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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나미가?

17.06.19 BP 15. 0.7mm, \300  전화통화를 하다, 혹은 급하게 메모할 때 손에 쉽게 집히던 건 모나미 펜이었다. 그런데 ‘모나미 펜!’하면 왠지 모르게 학창시절 OMR 카드를 작성할 때 사용했던 수성사인펜의 이미지가 강렬했다. 그러니까 하얀색과 검정색이라는 단순한 색상으로 디자인됐고, 그립감도 가벼우며 그만큼 접하기 쉽다고 해야 할까? 왜, 우리는 흰색셔츠와 검정색 바지로 연출한 남성룩을 ‘모나미 패션’이라고 부르지 않나. 그만큼 추억 속의 ‘모나미’는 보급형 볼펜, 혹은 300원 내외로 살 수 있는 쉽디 쉬운 볼펜이었다.   153 피셔맨(FISHERMAN), \2,000,000, 모나미가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을 기념하며 제작한 펜    그런데 세월이 흘러 마주한 모나미는 예전과 많이 달라져 있었다. 그의 모습은 심히 당황스러웠는데, 300원의 몇 십 배를 호가 0 Read more
Features 예술가가 된 이정미와 매리언 popular & design

예술가가 된 이정미와 매리언

17.03.15 출처: 노트폴리오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 소름 돋는 순간이었다. 벌써 일생의 두 번째 탄핵 재판을 실시간으로 방청했고, ‘역사가 바뀔뻔한 날’과 ‘역사가 바뀌는 날’을 경험했다. 일부 집단을 제외하곤, 박근혜의 탄핵을 진심으로 축하했다. 아주 당연한 결과임에도, 지난 몇 년간 비상식적인 일들이 가득한 이곳에서 행여 탄핵선고가 기각될까 마음 졸이는 게 이상했지만, 만족스러운 결과였다.    3월 10일 오전, 평소보다 이른 시간에 출근한 이정미 재판관은 긴장된 상황을 반영하듯 머리카락에 미용도구를 그대로 꽂은 채 청사로 들어갔다. 이미지 및 캡션 출처: 연합뉴스 결코 일상적인 일은 아니지만 이번 탄핵선고가 여러모로 흥미로운 건, 그날 발생한 다양한 ‘해프닝(happening)’덕분이다. 선고당일, 이정미 재판관은 머리에 헤어롤을 만 채 출근했다. 언론은 앞다투어 ‘그녀의 헤어 1 Read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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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이 경고하는 사회

15.12.23 얼마 전 한 의학 전문 대학원 남학생의 데이트 폭력 사건이 불거졌다. 피해자를 자신이 잠들 때까지 폭행한 사건이다. 사건이 발생한 건 작년이었으나 이슈가 된 건 올해 말이었다. 학교는 피해자를 위한 대처를 하지 않았고 1년 정도의 시간 동안 그녀는 혼자였다. 결국 폭력을 저지른 남학생은 올해 말이 되어서야 제적을 당했다. 이 얼마나 허무한 일인가! 저널리즘이 남학생의 데이트 폭력 사건을 재조명하자 가해자와 학교가 고개를 숙인다. 아무리 저널리즘이 쇠약해졌다고 하더라도 언론이 주는 힘과 고발성은 그 어떤 미디어보다 전통적이며 강력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상퀼로트, 출처: http://www.citynhistory.com/ - 1940년대 여자 유니폼. 남성 군복의 영향을 받은 여성 유니폼이 후에 밀리터리 스타일의 여성 수트로 발전한다, 출처: http://theflyingsocialnetwork.com/ 그렇다면 패션은? 그동안 패션이 '폭력'같은 사회적 이슈에 소 0 Read more
Features 어른아이, 왜곡된 소녀상(像) popular & design

어른아이, 왜곡된 소녀상(像)

