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ures 국가의 색, 여권 CREATIVE STORY

국가의 색, 여권

18.10.17 언젠가 한국 여권 파워가 세계 1위라는 소리를 들은 적이 있다. 그래서 (실상은 알 수 없으나) 가장 위조하기가 어렵고, 그만큼 불법체류자들이 가장 훔치고 싶은 여권이 한국의 여권이란 소리도 들은 적도 있다. 때문에 해외여행을 하는 동안 특히 여권을 잘 간수하라는 주의를 수도 없이 들었지만, 쉬이 와 닿지는 않았다. 고작 얼굴 사진과 이름, 생일과 국적이 영어로 쓰인 이 작은 초록색 네모가 그렇게 대단한 힘을 지녔는지 체감할 수 없었서였다. 그러나 다른 나라를 이토록 편히 여행할 수 있는 일이 특권임을 알면서부터, 한국의 여권이 특별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인포그래픽 출처: 중앙일보 총 200개 국가를 대상으로, 비자 없이 여권으로 몇 개 나라를 갈 수 있는 지를 보여주는 헨리 여권 지수(Henley Passport Index)의 2018년도 순위에서 한국은187개국을 여행할 수 있어 핀란드와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스웨덴과 함께 3등급 국가에 속했다. 1등급에는 0 Read more
Features 우리는 ‘뱅크시’ 당했다. CREATIVE STORY

우리는 ‘뱅크시’ 당했다.

18.10.12 지난 5일, 흥미로운 기사를 접했다. 경매에 출품한 뱅크시(Banksy)의 <풍선과 소녀(Girl With Balloon)>작품이 약 16억 원에 낙찰되자마자 파쇄가 되었다는 이야기였다. 대체 ‘이게 무슨 소리인가’ 싶어 기사를 찾아보니 뱅크시가 해당 작품을 설치할 때 미리 액자에 분쇄기를 설치했고, 작품이 낙찰되자마자 장치를 가동해 작품을 쪼갰다는(?) 것이다. 다음날, 급하게 뱅크시의 인스타그램에 접속해 사건의 전말을 확인하고 나니 그에 대한 흥미가 증가함과 동시에 예술이 너무나도 재미있다는 감상이 들었다. A few years ago, I secretly built a shredder into a painting. In case it was ever put up for auction…. 이미 유명한 ‘그래피티 예술가’이자 ‘테러리스트 예술가’로 알려진 그는, 이번 사건을 통해 ‘역 0 Read more
Features 한글의 미(美) CREATIVE STORY

한글의 미(美)

18.10.09 지난달, 남북정상이 실질적인 종전에 합의하면서 오랫동안 떨어져있던 남과북이 하나가 되었다. 물론 이 자체만으로 감동은 충분했지만, 두 정상의 대화를 통역 없이 엿들을 수 있다는 점이 좀 더 벅차게 다가왔다. 무엇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언급했던 감수성 풍부한 말들이 기억에 남는데, 이는 마치 정제된 한글의 본연을 마주한 기분이었다. 이러한 감동이 배가 된 것은 남북 모두 동일한 언어, 한글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본문 및 사진 출처: 인사이트, 한겨레 “설렘이 그치지 않아요” "분단선 높지 않은데, 많은 사람이 밟고 지나다 보면 없어지지 않겠나" "누가 북측사람인지 누가 남측사람인지 도저히 분간할 수 없는 이 감동적인 모습이야 말로 우리를 갈라놓을 수 없다" “백두산 천지에 새 역사의 모습을 담가서, 백두산 천지의 물이 마르지 않도록 이 천지 물에 다 담가 앞으로 북남 간의 새로운 역사를 또 써 나가야겠다." -김정은 국무위원 0 Read more
Features ‘페라리’ 파스타에 ‘구찌’ 피클 먹기 CREATIVE STORY

