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ures 현대 미술의 아버지, 세잔(Paul Cezanne) Feature

현대 미술의 아버지, 세잔(Paul Cezanne)

16.05.17 "윤곽선과 색채는 결코 분리되어 있지 않다. 색을 칠함에 따라 동시에 윤곽선도 이루는 것이다. 색들이 서로 조화를 이루면 이룰수록 윤곽선은 더욱 명확해진다. 색채가 가장 풍부해질 때, 그 형태 역시 충만해지는 것이다."   세잔의 생트빅투아르 산(Mont Sainte-Victoire) oil on canvas, 1904, 출처: http://mission.bz   세잔의 그림에서 자연의 윤곽은 뚜렷하다. 하지만, 윤곽 안쪽으로 채워진 색은 빛의 움직임에 따라 옅어지기도 진해지기도 한다. 원색이 아닌 색은 빛의 반사에 따라 층층이 바뀌는 다채로움을 담고 있으며 그로 인해 공간에 깊이가 더해진다. 이렇듯 견고한 윤곽에 담긴 순간적인 인상은 모순이라기보다 더 자연에 가깝다. 자연의 물성(物性)은 지속적이지만 인상(印象)은 자꾸 바뀌기 때문이다.    샤토 누아르로 가는 길가의 메종 마리아 oil on canvas, 1895, 출처: 네이버 지 0 Read more
Features 엄마의 웨딩드레스

엄마의 웨딩드레스

16.05.10 황금 같은 연휴가 시작되고, 가정의 달 5월 맞아 본가로 향했다. 집을 떠나 혼자 지낸 건 몇 달 채 안되지만, 체감상으로는 1년은 더 지난 것 같다. 막상 혼자 살아보니, 엄마의 쏟아지는 잔소리와 함께 뜨는 된장찌개가 그리웠던 것이다. 집에 도착하자 시큰둥하게 “왔니?” 라고 묻는 엄마가 보였다. 병원 간호사로 일한 지 어언 20년이 훌쩍 넘어가는 우리 엄마는 작은 상처는 물론이고 웬만한 사고에 눈 하나 깜박하지 않는다. 그래서 집안 식구들의 잔병이 큰 병으로 이어지는 일은 없었다. 엄마는 ‘나이팅게일 선서’를 하고 난 뒤 바로 아빠와 결혼했다. 내가 세상에 탄생하기 직전이었던 90년대, 엄마는 미스코리아 화장을 하고 결혼 사진을 찍었다. 엄마가 촌스러움의 극치라며 보기조차 싫어하는 그 사진 속 드레스는 아마 당시엔 최첨단 유행이었을 테다. 티아라 대신 레이스 소재의 끈이 엄마의 이마를 감싼 채 면사포와 이어져 있다. 어깨 장식은 누구든 0 Read more
Features 오노레 도미에 작품과 삶: 서민으로 살다, 죽다.

오노레 도미에 작품과 삶: 서민으로 살다, 죽다.

16.05.03 가르강 튀아(Gargantua) 판화, 1831, 출처: 노마디스트 위 그림을 보자. 그림 속에는 흉측하게 생긴 거인이 앉아있다. 지금 그는 사람들이 바친 재물을 먹고 있는 중이다. 이미 많은 재물을 먹어 살이 부풀어 올랐는데도 거인은 만족하지 못한 표정이다. 그가 앉은 의자 밑으로는 서류더미와 분주한 모습의 사람들이 몰려있다. 과연 이 그림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가르강 튀아(Gargantua)>라는 위 작품은 신문 삽화가였던 오노레 도미에(HONORÉ DAUMIER)가 국왕 루이 필리프 1세를 풍자한 그림으로, 세금 인상에 대한 반발심에 그린 작품이다. 그림에서 흉측하게 생긴 거인은 루이 필리프 1세를, 행색이 초라한 이들은 서민을 상징한다. 주목할 것은 의자 밑에서 무언가를 받기 위해 손을 뻗는 사람들인데, 이들은 부르주아 계층이다. 그리고 그들이 들고 있는 ‘종이’는 국왕의 자신을 지지해준 부르주아에게 하사 0 Read more
Features 양을 세는 파자마 패션 Feature

