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를 아우르는, 뉴트로 디자인

19.01.29 0

 

레트로 디자인 컵, @con.du_

오래된 찬장을 정리하다 각종 우유, 쥬스 브랜드의 유리컵을 발견하고 흠칫 놀란 적이 있다. “언젠가 빛을 발할지도 모른다”는 맥시멀리스트들의 주장을 증명하듯, 레트로 감성이 흠칫 묻어나는 유리컵과 유리병은 어느새 신선한 디자인이 되어 사람들의 영감을 자극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대가 변함에 따라 각 브랜드의 패키지디자인 역시 시류를 따르면서, ‘과거의 것’은 다소 촌스럽게 취급되고는 한다. 그런데 거기서 조금 더 시간이 흐르면, ‘촌스러운 디자인’은 ‘레트로(=복고)’가 되어 그 세대를 경험해 본 적 없는 세대에게 신선한 디자인으로 다가온다.

 

자개옷장, @Arijian

뉴트로(New-tro)는 과거를 재현하는데 집중한다는 뜻의 ‘레트로(Retro)’와 새로움을 의미하는 영어 ‘New’가 결합한 합성어로 과거를 단순하게 재현한 것이 ‘레트로’라면, ‘뉴트로’는 그보다 한 단계 진화해 과거의 향수를 현재의 감성에 맞게 재해석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트렌드는 비단 과거의 ‘컵’에만 해당하지 않는다. 뉴트로디자인이 패션과 뷰티업계를 비롯하여 인테리어와 문화, 생활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신발의 경우, 과거 유행했던 투박한 디자인에 트렌드를 가미한 ‘어글리 슈즈’가 인기를 끌고 있으며, 뉴트로 감성을 자아내는 커피숍과 관광명소가 특히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트랜드에 민감한 편의점의 경우, 과거에 판매했던 음료수의 패키지 디자인을 그대로 차용해 판매를 재개하기도 했다.

 

<창화당>의 만두와 떡볶이, <중앙일보>에서 재인용

 

FILA Korea

오디너리피플의 2019 일력, 출처: 텀블벅 


<프릳츠> 설 선물세트, 출처: 프릳츠 


이 외에도 과거 할머니댁에서 볼 수 있을 법한 일력, 명절을 앞두고 출시되는 각종 선물제품 등, 재미와 인테리어 효과를 가미한 제품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뉴트로는 기성세대가 자신이 경험했던 문화를 그리워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경험하지 못했던 시대를 새로운 맥락에서 받아들이고 열광한다는데 의미가 있다. 더욱이 사회 전반의 빠른 시류변화로 세대간의 갈등이 심화되는 요즘, 뉴트로는 화합의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기존의 복고 트렌드는 해당 문화코드를 누린 중장년층이 주소비층이었다. 하지만 최근 10대 20대는 과거의 문화코드를 경험한 적 없음에도 과거에 유행한 물건이나 콘텐츠를 찾고 있다. 이는 그것들이 주는 색다름과 신선한 때문이다. 한 눈에 봐도 촌스럽고 오래돼 보이는 물건을 오히려 ‘레어템’으로 분류해 가치를 높이고 역사의 뒤안길에 묻혀 있던 브랜드 히스토리를 찾아내 새로운 문화로 재탄생하는 것이다.


델몬트 오렌지쥬스


칠성사이다

레트로 스타일로 재출시한 서주아이스



 

뉴트로 디자인의 흥미로운 지점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순환한다’는 점이다. 현재의 트랜드가 몇 십년이 지나 또 다시 레트로, 뉴트로로 태어날테니 현대의 디자인 역시 중요하다. 앞으로의 뉴트로 디자인이 어떤 모습으로 변모할지 기대가 된다. 


뉴트로 디자인 커피숍 <프릳츠>, 출처: http://fritz.co.kr

 

김해인

읽는 사람이 즐거운,
언제나 유쾌한 글을 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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