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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미디어로 만나는 <반 고흐 : 10년의 기록>展

15.01.30 0

 

한국인이 사랑하는 대표적인 화가 반 고흐의 전시가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2월 8일까지 열린다. 이번 <10년의 기록>展은 원화 전시가 아닌, 미디어 아트 기반의 전시로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장면장면이 전환되는 전시이기 때문에 반 고흐의 작품을 감상하는 목적으로 간다면 다소 섭섭할 수 있다. 하지만 그림을 잘 모르는 사람이라면 작품을 쉽게 받아드리는 장치가 될 수도 있다. 또한, 그 동안 원화로 접하기 힘든 작품을 만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반 고흐(Vincent Willem van Gogh)는 네덜란드 인상주의 화가로 서양미술사에서는 최고의 화가로 손꼽힌다. 대부분 우리가 알고 있는 작품은 그가 정신질환을 앓고 자살하기 전, 10년동안 제작한 것들이다. 고흐는 살아 생전 평생 무명으로 살았으나 사후에 엄청난 명성을 얻은 화가기도 하다.  

 

- <반 고흐 : 10년의 기록>展이 열리는 용산 전쟁기념관 

 

 

 

 

 

 

반 고흐의 작품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 그가 어떤 작품을 보고 영향을 받았는지 알아야 한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일본의 풍속화 우끼요에 (浮世絵, うきよえ)다. 우끼요에는 17~20세기 초, 일본 에도시대의 생활을 표현한 풍속화로 목판화로 제작됐다. 우끼요에는 크게 세 가지 종류다. 풍경화, 인물화, 춘화다. 1867년 개최된 파리 만국박람회에 전시된 이 작품들은 당시 서양화가(대표적으로 마네, 고흐, 모네 등)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

 

 

- 왼쪽은 안도 히로시케의 가메이도 매화, 오른쪽은 반고흐가 모사한 작품이다. 당시 한자를 몰랐을 고흐가 힘들게 그린걸(?) 보면, 그가 얼마나 이 작품이 마음에 들었는지 알 수 있다. 안도 히로시케는 일본 우끼요에 화풍과 판화의 대가로 프랑스 화가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출처: http://blog.joins.com

 

 

 

 

 

 

지하에서 볼 수 있는 전시관은 총 5개의 존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그것은 반고흐의 일생에 따라 구분되어 어떻게 그의 화풍이 변했는지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다.

 

 

 

 

 

 

 

첫 번째 존은 진로모색기로 반 고흐의 초기 작품을 감상 할 수 있다. 대표적 초기작품으로는 1882년에 그려진 <슬픔>이다.

 

-<슬픔> 38.5cm x 29cm, 고흐가 사랑한 여인으로 알려져 있다, 출처 : http://www.82cook.com

 

 

 

 

 

두 번째 존은 반 고흐의 네덜란드 시기다. 네덜란드 시기는 그가 농민 화가를 지향하며 가난한 서민들의 소박한 삶의 모습을 그렸던 시기로 동생 테오와의 편지도 엿볼 수 있다. 동생과 주고 받은 편지에는 이런 내용도 있다.

 

 

 

“내가 그리고 싶은 건 성당보다 사람들의 ‘눈’이야.이들 눈 속에는 성당에 없는 무언가가, 엄숙하고도 위엄이 있는 무언가가 존재하기 때문이지. 불쌍한 거지의 영혼 이든 매춘부의 영혼이든, 내가 보기엔 인간의 영혼이 더 흥미로운 대상이야.”

 

― 1885년 12월 18일 ―

 

 

이는 반 고흐의 작업철학을 보여준다. 이 시기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감자 먹는 사람들 (De aardappeleters, The phtato eaters)>이 있다.

 

 

………나는 램프 불빛 아래에서 감자를 먹고 있는 사람들이 접시로 내밀고 있는 손, 자신을 닮은 바로 그 손으로 땅을 팠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주려고 했다. 그 손은, 손으로 하는 노동과 정직하게 노력해서 얻은 식사를 암시하고 있다. 이 그림을 통해 우리의 생활방식, 즉 문명화된 사람들의 것과도 상당히 다른 생활방식을 보여주고 싶었다.           

 

― 1885년 4월 30일 ― 

 

 

 

-<감자먹는 사람들1> 유채, 컨버스 81cm x 114cm

 

-<감자먹는 사람들 2> 유채, 컨버스, 72cm x 93cm, 출처: http://arthurjung.tistory.com

 

 

 

 

 

 

세 번째 존에서는 고흐의 변화를 엿볼 수 있다. 어두운 화풍에서 밝은 화풍으로 색채가 변한 것이다. 때문에 이전의 작업과 비교해보면 ‘과연 같은 사람이 그린 그림이 맞나’ 싶을 정도다.  

