모습이 보통의 어머니들 같아 마음이 짠했다. - SBS <동상이몽>     그런데 그 방송이 유독 인상 깊었던 이유는 아이가 엑소를 좋아하게 된 계기 때문이다. 아무도 나를 돌봐주지 않는 것 같아서 자해 시도를 몇 번이나 했다던 아이는, 엑소를 알고부터 친구들과 연결되는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그래서 엑소를 더 좋아하게 됐고 세상과 연결되는 느낌마저 받았다고 했다. 이유를 듣고 보니 그녀에게 엑소가 정말 ‘신&rsq 0 Read more
Column 원하는 것을 위한 노력, 알타미라(Altamira) 동굴 벽화 십사

원하는 것을 위한 노력, 알타미라(Altamira) 동굴 벽화

15.06.26 - 알타미라 동굴 벽화, 출처 : http://www.travelbook.de/europa/Die-Hoehlen-von-Altamira-267657.html       어린 시절, 내가 살던 오래되고 허름한 단독 주택에는 옆 집과 우리 집을 잇는 벽이 있었다. 시멘트로 잘 발린 벽은 가끔은 임신한 고양이들이 떼 지어 지나가는 길이었고, 옆 집과 우리 집을 구분하는 선이었으며 담쟁이 넝쿨이 자신의 영역을 키우는 공간이었다. 그리고 나는 그 벽을 칠판 삼아 동네 아이들과 함께 선생님 놀이를 했다. 마치 여러 개의 칠판이 붙어있는 듯했던 그 벽에 나는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적거나 그림을 그리며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 그래서 집이 허물어지기 전까지, 혹여 그 벽 때문에 이 집이 팔리지 않을까 가족들에게 미안했다. 하지만 그 때의 벽은 나를 다른 세상과 연결해주는 통로였으며, 내가 만든 세상으로 들어갈 수 있는 유일한 문이었다. 아마 인간의 마음은 모두 비 0 Read more
Column [365 ARTROAD] 나의 아트로드 김물길

[365 ARTROAD] 나의 아트로드

15.06.25     - 나의 아트로드-   아트로드 여행은 멕시코를 마지막으로 마무리됐다. 그리고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 미국에서 약 2주간을 보내고, 2013년 10월 14일. 673일간의 아트로드의 막이 내렸다. 이것은 공연을 끝내는 막이 아니라 새로운 2부를 위해 내리는 막이었다. - No.271 인연들       나는 정말 운이 좋은 사람이다.너무나 행복한 사람이다.많은 도움을 받았고, 사랑을 받았고, 새로운 것을 배웠다.나 역시 도움을 주고, 사랑을 주고, 새로운 것을 느끼게 해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내가 느낀 이 행복을 다른 사람들에게도 전달하고 싶다.   그 지역의 유명 ‘관광지’를 보지 못해도 상관없다.그 도시의 ‘맛 집’을 찾아가 먹지 않아도 상관없다.그 시내에서 신나게 ‘쇼핑’을 하지 않아도 상관없다.세상에 단 하나뿐인 보물 같은 ‘사람&rsq 0 Read more
Column 설치고, 떠들고, 생각하라 完 : 나는 나만의 것 김월

설치고, 떠들고, 생각하라 完 : 나는 나만의 것

15.06.24   연애를 아주 ‘잘’ 하는 친구가 하나 있다. 여기서 잘 한다는 말은 ‘매번 남자가 끊임없이 넘쳐나더라’ 뭐 이런 뜻이 아니라 정말로 연애 자체를 즐기며 행복하게 사랑한다는 얘기다. 친구들끼리 모여 앉으면 항상 하는 고민들, 애인과의 연락문제부터 시작하는 각종 연애 트러블이 우후죽순으로 오고 가는데도 그 친구만큼은 아주 평화롭다. 비법을 물었다. 대답은 생각보다 간단했다. “글쎄, 나한테도 상대방한테도 최선을 다 하면 되는 것 같은데?” 알쏭달쏭한 답변을 내 놓은 그녀가 떠오른다. 생각해보면, 그녀는 단지 연애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과의 관계와 맞닥뜨리는 모든 일에서도 당당함과 활기가 뿜어져 나왔다. 이제와 생각해보니, 그랬구나! 그녀를 이토록 충만하게 하는 것은 바로 자기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자존감’ 이었음을 깨닫는다. 현대 여성들이 롤모델로 삼는 여러 여성들의 공통점도 아마 이 1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