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제인(Jane)의 비극과 우리의 비극 김월

제인(Jane)의 비극과 우리의 비극

15.05.20 제인(Jane)이라는 이름, 여기저기서 많이 들어봤을 거다. 우리나라의 ‘영희’ 정도로 영미권에선 흔한 이름이라 얼핏 스치는 인물들만 해도 엄청 많다. (제인 에어, 지 아이 제인, 제인 구달, 제인 버킨, 제인 오스틴, 그리고 레이디 제인 등) 영화나 소설 속 가상 인물이든, 실제 존재하는 인물이든 간에 참 많은 ‘제인이’들이 사고회로 속에서 앞다퉈 줄을 선다. 그 중에서 우리가 오늘 만날 제인은 ‘9일의 여왕’, 제인 그레이(Lady Jane Gray, 1536~1554)다. - 제인 그레이의 왕실 공식 초상화, 작자 미상, 1590년대 , 출처 : http://en.wikipedia.org/wiki/Lady_Jane_Grey     런던에 가면 내셔널 갤러리를 꼭 들러야 하는 이유가 있다. 그 곳에 소장된 어마어마한 명작들 때문은 물론이요, 무엇보다 화장실이 공짜라는데 있다. 맥도날드에서마저 화장 0 Read more
Column [365 ART ROAD] Black in CUBA 김물길

[365 ART ROAD] Black in CUBA

15.05.20       Havana, Cuba black in Cuba     16세기 초부터 에스파냐인들은 아프리카의 흑인 노예를 수입해 담배,사탕수수 재배에 종사시켜 막대한 이윤을 거뒀다.이베리아 반도의 통치를 받을 당시, 고된 노동으로 원주민들이 거의 다 죽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19세기까지 쿠바에 수입된 흑인 노예는 100만 명에 이르렀다. 현재 쿠바에 흑인이 많은 이유다.   흑인에 대한 고정관념이 깨진 것은 작년 초, 아프리카 여행을 하면서 부터다. 인도에서 남아프리카로 넘어가는 동안 기대감도 있었지만 걱정도 많이 됐다.   - No.322 Black Boys, Havana, Cuba, with Havana newspaper     검은 대륙으로 가는구나.흑인들 무섭지 않을까. 혼자 잘 여행 할 수 있을까.근거 없는 걱정들과 함께 시작됐다.     하지만 6개월간의 아프리카 0 Read more
Column 엔젤 솔져(Angel Soldier) by. 이용백 십사

엔젤 솔져(Angel Soldier) by. 이용백

15.05.18       몇 일전, 예비군 훈련에서 사고가 있었다. 그 날 밤에 이 글을 쓰려고 했으나 가해자의 유서를 보니 마음이 뒤숭숭해서 쓰지 못했다. 원래 사건 사고에 관한 유서를 찾아보지는 않는데, 그날 밤의 유서는 기존의 글과 달리 마음이 무거웠다. 나는 그의 유서가 유서 같지 않았다. 총과 자살, 사살에 관한 이야기만 빼면 지금의 20대들이 겪는 고민과 걱정이 담긴 일기 같았기 때문이다. 걱정거리가 있다고 해서 죄 없는 사람을 다 없애버리는 것은 명백히 옳지 않다. 그러나 그의 이야기가 담긴 유서는 왠지 낯설지가 않았다.    우울함이란 뭘까? 내가 우울할 때는 배고프거나 자고 싶은데 잠이 안 오거나, 남과 비교되는 때이다. 그러고 보면 나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가 채워지지 않을 때 ‘우울하다’는 느낌을 받았던 것 같다. 그런데 이 기본적인 감정은 사실 누군가에 의한 것이 아니라 내가 ‘만들어 낸 것&rsqu 0 Read more
Column 완벽함의 미학 김월