양을 세는 파자마 패션

16.04.26 출처: http://felicitytrend.com   하루가 다르게 빨라지는 세상이다. ‘빨라진다’라는 표현조차 촌스러워 보인다. 마치 갓 서울로 올라온 시골 토박이가 뜨내기처럼 보이지 않으려고 일부러 내뱉는 말 같다고나 할까? 빨라지는 건 당연한데, 왜 그게 놀랄 일이냐고 물어보는 게 당연한 시대가 왔다. 예전부터 한국은 ‘빨리빨리’문화를 가장 성실히 실천하는 나라였다. 사실 이 소리도 이제는 촌스러운 미사여구처럼 들린다. 덕분에 한국의 뷰티 산업은 그 어떤 나라보다도 트렌드를 빨리 간파하며 새로운 코스메틱 시장을 열기도 했으며-쿠션 파운데이션처럼- 트렌드에 적합한 카피캣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SPA 패션 브랜드들은 한국에 상륙하자마자 기가 막힐 정도로 급격한 성장률을 보였다. 그리고 그 상승세는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H&M이 디자이너와 콜라보레이션을 하는 날이면 명동지점 앞에서 캠핑을 하는 사람들이 매 년 0 Read more
Features [디자인 북 리뷰] 지적자본론 REVIEW

[디자인 북 리뷰] 지적자본론

16.04.21 크리에이티브 네트워크 <노트폴리오 매거진>에서는 디자인에 관한 다양한 시선을 비추기 위해 디자인 북 리뷰를 기획했습니다. 책을 통해 낯선 디자인을, 세상을 보는 다양한 시선을 접해보세요.   07. 지적자본론 글: 김재웃  <지적 자본론>, 출처: http://minumsa.minumsa.com   디자인 서적 리뷰를 연재하면서 좋은 책을 찾기 위해 서점과 도서 포털 사이트를 자주 찾는다. 하지만 디자인에 대해 새로운 의견을 내고 인사이트를 주는 책을 찾는 일은 쉽지 않다. 그래도 꾸준히 예술/디자인 코너를 샅샅이 뒤져보지만, 이곳에 채워진 책들은 최근 유행하는 컬러링 북과 인테리어 관련 책이 대부분이다. 좀 더 디자인과 관련한 다양한 서적을 찾고 싶은데 그러기가 쉽지 않다.왜 서점은 ‘고객이 원하는 책’ 혹은 ‘다양한 책’이 아닌 ‘서점이 팔고 싶은 책’으로 가득할까 0 Read more
Features 사유하는 그림, 르네 마그리트(René Magritte)의 거울

사유하는 그림, 르네 마그리트(René Magritte)의 거울

16.04.07              <금지된 재현> 캔버스에 유채, 르네 마그리트, 1937, 출처: http://myungworry.khan.kr/494 그림 속 남자는 거울을 바라보고 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거울에는 그의 얼굴이 아니라 뒷모습이 비치고 있다. 미술에서 ‘재현’은 장소 또는 사물을 그대로 모사하는 것을 뜻한다. 그렇다면 위 그림 속 ‘거울’은 ‘거울’이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저 ‘거울’은 무엇일까? 그림 속 거울은 실제 세계가 아닌, 회화에서만 가능한 ‘금지된 재현’으로 표현된 거울이다. 마그리트 그림에서 ‘거울’은 익숙하고 일상적이었던 모습과는 다르게 모순된 모습으로 나타난다. 때문에 위의 그림처럼 앞-뒤의 구분이 모호한 거울은 눈에 보이는 것과 다른 세계를 비 0 Read more
Features 호돌아, 어디니? 내 목소리 들리니?

호돌아, 어디니? 내 목소리 들리니?

16.04.05 출처 : GDX태양 Goodboy 뮤직비디오, 2015 무한도전 영동고속도로 가요제 캡쳐   그의 회귀를 처음으로 목격했던 시점은 몇 년 전이다. 애타게 기다리던 GD와 태양의 싱글 앨범 <Good boy> 뮤직비디오를 본 날이었다. 아니 본인들의 생년인 ‘88’을 이렇게 써먹다니. 스냅백에는 서울 올림픽 로고와 호돌이가 떡하니 박혀 있다. Seoul이라는 글자와 호돌이가 뿜어내는 익숙함 때문일까, 갖고 싶어졌다. 그 이후에도 그들은 동갑인 광희와 함께 무도 가요제에서 ‘88’과 관련된 것들을 잔뜩 들고 나와서는 남들과 다른 ‘팔자’임을 과시했다. 그리고 그해 연말 방영된 <응답하라 1988>에서 정봉 오빠는 가슴에 호돌이를 안고 브라운관에 등장했다.     호돌이 티셔츠를 입은 <응답하라 1988> 출연진, 출처: <응답하라 1988> 0 Read more
Features 마리나 아브라모비치(Marina Abramovic), 눈빛에 숨은 그 때의 우리 Feature

