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Features

[전시 리뷰] 알렉스 카츠, <아름다운 그대에게>展

18.05.18 0

 

롯데뮤지엄은 2018년 4월 25일부터 7월 23일까지 뉴욕으로 대변되는 도시의 일상적 인물과 그들 삶을 자신만의 독창적인 방식으로 표현한 알렉스 카츠(Alex Katz)의 전시를 개최한다. 알렉스 카츠는 1960년대 급속한 변화를 맞이한 뉴욕 한복판에서 그의 주변 사람들과 풍경을 대형 화면에 담아냈다. 그의 작품은 한가지 색을 화면에 채우고 주변 인물들을 미디어의 방식으로 편집함으로써 단순히 보이는 것 이상의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그런 맥락에서 이번 전시는 그의 특색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자리이기도 하다. 

 

Laura, Alex Katz

전시장에 들어서자 여성의 얼굴을 그린 작품이 즐비하다. 어두운 머리카락과 속눈썹, 이와 대조되는 강렬한 붉은 빛 입술은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처럼 뉴욕에서 활동하는 무용수를 그린 <로라> 시리즈는 알렉스 카츠가 무용수의 신체와 움직임을 포착하는 방식을 설명한다. 작가는 <로라>시리즈에서 움직임의 표현을 최소화 하고 주인공의 얼굴과 표정, 목선을 강조하는 기법을 선보였다. 특히, 큰 컨버스에 연출된 검정 배경과 ‘클로즈업-크롭’된 로라의 얼굴은 관람자를 압도하기에 충분하다. 어딘가 어색하면서도 이질적인, 그러나 조화를 이룬 얼굴은 감상의 재미를 더한다.  

 

Coca-Cola Girl, Alex Katz

빨간색 배경과 여성 무용수가 눈에 띄는 이 작품들은 <코카-콜라 걸>시리즈다. 알렉스 카츠는 2017년부터 강렬한 빨간색 화면에 흰색 무용복을 입은 금발의 여인이 등장하는 <코카-콜라 걸>시리즈를 제작했다. 카츠는 붉은색 배경에 수영복 모델이 인쇄된 광고포스터를 본 후, 작업을 시작핸다고 한다. 이는 이후 소개할 <CK> 시리즈와 달리 브랜드의 로고를 노출시키지 않고 붉은색과 흰색만으로 제품의 상징성을 부여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 작가는 무용수의 움직임을 사실적으로 표현하는 것보다 그들의 몸에 더 집중하고 있다. 

 



어느 날 택시를 타고 이동하던 중에 뒷자리 TV 화면에 나오던 캘빈 클라인의 광고를 보고 완전히 마음을 뺏겼다. 아주 단순한 흑백으로 된 영상이었는데, 굉장히 멋있었고 강한 인상을 남겼다. 마침 지인 중 하나가 캘빈 클라인의 관계자를 알고 있었고, 이 이야기를 회사에 전달해주었다. 캘빈 클라인은 메인(Maine) 주의 내 작업실로 여러 벌의 속옷을 보내주었다. 곧 나는 두 명의 포즈 모델을 고용했고, 이것이 CK 시리즈의 시작이 되었다 -알렉스 카츠 


 

이번 전시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모노톤의 <CK> 시리즈다. 알렉스 카츠는 <CK> 시리즈를 통해 예술과 브랜드가 결합한 이미지를 제공함으로써 그 만의 예술성을 구축했다. 캘빈 클라인 언더웨어는 모노톤의 색상과 간결한 디자인, 특유의 심플한 로고로 유명하다. 카츠는 모델의 상체에 집중한 <로라>시리즈와 달리 <CK>시리즈에서 캔버스를 마치 카메라의 프레임처럼 연출하여 모델의 포즈를 극적으로 표현했다. 특히, 검정 원피스를 입은 여인들의 모습을 그린 설치물 <블랙 드레스>는 CK시리즈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볼 수 있다. CK시리즈물로 가득찬 전시장을 보고 있노라면, 마치 쇼룸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감각적이다.  

 

 

알렉스 카츠의 초상화에서 보이는 가장 큰 특징은 단색의 대형화면에 크롭된 인물의 모습이다.  일명 ‘카츠 스타일’로 대표되는 ‘크롭-클로즈업’방식은 광고 사진이나 영화의 클로즈업 같은 효과를 지닌다. 작가는 자신이 속한 사회와 그들의 삶을 시각 언어로 표현하기 위해 뉴욕의 예술가와 지성인 등, 주변인들의 패션과 헤어스타일을 상징으로 표현했다. 동시에 감각적인 색 대비를 연출하여 색면추상의 아우라를 조성하기도 했다. 때문에 카츠의 초상화는 뉴욕 사람들의 삶을 현실적으로 표현하고 당대의 패션과 문화를 구체적으로 제시한다는데 그 독창성이 있다. 

