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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북 리뷰] 디자인 멘토링

16.03.10 0

크리에이티브 네트워크 <노트폴리오 매거진>에서는 디자인에 관한 다양한 시선을 비추기 위해 디자인 북 리뷰를 기획했습니다. 책을 통해 낯선 디자인을, 세상을 보는 다양한 시선을 접해보세요.

 

06. 디자인 멘토링

글: 김재웃 


며칠 전, 노트폴리오 매거진의 편집장님을 만났다. 작년 8월, 글을 쓰기 시작할 때 만나 뵌 이후로 오래되기도 했고, 그 밖에 몇 가지 의논할 사항이 있어서였다. <디자인 북 리뷰>는 책 선정에 몇 가지 애로 사항이 있다. 원래 이 섹션의 목적은 예술과 디자인에 관련 된 좋은 책을 발굴하고 그 속에서 더 깊은 인사이트를 짚는 것에 있는데 막상 추천할 만한 ‘좋은 예술/디자인 서적’을 선정하는 것과 그 안에서 인사이트를 짚는 것이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필자가 디자인 전공이라 예술분야는 논외로 두어 선택지가 좁아진 부분도 있지만, 대부분의 디자인 서적들 그마저도 의견보다는 정보와 이론 위주의 책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문제는 앞으로 더 고민 해야할 부분이고 이번 칼럼은 이번 칼럼이므로 앞서의 고민이 해결되지 못한채 급하게 책을 선정했음을 먼저 밝혀둔다. 이번 책은 최근 신작으로 나온 <디자인 멘토링>이란 책이다.멘토링이라는 표현이 요즘 시대에는 조심스럽지만 과연 이 책은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는지 살펴본다.

우선 <디자인 멘토링>은 저자가 디자이너로서, 그리고 오랜 시간 교수로 일하며 체득한 디자인을 후배 세대에게 전하는 책이다. 그래서일까. 책은 마치 저자가 이야기꾼이 되어 빙 둘러앉은 제자들에게 이야기를 전하는 느낌이다. 책 속에는 흥미로운 디자인 이야기가 있고, 동시에 자신이 아는 것을 모두 전하려는 마음이 깃들어 있다. 책 속에서 이미 제자들을 향한 마음이 느껴진다.

 

이 책은 1편 본질, 2편 요건, 3편 지침으로 되어 있다.
‘본질’에서는 디자인이란 무엇인가?라는 근원적 질문에서부터 (중략)
또한 미처 앞에서 언급하지 못한 지침을 주제로 삼고 있으며,
예비디자이너에게 전하는 나의 격려를 덧붙였다.

-p.9, <디자인 멘토링>, ‘시작하며’ 中

 

 

 

<디자인 멘토링> 표지이미지

 

 

<디자인 멘토링>에서는 저자가 오랜 세월 디자인 분야에 몸담으며 접했던 수많은 책과 학생들을 가르쳤던 경험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음악, 시, 소설, 고전, 동서양의 철학, 과학 등, 분야를 막론하며 풀어낸 이야기는 경험에서 비롯된 듯하다. 여러 개념들을 디자인과 연결시킨 것 그리고 디자인을 도식화한 이론 역시 그렇다. 그리고 책에서 다루는 이야기는 디자인과 관련 된 것도 있지만 대부분 서로 관련이 없을 것처럼 보이는 주제를 기반으로 한다. 대신, 관련 없는 요소를 비유를 통해 디자인과 연결시켜 인사이트를 전달한다. 자칫 이러한 구조가 디자인을 이해하려는 사람들에게 ‘주제가 너무 여러가지여서 잘 모르겠다’고도 느껴질 수도 있으나 한편으로는 디자인을 여러가지 비유를 통해 두루두루 이해할 수 있게 한다.


비명은 부지불식간에 동물적 야성을 드러내는 순간이다. 그것은 생명이 육신으로 통렬히 표출하는 간절함이다. 그리고 목숨과 맞바꾸는 생애 최종의 울림이다. 그러니 비명은 여지없이 날카롭고 예리하다. 비명은 소리라기 보다는 차라리 울부짖음이다.
디자인의 성격이 참으로 그렇다.