마리나 아브라모비치(Marina Abramovic), 눈빛에 숨은 그 때의 우리

16.04.01 이런 상상을 해본 적 있다. 오랜 기간 연인이었던 사람과 이별 뒤, 오랜 시간이 흘러 우연치 않게 만나면 어떨까? 물론, 전공도 직업도 지역도 달라 그나마 ‘연인’이었기에 이어나가던 끈을 자른 우리에게 이런 일은 흔치 않을 것이다. 아픈 이별을 겪은 후에는 으레 ‘혹시라도 우연히 마주치진 않을까’는 궁금증을 시작으로 ‘나중에 나이가 들어 각자 다른 배우자가 있는 상황에서 마주치면 어떨까?’까지 상상의 나래를 펼치곤 했다. 아마 재회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는 많이들 접해보고 또 상상해봤을 것이다. 마리나 아브라모비치(Marina Abramovic)& 울라이(F.Ulay)    그리고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무렵, 첫 직장의 대표님과의 점심식사에서 이런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당시 대표님은 환갑 정도의 나이셨는데 항상 깔끔한 정장차림에 ‘해인씨, 오늘 손목시계 예쁘네&rsquo 0 Read more
Features 불꽃과 사랑, 순간의 황홀경 Feature

불꽃과 사랑, 순간의 황홀경

16.03.31 사랑이란 무엇일까? 육체적인 결합일 수도 있고, 정신적인 교감일 수도 있다. 서로를 한 여자로서, 한 남자로서 느끼는 긴장감 아래는 상대의 육체에 대한 욕망이 숨어 있다. 물론, 여기에 서로의 관점, 취미, 취향 등의 정신적 교감이 들어설 여지는 충분하다. 그러나 정신적 교감은 비단 연인관계뿐만 아니라 우리가 경험하는 모든 관계에서도 가능하다. 때문에 연인사이에는 육체적인 교감이 크게 자리한다. 하지만 육체에 대한 욕망은 채워지면 결핍으로 돌아가기 마련이다. 결핍은 이내 새로운 욕망을 부르고, 또 다시 결핍이 된다. 이렇듯 세상의 모든 연애는 타오르는 불꽃과 서로에게 싫증이 나는 권태가 반복된다. <나이아가라 불꽃과 구경꾼들> 야마시타 기요시, 출처: http://koreaaero.com 야마시타 기요시의 <하나비(불꽃놀이)> 연작은 남녀 간의 사랑과 닮아 있다. 작품의 주제인 불꽃은 사랑의 ‘욕망-절정-결핍’의 과정과 크게 다르지 않다. 0 Read more
Features [디자인 북 리뷰] 디자인 멘토링 REVIEW

[디자인 북 리뷰] 디자인 멘토링

16.03.10 크리에이티브 네트워크 <노트폴리오 매거진>에서는 디자인에 관한 다양한 시선을 비추기 위해 디자인 북 리뷰를 기획했습니다. 책을 통해 낯선 디자인을, 세상을 보는 다양한 시선을 접해보세요.   06. 디자인 멘토링 글: 김재웃  며칠 전, 노트폴리오 매거진의 편집장님을 만났다. 작년 8월, 글을 쓰기 시작할 때 만나 뵌 이후로 오래되기도 했고, 그 밖에 몇 가지 의논할 사항이 있어서였다. <디자인 북 리뷰>는 책 선정에 몇 가지 애로 사항이 있다. 원래 이 섹션의 목적은 예술과 디자인에 관련 된 좋은 책을 발굴하고 그 속에서 더 깊은 인사이트를 짚는 것에 있는데 막상 추천할 만한 ‘좋은 예술/디자인 서적’을 선정하는 것과 그 안에서 인사이트를 짚는 것이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필자가 디자인 전공이라 예술분야는 논외로 두어 선택지가 좁아진 부분도 있지만, 대부분의 디자인 서적들 그마저도 의견보다는 정보와 이론 위주의 책이 0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