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성의 인정, 바비인형 60주년

19.03.14 0

barbie doll

유년시절, 한번쯤 바비인형을 접해보지 않은 어린이가 없을 정도로 바비인형은 흔히 여자아이들의 로망이 되곤 했다. 나와 달리 길고 아름답게 뻗은 몸을 가지고 있는 바비의 외모를 치장할 때면 왠지 모를 대리만족감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화려한 옷과 신발을 구매하고, 바비인형과 어울리는 멋진 왕자바비를 갖기 위해 부모님을 졸랐던 적도 있다. 이와 동시에 습관적으로 바비 언니와 같은 성인이 되기 위해서 노력했던 것 같다. 아름다운 머리카락과 길고 가는 팔다리, 날씬한 몸매를 가진 성인이 되기 위해서 말이다.

 

어느덧 탄생 반세기를 훌쩍 넘어선 바비(Barbie). 소녀들의, 또 성인 여성들의 마음을 꾸준히 사로잡아 온 인형이다. 인형이라고 분류하기 무색할 만큼 세계적인 인기와 명성 또한 누리고 있다. 다른 한편 비현실적으로 마른 몸매와 ‘섹시함’을 강조한 외모로 거센 비난 역시 받아왔다.

‘바비’란 이름은 1945년 미국 장난감 회사 마텔(Mattel)을 설립한 루스(Ruth)와 엘리엇 핸들러(Elliot Handler)의 딸 이름 ‘바바라’에서 따왔다. 바바라의 엄마 루스 핸들러가 바비를 만들었으며 스스로 ‘바비의 엄마’라고 할 정도로 바비에 애착을 가졌다, 출처: <갖고 싶은 세계의 인형>

 

 

 

그리고 어느 순간 나이가 들어가며 바비인형에 흥미를 잃었지만 유아기의 아이들은 여전히 바비인형을 좋아하고 있었다. 그리고 대다수의 여자아이들이 비슷한 이유로 바비를 선망하고 그들을 꾸미는 일에 흥미를 느끼는 듯 했다. 바비인형에 문득 의문이 들기 시작한 건, 유년시절의 아이들이 으레 남자는 ‘파랑’, 여자는 ‘분홍’을 좋아한다는 사회의 선입관을 인식하기 시작하면서부터였다. 왜 사람들은 아이들에게 각자의 성별다운 제스처와 보편적인 취향에 관여하는 것일까.

 

<핑크 프로젝트> 윤정미

 

마트에 진열된 바비인형은 유색인종보다 금발의 백인여성에 맞춰져 있었다. 아무래도 여자아이들이 쉽게 접하는 미(美)의 기준이 ‘바비인형’에 맞춰져 있다 보니 자연스레 ‘나는 왜 이런 외모(팔/다리)를 갖지 못할까’라는 생각에 이르기도 쉬워진다. 많은 이들이 이에 비판하며 공감을 표했고, 올해 환갑을 맞이한 바비는 다양한 피부와 외형을 가진 모습으로 재탄생했다. 바비인형을 생산하는 장난감회사 <마텔>은 이런 이슈에 공감하며 여성이 소외되기 쉬운 직업군의 바비인형과 휠체어를 탄 바비인형, 통통한 바비인형 등, 다양성을 존중한 바비를 출시하기 시작했다.

 

경찰관 바비(Police Officer) 1993


대통령 바비(President) 1999

 

 

미육군 군의관 바비(U.S. Army Medic) 1993



 

바비를 둘러싼 가장 큰 논란은 늘 외모에 있었다. 바비가 처음 만들어진 것이 성인용 인형에서 비롯되기도 했지만 바비는 여자아이들을 위한 인형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성적인 매력이 강조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특히 175㎝의 어른을 6분의 1 규모로 축소해 만든 바비 인형은 사람으로 치면 가슴 36인치, 허리 18인치, 엉덩이 33인치의 비현실적인 몸매를 가졌다. 이는 당시의 미국 10대 평균과 비교할 때 17~22%의 살이 없어져야 가능한 ‘비정상적인’ 몸매였다.

이처럼 과도하게 비정상적인 바비의 날씬한 몸매는 바비의 주 대상층인 소녀들에게, 또 때로는 성인 여성들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소녀와 여성들이 바비와 같은 외모를 갖기 위해 다이어트를 하고 성형 수술도 마다하지 않는 현상이 생겨났다. 이른바 ‘바비 신드롬(Barbie Syndrome)’이다. 출처: <갖고 싶은 세계의 인형>

다양성의 존중은 생각보다 별 게 아닌 것처럼 보이는 일상의 사물에서 드러난다. 특히 그것이 어린아이들이 쉬이 접할 수 있는 것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환갑을 맞이한 바비인형이 획일화된 미의 기준에서 다양성의 변화를 맞이했듯, 앞으로 또 어떤 모습의 바비가 탄생할지 기대된다.

 

김해인

읽는 사람이 즐거운,
언제나 유쾌한 글을 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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