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ures 우주의 실현, 마츠모토 레이지 <은하철도999>展 REVIEW

우주의 실현, 마츠모토 레이지 <은하철도999>展

17.03.27 은하철도 999 주제가   ‘은하철도 999’하면 떠오르는 단상은 ‘기차가 어둠을 해치고 은하수를 건너면, 우주 정거장에 햇빛이 쏟아지네~’를 읊조리는 김국환 아저씨의 목소리다. 거기에 이상한 천 쪼가리를 어깨에 둘러싼 덥수룩한 ‘철이’와 어쩐지 사연이 있어 보이는 ‘메텔’까지. 어린 나이에도 두 주인공은 음울한 분위기를 풍겼댔고, 그런 둘을 보고 있으면 침울한 기분이 들곤 했다.   images about Galaxy Express 999 on Pinterest   지금 와서 보면, 당시엔 뭣 모르고 움직이는 캐릭터여서 좋았던 <아기공룡 둘리>, <두치와 뿌꾸>처럼, <은하철도 999>에 대한 정확한 스토리나 세계관 설정은 기억나지 않지만, 제목만으로도 유년시절이 떠오름은 분명하다.   마츠모토 레이지의 사인회와 라이브 페 1 Read more
Features 예술가가 된 이정미와 매리언 popular & design

예술가가 된 이정미와 매리언

17.03.15 출처: 노트폴리오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 소름 돋는 순간이었다. 벌써 일생의 두 번째 탄핵 재판을 실시간으로 방청했고, ‘역사가 바뀔뻔한 날’과 ‘역사가 바뀌는 날’을 경험했다. 일부 집단을 제외하곤, 박근혜의 탄핵을 진심으로 축하했다. 아주 당연한 결과임에도, 지난 몇 년간 비상식적인 일들이 가득한 이곳에서 행여 탄핵선고가 기각될까 마음 졸이는 게 이상했지만, 만족스러운 결과였다.    3월 10일 오전, 평소보다 이른 시간에 출근한 이정미 재판관은 긴장된 상황을 반영하듯 머리카락에 미용도구를 그대로 꽂은 채 청사로 들어갔다. 이미지 및 캡션 출처: 연합뉴스 결코 일상적인 일은 아니지만 이번 탄핵선고가 여러모로 흥미로운 건, 그날 발생한 다양한 ‘해프닝(happening)’덕분이다. 선고당일, 이정미 재판관은 머리에 헤어롤을 만 채 출근했다. 언론은 앞다투어 ‘그녀의 헤어 1 Read more
Features 1990년대라는 동시대적 현상, X라는 질문 -X1 REVIEW

1990년대라는 동시대적 현상, X라는 질문 -X1

17.02.01 X1: 1990년대 미술은 ‘역사적 필연’이었다.   서울시립미술관 <X:1990년대 한국미술>展 전경, 출처: 일상의 실천   2017년 1월 18일.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에서는 SeMA Gold <X:1990년대 한국미술>展이 한창 진행 중이었다. 궂은 날씨의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전시장은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오늘은 앞으로 총 4주에 걸쳐 ‘90년대 미술’을 주제로 진행될 세미나의 첫 토크가 예정된 날이다. 우연찮게 90년대 미술을 주제로 전시가 열린다는 소식에 서울시립미술관에 방문한 게 벌써 2주 전이다. 개인적으로 ‘90년대’라 함은 ‘유년시절의 총집합체’로 웨딩피치와 HOT, SES 언니들이 대세였던 시절이다. 학교가 끝나면 근처 떡볶이 집에서 300원짜리 떡볶이를 사먹고, 똑같은 300원짜리 슬러시에 피카츄만 한입 배어 물면 세상을 다 가진 것만 같았던 0 Read more
Features 제가 바로 그 '요즘 것'들의 작품입니다,  <X:1990년대 한국미술>展 REVIEW

