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ures 낯설고도 익숙한 ‘양아치’ REVIEW

낯설고도 익숙한 ‘양아치’

18.01.12 When Two Galaxies Merge, Yangachi    ‘아뜰리에 에르메스’에서 진행된 양아치 작가의 전시는 공간의 이름과 아티스트의 이름을 생각해볼 때 두 가지의 세계가 공존한다. 최상의 물품을 판매하는 상업 집약체인 ‘에르메스’에서 상품가치라곤 모두 빗겨나갈 것 같은 ‘양아치’작가의 개인전이 이뤄진다는 사실이 그렇다. 이는 전시장의 입구에서부터 건물을 지키는 머리를 단정히 넘긴 보디가드들, 그리고 비싸고 맛있는 음식을 파는 카페를 지나면서 도드라진다. 즉, ‘양아치’라는 이름을 가진 작가의 전시를 보기 위해서는 세상의 위계질서 속에서 당당히 살아남은 ‘에르메스’ 건물을 지나야 하는 것이다. 이렇듯 입구부터 이어지는 이질감은 양아치 작가의 ‘낯선 조합’을 예견하게 한다.   ‘갤럭시, 사랑’ 0 Read more
Features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 네스프레소 캡슐 popular & design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 네스프레소 캡슐

17.12.28 네스프레소 커피 캡슐  언뜻 보기에 <어린왕자> 속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이 떠올랐다. 바로 <네스프레소>의 캡슐이다. 처음 네스프레소를 접했을 때 기계의 디자인도 디자인지만 캡슐문화(?)에 다소 충격을 받았는데, 커피머신에 캡슐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과 커피가루를 담는 캡슐이 이렇게 세련되고 예쁠 수 있다는 점에 놀랐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기를 구입할 당시, 커피의 ‘ㅋ’도 잘 몰랐던 터라 캡슐을 한 줄로 늘어놓고 마음에 드는 색깔을 골라 커피를 내려먹곤 했다. 물론, 캡슐의 색깔과 맛의 상관은 전혀 없었지만 말이다.    U C50 퓨어 크림 머신 픽시 C60 머신  이니시아 D40 머신, 출처: 네스프레소 커피캡슐이 이토록 세련될 수 있다는 것, 그 감상이 온전히 나만의 것이 아니었는지 몇 해 전 합정동의 한 커피숍에서 네스프레소 캡슐로 연출한 인테리어를 마주한 적이 있다. 0 Read more
Features [전시 리뷰] 후지필름 X 갤러리, <피시보(P-15)>展 REVIEW

[전시 리뷰] 후지필름 X 갤러리, <피시보(P-15)>展

17.12.21 ‘사진’하면 으레 떠오르는 후지필름에서 국내 사진예술 발전을 위해 전시를 개최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순간 ‘폴라로이드를 이용한 사진전 일까’라는 단순한 생각이 들었지만, 어떤 식으로 프로젝트를 풀어갈지 궁금했다. 그도 그럴게, 현대 사회에서 ‘사진’이 갖는 의미는 너무나도 다양하기 때문이다. 사진은 이제 단순히 ‘이미지의 기록’을 떠나 그 자체로 의미를 갖는 기호성과 시간의 흐름, 빛 등 반추할 수 있는 요소들이 많다.  그리고 후지필름은 사진이 ‘삶과 예술이 함께 만드는 미디어’라는 점에 착안해 시공간을 초월하는 ‘인터미디어(intermedia)’로써의 사진을 <피시보(P-15)>展에 담았다.  <Colored Clark> 폴라로이드, 백남준, 10.3x10.3cm, 1989 06 091989년 백남준은 폴라로이드로 자신의 0 Read more
Features 당신의 연말을 빛낼 5가지 전시 Feature