완벽함의 미학

15.05.08   우연찮은 기회로 전공과는 전혀 다른 일을 시작했다. 본투비 예술 워너비! (세일러문 포즈와 함께!)라고 생각했는데 이상과 현실의 합일은 역시나 어려운 일인가 보다. 항상 봐왔던 색면과, 흐드러지는 인물 군상, 자유롭게 나부끼는 물감의 자욱은 모두 사라지고 이제부터 내가 봐야 할 대상은 기계, 기계, 기계였다. - 이런 것들이 수십 수백 가지가, 그것도 사이즈는 각각 다르게 존재하고 있었다. 전동 모터라니, 미니카에 돌리고 끼우던 그 모터밖에 생각이 안 난다. 게다가 나는 그 미니카도 만들 줄 모르던 불량(?)초등학생이었다, 출처 : http://en.wikipedia.org/wiki/Electric_motor         보통 ‘기계를 다루는 일’ 이라고 하면 굉장히 투박하고, 거칠고, 날카로워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뭣도 모르고 거래처에 다니기 시작한 기계 생 초보 여직원이 마주하는 나날은 너무나 생경 0 Read more
Column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로버트 롱고 (Robert Longo) 십사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로버트 롱고 (Robert Longo)

15.05.06 - <Men in the Cities – Untitled>, 1982-84, Mixed Media, 243.8 x 467.4 x 91.4 cm   얼마 전, 아이들이 가상의 친구와 대화하는 어플을 많이 다운 받는다는 기사를 봤다. 기사에 따르면 어플 제작자는 중년층의 이용자가 많을 거라 예상했지만, 실제 사용자는 10대 청소년이 대부분(70%)이라 놀랍다고 했다. 그는 ‘힘들다’, ‘외롭다’는 말이 나오면 대답을 더 길게 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제작했다. ‘진짜’ 친구와 이야기하고 싶지만 친구가 없는 아이들이 가상의 친구와 대화를 나눴다. 요즘같이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세상에서 아이들이 있어봤자 얼마나 큰 고민이 있겠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아이들은 ‘각박한 세상’을 이미 눈치챈 것일지도 모른다. 이런걸 보면 10대, 20대 상관없이 우리는 누구나 외로움에 허덕이고 0 Read more
Column 봄, 사랑, 그리고 보나르(Pierre Bonnard) 김월

봄, 사랑, 그리고 보나르(Pierre Bonnard)

15.04.24 벚꽃연금으로 버스커버스커가 행복한 계절, 밥을 먹고 앉아 있노라면 나도 모르게 꾸벅꾸벅 조는 계절, 의무적으로 여의도에 가야 할 것 같은 계절이다. 라디오에서는 ‘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벚꽃잎이~’, ‘봄 봄 봄 봄이 왔어요’, ‘봄 사랑 벚꽃 말고’가 연신 흘러나온다. 물론 겨우내 두꺼운 패딩 속으로 감춰둔 살과 눈물겨운 이별을 해야 하는 계절이기도 하지만, 역시 봄의 미덕은 우리의 시각을 나날이 다채롭게 만드는데 있다고 본다. 이렇게 봄만 되면 생각나는 작가의 그림이 있다.   -<계단이 있는 정원 L'escalier du jardin>, 1940, 출처 : http://www.wikiart.org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날, 꽃놀이를 가면 파워풀 한 색감에 카메라를 들이댄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기계들은 자연 그대로를 담지 못한다. 때문에 만족할만한 순간을 남기 0 Read more
Column 잃은 것을 찾아가는 여정 notefolio ESSAY

잃은 것을 찾아가는 여정

15.04.22   -<탐색,探索> 문성열, 출처 : http://www.notefolio.net/seongyeol90/34593   길 - 윤동주   잃어버렸습니다.무얼 어디다 잃었는지 몰라   두 손이 주머니를 더듬다길에 나아갑니다.   돌과 돌과 돌이 끝없이 연달아길은 돌담을 끼고 돌아갑니다.   담은 쇠문을 굳게 닫아길 우에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   길은 아침에서 저녁으로저녁에서 아침으로 통했습니다.   돌담을 더듬어 눈물짓다쳐다보면 하늘은 부끄럽게 푸릅니다.   풀 한 포기 없는 이 길을 걷는 것은담 저쪽에 내가 있는 까닭이고   내가 사는 것은 다만잃은 길을 찾는 까닭입니다.       1. 사랑을 주는 데도 받지 못하는 사람은 얼마나 모자란 사람인가. 사랑을 받는 만큼 내 안에 스며들면 좋으련만, 그렇지 못한 내 자신이 쓸쓸하기만 하다. 왜 이렇게 세상 0 Read more
Column [365 ART ROAD] 두 번째, 그림 권태기 극복 김물길

