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ures 미니멀이 아닌 와이드 Feature

미니멀이 아닌 와이드

16.02.18 셀린느 2016년 봄/여름 컬렉션, 출처: http://www.wallpaper.com/fashion 셀린느의 디자이너 피비 파일로가 군더더기 없는 코트와 가방을 세상에 내놓았을 때부터 시작됐는지도 모를 일이다. 더 옛날로 돌아가면 1990년대의 캘빈 클라인이 될 테다. 바로 미니멀리즘 말이다. 세상은 일하는 여성의 정신이 응축된, 깔끔한 직선의 옷을 원했고, 그에 대한 응답으로 디자이너들은 미니멀리즘을 유행시켰다. 미니멀리즘의 요소가 들어간 옷은 직선을 닮았다. 예로부터 직선은 ‘도시의 길’이었으니 미니멀리즘도 곧 ‘도시의 스타일’이다. 여기엔 계획적이고 게으르지 않은 도시인의 삶이 압축됐다. 그래서 울퉁불퉁하고 어디로 튈 지 모르는 곡선은 지난 몇 년 간, 특히 2010년대 중반부터 그 빛을 보기 어려웠다. 게으름은 도시의 청년들에게 쥐약이기에 바쁘게 사는 삶만이 성공의 비결이라고 외치는 세상이다. 그러나 과장되고 예측할 수 0 Read more
Features 호퍼, 오마주, 성공적 – 셜리는 풀지 못한 난센스 퀴즈 Feature

호퍼, 오마주, 성공적 – 셜리는 풀지 못한 난센스 퀴즈

16.02.17 빨래를 개려고 TV앞에 앉았다. TV를 켜는 그 순간, 광고 하나가 시선을 강탈했다. 광고에서 흘러나온 SSG를 재빨리 검색했다. 화면에 등장하는 옷의 색감과 무늬가 황홀했고 배우들의 센스 있는 대사가 맘에 ‘쓱’ 들었던 탓이다. 취향저격 제대로 한 이 기특한 광고, 그런데 왜 어디선가 본 것 같지? 아, 호퍼! 며칠 전 서점에서 한참을 고민하다 제자리에 두고 온 에드워드 호퍼 화집이 생각났다. 검색 창에 SSG를 지우고 에드워드 호퍼를 검색했다. 그렇게 <셜리에 관한 모든 것>을 보게 되었다. 영화 <셜리에 관한 모든 것> 포스터, 출처: http://www.siaff.or.kr/?project 영화는 길었다. 전시장에 걸린 몇 장의 그림들을 2시간 가까이 바라본 기분이었다. 영화 자체가 관객에게 깊이 있는 이해를 바라는 것 같지 않았다. ‘의욕 없는 도슨트’와 함께한 느낌이랄까. 영화평을 봐도 무슨 이야기 0 Read more
Features 평범한 얼굴 속에 담긴 한 편의 시 <Humans of Seoul> Feature

평범한 얼굴 속에 담긴 한 편의 시 <Humans of Seoul>

16.01.12 10대와 20대의 아침시간을 지하철 4호선과 함께 보내며 얻은 게 있다면 ‘까탈스레 보일법한 눈빛’과 ‘제발 나한테 닿지 마라’는 제스처일 것이다. 평소에는 그냥 지나칠 법한 일도 아침 시간, 그리고 지하철 4호선이라는 공간까지 더해지면 ‘예민甲’이 된다. 사람들의 몸짓 하나 행동 하나에 예민해지는 것이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럴 것이다. 곧 동대문역사문화공원이라는 안내 멘트가 끝나기가 무섭게 오른쪽, 왼쪽, 뒤쪽의 사람들이 온몸을 달싹이며 전투태세를 갖춘다. 그렇게 온몸으로 어깨빵을 시전하며 1초라도 먼저 내리려는 사람들을 보면 어깨를 잡아채 “아니 나도 내린다고!”를 외치고 싶지만 이내 꾹 삼킨다. ‘아, 저 사람 먹고 살기 힘든 사연이 있나 보네’하고.시작은 첫 취직을 했을 때고, 그 다음으로는 즐겨보는 주간지에 스마트 폰이 거북목을 만든다는 공공디자인 관련 1 Read more
Features 2015년 패션계에 일어난 놀라운 일들 - 下 Feature

