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piration 고전의 탄생,  매튜 딕스(Matthew Dix) Inspiration

고전의 탄생, 매튜 딕스(Matthew Dix)

18.10.18 유치원을 다니던 내게 유일한 낙이 있다면, 동네 동생과 함께 비디오 테잎을 빌려보는 일이었다. 당시에는 집이 위치한 골목길 바로 앞에 비디오가게가 있었는데, 아주 어린 우리들 눈엔 그 곳이 별천지로 보였다. 그도 그럴게 책장에 빽빽이 꽂혀있는 비디오에는 아직 어린 우리가 경험해보지 못한, 혹은 앞으로 경험해볼 수 있는 세계들이 가득 차 있어서였다. 그리고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런 빽빽한 틈에서 우리가 보고 싶은 비디오를 찾는 일이 그렇게나 재밌었다.   Interstellar on VHS   Mad Max: Fury Road (black and white) on VHS 고작 영화 한 편에 500원이면 1박 2일을 빌릴 수 있었던 그 때는 테이프 관리가 쉽지 않았다. 어느 날은 동생과 함께 만화 영화를 보다가 테이프의 검정색 줄이 재생기에 엉키면서 홈씨어터와 비디오 테이프를 고장낸 적도 있었다. 검정색 테이프 줄은 계속해서 흘러나오고 있고, 그로 인해 재생 0 Read more
Inspiration 찬‘Chan’ 할아버지의 그림일기

찬‘Chan’ 할아버지의 그림일기

18.09.07 어릴 적 나는 아빠의 수첩을 즐겨 봤다. 아빠가 수첩에 끄적거린 컬러풀한 그림과 이해하기 어려운 몇 문장의 시가 좋아서였다. 물론 그가 어떤 마음으로 시를 썼는지, 그 그림을 왜 그렸는지 정확히 이해하기 힘들었지만, 형형색색의 싸인펜으로 칠한 그림들은 왠지 모를 심리적인 안정감을 주었다. 이제 알뚤은 중학생이다. 알뚤에게 축하 선물을 뭘로 할까 지금까지 생각하다가 생각한 것은 예쁜 물고기 그림이다. 할아버지는 알란과 함께 방에 걸어놓고 보기 바란다. 내 옆에서 할머니는 폴 빌라드의 《이해의 선물》이라는 소설을 꼭 읽으라고 한다. 열대어 나오는 소설이래. 나도 궁금해서 읽어야겠다. 며칠 전 신문에서 너무도 놀라운 기사를 읽었어. 아프리카 대륙 한 복판에서 살아오던 마지막 수컷 <북부 흰코뿔소> 수단이 숨을 거두었다는구나. 얘들아, 사람들의 욕심때문에 많은 동물들의 수가 줄어드는 거야. ‘동물의 멸종위기!’ 말은 자주 들었지만 마지막 한 마리라니! 힘이 0 Read more
Inspiration Birth Becomes Her Inspiration

Birth Becomes Her

18.07.06 There is nothing like this moment. Birth can be this radiant.  초등학생 시절, 담임선생님께서 틀어주셨던 영상 하나가 유독 기억에 남는다. 바로 뮤지컬 배우 최정원씨의 수중분만 다큐멘터리였다. 당시 초등학생 저학년이었던 지라 얼마나 충격적이었는지 ‘최정원’이란 이름과 ‘수중분만’이라는 단어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그중에서도 특히 기억에 남는 장면은 최정원씨가 진통에 몸부림치면서 노래를 불렀던 장면이다. 정확하진 않으나 그 노래는 <마법의 성>이었던 것 같고, 어린 내 눈에는 “저렇게 아픈 와중에 어떻게 노래를 부르지?”하고 신기했던 기억이 있다. 임신과 출산, 그 모든 것이 생소했던 아주 어렸을 적의 이야기다.   Postpartum Uncensored   Staying Afloat   A Mother's Love 0 Read more
Inspiration 도시를 채우는 선과 면, Matthias Heiderich Inspiration

