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감성 포스터 : 사진으로 말을 걸다

14.12.18 1

 

 

얼마 전,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를 보며 몇 달치 눈물을 쏟아냈다. 원래 슬픈 영화에 약하기도 하지만 ‘다큐멘터리’라는 타이틀이 모든 감정을 더욱 짙게 만들었다. 어쩌면 나의, 혹은 우리의 이야기가 될지 모를 소소한 일상을 꾸밈없이 진솔하게 담았기에 10만명이 훌쩍 넘는 관객들의 눈시울을 뜨겁게 만든 게 아닐까.

 

처음 광고에 관심을 갖게 된 것도 비슷한 이유였다. 화려한 테크닉, 멋들어진 카피에 눈길을 빼앗기는 일도 많았지만, 오래도록 되새기게 되는 광고는 오히려 익숙하고, 소박한 것들이었다. 당시 미혼이었음에도, 마음 한 켠이 뜨거워졌던 ‘글리코 유업’의 캠페인은 내가 훗날 아이를 낳게 되면 이 광고와 닮은 사진첩을 만들어주고 싶단 생각마저 들게 했다.

 

 

 

 

- 출처: http://blog.naver.com/qnrhgkrtod/70087855044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을 감성 광고의 대명사 <엄마의 마음으로 만들어졌다> 캠페인이다. 아직 눈도 뜨지 못한 갓난아이의 모습부터 아장아장 두 발로 걷기 시작한 아이의 모습까지 화면 가득 생생히 담겨있다. 언뜻 보면 아이의 성장기를 정성스레 담아 둔 사진첩 같기도 하다. 한 자 한 자 엄마의 마음이 담긴 카피는 눈시울을 붉히게 한다. 조금씩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아이의 뒷모습을 볼 때, 기쁘면서도 아쉬운 그 복잡한 심정이 온몸으로 전해진다. 아이를 키워 본 적 없는 나도 이런데 하물며 엄마들의 마음은 오죽할까. 분명 아이를 키워 본 누군가 엄마, 혹은 아빠의 아이디어가 단초가 되었을 거란 생각이 든다.


- 출처 : <그녀는 코피라이터> http://blog.naver.com/closetoyou81

 

 

 

 

 

 

글리코 유업과 함께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또 다른 감성 광고, 바로 ‘JR철도’의 캠페인이다. 한 페이지의 꽉 채운 사진과 한 줄의 카피가 전부지만, 수 많은 카피가 적힌 광고들보다 더 많은 생각을 건넨다. 대학시절, 절친한 친구와 처음 떠났던 낯선 도시에서 처음 맞닥뜨렸던 공항, 낯선 이들과 모여 통성명을 하던 어느 여름날, 소중한 이와 이어폰을 나눠 끼고 물 흐르듯 흘러가는 창문 밖 풍경을 바라보던 순간들이 하나 둘 떠올랐다. 때때로 반복되는 일상이 지겨워질 때 이 시리즈를 하나 둘 다시금 꺼내 보곤 한다. 그 순간, ‘생각’은 ‘현실’이 되니까. 이 광고를 보고 나면 나는 늘 낯선 어딘가로 여행을 떠났다.

 







- 출처 : http://souda-kyoto.jp/campaign/archives.html

 

 

 



 ‘교토’라는 곳을 처음으로 눈 여겨보게 된 것도 JR 철도의 <교토에 가자> 캠페인을 접하고부터였다. 각 각의 인쇄광고는 계절별로 새로운 옷을 갈아 입은 교토의 모습을 가장 아름답게 담았다.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벚꽃, 무더위를 식혀줄 듯한 시원한 바람, 풀 벌레 소리가 들리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는 밤 풍경까지. 교토의 공기가 그대로 전해지는 사진들은 하나같이 정갈하면서도 무게감 있다. 교토의 모습을 더욱 생생히 담은 TVC를 감상하며 잠시나마 휴식의 시간을 갖길 바란다.

 

 

 

 

 

일상의 모습을 담백하게 그려낸 영화, 혹은 광고포스터는 우리가 놓치고 지나칠 수 있는 아름다운 것들을 깨우쳐준다. 그 안에 담긴 소소한 행복까지도. 때론 너무나 익숙해서 우린 참 쉽게 잊고 사는 건지도 모르겠다. 찰나의 순간을 담은 광고 포스터를 보며, 나는 다시금 소소한 일상의 소중함을 깨닫는다.  

 

 

손수

놓치고 싶지 않은 일상
때로는 글 때로는 그림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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