2015년 패션계에 일어난 놀라운 일들 - 下

16.01.08   * 이 글은 <2015년 패션계에 일어난 놀라운 일들-上>편과 이어집니다. 애슐리 그레이엄, 출처: http://www.nydailynews.com/ 마지막 세 번째 최고의 순간은 ‘플러스 사이즈에 대한 인식’의 변화다. 이전에 썼던 칼럼 <2015년, 플러스 사이즈가 살아남는 법!>에서 플러스 사이즈를 움츠러들게 만드는 사회 분위기와 ‘자기 관리’를 명목으로 상처 주기에 급급한 사람들을 비판한 적이 있다. 그리던 어느 날, 란제리를 입은 플러스 사이즈 모델이 워킹하는 사진을 봤다. 사진의 주인공은 모델 애슐리 그레이엄(Ashley Graham)이었다. 그녀는 란제리 브랜드-어디션 엘르(Addition Elle)-를 만들어 그녀뿐만 아니라 다른 플러스 사이즈 모델과 함께 풍만한 란제리 컬렉션을 완성했다. 다시 한번, 플러스 사이즈가 미적 요소 중 하나라는 사실을 증명한 것이다. Ashley Gr 0 Read more
Features 2015년 패션계에 일어난 놀라운 일들 - 上 Feature

2015년 패션계에 일어난 놀라운 일들 - 上

16.01.07 어느덧 2016년이 밝았다. 매년 그렇듯, 새해 계획을 세우는 일도 중요하지만 지난 2015년을 돌아 보고 웃음 짓는 일 역시 신년 준비에 필수일 것이다. 2015년은 ‘수용’과 ‘저항’의 해였다. 먼저 전 세계적으로 페미니즘이 재조명되며 페미니즘이 가지고 있던 오해를 깨부술 수 있었다. 그리고 페미니즘이 여성의 존엄성과 인권을 지키는 신념임을 다시 한번 공고히 했다. 저스틴 팀버레이크, 숀 펜, 브래들리 쿠퍼,  재커리 퀸토의 <Real Men Don’t Buy Girls> 캠페인 참여 사진헐리우드 배우들의 <Real Men Don’t Buy Girls>운동부터 #HEFORSHE 해시태그 운동, 그리고 많은 명사들의 여성 인권에 대한 연설까지. 2015년은 그야말로 여성 인권의 존엄성을 기리는 해였다. 동시에 미국은 동성애자의 결혼을 합법화했다. 성별에 구애 받지 않는 사 0 Read more
Features 분노, 나의 소중한 폭탄(My dear Bomb) - 요지 야마모토 Feature

분노, 나의 소중한 폭탄(My dear Bomb) - 요지 야마모토

15.12.31 마음처럼 일이 풀리지 않을 때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 있다. ‘보란 듯이 잘돼서 너보단 성공할 테니 어디 두고 보자!’같은 말이다. 그러나 앙갚음하려는 마음이 유치하다는 둥, 똑같이 못된 마음을 먹는 것과 뭐가 다르냐는 둥, 타인의 분노를 비웃는 이들 또한 있다. 그저 착하게, 둥글둥글하게 살라는 초등학교 도덕수업 같은 이야기다. 미워하고 싫어하는 마음을 갖는 것이 나쁘기만 한 일일까? 이는 분명 분노가 가지는 힘을 모르고 하는 소리다. 비록 소심하지만, 분노라는 감정에서 비롯된 개인적인 결과물은 나름대로 성공적이었다. 고3 때 은근히 바짝바짝 약을 올리던 친구보다 더 높은 성적을 받는 기적이 일어났고, 글을 못 쓴다며 면박을 줬던 교수가 심사위원으로 있는 글쓰기 대회에서 2등을 한 적도 있었다. 물론, 다른 이유도 있었겠지만 ‘질투심’도 한 몫 했다는 건 부정할 수 없다. 유치하지만 근본적인 감정인 ‘분노’와 &lsq 1 Read more
Features 너의 의미 : 미학적 태도로 패션 바라보기 Feature