15.11.23 출처: http://tuebl.ca/books/142667 소설 <롤리타>에서 험버트 험버트는 깨져버린 지난날의 환상을 혀 끝으로 발음해본다.     “롤리타, 내 삶의 빛이요, 내 생명의 불꽃, 나의 죄, 나의 영혼, 롤-리-타. 세 번 입천장에서 이빨을 톡톡 치며 세 단계의 여행을 하는 혀끝. 롤-리-타”.   어긋난 사랑이 가져오는 비극은 처참하기 그지없다. 특히 상대가 잘생긴-소설에 의하면-아저씨와 뭣 모르는 어린 소녀라면 더욱 그렇다. 반대도 마찬가지다. 결국 소녀는 왜곡된 사랑에 지쳐 울지만 어른은 모른 체하고 사랑을 더욱 거머쥔다.   어디선가 애들은 읽으면 안 된다는 말을 듣고 미성년 때는 한 번도 읽지 않았던 <롤리타>. 책은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었다. 책을 넘기는 내내 험버트의 합리화는 어찌나 화려한지, 하마터면 나도 모르게 롤리타적 상상에 빠져들 뻔 했다. 그러나 험버트의 사랑을 1 Read more
Features 음악이 흐르고 옷이 걷는다 popular & design

음악이 흐르고 옷이 걷는다

15.10.23 - 셀린느의 2015년 봄/여름 컬렉션, 출처: http://www.billetrouge.com/page/4/   - 케이트 부시의 <This Woman’s Work> 출처: https://en.wikipedia.org/wiki/This_Woman   페미니즘은 항상 수면 위에 있었으나 전세계적으로 페미니즘이 가장 많은 주목을 받은 시기는 바로 불과 몇 달 전부터다. 어쩌면 엠마 왓슨의 페미니스트 연설과 해시태그 캠페인에서부터 시작된 것일지도 모르겠다. 남녀스타들의 페미니즘에 대한 지지가 날이 갈수록 높아지자 패션계도 페미니즘을 세련되게 표현할 방법을 강구했다. 대표적인 예로 셀린느(Celine)의 디자이너인 피비 파일로가 있다. 2015년 봄/여름 컬렉션의 주제는 여성이었다. 여성 컬렉션에서 언제 여성이 주제가 아니었던 적이 있냐 되물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편한 신발과 꽉 조이지 않고 되레 펑퍼짐한 옷들은 무언가를 말하 0 Read more
Features 2015년, 플러스 사이즈가 살아남는 법! popular & design

2015년, 플러스 사이즈가 살아남는 법!

15.09.14 - 플러스 사이즈를 위한 매거진 <66100>의 편집장 김지양, 출처: http://kr.wsj.com   처음 김지양씨를 봤던 기억이 난다. 그녀와 친분이 있는 지인이 그녀의 SNS에 댓글을 달았다. 패션지 <보그>와 함께 화보를 찍었다는 내용의 글이었다. 후에 구글에 그녀의 이름을 치고 화보사진을 구경했다. 같은 플러스 사이즈 소유자인데도 그녀의 플러스 사이즈 몸매가 눈에 들어왔다. 보통 이런 글을 쓸 때 ‘그녀의 자신감이 먼저 보였다.’는 말을 먼저 하지만 솔직히 ‘몸매’부터 눈에 띄었다. 연달아 이렇게 화보를 찍기까지 그녀가 한국에서 들어야만 했던 인신공격적인 말들이 상상됐다. 그러고 나서야 그녀의 자신감이 느껴졌고 그녀가 부러웠다. 그것도 엄청 많이. 코르셋을 입고 스타킹을 신고(그것도 사람들이 플러스 사이즈 몸매는 입으면 안 된다고 못박은 줄무늬 스타킹!) 아름다운 웃음을 짓는 그녀가 엄 0 Read more
Features 남자와 여자는 화성과 금성에서 오지 않았다, Genderless Fashion popular & design

남자와 여자는 화성과 금성에서 오지 않았다, Genderless Fashion

15.09.02 <구름이 지나간다> 수아조, 출처 : http://www.notefolio.net/suuajo/37970     커뮤니케이션을 학문으로 배우다 보면(특히 연인간 커뮤니케이션) 너무나 유명한 책이 등장한다. 바로 그레이 박사의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남자와 여자는 서로 근본부터 다른 종족이라 커뮤니케이션을 할 때 갈등이 생기기 마련이라는 의미다. 어느 정도 맞는 말이다. 자라며 배운 것은 같아도 보고 듣는 건 다르다. 그러니 서로 같은 말을 두고 해석하고 표현하는 방법이 다를 수 밖에. 그래서 그레이 박사는 서로 다른 행성에서 온 이 두 생명체가 어떻게 현명하게 커뮤니케이션 할지 가르쳐 준다. 그러나 최근 이 이론에 의문을 품은 사람이 증가하고 있다. 대표적인 논문 제목은 바로 <Men And Women Are From Earth>. “남자와 여자는 지구에서 왔다”. 그레이 0 Read more
Features 꽃이 담긴 패션과 당신의 판타지, Esprit Dior popular & design