 

- <밤의 카페 테라스> oil on canvas, 81x65.5cm, 출처: http://egloos.zum.com/DTstyle/v/144903

 

- 전시관에서 본 <별이 빛나는 밤>

 

 

 

 

 

네 번째 관은 반 고흐가 정신 발작에 시달렸던, 강한 붓 터치를 느낄 수 있는 생 레미와아를 시기다. 반 고흐의 대표작이자 생레미와아를 시기의 대표작인 <별이 빛나는 밤>을 만날 수 있다. 이 관에서는 고흐가 지냈던 노란 집 미니어처와 3D맵핑으로 표현된 영상을 볼 수 있다. 또한, 반고흐가 그린 밀밭을 직접 걷는 느낌을 주는 인터렉티브 액자도 체험할 수 있다.

 

- 고흐가 살던 노란 집의 미니어처

 

- <별이 빛나는 밤> oil on canvas, 73.7x92.1cm, 1889, 출처: http://www.82cook.com

 

- <론 강 위로 별이 빛나는 밤, 1888년, 72.5cm x 92cm,출처: http://getabout.hanatour.com/archives/163731

 

 

 

 

 

지도에서 도시나 마을을 가리키는 검은 점을 보면 꿈을 꾸게 되는 것처럼, 별이 반짝 이는 밤하늘은 늘 나를 꿈꾸게 한다. 그럴 때 묻곤 하지. 왜 프랑스 지도 위에 표시 된 검은 점에게 가듯 창공에서 반짝이는 저 별에게 갈 수 없는 것일까? 타라스공이나 루앙에 가려면 기차를 타야 하는 것처럼, 별까지 가기 위해서는 죽음을 맞이해야 한다. 죽으면 기차를 탈 수 없듯, 살아 있는 동안에는 별에 갈 수 없다. 증기선이나 합승마차, 철도 등이 지상의 운송 수단이라면 콜레라, 결석, 결핵, 암 등은 천상의 운송 수단인지도 모른다. 늙어서 평화롭게 죽는다는 건 별까지 걸어간다는 것이지.        

 

― 1888년 6월 ―

 

 

-<라 크로의 추수> 1888년 작, 농촌화가를 꿈꾸던 반고흐의 작품 중 하나. 전형적인 농촌의 가을을 보여준다.

 

 

-<아를의 별이 빛나는 밤> 전시관에서 볼 수 있는 작품 중 눈에 들어오는 작품 중 하나. 실제로는 작품 영상에서 불꽃놀이 폭죽이 터지기 때문에 지나가는 이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다섯 번 째 관에서는 반 고흐의 마지막 시기 작품들을 볼 수 있다. 고흐가 마지막 열정을 불태운 마을, 오베르 쉬르 우아즈의 명작이 펼쳐진다.

 

- <아몬드 꽃> 1890작, 반 고흐의 동생 테오의 아들이 태어나자 고흐가 남프랑스 아를에서 제일 먼저 피는 아몬드 꽃을 그려 선물한 그림이라고 한다.

 

 

 

 

 

 

테오와의 편지에 이 그림에 대한 내용이 있다. 아몬드 꽃을 그리는 동안 병이 났었지. 계속 일을 할 수 있었다면 꽃 핀 나무들을 좀 더 많이 그릴 수 있었을 텐데 아쉽구나. 이제 꽃들이 모두 지고 말았으니, 난 정말 운이 없는 거야. 

 

― 1890년 4월 30일 ―

 

 

 

 

 

 

아무래도 그만큼 신경 써야 할 점도 있고 불편한 점도 있지만 이런 유명하고 좋은 작품을 여러 세대가 함께 보고 느낄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놓칠 수는 없다. 오디오 가이드도 빌릴 수 있기 때문에 작품 해설이 필요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고 평일에는 오후 2시와 4시 해설과 같이 들을 수 있으니 시간을 맞춰가면 좋은 설명과 함께 깊은 감상도 가능하다.

 

이번 겨울, 반 고흐의 10년을 여러 사람들이 다 같이 감상하는 시간을 사람들이 가졌으면 하는 개인적 바람이다.

 

 

별이

고궁, 야구, 커피, 박물관, 역사, 드라마 등
내가 관심 갖는 이 모든 것들에 대해 애정을 주고 싶은 몽실몽실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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