제가 바로 그 '요즘 것'들의 작품입니다, <X:1990년대 한국미술>展

17.01.13 나, X세대? 출처: 브런치, 젊음을 위한 나라는 없다   “요즘 것들은 버릇이 없다”는 말은 이집트 벽화에도 적혀있을 만큼 아주 오래된 관용어라고 한다. 그도 그럴게, 굳이 저 말이 아니어도 몇몇 기성세대들은 “나 때는 안 그랬는데...”라는 말을 쉽게 내뱉곤 하니까. 한 사람이 태어나면 그 사람의 인생의 80%는 ‘시대적 배경’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생각해보면 너무나도 당연한 이 명제들에 대해 우리는 깊게 생각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숨을 쉬듯 시간은 흐르고 있고, 자신이 처한 문제나 혜택에 대해 ‘시대적 배경’을 자각하기보다 개인적 차원의 이유로 치부하기 쉬워서다.    19세에서 29세까지의 연령층을 지칭하는 ‘X세대’는 전쟁을 겪은 부모세대가 피땀 흘려 이룩한 ‘풍요한 시대’의 젊은이들이다. 전쟁의 비극이나 배고 0 Read more
Features 일단 유명해지면, 네가 똥을 싸도 박수를 칠 거야

일단 유명해지면, 네가 똥을 싸도 박수를 칠 거야

16.12.28 무제, 마크 로스코, 1970, 출처: http://www.asiae.co.kr   무제, 마크 로스코, 1956, 출처: http://www.asiae.co.kr   예술가의 똥(Artist's Shit), 피에르 만초니, 1961, 출처: http://lamblegs.wordpress.com   찐한 물감을 짙게 끼얹은 듯한 마크 로스코(Mark Rothko)의 그림이나 어느 예술가의 똥으로 만들었다는 통조림(피에르 만초니, Piero manzoni)을 보고 있자면 ‘무엇이 예술인가’는 철학적인 사유에 빠지게 된다. 대체 ‘뭐가 뭔지 모르겠다’는 감상과 동시에 작품을 마주한 두 눈에 동공지진이 일면, 어째서 나를 뺀 모든 관람객들이 그리도 교양 있어 보이는 걸까. 전시에 앞서 작가의 세계관과 작품의 함축적인 의미를 미리 공부하고 와서인지, 아니면 정말 작품을 통해 뭔가를 느껴서 0 Read more
Features 비엔날레를 통한 몇 가지 단상: <네리리 키르르 하라라>展 후기 REVIEW

비엔날레를 통한 몇 가지 단상: <네리리 키르르 하라라>展 후기

16.11.11 언제나 획기적인 전시로 미술을 소개하는 서울시립미술관에서 <네리리 키르르 하라라>展이 진행된다. <네리리 키르르 하라라>展은 미디어 아트 중심의 국제 비엔날레인 ‘SeMa 비엔날레 미디어시티서울’이라는 이름 하에 개최되는 전시로, 지난 2년 동안의 동시대 미술 현황을 축약적으로 제시한다.   국제 비엔날레는 2년을 주기로 광주, 부산, 청주 등 각지에서 개최된다. 미디어아트비엔날레는 2000년에 창설되어 현재는 미디어시티서울이라는 이름으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출처: http://mediacityseoul.kr   전시명 ‘네리리 키르르 하라라’는 마치 외계인이 속삭이는 듯한 언어로 단순히 제목만으로 전시의 주제가 무엇인지 파악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이미 주제에 대한 이야기가 언론에서 여러 번 회자된 바 있고, 전시 후기 역시 많이 접할 수 있기에 ‘네리리 키르르 하라라’가 ‘화 1 Read more
Features [디자인 북 리뷰] 녹색 회로판 위의 단기기억 장치 발전사 REVIEW

[디자인 북 리뷰] 녹색 회로판 위의 단기기억 장치 발전사

16.10.28 크리에이티브 네트워크 <노트폴리오 매거진>에서는 디자인에 관한 다양한 시선을 비추기 위해 디자인 북 리뷰를 기획했습니다. 책을 통해 낯선 디자인을, 세상을 보는 다양한 시선을 접해보세요.   11. 녹색 회로판 위의 단기기억 장치 발전사   녹색 바닥의 메인보드에는 여러 개의 칩이 꽂혀있다. 어디가 어딘지도 모르는 회로 사이로 얼기설기. 이렇게 복잡한 회로 사이로 솟은 칩들은 각자의 물리적 역할을 하며 하드웨어가 된다. 그리고 그 하드웨어 속에 새로운 소프트웨어가 담기면서 둘은 서로 상호 보완하며 하나의 시스템을 이룬다.   Superblock 115, 이득영, 2011 플렉시글라스 위에 피그먼트 프린트, 60×90cm, 출처: www.artinculture.kr/online/168   녹색 땅에는 여러 개의 집이 꽂혀있다. 어디가 어딘지도 모르는 도로 사이로 얼기설기. 복잡한 도로들 사이로 솟은 집들은 각자의 물리적 역할 0 Read more
Features 내 자리에서 목소리 내기, 일상의 실천(everyday practice)