너의 의미 : 미학적 태도로 패션 바라보기

15.10.12 <구두> 고흐, 출처: http://www.arte365.kr   언젠가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명품 구두에는 미학이 없다. 오직 가격만 존재할 뿐이다. 반면에 고흐의 <구두> 연작에는 미학적 감상이 담겨있다. 하이데거가 고흐의 그림에 대해 장황하게 설명한 것처럼 고흐의 구두에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고단한 삶, 고흐의 삶, 당대의 사회, 자연 같은 주제들이 말이다.   - 출처: http://www.sandrascloset.com/tag/gucci-museo/   그래도 패션에 대해 짤막하게라도 글을 쓰는 나로서는 이 구두철학에 의문이 들었다. 물론, 브랜드 구두에 전통적이고 복잡한 미학적인 경험을 할 수 있는 요소는 없겠지만 그렇다고 그저 ‘가격’만 존재하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어쩌면 공장에서 대량 생산되는 구두들은 그럴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장인이 손수 만드는 유서 깊은 구두들은 바느질 한 번에 그들의 인생 0 Read more
Features 가장 원초적인 성숙, 이별 Feature

가장 원초적인 성숙, 이별

15.10.02     "내 신경이 이런 상황을 견뎌 내다니 알 수 없는 노릇이다. 내내 나는 그녀의 남편이 눈치 채지 않을까 하는 생각만 했다.만약 눈치를 챈다면 그는 처음에 파랗게 질렸다가, 나중에는 활화산처럼 분노를 폭발하겠지." - 뭉크   <질투> 뭉크 <질투> 뭉크 <질투> 뭉크   요즘은 아침바람이 시리다. 아침엔 긴팔 옷을 꺼내 입었다가 오후엔 햇살이 뜨겁고, 돌아오는 밤에는 다시 시원해진다. 환절기(換節期)라는 이름의 애매한 계절이다. 이런 날씨에는 사람의 마음도 뒤죽박죽이다. 계절이 사람의 마음을 뒤흔드 일은 언제나 익숙치 않다. 우리나라는 두 번의 환절기를 거친다. 겨울에서 봄으로, 여름에서 가을로. 따뜻함과 차가움이 정반대의 성질을 가지듯 따뜻한 날로 향하는 계절과 차가운 날로 향하는 계절 또한 사람 마음을 각자 다른 모양으로 흔든다. 그리고 벌써 10월이다. 우리는 겨울로 향하는 문턱에 서있다. 어쩐지 즐 0 Read more
Features 미친 자들을 위한 안내서 : 윌리엄 블레이크(William Blake) Feature

미친 자들을 위한 안내서 : 윌리엄 블레이크(William Blake)

15.09.04 -영드 <한니발> 에서 프랜시스 달라하이드의 등장 신출처: http://geekandsundry.com/ - 윌리엄 블레이크의 〈위대한 붉은 용과 태양을 입은 여자(The Great Red Dragon and the Woman Clothed in Sun)〉에게 경배하는 달라하이드 출처: http://www.liveforfilms.com/   영화 역사상 가장 소름 끼치고 악랄하며, 지능까지 높은 악역을 꼽을 때 꼭 꼽히는 이가 바로 <양들의 침묵> 속 한니발 렉터 박사다. 안소니 홉킨스(Anthony Hopkins)가 렉터 박사의 역할을 맡았던 이 영화는 1992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며 스릴러물의 바이블이 되었다. 그리고 2013년 미국 NBC에서는 이 한니발 시리즈를 리메이크한 <한니발(Hannibal)>을 방영하기 시작했다. 결코 높지 않은 시청률에도 불구하고 매니아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은 0 Read more
Features 여인의 초상, 워터하우스(Waterhouse) Feature

여인의 초상, 워터하우스(Waterhouse)

15.08.26 - 영화 <The Best Offer> 포스터       경매에서 제시되는 ‘최고 경매가’를 뜻하는 ‘The Best Offer’를 타이틀로 내건 이 영화는 경매사 올드만의 이야기이다. 주인공 올드만은 <OLDMAN’S AUCTION HOUSE>의 대표이자 최고의 경매사다. - 영화 <베스트 오퍼> 포스터출처: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01248       그는 특유의 완벽주의와 결벽증으로 성공했지만, 치명적인 결함을 가지고 있었다. 여성들과 대화는커녕 눈조차 마주치지 못한다는 것. - 영화 <베스트 오퍼> 포스터출처: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01248     1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