나이 많은 화가들은 나의 구상회화가 시대에 뒤떨어지고 색채는 프랑스 스타일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것은 단지 그들의 생각일 뿐이다. 사실 나는 내 작업이 대중에게 어떻게 느껴질지 별로 고민하지 않는다. 그저 나의 본능이 이끄는대로 할 뿐이다. -알렉스 카츠 

 

Don and Marisol, 1960

어두운 배경에 한 남자가 창가에 걸터앉아 실내를 응시하고 있고, 그 옆에는 한 여자가 창밖을 바라보고 있다. 알렉스 카츠의 작품은 대부분 작가가 속한 사회와 문화적인 배경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작가는 예술가, 시인, 보헤미안, 지성인들의 성지였던 뉴욕의 문화를 작업에 담고자 했다. 이러한 작업 의도는 작가의 주변 인물들을 초상화로 세우는데 이르렀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세련된 연인 ‘마리솔(Marisol)’ 역시 작가와 친분이 있던 파리 출신의 조각가였다.

 

또한, 이번 전시에는 알렉스 카츠의 아내 ‘아다’를 그린 작품을 직접 감상할 수 있다. 카츠의 작업에서 아다는 우아함과 신비함을 가진 인물이다. 단색의 배경에 클로즈업된 인물을 표현하는 카츠만의 표현방식은 아다의 고혹적인 분위기를 극대화했다. 카츠는 60 여년 간 시간과 장소에 따라 변하는 아다의 모습을 시시각각 그려냈다. 그의 초상화가 인기를 끌수록 아다는 점차 아름다움의 표본으로 대중에게 알려지기 시작했다. 때문에 알렉스 카츠의 모델로 평생을 함께할 아다의 작업을 살펴보는 것도 이번 전시의 묘미이다. 특히, 두 사람의 작업을 다룬 다큐멘터리 <Ada & Alex>도 꼭 감상해보길 추천한다. 


Ada and Alex Katz in Maine, 1990. (Courtesy The Museum of Fine Arts)

Alex 아다는 베이지색 스웨터에 회색 치마를 입고 있었어요. 그녀의 생머리는 자연스러우면서도 매우 감각적이었습니다. 아다는 미소를 지었고, 저는 그 미소에 매료되었죠. 놀라운 경험이었어요. 우리의 첫 데이트는 뉴욕 카네기 홀에서 열린 빌리 홀리데이의 콘서트였어요. 정말 환상적인 데이트였죠. 당시 아다는 20대 후반이었고, 저는 아다가 가족들에게 소개한 첫 남자였죠. 그녀의 가족들은 깜짝 놀랐을 거예요. 저는 아다가 제 작품에 어울리는 완벽한 모델이라고 생각해요. 마치 여배우처럼 아다는 훌륭한 제스처를 만들어냈어요. 피카소도 우릴 질투할 걸요?

Ada 제가 생각하기에 모든 아티스트들이 알렉스 같진 않아요. 알렉스는 특별한 화가예요. 알렉스가 메인 주에서 함께 여름을 보내자고 했을 때, 저는 알렉스를 당황하게 만들었죠. "예? 메인주에서 함께 여름을 보내자는 게 무슨 말이에요? 제가 결혼도 하지 않은 상대와 여름 휴가를 보낼 사람처럼 보여요?" 알렉스는 이 말에 적잖이 충격을 받은 듯 했어요. 물론 그리고 나서 우리는 결혼을 했고, 이후 오랜 시간을 함께 했죠. 지금도 우리는 동반자로서 함께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제 기억에 알렉스는 제 얼굴을 뚫어지게 쳐다봤던 것 같아요. 누군가 제 얼굴을 그렇게 오랜 시간 동안 응시한다는 건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죠. 약간 두렵기도 햇지만 굉장히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전시기간 2018년 4월 25일 – 2018년 7월 23일
운영시간 AM 10:30 - PM 8:00 
도슨트 AM 11:00, PM 1:00, PM 3:00, PM 5:00
관람료 13,000/성인, 10,000/청소년, 7,000/어린이
전시장소 롯데뮤지엄 (서울시 송파구 올림픽로 300, 롯데월드타워 7층)
문의 롯데뮤지엄 / 1544-7744

김해인

읽는 사람이 즐거운,
언제나 유쾌한 글을 쓰고 싶습니다.

0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