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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북 리뷰] 디자인의 단서들과 그 의미

16.02.04 0


크리에이티브 네트워크 <노트폴리오 매거진>에서는 디자인에 관한 다양한 시선을 비추기 위해 디자인 북 리뷰를 기획했습니다. 책을 통해 낯선 디자인을, 세상을 보는 다양한 시선을 접해보세요.

 

05. 디자인의 단서들

글: 김재웃

디자인의 단서들, 출처: http://agbook.co.kr/book/1650/


학창시절에 어떻게 하면 디자인을 잘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본적이 있다. 연이어 ‘디자인’이란 것이 학문으로 있으니 분명 이론적으로 도달할 수 있는 단계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디자인은 알면 알수록 어려웠고 심지어 의학, 법학보다 어려운 학문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다른 학문도 마찬가지겠지만) 디자인은 공부해야 할 분량이 정해져 있지 않고, 사람의 사고(思考)를 이해하는 게 우선이기 때문이다.

중요한 건 사람마다 사고가 다르다는 것이다. 마음도 마찬가지다. 어디 그 뿐 인가. 사람의 머릿속과 마음속은 일정 지점에 머물러 있지 않고 계속해서 미래로 흘러간다. 게다가 사람의 사고와 마음을 이해하는 디자인은 정치, 사회, 경제, 문화를 비롯해 우리의 생활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렇게 보자 하니, 아무리 생각해도 디자인은 어렵다.

 

거칠게 정리하자면 ‘취향’이란 ‘아름다움’을 판단하는 능력이며, 그 판단은 ‘주관적’이다. 여기에서의 판단은 개념에 영향을 받지 않는, 내 속에 자리 잡은 보편성의 표상이다. 즉, 감정의 판단이다.
-p.178, <디자인의 단서>中 

 

칸트는 ‘미적 판단’이 ‘취향’에 의존한다고 정의한다. 우리가 디자인을 판단하는 하나의 기준도 역시 ‘취향’이다.
취향은 디자이너가 디자인하는 기준이 되기도 하지만, 디자인을 수용하는 사용자에게도 ‘수용자의 미의식’이라고 하는 지극히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p.178, <디자인의 단서>中 

 

빈곤문제 해결을 위한 현장 조립식 주택,<Dymaxion house>, Richard Berkminste,1927 

 

디자인을 처음 배웠을 때, 디자인을 굳이 선과 악으로 나누자면 악에 가깝다고 생각했다. 그만큼 편견을 갖고 있었다. 디자인을 그저 마케팅의 일부로만, 고객을 유혹해 소비를 부추기는 수단으로만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디자인이 어떻게 인류에서 시작되었는지 그 본질을 차근히 살펴보면 디자인은 사람의 본능이 반영 된,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한 노력의 결정체임을 알 수 있다. 때문에 디자인은 ‘수단’이 아닌 ‘목적’에 가깝고, ‘악’보다는 오히려 ‘선’에 가깝다.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우리는 꽤나 이 ‘좋음’을 추구한다.
아무리 좁은 집이라도 조금 더 기분 좋게, 조금 더 편하게, 조금 더 쾌적하게 만들고 싶다.
우리는 아주 작은 차이라도 더 좋은 것, 더 마음에 드는 것을 원한다. 아무래도 인간의 타고난 욕망인 모양이다.

-p.35, <디자인의 단서>中 

물부족 아프리카 주민을 위한, 90%를 위한 디자인, <Q-drum, Piet Hendrikse> 출처: http://www.sciencebuzz.org/

빈곤국 아이들 1인 1컴퓨터 교육 프로젝트,<One Laptop per child> 출처: http://lindseynicolesays.blogspot.kr/


디자인은 생각한 것 이상으로 우리의 삶과 깊이 연결되어있다. 예를 들면, 디자인은 세상의 보이지 않는 개념을 가시화하고 사람들의 깊은 곳에 숨어있는 감정을 끌어낸다. 때문에 디자인은 오감(五感)을 넘은 육감(六感)의 언어다. 이런 점에서 디자인은 기술과 구별된다. 그러나 과학이 발달하면서 점차 기술이 사람의 생각과 감정을 앞서기 시작했다. 점점 생각의 영역이 줄어들고 기술의 영역이 확장 되고 있는 것이다. 기술 의존도가 높다는 건 그만큼 생각의 힘을 잃는 것이다. 이것은 좋지 않다. 생각하는 힘을 잃으면 인간의 근본적인 능력까지 놓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방안으로 디자인의 본질에 대한 끊임없는 고찰이 필요하다. 단순히 예쁜 것을 위한 것이 아닌, 인류의 더 나은 삶을 위한 생각이 필요한 것이다.

 

디자인은 보이지 않는 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그것을 가시화하는 힘을 지닌다.
-p.53, <디자인의 단서>中 

우리는 기술이나 소재, 경제적인 조건만으로 삶의 만족감을 느끼지 않는다.
-p.77, <디자인의 단서>中 


<Whole earth catalog> 출처: http://www.spatialagency.net/

 

“디자인이란 무엇인가?”는 상투적인 질문에, 그리고 아직도 갈증이 느껴지는 이 의문에 우리는 꾸준히 답을 내려야 한다. 이는 ‘세상에 아직 드러나지 못한 좋음’을 찾는 의지가 될 것이며 우리가 더 나은 삶을 살게 하는 단서를 제공할 것이다. 이러한 노력이 있다면, 신이 세상을 창조한 뒤 “보기에 심히 좋았다”라고 말했듯 인류도 ‘좋은 디자인’으로 ‘좋은 세상’을 만들어 “보기에 심히 좋았다”고 후대에게 전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과 행위는 점점 더 ‘디자인’ 되어간다.
-<종이 한장의 차이> 헨리 페트로스키 中
  

 


제목 디자인의 단서들
출판사 안그라픽스
저자 가시와기 히로시
출판일 2014. 03. 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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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웃

더욱더 관찰하고 더욱더 통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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