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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높이를 맞춰주세요, 어린이를 위한 디자인

16.08.03 0

 

한눈에 척! 어린 시절 누구나 한번쯤은 손에 쥐어 봤을 장난감이 있다. 작은 손으로 이리저리 만지작거리며 블록을 끼워 맞추던 이것, 행여라도 바닥에 떨어진 작은 블록 조각을 밟았다 치면 ‘악’소리가 절로 나왔던 바로 그 장난감! 조금만 상상력을 발휘하면 금세 어떤 장난감인지 알 수 있다. 2015년,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브랜드 1위로 꼽혔던 ‘레고’다. 

 

lego man minifig drawing, 출처: 매일경제

 

레고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브랜드가 될 수 있었던 건, ‘모든 연령대의 여자아이와 남자아이를 위한’, ‘창의력을 증대할 수 있는 디자인’을 모토로 삼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이들의 행복을 최우선가치로 두었다는 점에서 부모와 아이들의 사랑을 꾸준히 받을 수 있었다.

‘아이들의 행복’을 언급해서 말인데, 그렇다면 우리나라 어린이들은 얼마나 행복할까? 2009 국제 어린이∙청소년 행복지수 비교 결과에 따르면 한국 어린이의 주관적 행복지수는 OECD 23개국 중 4년 연속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놀라우면서도 한편으론 수긍이 가는 결과다. 우리의 어린 시절과는 달리 요즘의 한국어린이들은 소위 ‘학원 뺑뺑이’라는 단어가 존재할 만큼 학교와 집, 그리고 학원만을 오간다. 그러니 그들이 누리는 행복이 여간하겠는가? 그렇다면 ‘디자인’이 아이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Hideaway Chair Children's Chair, Think & Shift, 출처: A Design Award & Competition

 

얼마 전 라디오 뉴스를 듣던 중, 중∙초등학교에 배치된 의자에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 저학년과 고학년의 신체발달차이 뿐만 아니라 동급 학생들이 모여 있는 학급 내에서도 발달정도가 모두 다르다 보니 자신의 체구와 맞지 않는 의자가 너무 불편하다는 것이다. 꼬꼬마 학생들이 자기보다 큰 의자에 앉아 발을 동동거리며 수업을 듣는다 생각하니, 학습효과를 위해서라도 신체조건과 특성을 고려한 디자인이 필요한 실정이다. 이러한 요구는 최근 <2016 디자인 어워드> winner 선정에서도 드러났다. 바로 올해의 winner로 어린이들을 위한 독서의자가 선정된 것이다.

 

Elephant Chair & Table, Marc Venot, 출처: http://petitandsmall.com

 

Handmade Kids’ Giraffe Lamps, 출처: http://petitandsmall.com/

 

의자는 동그랗고 낮은 모양으로 안락함을 주며 가구의 옆태와 뒤태 역시 귀여운 곤충 모형으로 어린이들에게 재미를 선사한다. 또한 코끼리처럼 아이들에게 친숙한 모습의 의자도 있는데, 이렇듯 어린이들의 신체발달과 재미까지 고려하는 디자인은 아이들의 창의력을 위해서도 도움이 될 것이다.

 

 

Yahoo Japan‘hands on search, 출처: http://blog.naver.com/stussy9505

 

마치 구름에 눈∙코∙입을 붙여놓은 듯, 귀여운 몬스터 같기도 한 이 장난감(?)은 무엇일까? 놀랍게도 야후재팬이 시각장애아동을 위해 준비한 3D 프린터다. 프린터라고 해서 딱딱한 기계를 상상했다면 오산. 어린이들을 위한 프린터답게 새롭고 앙증맞은 학습도구로 만들어졌으며 앞을 볼 수 없는 아동을 위해 촉감을 활용하도록 설계되었다. 프린터 앞에서 어린이가 좋아하는 동물을 말하면, 해당 동물모양이 프린트되어 촉감을 통해 동물을 느낄 수 있다. 풍부한 촉감을 위해 프린터의 표면 역시 올록볼록하고 부드럽게 디자인되었다니 어린이를 위한 따뜻한 배려가 느껴진다.

 

 

SHANGHAI, SHANGHAI SCIENCE AND TECHNOLOGY MUSEUM,
출처: http://www.atelier-brueckner.de

 

international school library, 출처:https://www.theguardian.com

 

전시 공간 또한 다양한 미디어 및 인터랙션(상호작용)기술로 어린이들의 오감을 만족시키고 있다. 풍부한 색감과 진보된 기술로 어린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이다. 변화하는 도서관의 모습도 흥미롭다. 마치 동화 속 한 장면처럼 실내장식을 꾸며 아이들이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도록 독서의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다. 이러한 시도는 아이들이 도서관을 재미있는 공간으로 기억할 수 있게 한다. 점차 변화하고 있는 아이들을 위한 공간은 어린이들의 흥미와 경험을 존중하며 주변세계에 대한 통찰력과 감수성, 창의성을 기르도록 돕는다.