‘페라리’ 파스타에 ‘구찌’ 피클 먹기

18.09.11 DolceGabbana Celebrates Rome with Fall 2018 Campaign   명품에 대해 잘 알지 못하지만, 간혹 논란이 되곤 하는 명품 브랜드의 이야기를 접하다 보면 흥미롭기 그지없다. 또한, 세계 유명 브랜드 화보에 한국인 모델이 참여했다거나, 앞으로 어떤 유행이 펼쳐질지 유추하는 때에도 시즌별 화보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흥미로운 점은 각 브랜드마다 고유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고, 이를 토대로 자신만의 정체성을 구축해간다는 점이다. 이 일련의 과정을 지켜보다보면 소위말해 ‘치이는’ 물건을 만나기도 하고, 자신이 어떤 브랜드의 이미지와 정체성을 추구하는지 알 수도 있다. PRADA F/W 2018 Campaign 그런 맥락에서 페디 멀귀(Peddy Mergui)의 작업은 흥미롭다. 그는 애플을 비롯해 구찌, 페라리, 에르메스, 티파니 앤 코 등,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봤을 유명 명품 브랜드를 0 Read more
Features 북한에서 온 디자인 CREATIVE STORY

북한에서 온 디자인

18.07.24 made in 조선(North Korea) Nicholas Bonner 급박하게 이뤄진 남북관계의 진전을 보고 있노라면, 일개 시민으로서 앞으로 전개될 각종 산업의 발전이 기대가 된다. 그중에서도 특히 디자인 분야의 변화가 기대되는데, 노트폴리오에 몸을 담고 있어서인지 북한에서 활동하는 디자이너들은 어떤 감각을 가지고 있을지, 자신의 작품을 업로드 한다면 어떤 형태가 될 것인지 내심 궁금해진다. 이런 상상력을 더욱 자극한 것은 니콜라스 보너(Nicholas Bonner)가 약 20년 동안 북한의 그래픽 디자인을 아카이빙한 <made in North Korea>를 접했을 때였다. 이미 알고 있는 사람은 알고 있을, 그러나 너무나도 매력적인 그의 수집물을 소개한다.   Tinned food label: apples, flatfish,and beef   A New year card for the year 1999 & 2004(L), A 0 Read more
Features 이뤄가는 중, 정연두 CREATIVE STORY

이뤄가는 중, 정연두

18.06.09 어린 시절, 백색의 유니폼과 상냥한 미소, 전문적인 포스에 압도당해 간호사를 꿈꿨던 적이 있다. 물론, 선생님과 광고기획자(AE), 카피라이터와 언어학자 등, 시즌마다 갖고 싶은 직업이 달라졌지만 학창시절 내내 장래희망 1순위를 차지하던 건 ‘간호사’였다. 하지만 으레 그렇듯 간호학과는 전혀 관련 없는 분야를 공부하게 됐고, 그 이후로 이어진 공부에서도 ‘백색의 유니폼’과는 관련 없는 전공을 갖게 됐다.   Seoul, 2006   Nice, 2005   아무래도 의도치 않았던 대로 인생이 흘러가다보니, 과거를 회상하다 보면 ‘이게 과연 내가 꿈꿨던 삶이 맞나’는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5살의 나와 17살의 내가, 그리고 23살의 내가 지금의 나를 만나면 무슨 말을 해줄지 궁금한 것이다. 아무튼 지금의 내 모습은 어린 시절 꿈꿔본 적도, 생각해 본적도 없던 흐름인지라 ‘한 치 0 Read more
Features 르네상스, 그래픽 디자인을 발전시키다 -2 CREATIVE STORY

르네상스, 그래픽 디자인을 발전시키다 -2

17.09.12 구텐베르크여, 타이포그래피 시대를 활짝 열어 주옵소서! -1에서 이어집니다.   1. 독일 인쇄업을 장악한 텍스투라, 시대적 요구에 당면하다. 구텐베르크가 금속활자를 제작했을 당시, 독일의 필경사들은 당대 널리 사용했던 좁고 각진 형태의 ‘블랙레터’로 금속활자를 제작했다. 추후, 이는 모양이 직선 형태로 더 뾰족하고 단단한 모양의 ‘텍스투라’ 타입페이스로 발전한다. (텍스투라는 블랙레터 서체 중 하나로 중세 유럽 고딕 양식을 잘 드러낸다. 그만큼 강한 직선이 강조되어 힘과 권위가 느껴진다.) 텍스투라는 곧 독일 인쇄업자들의 기본 활자가 되었다.   ▲ 블랙레터 스타일의 알파벳 대문자와 소문자, 출처: http://m.font.downloadatoz.com   하지만 인쇄술의 발전과 함께 ‘텍스투라’에 문제점이 발생한다. 당시에는 금속활자가 개발되었어도 책은 여전히 고가였다. 때문에 0 Read more
Features 인체의 미학 CREATIVE STORY

