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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의 미학

18.09.05 0

지하철을 타고 출퇴근을 하다보면 대다수의 사람들이 정방형의 이미지에 집중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10년 전의 대세가 PC를 기반으로 한 ‘싸이월드’였다면, 이제 그 자리를 작은 작은 화면 속 인스타그램이 대신하고 있는 것이다. 사람들은 제각각 자신의 취향에 따라 ‘좋아요’를 누르고 재빠르게 업데이트 되는 피드를 확인한다. 그리고 흥미롭게도, 우연찮게 마주하는 사람들의 피드를 통해 그들의 관심사나 취향을 조금이나마 유추할 수 있다.



그도 그럴게, 당장의 나부터도 아침에 눈을 뜨고 눈을 감는 순간까지 인스타그램을 확인하고 또 확인한다. 그다지 적극적인 인스타그래머가 아닐지라도, 약속장소 근처의 맛집을 검색할 때나 직업상 업계의 빠른 트렌드를 확인하기 위해 이를 활용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내가 원하는 상대를 팔로우할 수 있기에 특정 집단의 동향을 지속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과거에는 ‘그들만의 리그’로 여겨졌던 각종 업계의 ‘인물’들(연예인이나 유명작가, 사업가 등)도 쉽게 접할 수 있어 매력은 배가된다. 나 역시도 인스타그램을 통해 글에 영감을 얻거나 개인적인 관심사를 좀 더 확장하곤 한다. 정보 활용측면에서 인스타그램이 톡톡히 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인스타그램 속에서 사진과 영상이 자기표현의 수단이라면, 사용자 간의 직접적인 교류는 코멘트와 해시태그를 통해 이루어진다. 해시태그는 인스타그램에서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확장시키는 중요한 매개다. 공통의 관심사와 키워드로 세계 각지의 사람들을 불러 모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해시태그는 정보수집의 주요한 키워드가 된다.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 인스타그램의 기능도 ‘해시태그 팔로우’인데, 말 그대로 해당 해시태그를 단 피드만 골라볼 수 있어 효율성이 좋다. 이러한 기능은 이용자에게 특정 브랜드의 소비를 이끌 수도 있어 훌륭한 사업의 모델이 되기도 한다.

 


쇼핑태그는 인스타그램 포스팅에 노출된 제품을 바로 구매할 수 있는 웹페이지로 안내해주는 기능이다. 그 전에는 마음에 드는 제품을 발견하더라도 해당 브랜드의 공식 온라인 몰에 들어가 별도로 접속해 동일한 제품을 검색해야만 했다. 쇼핑태그는 제품의 가격을 아려주고 구매 페이지로 안내해 번거로운 절차를 대폭 줄였다.


“피드는 브랜드의 이미지를 결정하고, 스토리는 소비자와 관계를 형성해요. 두 가지를 조화롭게 사용하면 아주 효과적이죠. 소규모 브랜드에는 가급적 제품에 대해 구체적 정보를 제공하라고 조언합니다. 그래야 실제 구매로 유도하기가 용이하거든요” 수전 버크너 로즈(Susan Buckner Rose)

 

또한, 다른 사람의 일상을 가까이 공유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과거에는 연예인이 그 역할을 했다면, 지금은 콘텐츠를 생성하는 누구든 그 자리를 대신할 수 있다. 이를 기반으로 소셜미디어에서 영향력 있는 개인인 ‘인플루엔서(Influencer)’라는 신조어가 탄생하기도 했다. 분야 역시 다양하다. 한 예로 독일의 한 청소년은 기괴하고도 매력 있는 곤충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는데, SNS가 없었더라면 어쩌면 주목받지 못했을 그의 계정이 현재는 팔로워 41만 명을 보유한 인플루엔서(@insecthaus_adi)가 됐다. 때문에 사람들은 자신이 다소 특이한 취향(?)의 사용자일지라도,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통의 관심사를 반추하고 지역을 초월한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다.

무엇보다 작업을 하는 이들에게 인스타그램은 좋은 플랫폼이 된다. 포트폴리오 형식으로 자신의 작업을 관리할 수 있고, 홍보 역시 간단한 방식으로 수행할 수 있어서다. 특히, 이미지로 말하는 디자이너에게 인스타그램은 공간의 제한에서 벗어나 전 세계의 디자이너와 소통하고 서로에게 영감을 주는 역할을 한다. 이를 통해 이용자 역시 개인의 취향에 따라 다양한 사람들의 작업과 이미지를 감상할 수 있다.

인스타그램을 통해 디자이너들은 언어 장벽 없이 세상과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서로의 창작을 통해 영감을 주고받을 수 있게 됐어요. 앞으로 플랫폼이 진화하면서 앱 안에서 클릭 한 번으로 쇼핑이 가능해지는 등의 환경이 조성되면, 인스타그램은 지금보다 더욱 중심적이고 중요한 비즈니스의 장이 될 겁니다. 마커스 페어스(Marcus Fairs)

 

 

물론, 인스타그램이 페이스북에 인수되면서 너무 상업화된 것 같다는 부정적인 시선도 많다. 하지만 싸이월드 다음 페이스북, 페이스북 다음 인스타그램이 주류가 된 것처럼, 인스타그램을 대신할 매체가 등장하기 전까지 이는 (우리의 일상에 강력한 영향을 줄 매체로 계속해서 진화해야하기에) 필수적인 과정일지도 모른다. 되레 앞으로 인스타그램이 어디까지 진화하며, 우리의 일상에 어떤 새로운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김해인

읽는 사람이 즐거운,
언제나 유쾌한 글을 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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