[365 ART ROAD] 두 번째, 그림 권태기 극복

15.04.13       [ Cuba ]     ‘시가하면 생각나는 나라’Havana, Cuba - No.315 Cigar Cuban, Havana, Cuba   ‘시가’하면 생각나는 나라 쿠바.쿠바하면 생각나는 것 중 하나인 ‘시가’가 아닐까 싶다.   우리나라에서는 시가를 피는 사람들은 쉽게 만날 수 없지만 쿠바에서는 이곳저곳에서 굵고 긴 시가를 입에 문 사람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거리의 아저씨와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이미 능숙한 얼굴을 하고 시가를 물고 있다. 이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그들에게 수많은 사연이 있을 것만 같다. - No.317 Making Cigar, Vinales, Cuba     쿠바에서 가장 유명한 시가 브랜드는 '코히바'다. 시가대회에서 최고 점수를 받은 시가 역시 바로 코히바라고 한다. 하지만 여타 많은 브랜드도 시가 0 Read more
Column [사적(私的)감상] 코끼리를 바라보는 14개의 시선 사적(私的)감상

[사적(私的)감상] 코끼리를 바라보는 14개의 시선

15.04.10       삶은 서로 다른 공간 속에서, 서로 다른 속도로 흘러간다. 세상의 모든 존재들은 각자 고유한 시공간 속에서 살아간다. 같은 시공간은 존재하지 않는다. 존재마다 공간에 대한 다른 인상을 가지고 있으며 다른 템포로 시간을 감지하기 때문이다. 이렇듯 세상은 각자의 뒤섞인 경험들로 이뤄졌다. 때문에 우리는 절대로 세상을 알 수 없다. 그저 장님 코끼리 만지듯 다른 존재들의 시공간을 훔쳐보며 가늠해볼 따름이다.   창신동에 위치한 공간 <지금여기>에 세상을 가늠하는 14개의 ‘시선’이 전시되고 있다. 시선의 주체들은 자신의 시공간을 토대로 다양한 존재들을 포착한다. 카메라를 든 경찰들, 어린 시절 자신의 사진, 북한 사람, 돌, 유모차를 끌고 다니는 할머니, 주택들 사이의 나무, 얼어버린 일기장, 민주화운동 기록, 대북 전단, 통일전망대, 물과 얼음, 빈 광고판, 아버지의 물건, 원시림의 나무가 베어진 가리왕산 1 Read more
Column 엄마라는 존재, 파울라 모더존-베커 (Paula Modersohn-Becker) 십사

엄마라는 존재, 파울라 모더존-베커 (Paula Modersohn-Becker)

15.04.03       며칠 전, 치과에 다녀온 엄마는 잇몸에서 피가 난다고 했다. 매일 잘 씻고 밥도 잘 먹는 엄마인데 왜 안 좋은 거냐고 물어봤더니 “원래 엄마 나이 되면 그냥 다 아파.”라고 한다. ‘하고 싶다’라는 단순한 명제 아래 ‘엄마와 같은 삶을 살고 싶지 않은’ 나는 무언가를 찾아서 살고 있지만, 왠지 저 말이 속상하고 가슴이 아프다. 아니, 이건 아픔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마음이 ‘저리는’ 느낌이다. 그렇다면 엄마의 느낌은 어떤 것일까? 그리고 ‘엄마가 된다’는 건 어떤 느낌일까? 아이를 낳은 여자는 ‘엄마가 된다’. 그러고 보니 갑자기 엄마는 왜 ‘하는’ 것이 아니고 ‘되는’ 것인지 궁금해졌다.   영화 <WILD(와일드)>의 여주인공은 엄마의 죽음을 맞이한 후 0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