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나의 미래를 밝히는 ‘옐로 카펫’

19.04.23 0

옐로 카펫 프로젝트 

반려견과 주기적으로 산책을 나가다보니 초등학교 횡단보도 앞에서 샛노란 빛을 보고 흠칫 놀란 적이 있다. 역삼각형 형태로 된 페인트칠을 곰곰이 살피니 문득, 웬만한 초등학교 근처 횡단보도에 이러한 무늬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이 노란색 삼각형의 정체가 궁금해졌다. 사실 말이 삼각형이지 정확한 이렇다 할 ‘모양의 형태’가 없어 보였고, 시공간마저 초월해서 3차원의 공간을 2차원으로 만드는 모양새였다. 그 와중에 색감은 또 예뻐서 무의식적으로 해당 장면을 사진으로 촬영했고, 신호를 기다리기 위해 대기하는 사람들의 얼굴을 밝게 비춰주는 모습이 예쁘다고만 생각했다. 곧 다가올 봄을 알리는 소식 같다고 해야 할까. 적어도 그 공간에선 어두운 표정의 사람일지라도 밝게 빛나는 느낌을 주었다. 그러다 이 노랑무늬의 정체를 알게 된 건, 우연찮게 접한 신문기사를 통해서였다.

 


옐로카펫은 보행자, 특히 어린이들의 안전한 보행을 돕기 위해 주민참여를 통해 설치되었습니다. 횡단보도 진입부에 설치된 옐로카펫을 통해 어린이들은 안전한 영역에서 신호를 기다릴 수 있고 운전자는 어린이를 쉽게 인식할 수 있어 교통사고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생각해보니 해당 무늬가 있던 초등학교 주변은 다소 좁은 인도와 그에 비해 큰 차도로 인해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환경이었다. 흔히 ‘어린이’하면 눈에 쉽게 띄는 ‘노란색’이 먼저 떠오르긴 하지만, 과연 단순히 이 노란색을 넓게 칠한 모양이 아이들과 보행자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을까. ‘옐로 카펫’은 ‘옆구리를 쿡 찌르는 것’처럼 작은 변화부터 유도한다는 넛지 디자인(Nudge Design) 일환으로 아이들과 보행자의 안전을 도모하기 위해 설치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이러한 넛지 디자인이 정말 효과가 있는지를 입증하기 위해 한국 <도로교통공단> 연구원은 ‘옐로카펫’의 효과를 연구로 입증하였다고 한다.

 

서울시 성북구 길원초등학교 1호 옐로카펫 설치

 

서울, 인천, 광주, 부산 등지에 옐로카펫 30개소 설치

 

옐로카펫의 설치 목적은 어린이를 옐로카펫 안으로 유도하여 운전자가 인지를 높이기 위함이다. 본 연구에서는 실제 어린이와 성인을 대상으로 현장조사를 통해 점유율 분석을 수행하였다. 분석 결과 옐로카펫이 설치된 횡단보도에서의 전체 횡단 대기자 291명 가운데 265명(91.1%)이 옐로카펫 내에서 횡단 대기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옐로카펫 미설치 횡단보도에서는 전체 669명 가운데 569명(85.1%)가 가상의 옐로카펫에서 대기하여 옐로카펫이 설치된 횡단보도에서의 점유율이 높았다.

 

또한 옐로카펫의 대상이 되는 어린이의 경우가 중학생 이상에 비해 점유율이 높았다는 점도 옐로카펫의 설치타당성을 보여주는 결과로 판단된다…(중략)… 실차실험을 통한 옐로카펫이 설치된 횡단보도에서의 효과평가에서는 옐로카펫 설치 횡단보도 건너편, 옐로카펫 미설치 횡단보도에 비해 옐로카펫이 설치된 횡단보도에서의 감속효과는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사전에 옐로카펫을 알고 있던 운전자와 주행 중 옐로카펫을 본 운전자들의 감속율이 보다 높게 나타난 점은 설문조사와 일관된결과로 향후 옐로카펫에 대한 홍보 필요성을 시사하는 결과로 판단된다.

 

전국 694개소 옐로카펫 설치, 모든 사진출처: <옐로카펫> 

 

실제로 <옐로카펫 설치효과 분석연구>에 따르면 옐로 카펫이 설치된 횡단보도에서 차량의 진입속도가 일반 횡단보도에 비해 큰 폭으로 감소하였다고 한다. 초창기의 옐로 카펫은 ‘국제 아동인권센터’가 아동의 권리 옹호를 위해 해당 아이디어를 개발하였으나 그 목적과 타당성, 효과성을 입증하여 2018년 6월부터는 ‘행정안전부’에서 관련 사업을 실현하고 있다. 때문에 처음에는 사기업의 '사회적 환원'의 일환으로 시행되었지만 현재는 정부부처에 소속되어 관련 연구와 설치 가이드라인이 구조화되었다. 이렇듯 단순히 강렬한 색감과 정형화되지 않은 모양이 넛지디자인으로서 안전을 도모하고 유의미한 효과를 도모하는 것이 신기하기만 하다. 옐로 카펫 사례를 통해, 앞으로도 일상에 녹아든 ‘별 것 아닌 디자인’이 우리의 일상에 또 어떤 변화를 이끌어낼지 기대하는 바다. 

김해인

읽는 사람이 즐거운,
언제나 유쾌한 글을 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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