 

 


VACC-STAMP, 출처: http://www.yankodesign.com

 

<슈퍼맨이 돌아왔다>같은 양육프로그램을 보면 병원에 간 아이들이 공포에 사로잡혀 바둥 거리는 모습을 종종 접할 수 있다. 사탕을 쥐어줘도 주사기를 보면 ‘으앙’하고 울어버리고 마는데, 이렇듯 어른이 되어서도 여전히 싫은 ‘병원’은 그 단어만 봐도 무서운 감정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아이들의 이러한 공포와 두려움을 없애기 위해 병원 또한 어린이를 위한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병원에 가는 발걸음을 더욱 더디게 만들었던 이미지는 바로 ‘주사기’일 것이다. 하지만 어린이들의 두려움을 잊게 해줄 디자인이 등장했으니, 도장 뿅뿅! 바로 ‘vacc stamp주사기’다. 바늘이 감춰진 귀여운 사각형모양으로 디자인된 이 의료용품은 사용자가 버튼을 누르면 매우 작은 바늘이 튀어나와 아이에게 주사된다. 이 바늘은 매우 작아서 통증이 없고, 주사가 놓인 피부표면에 2차 감염을 막기 위한 약물이 하트 모양으로 남는다.

 

X-Ray giraffe from a Danish children's hospital, 출처: http://imgur.com

 

new playroom at the Royal London Hospital, 출처: http://www.mymodernmet.com

 

또한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아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를 이용한 배트맨 의료용품 패키지와 어린이용 링겔 자전거가 출시됐다. 이러한 아이템은 아이들이 무서워하기만 했던 병원을 친숙하고 재미있는 공간으로 탈바꿈시킨다. 이처럼 ‘어린이를 위한 디자인’은 학습을 위한 목적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공포와 두려움을 줄이기 위한 노력으로 재생산되고 있다.

 

 

Un zeste de citron, 출처: https://kr.pinterest.com

 

마지막으로 어린이집에서 사회생활의 첫 발걸음을 내딛는 이들을 위한 희소식! 아이들에게 집이 아닌 장소에서 낯선 화장실에 가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엄마와 함께 갔던 화장실을 이제는 혼자 가야한다니-!’

 

children’s bathroom, 출처: https://kr.pinterest.com

 

그래서 억지로 참기도 하고 한참을 망설이며 주저할 어린이들을 위한 화장실 디자인도 다채롭다. 어린이 키에 맞춘 대소변기와 싱크, 그리고 색색깔로 장식된 실내장식이 특히 돋보이는데, 이런 디자인이라면 소극적인 어린이들조차 미소를 짓게 할 수 있을 것 이다. 어린이화장실의 디자인이 중요한 이유는 단순히 어린이들의 신체발달만 고려한 것이 아니라 어린이들이 느끼는 ‘창피함’과 ‘쑥스러움’의 감정을 충분히 배려했기 때문이다. 어른들에 비해 ‘감정적 무딤’ 이 덜한 어린이들에게 이러한 어른들의 관심과 이해가 필요하다.

 

 

School bathroom, 출처: https://kr.pinterest.com

 

Washington D.C., the National Building Museum,출처: http://www.fastcodesign.com

 

이렇듯 ‘어린이들의 행복을 위한 디자인’은 다양한 방식으로 나타난다. 때문에 점점 더 많은 아이들이 제품뿐만 아니라 여러 방면에서 ‘놀이가 된 디자인’을 즐기고 있다. 어린이를 위한 디자인이라는 게 사실 별 게 있나.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춘, 어린이의 시각에서 바라본 디자인이 곧 어린이를 위한 디자인일 것이다. 그러나 잊지 말아야 할 부분이 있다. 바로 어린이의 ‘신체발달’과 ‘인지발달’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또한, 레고처럼 창의성을 증대하는 디자인뿐만 아니라 어린이들이 느끼는 수많은 감정을 고려한 디자인, 어린이들을 행복하게 하며 건강한 시민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디자인이 필수적이다. 중요한 건 우리 어른들이 고민하는 만큼, ‘아이들’이 행복해지리라는 사실이다.

 

채이

예술과 디자인, 그 안의 다채로움을 좋아합니다.
룰루랄라한 즐겁고 사랑스러운 삶을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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