내 자리에서 목소리 내기, 일상의 실천(everyday practice)

16.10.21 2016년 9월 25일, 백남기 농민의 사망사건으로 여론이 들끓었다. 그로부터 며칠 후, 서울대 의과대학 소속 102명의 학생은 <선배님들께 의사의 길을 묻습니다>는 대자보를 발표한다.   출처: 경향신문    너무 완벽해서 이루 말할 데 없는 이 성명서를 읽고 나니, 그간 ‘바쁘다’는 핑계로 감고 있던 ‘사회에 대한 눈’이 번쩍 뜨였다. 무엇보다 나도 모르게 정치를 일상과 따로 분리해서 생각하고 있다는 점에 가장 놀랐는데, 서울대 의과대 학생들은 사회에서 일어난 하나의 사건을 그저 제 자리에서 자신이 배운 대로 말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그저 히포크라테스 선서에 따라 인류와 정치, 종교, 정파를 떠나 백남기 농민을 자신이 앞으로 소명을 다해야 할 ‘환자’로 보고 있었다. 또한, 국가고시에 출제될 만큼 가장 기본적인 소양인 ‘사인 기재 원칙’이 이번 사건에서만큼은 0 Read more
Features 왜 너는 되고 나는 안돼? - ‘아르 브뤼’를 통해 본 현대미술

왜 너는 되고 나는 안돼? - ‘아르 브뤼’를 통해 본 현대미술

16.10.15   "4살짜리 애가 그린 그림 아니야?" “내가 낙서해도 이 정도 퀄리티는 나올 것 같은데" "이따위 작품이 몇 십억이라니. 나도 미술이나 할까?"   난해한 작품을 보며 이러한 한탄을 토로하는 관객들이 종종 있다. 아무나 그릴 수 없는 ‘대단한 예술’이 아닌, 특별한 기술 없이 막 그린듯한 작품이 거액에 거래 되는 장면을 봐왔기 때문이다. 이는 예술작품이 평소 자신이 갖고 있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실망감’과 왠지 자신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예감’과 더불어 예술에 대한 ‘회의감’으로 나타난다. 작품을 보는 시각과 취향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미술사의 한 획을 긋는 양식으로 분류되는 화가의 작품이라면 최소한 ‘잘’ 그리는 기술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 미술에 대한 일반적인 시선이다.   Concetto spaziale 루 2 Read more
Features 예술가를 위한 팩토리, <신도시 프로덕션> Feature

예술가를 위한 팩토리, <신도시 프로덕션>

16.10.14 수표동 11-2번지 5층에 위치한 공간 <신도시>는 을지로와 충무로 인접에 위치하고 있다. 주변에 각종 재료상과 인쇄소가 즐비한 덕분에 이미 오래 전부터 여러 디자이너와 미술가들이 활동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다양한 디자이너와 미술가, 만화가, 뮤지션, 그리고 작가들이 모이던 신도시의 5층이 아닌, 4층에 작업공간을 따로 만들어 책과 포스터, 티셔츠, 앨범을 제작하고 있었다. 그리고 얼마 전, 도쿄 아트 북페어에서 <신도시 프로덕션 ( SDS Production)>(이하 <신도시>)이라는 이름으로 ‘작업’을 선보였다. 신도시 로고, 출처: 신도시 프로덕션 도쿄아트북페어 참가모습, 사진 이윤호, 출처: 신도시 프로덕션  신도시 프로덕션, 디자인 박재영, 출처: 신도시 프로덕션   만화가 김인엽, 백재중, 이일주, 유창창, 영이네 등을 비롯한 뮤지션 김윤기, 최태현, 텐거, PPUL, 민성식 그리고 권금성 성인극화 프로덕숀(권용만, 김 0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