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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을 탐하다, '코우로스'와 '코레'

14.12.24 1

 

 

이상적인 몸. 우리는 예나 지금이나 ‘섹시한 몸’에 열광적이다.  오늘은 이상적인 몸을 조각한 사람들과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

 

- <두 형제 : 크레오비스와 비톤> BC 615~590, 대리석 218cm& 216cm, 델포이 고고학 박물관, 출처: http://s995.photobucket.com

 

 

 

 

 

 

여기 건장한 남자 두 명이 있다. <두 형제 상>이다. 혹자는 ‘팔이 없어도’ 섹시하다고 할 수 있지만 나는 반대다. 각자 이상(理想)이라는 게 있는 거니까.

 

예를 들면, 이 두 청년과 미켈란젤로의 다비드 상을 두고 고르라면 시선부터 다비드 상에 가 있을 것 같다. 왜일까 생각해보니 <두 형제 상>의 자연스럽지 않은 부분들이 감점요소다. 어쩌면 소위 “잔 근육”이라 불리는 요즘 여자들의 로망에 못 미쳐서 일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부분을 감점요소라 할 수도 없는 건 이 두 남자가 사실 미켈란젤로의 훨씬 선배 급이기 때문이다. (<두 형제 상>은 그리스 미술의 초기 조각 작품이다) 대선배들에게 이렇다, 저렇다 왈가왈부 할 수 없지 않은가.

 

그리스 미술은 양식의 변천에 따라 크게 기하학적 양식, 아르카익 양식, 고전적 양식, 헬레니즘 양식 이렇게 4가지로 구분된다. 이 중, <두 형제 상>은 아르카익 양식의 대표 미술작품이다. 아르카익 양식이란 무엇일까?

 

 


- 크로이소스 코우로스(서 있는 청년), BC 540, 대리석 높이 193cm, 아테네국립미술관, 출처 : https://www.studyblue.com

 

 

 

 

 

아르카익 양식에는 대표적으로 돌을 깎아 만든 거대한 남녀 조각상이 있으며, 앞서 본 사진과 같이 옷을 입지 않은 누드상태의 남성조각상, “코우로스(kouros)”가 있다. 코우로스는 BC 6~7세기에 종교적인 목적으로 많이 만들어졌다. 때문에 신전 입구나 무덤에 세워졌으며 이 시대에 만들어진 코우로스는 젊고 용맹한 전사를 상징적으로 나타낸다.

 

그냥 지나칠 수도 있는 어느 글에선 이 “코우로스”들을 “그 시대의 몸과 마음이 바르고 건강한 훌륭한 젊은이들을 찬양하거나 기념하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만들어 졌다”라고 정석대로 표현하였다. 하지만 “코우로스”라는 조각상이 만약 그 시대의 아이돌들을 매체가 아닌 조각상을 통해 기념했다면? 그 해석은 이렇게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 시대의 몸과 마음이 아주 훌륭하고 뇌가 섹시한 젊은이들을 찬양하거나 기념하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만들어 졌다”.

 

 - <Archaic Smile>, 출처 : http://absurdonio.tumblr.com

 

 

 

 

위 사진 속 조각상 <서 있는 청년>은 앞서 제시한 조각상과 비교하여 볼 때 인체표현이 조금 더 부드러워졌다. 인간의 욕심에 부응하듯 세밀해지고 있는 표현들로부터 우리는 인체에 대한 관찰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런데 아직도 수정되어야 할 부분들이 많아 보인다. 가장 대표적으로 얼굴표현을 들 수 있다. 내가 만약 코미디프로의 작가를 맡고 있다면 아르카익 미소(Archaic Smile)를 개그의 한 소재로 사용하고 싶을 만큼 여러 의미로 임팩트가 강했다. 굉장히 애매하면서 억지스럽다. 마치 부장님 앞에 서있는 신입사원 같아 보인다. 실제로 코우로스는 이집트 미술에서 없었던 얼굴에 부자연스러운 미소가 특징인데, 이러한 안면 표현은 조각상에 생기를 불어넣기 위한 일종의 노력이었다. 뭐 솔직히 미소를 띠고 있다는 생각이 잘 들지 않지만, 바로 이런 게 코미디 프로에서 웃음 포인트도 되면서 대중들이 아르카익에 대해 궁금해 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둘 수도 있지 않을까 그냥 한번 생각해봤다.

 

- <The Anavyssos Kouros> 출처 : http://commons.wikimedia.org/wiki

 

 

 

이 후 고전양식이나 헬레니즘 양식으로 전개되는 과정에 달콤한 시럽(좀 더 세세한 근육표현)과 같은 것들을 첨가해야겠다는 강한 욕망에 도움을 준 것으로 보인다.

 

 

- <페를로스의 코레> 그리스, BC 520년경, 아크로폴리스 미술관, 출처 : http://www.gopixpic.com

 

 

 

 

지금까지 아르카익 양식의 대표 남성조각상 “코우로스”에 대해 설명했다면 여기 아주 고전적인 여성조각상 “코레”가 있다. 여성상 코레는 코우로스와 달리 옷을 입고 있다는 게 큰 특징이다. 예나 지금이나 남녀차별에 관한 문제들이 포함되어 있는 사실을 이야기할 때, 어느 특정 성(性), 누구를 위한 것이라 말해야 될지 모르겠다.

 

- <Peplos Kore (Kore in Dorian Peplon)> 530 B.C. 출처 : http://www.bongkim.com

 

 

 

코레를 그저 역사적 사실이 기록된 작품이라 생각하며 이야기를 시작해야겠다. 누군가에게 완성된 예쁜 코레 조각상을 의뢰하고 싶은 심정이다. 사연을 들어보면 마음이 측은해진다. 이 조각상은 <아크로폴리스의 코레>라 불리는 십 수구의 봉납상 중 하나로, 아테나에게 봉납된 아르카익 기의 소녀상이다. 이 조각상은 함께 조각된 (주름이 많은 이오니아 식 의상) 키튼을 걸친 다른 조각상과 달리 홀로 (주름이 거의 없는 드리스 식 의상) 페를로스를 걸치고 있다. 마치 아르카익 시대 판 신데렐라 같다.

 

 

 -<아테나에게 봉납된 소녀상중 하나>그리스, BC 520년경, 아크로폴리스 미술관

 

 

 

신데렐라 스토리 중 가장 맏언니격인 이 조각상은 B. C. 530년~B. C. 500년경, 기원과 감사의 뜻으로 수호여신 아테나에게 봉납된 소녀상 중 가장 오래되고 잘 만들어진 조각상이다. 불쌍한 <페를로스의 코레>와 달리 예쁜 옷을 입은 (지금은 팔이 없지만) 언니의 두 손에는 과일과 꽃 같은 공양물이 쥐어져 있었을 거다. 게다가 머리모양과 귀걸이, 악세사리 등 갖출 건 다 갖춘 미인이었다. 실제로, 장식성이 돋보인다는 이 조각상은 아마 몇 백 년 동안은 예뻤을 것이다.

 

덧붙여 코레와 코우로스는 아르카익 전성기의 여성, 남성상의 한 면을 대표하는 동시에 그리스 조각의 발전과정을 설명하는데 매우 귀중한 역사적 의의를 지닌다. 재미있게 풀어쓰기위해 다양한 각도에서 이야기를 표현했지만, 칼럼은 칼럼일 뿐 오해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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