당신의 연말을 빛낼 5가지 전시

17.12.13 2017년도 한 달을 채 남기지 않았다. 전 대통령의 탄핵과 새로운 대통령의 탄생, 지진, 수학능력시험 연기까지, 대내외로 참 다사다난했던 한 해였다. 늘 그렇듯 새로운 해를 맞이하며 기존의 것들을 정리하고 새로움을 맞이하는 시기다. 그만큼 특유의 정신 없음과 여유로움이 범벅 된 지금을 보다 더 알차게 만들 전시를 소개한다.   1. <팅가팅가 : Let’s be Happy>展     ‘팅가팅가’는 파블로 피카소(Pablo Picasso)와 키스 해링(Keith Haring) 을 비롯해 서양 현대 미술에 영감을 선사한 것으로 알려져 유럽과 미국, 일본 등 해외에선 이미 큰 인기를 받고 있는 아프리카 현대미술이다. 이번 전시는 아프리카 현대미술 대표작가이자 팅가팅가 화풍 창시자인 ‘에드워드 사이디 팅가팅가(Edward Saidi TingaTinga)’의 작품을 비롯해 ‘조지릴랑가(G 0 Read more
Features [전시 리뷰] 페로탕 서울, <BADA BING, BADA BOOM>展 REVIEW

[전시 리뷰] 페로탕 서울, <BADA BING, BADA BOOM>展

17.12.12   팔판동에 위치한 페로탕 서울에는 그래피티 아티스트로 유명한 매드사키(MADSAKI)의  <BADA BING, BADA BOOM>展이 진행 중이다. 어쩐지 그의 이름이 낯설지만 작품은 익숙하다면, 그 특유의 화법과 주제로 다루는 그림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실제로 갤러리에 들어서면 앤디워홀의 <꽃>을 패러디한 작품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물론, 자세히 들여다보면 매드사키만의 색이 녹아 있는 작품이다.     갤러리에 들어서 본격적인 작품 감상에 도입하면, 반가운 얼굴이 투성이다. 티비 속 애니메이션이나 인터넷에서 한 번쯤 접해본 인물들이 매드사키 특유의 초점없는 눈으로 관람객을 응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작업에 사용하는 스프레이 특성때문인지, 그림 곳곳은 페인트가 흘러내린 자국이 선명하다. 때문에 평소 밝은 분위기의 명화 속 주인공들이 다소 그로테스크한 느낌을 자아내기도 한다.      이러한 ‘이질 0 Read more
Features [전시 리뷰] 그림같은 환상, 최랄라<랄라 살롱>展 REVIEW

[전시 리뷰] 그림같은 환상, 최랄라<랄라 살롱>展

17.11.19   한 폭의 그림같은 작가 최랄라의 사진이 현재 구슬모아 당구장에서 전시 중이다. 자이언티, 지코, 태연 등, 대중음악을 즐겨듣는 이라면 한번쯤 그의 작품을 앨범 커버를 통해 접해봤을 것이다. 자세히 들여다 보지 않으면 물감으로 곱게 칠한 한 폭의 그림 같기에, 최랄라의 작품은 몽환적이고 환상적인 기운을 자아낸다.    <랄라 살롱>展, 출처: 디뮤지엄   강렬한 인상은 입구에 들어서면서부터 시작된다. 일반적인 전시장과 달리 빨간색의 외벽과 강렬한 사운드가 관람객의 눈과 귀를 사로잡기 때문이다. 최랄라의 작품은 두서 없이 빨간색 벽에 매달려 있고, 그 속에서 우리는 익숙한 인물들을 발견할 수 있다. 이처럼 전시는 대중들에게 가장 잘 알려진 앨범 재킷 작업과 뒷모습 시리즈로 친숙하게 시작하지만, 전시장 안에 설치된 또 하나의 문을 통과하면 작가의 새로운 작업이 펼쳐지며 전혀 다른 세계로 들어가게 된다.   &n 0 Read more
Features [전시 리뷰] 문화역서울284 <타이포잔치 2017 : 몸>展 REVIEW

[전시 리뷰] 문화역서울284 <타이포잔치 2017 : 몸>展

17.10.21 문화역서울284   지금 문화역서울284는 ‘제5회 국제 타이포그래피 비엔날레’인 <타이포잔치 2017:몸>展이 진행 중이다. 구 서울역사에 꾸려진 이번 전시공간은 ‘문화역 서울’이라는 새이름에 걸맞게 시기마다 다양한 주제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과연 ‘타이포그래피’와 ‘역사(驛舍)’의 조합이 어떤 모습일지,다소 이질적인 두 요소의 결합이 어떤 분위기를 자아낼지 궁금했다. 그러나 전시장에 들어서는 순간, 공간을 가득 메운 고전적이면서도 세련된 조형미를 느낄 수 있었다.    <새로운 행성을 위해 주민투표를 하세요> 출처:@문화역서울284 및 직접촬영 이 작품은 참여자가 미래의 새로운 행성에서 거주하게 된다고 가정하고 3D 렌더링된 가상의 행성 풍경 위에 로봇 스티커를 부착하게 한다. 몇 가지 서로 다른 종류의 로봇 스티커는 각기 다른 노동의 역 0 Read more
Features 자연스러운 재조합 popular & design

