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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북 리뷰] 지적자본론

16.04.21 0

크리에이티브 네트워크 <노트폴리오 매거진>에서는 디자인에 관한 다양한 시선을 비추기 위해 디자인 북 리뷰를 기획했습니다. 책을 통해 낯선 디자인을, 세상을 보는 다양한 시선을 접해보세요.

 

07. 지적자본론

글: 김재웃

 <지적 자본론>, 출처: http://minumsa.minumsa.com

 

디자인 서적 리뷰를 연재하면서 좋은 책을 찾기 위해 서점과 도서 포털 사이트를 자주 찾는다. 하지만 디자인에 대해 새로운 의견을 내고 인사이트를 주는 책을 찾는 일은 쉽지 않다. 그래도 꾸준히 예술/디자인 코너를 샅샅이 뒤져보지만, 이곳에 채워진 책들은 최근 유행하는 컬러링 북과 인테리어 관련 책이 대부분이다. 좀 더 디자인과 관련한 다양한 서적을 찾고 싶은데 그러기가 쉽지 않다.왜 서점은 ‘고객이 원하는 책’ 혹은 ‘다양한 책’이 아닌 ‘서점이 팔고 싶은 책’으로 가득할까? 그리고 왜 ‘고객이 찾기 쉬운 분류’가 아니고 ‘점원이 찾기 쉬운 방법’으로 분류되어있을까? 이것은 서점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닐 것이다. 많은 곳에서 ‘고객의 가치’를 중요시 여기지만 실제로는 판매자의 효율을 우선하는 곳이 많다. 그리고 이전부터 해오던 방식이라 딱히 문제가 없던 탓도 있다. 그러나 결국 물건을 구매하는 사람은 고객이다. <지적 자본론>은 이러한 관습에 의문을 가지면 또 다른 세상이 보이고 새로운 시장이 생긴다고 말한다. 아주 사소한 발상의 전환이 만드는 자본, 이것이 <지적 자본론>이 하고 싶은 이야기다.

 

발상의 전환은 어떤 우연한 계기에 의해 나온 것이 아니다. 그것은 분명한 목적의식에서 나온다. 분명한 목적의식은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 방안을 찾게 한다. 때문에 ‘문제의 해결’ 속에 가치가 있다. 이것이 <지적 자본론>의 저자이자 ‘츠타야 서점’의 기획자 마스다 무네야키가 내리는 ‘기획’에 대한 정의다. 결국 기획은 누군가가 가치를 얻도록 목적을 달성하는 것, 특히 물건을 사고파는 시장에서는 '고객이 우선하는 가치'를 달성하는 것이다. 그리고 '고객이 우선하는 가치'는 고객 스스로가 최대한의 많은 선택, 즉 자유로운 선택을 할 수 있는 것에 있다.

 

“기획의 가치란 ‘그 기획이 고객 가치를 높일 수 있는가?’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p.45, <지적 자본론>中

“츠타야서점을 예로들어(중략) 소비자의 입장에서, 심야에도 영상이나 음악 소프트웨어, 또는 서적 등을 구입하거나 빌릴 수 있으면 정말 편하겠다는 생각에서 시도한 것이다. 바꿔 말하면, 고객의 입장에서 가치가 높아질 것이라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p.46, <지적 자본론>中

“고객 가치”라는 말과 관련하여 말한다면, 나는 ‘세계 최초의 시도’라는 문구를 거의 믿지 않는다.(중략) 대체로 그 말이 나타내는 것은 상품을 판매하는 쪽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쪽의 가치를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데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p.12, <지적 자본론>中

“조직을 운영할 때 관리는 당연히 필요합니다. 일반적인 상황에서는요. 단, 창조성이 필요한 상황에는 ‘보고-연락-상담’은 금지합니다. 연락 따위는 필요 없습니다. ‘보고-연락-상담’을 했다고 해서 마치 일을 완수했다는 기분이 느껴서는 안되지요. 즉, 창조성이 필요한 상황에서는 관리 따위는 필요하지 않습니다.”
-p.17, <지적 자본론>히와타시 시장의 말 中

 

다케오 시립 도서관, 출처: http://likejp.com/

 

기획의 역할은 고객의 가치를 찾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기획의 목적이 고객에게 잘 전달될 수 있도록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역할은 디자인이 수행한다. 고객이 기획의 목적을 잘 받아들이도록 디자인이 통로 역할을 하는 것이다. 디자인을 그저 상품의 '부가적인 가치'를 창출하는 수단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사실 '디자인'은 고객에게 상품의 '본질적 가치'를 전하는 목적으로써 의의가 더 크다. 게다가 디자인은 고객이 보지 못 했던 부분을 가시화함으로써 상품의 본질을 드러내고 새로운 가치를 만든다. 때문에 기획이 고객을 위한 '콘텐츠'에 중점을 둔다면 디자인은 고객을 위한 '환경'에 신경 써야 한다. 어떻게 하면 더 좋은 환경을 '제공'할지 목적을 두어야 한다.


“플랫폼은 수없이 많이 존재한다. 그러나 그것들은 단순히 ‘선택하는 장소’일 뿐, 플랫폼에서 실제로 선택을 수행하는 사람은 고객이다. 그렇다면, 플랫폼 다음으로 고객이 인정해 줄 만한 것은 ‘선택하게 해주는 기술’이 아닐까?
-p.49, <지적 자본론>中

“디자인, 그러니까 제안을 가시화하는 능력이 없다면, 또 디자이너가 되지 못하면 고객 가치를 높이기는 어렵다. 우수한 디자인은 라이프 스타일에 관한 제안을 내포하고, 표현까지 되어 있는 것이다.”
-p.50, <지적 자본론>中

 

츠타야 다이칸야마, 출처: getabout.hanatour.com

 

사이버 플랫폼에서도 다양한 선택이 가능한 환경을 제공하는 넷플릭스  출처: http://images.realclear.com

 

마스다 무네야키는 ‘고객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기획과 디자인을 시도한다. 그는 목적을 분명히 했으며 사소한 발상의 전환을 시도했다. 결국 ‘서점에서 책만 팔 게 아니라 DVD와 CD도 팔고 대여도 하자’는 사소한 생각에 이르렀다. 또한, 고객이 밤늦게도 찾아올 수 있도록 영업시간을 늘렸으며 고객이 책을 쉽게 고를 수 있게 기존 ‘도서 분류표’가 아닌 고객이 보기 편한 ‘도서 분류표’로 책을 정리했다. 또한 책 고르기 편한 아늑한 환경을 만들었다. 이 사소한 발상의 전환은 단순히 돈을 버는 것에 그친 게 아니라 지역사회의 책 읽기 문화까지 변화시켰다. 관점의 변화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자본으로까지 연결된 것이다. 이로써 기획과 디자인이 단지 ‘뭔가 있어 보이게 하는’ 무형의 가치가 아닌, 실제로 자본이 발생하고 지역의 문화까지 변화하게 만드는 유형의 가치가 되었다. 기획과 디자인은 그런 것이다. 

“그런데 소비 사회가 변하면 기업의 기반도 바뀌지 않을 수 없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그것만으로는 ‘제안’을 창출해 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 앞으로 필요한 것은‘지적자본’이다. 지적자본이 얼마나 축적되어 있는가,하는 것이 그 회사의 사활을 결정한다.”
-p.53, <지적 자본론>中




제목 지적자본론
출판사 민음사
저자 마스다 무네아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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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웃

더욱더 관찰하고 더욱더 통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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