인체의 미학

17.08.24 <Dancer After Dark> Jordan Matter   애니메이션 <주토피아>에서 인상깊은 장면이 있다. 여러 동물들이 모여 운동을 하는 장면이다. 별로 특별할 게 없어 보이는 이 장면이 기억에 남는 건, 나체로 운동하고 있는 다른 동물을 보며 부끄러워하는 주디 때문이다. 생각해보면 동물들은 원래 옷을 입지 않는데, 영화속 동물들은 언제부터 나체를 부끄러워했을까? 동시에 인간 역시 나체로 있는 게 본모습이었을텐데, 어째서 알몸을 부끄러워 하는 걸까? 문득 조던 매터(Jordan Matter)의 사진을 보고 있자니 <주토피아>의 한 장면이 떠올랐다.    <Dancer After Dark> Jordan Matter 시민들의 놀란 표정이 당당한 무용수의 몸짓과 대립된다. 마치 원래부터 그래왔던 것처럼 무용수의 몸짓은 가감이 없다. 되레 무용수를 보는 당황한 시선이 이질적이게 느껴질만큼, 나체는 도시 속에 자연스레 녹아있다. 그런 0 Read more
Features 구텐베르크여, 타이포그래피 시대를 활짝 열어 주옵소서! - 1편 CREATIVE STORY

구텐베르크여, 타이포그래피 시대를 활짝 열어 주옵소서! - 1편

17.08.08   1. 무너진 세기 끝에서 발견한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   찬란한 로마시대가 끝나자 유럽은 어둠의 시대라고 칭하는 중세시대에 돌입하게 된다. 정교했던 행정체계가 무너지고, 내륙과 바다를 가리지 않는 약탈과 살인이 끊이지 않았다. 안전한 교역로가 없어지자 무역은 점차 단절되었으며, 심각한 물자 부족으로 사회는 점점 가난해졌다. 그야말로 ‘무너진 세기’였다.  그렇다면, 중세 유럽인들은 이런 암울한 시대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었을까? 디자이너의 관점에서 바라보자면,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를 가장 큰 요소로 꼽고 싶다. 금속활자의 개발이 그동안 특정 계층만이 향유하던 인간지식을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빠르고 널리 전달함으로써 정보교환의 획기적인 발달을 이끌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금속활자의 탄생과정은 어떻게 이뤄졌을까.     ▲ 구텐베르크는 금속활자가 세계의 끼칠 영향을 예상했을까? 2. 황금알을 낳는 산업인 금속활자 인 0 Read more
Features 신발나무 vs 팽이의자 CREATIVE STORY

신발나무 vs 팽이의자

17.06.14 <슈즈트리> SBS 뉴스  예술에 특별히 관심이 없는 사람일지라도 서울역사 앞에 위치한 <슈즈트리> 소문은 한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환경예술가 황지해 작가가 설치한 이 작품은 ‘흉물스럽기 짝이 없기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이러한 사람들의 반응이 흥미롭게 다가온 건, 어쩌면 내 목숨이 다해도 영원히 결론짓지 못할 ‘예술 대(vs) 쓰레기’의 담론이 또다시 각축의 설전을 벌였기 때문이다. 심지어 <슈즈트리>를 두고 ‘모양새’를 지적하며 육두문자를 남발하는 이도 있었고, ‘서울로 7017’ 개장을 앞두고 서울시가 홍보효과를 톡톡히 누렸다고 평가하는 이도 있었다. 결국 야심차게 준비한 것 치곤 너무 짧게 운명을 달리했지만(해당 작품은 9일 만에 철거됐다), ‘신발나무’를 둘러싼 사람들의 반응이 재미있는 건 나뿐일까.   팽이의자(SPU 0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