자연스러운 재조합

17.10.16 <수면의 과학> 출처: 네이버 영화   사랑에 빠진 남자는 꿈속에서 그녀와의 하루하루를 만들어간다. 하지만 알다시피 꿈은 무질서하다. 그래서 완벽한 공간이 연출된 것도 아니고, 완벽한 이야기도 아닌 채로 한 컷 한 컷 잘려나가듯 만들어진다. 그만큼 그녀와의 하루는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에서 정신없고 산만한 ‘부조화’ 투성이다. 그럼에도 영화 <수면의 과학>은 무질서한 조합을 통해 꿈을 조화롭게 창조한다. 골판지로 방음벽을 만들고, 식탁보 같은 천으로 배와 말을 뒤덮으며 TV를 벽에 촌스럽게 합성시키기도 한다. 말 그대로 이 영화의 미술은 우리가 꾸는 꿈의 ‘아름다운 무질서’와 닮아있다. 여주인공인 샤를롯 갱스부르(스테파니)는 이야기한다.   “자연스러움을 얻는 것은 힘들어. 잠시 한눈을 팔았다간 금세 질서가 개입하지.”   <수면의 과학> 출처:&n 0 Read more
Features [전시 리뷰]  디뮤지엄 <PLASTIC FANTASTIC : 상상사용법>展 REVIEW

[전시 리뷰] 디뮤지엄 <PLASTIC FANTASTIC : 상상사용법>展

17.09.22 D MUSEUM, 2017, courtesy of D MUSEUM   한남동에 위치한 디뮤지엄(D MUSEUM)에서 2017년 9월 14일부터 2018년 3월 4일까지 세계적인 디자이너들의 상상력과 플라스틱의 무한한 가능성을 반추하는 <PLASTIC FANTASTIC : 상상사용법>展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20세기의 ‘기적의 소재’로 불리는 플라스틱이 우리의 일상으로 스며든 장면을 연출한다.   Bring Colors to Domesticity, 2017, courtesy of D MUSEUM   전시는 40여 명의 세계적인 크리에이터들이 개성을 불어넣은 2,700여 점의 제품과 가구, 조명, 그래픽, 사진을 총망라한다. 특히 ‘일회용’이라는 고정관념에 얽매이지 않고 플라스틱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 카르텔(Kartell)과 그의 협업을 살펴볼 수 있다는 점이 의미있다. 이는 광고 그래 0 Read more
Features [전시 리뷰] 흑백의 세상, 헨킴 <미지에서의 여름>展 REVIEW

[전시 리뷰] 흑백의 세상, 헨킴 <미지에서의 여름>展

17.09.15   지금 구슬모아당구장에서는 흑백의 미지(未知)를 그리는 일러스트레이터 헨킴(Henn Kim)의 전시가 한창 진행 중이다. 전시장이 위치한 지하 출입구에 들어서면, 그의 작품과 맞아떨어지는 어두컴컴한 공간이 눈앞에 펼쳐진다. 그리고 백색등의 조명을 등지고 서서히 밝아지는 그의 작품은, 그간 헨킴이 보여준 이미지를 가장 잘 표현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하룻밤의 즐거운 꿈이 현실을 버티는 힘이 될 수 있다’는 작가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그래서 현실을 상징하는 ‘검은색’과 꿈꿔왔던 환상을 의미하는 ‘흰색’은 조화를 이루며 여름 ‘밤’에 뜬 달과 함께 흥미로운 공간을 연출한다. 작가에게 ‘달’은 현실을 벗어나고 싶은 나를 위로하는 ‘치유의 상징’으로, 하늘을 올려다 볼 여유도 없이 바쁜 일상 0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