꽃이 담긴 패션과 당신의 판타지, Esprit Dior

15.08.18 - 동대문 디지털 플라자(DDP), < ESPRIT DIOR-디올 정신>展, 출처: http://www.dior.com/ 8월 25일까지 열리는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DDP)의 <ESPRIT DIOR-디올 정신>展에 다녀왔다. 패션 브랜드 디올의 창시자인 크리스챤 디올(Christian Dior)의 쿠튀르 드레스부터 현재 디올의 수장인 라프 시몬스(Ralph Simmons)의 드레스까지 한자리에 모였다. 전시에서 마주한 디올의 디자인 정신은 크리스챤 디올의 여성의 아름다움에 대한 찬사다. 디자이너 아제딘 알라이아 (Azzedine Alaia)가 여성의 곡선을 이용해 밀착된 섹시함을 표현했다면, 크리스챤 디올은 드레스를 이용해 여성의 아름다움을 최대치로 이끌었다. “드레스는 여성 실루엣의 비율을 찬양하기 위해 세워진 일시적인 건축물이라고 생각한다.”며 건축가를 꿈꾸던 어린 시절을 기억이라도 하듯, 드레스를 건축물에 비유하며 우아한 디올 레이 0 Read more
Features 2013년의 윤종신과 재킷들(album cover) popular & design

2013년의 윤종신과 재킷들(album cover)

15.08.10   옷을 입거나 신발을 고를 때, 항상 지키려고 노력하는 신조가 하나 있다. 멋에 욕심내지 않고, 가능한 한 실패를 줄이는 것. 적어도 ‘옷 잘 입는다.’는 소리까진 아니어도 패션 센스가 부족하다는 인상을 남기진 않을 것이다. 물론, 옷 입는 스타일은 개인의 취향이니 이를 평가하겠다는 의도는 아니다! 하지만 빈티지하게 입으려다 ‘빈티’나 본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적당한 정도’가 생각보다 어렵다는 것에 충분히 공감할 것이다.  <Birdman> M/V. 2015 2월호로, 영화 <Birdman>을 보고 영감을 받아 만들었다고 한다. - 월간 윤종신 뮤직비디오. 첫 번째는 2014년 8월호 <여자 없는 남자들>, 두 번째는 2014년 12월호 <지친 하루>, 마지막은 2013년 3월호 <이별 택시>       0 Read more
Features 페미니즘(Feminism), 다른 방식으로 보기 popular & design

페미니즘(Feminism), 다른 방식으로 보기

15.07.29 올해 상반기, 한국에서 페미니즘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전개됐다.페미니즘(feminism)이 중요한 사회적 의제로 떠올랐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사실 한국사회에서 페미니즘은 쉬이 언급하기 어려운, 불편한 위상을 가지고 있었다. 페미니즘이 사회와 제도의 근간, 남성과 여성의 무의식까지 통제하는 ‘남성중심적 사고’에 저항하고 여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치적 담론임에도 불구하고, 용어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여성조차 언급하기 어려웠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일부 과격한 페미니스트(feminist)들의 권리 요구방식이 일종의 테러리즘(terrorism)으로 규정됐기 때문이다. 그 예로, 극단주의적 페미니스트 발레리 솔라나스가 앤디 워홀을 저격해 목숨을 위협받았던 사건이나 성(性) 역(易)차별의 가능성을 가지는 몇몇 논의를 꼽을 수 있다. 하지만 페미니즘에 대한 사회의 곱지 않은 시선은 상당부분 우리의 의식 깊숙이 자리잡은 ‘남성중심적 사고’에서 1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