-p.113, <디자인 멘토링>, ‘간절함이다’ 中

 

-p.18, <디자인 멘토링>中, 디자인 환경과 인문학의 관계

 

‘디자인을 서구 관점이 아닌 동양적 관점으로 설명하려고 노력했다’는 저자의 언급은 <디자인 멘토링>에서 가장 기대했던 부분이다. 그런데 책을 다 읽었을 즈음에는 ‘과연 정말 그랬을까’라는 의아함이 남았다. 개인적으로 아쉽다고 생각하는 부분이다. 책에는 사자성어를 인용해 ‘동양의 것’으로 비유한 대목도 있었지만 ‘서양의 것’이 대부분이었다. 예컨대 서양의 철학자, 서양화, 서양의 언어 그리고 심지어 서양의 유명 대학교수의 인용으로 말이다. 물론, 예술 문화의 관점이 동서양이 할 것 없이 일맥상통하지만 그래도 우리의 시각으로 해석할 수 있는 비유를 들었거나 의견을 들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또한 책에서 사용된 어휘 대부분이 한자(漢子)식 조어(造語)가 많아 내용을 이해하기에 조금 불편했다.

지난 글에도 언급했지만 디자인은 참으로 어렵다. 그래서 디자인을 배우는 것은 둘째치고 디자인을 가르친다는 게 어떨까 생각해보면 어려움의 깊이가 아찔하다. 디자인은 시시각각으로 변하기 때문에 때로는 시대를 앞서는 제안을 해야 한다. 하지만 디자인에 대한 높은 역사적 학식을 쌓고, 수많은 경험을 통해 디자인의 진리를 깨닫는다 하더라도 그게 쉬울지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자인의 발전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이 있다. 디자인이 무엇인지 알려고, 그리고 가르쳐 주려고 노력하는 사람들 말이다. 그리고 그들의 노력으로 하여금 우리는 디자인을 배울 수 있다. 디자인이란 첨예한 분야에 대해 의견을 내놓는다는 것은 어쩌면 다른 이의 공격을 받을 것을 각오하는 것 일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자인 멘토링>은 디자인을 배우려는 자들에게 하나라도 자신이 아는 것을 더 전하려는 것이 느껴진다. 그래서 이 책이 왠지 모르게 따뜻하다.

 

참 많이 망설였다. 왜냐하면 이 책’디자인 멘토링’은 시간 디자인의 논리정연한 이론을 근거로 기계적인 전개를 해나가는 집필 방식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보다는 마치 어느 야전사령관이 오랜 세월 많은 전쟁을 치르며 전장에서 얻은 체험적 경험을 바탕으로 몸으로 익힌 시각 디자인의 비법 또는 처방을 설명하는 의도였다(중략)
이 책이 독자들을 현혹하거나 올바른 디자인관의 형성에 과연 바른 지침으로
작용할 수 있을까 하는 우려도 앞선다.

-p.161, <디자인 멘토링>, ‘마치며’ 中


내가 이 책을 쓰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 그건 바로 요즘처럼 기계와 컴퓨터가 모든 일을 대신해주는 시대에 디자이너의 올바른 디자인관이나 시각, 신념 등이 더욱 절실해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디자이너의 환경은 그리 만만치가 않다. 아니 차라리 우려된다는 점이 솔직한 표현이다. 한번 보자, 고도 정보화 사회를 맞이한 오늘, 과거의 디자인만으로는 미래에 대한 대처가 어렵다는 입장에서 요즘 하루가 멀다하고 새로운 용어가 마구 등장한다.(중략) 이제 또 어떤 디자인이 나타나려나?

-p.6, <디자인 멘토링>, ‘시작하며’ 中

 


제목 디자인 멘토링 - 원유홍 교수의 디자인을 보는 눈
출판사 안그라픽스
저자 원유홍
출판일 2016. 0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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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웃

더욱더 관찰하고 더욱더 통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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