도시를 채우는 선과 면, Matthias Heiderich

18.05.25   간결한 선과 면, 따스한 색감은 사진작가 마티아스 하이드리히(Matthias Heiderich)의 작업적 특징이다. 도시가 그리는 자연의 모습을 그대로 담은 그의 사진은 안정감을 선사한다. 재미있는 사실은 그의 사진에는 어떠한 인물도 등장하지 않는다는 것. 때문에 그의 사진을 보고 있노라면 마치 폐허같은 텅 빈 도시의 고요함을 느낄 수 있다. 그의 작업에는 몇 해 전 한국에 방문해 담은 서울의 모습도 있다. 항상 사람들로 가득한 서울이 고요해진 순간을 직접 감상해보길 바란다.     Seoul, Korea  ㅡMatthias Heiderich http://matthias-heiderich.dehttp://instagram.com/matthiasheiderich 0 Read more
Inspiration 유능한 색채의 반영, 프랑코 폰타나(Franco fontana) Inspiration

유능한 색채의 반영, 프랑코 폰타나(Franco fontana)

17.10.30 Basillicata, 1987 © Franco Fontana 한 폭의 그림 같다. 그래서 아주 가까이 들여다보지 않으면, 색을 아주 잘 다루는 유능한 화가의 그림처럼 보인다. 하지만 작업은 모두 프랑코 폰타나(Franco fontana)의 사진. 그의 작업은 네모 프레임에 딱 맞아 떨어지는구조와 강렬한 색상이 특징이다. 신기하게도 그의 사진은 강렬한 색감에도 촌스러움이 묻어나지 않으며 영감을 일깨우는 감각을 전한다. 동시에 정제된 선들이 보는 이로 하여금 왠지 모를 안정감을 준다. 그래서 그의 작품은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해지는’, 혹은 집중력을 높여주는 ‘백색소음’같은 느낌이다. 하지만 그의 작품에는 예기치 못한 도시의 외로움도 묻어있다.    Puglia, 1987 © Franco Fontana   Mar Tirreno, 1986 © Franco Fonta 0 Read more
Inspiration 꽃길만 걸어, 스톰트루퍼 Inspiration

꽃길만 걸어, 스톰트루퍼

17.07.18 Alien Vs Empire, <Finding egg> Alien Vs Empire, <Facehugger> Alien Vs Empire, <Xenomorph> Alien Vs Empire, <Vader>   이제는 익숙해진 고유명사가 된 ‘키덜트(Kidult)'는 말 그대로 성인이면서도 아이들의 장난감을 즐기는 사람들을 일컫는다. 이들은 아이 같은 감성과 취향을 지녔지만, 부모에게 의존하던 과거와 달리 스스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경제력’을 지녔다. 또한, 인지발달의 총체적인 과정을 마스터(?)했기 때문인지, 건담 혹은 레고를 조립하는 솜씨도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됐다. 무엇보다 자신의 취향을 기반으로 이들이 주체가 되어 재생산하는 컨텐츠의 퀄리티가 남다르다. 과거와 달리 개인의 취향을 존중하고, ‘길티플레져(guilty pleaseure)’를 조성하는 분위기 또한 사 0 Read more
Inspiration 전지적 아가 시점 Inspiration

전지적 아가 시점

17.07.17 The Point Of View Of A 19-Month-Old Using A Camera For The First Time   아마 ‘이런 사진을 왜 올린거지?’, ‘잘못 올린 거 아닌가?’싶을 거다. 초점도 제대로 맞지 않고, 도대체 어디를 찍었는지 모르겠는 이 사진들은 19개월 꼬마 사진작가 스탠(Stan)의 작품이다. 글자를 잘 봐야한다. 19살이 아니고, ‘19개월’이다. 그래서 사진이 이렇다. 한 사진기자 아빠가 19개월된 자신의 아들에게 캐논G를 선물한다. 그 비싼 걸 어떻게 애한테 주나, 싶지만 이미 고장이나 크게 신경쓰지 않는 카메라였단다. 더 기특한 건 스탠이 사진을 촬영하는 조작법을 금세 익혔고, 셔터를 누를 때 마다 "치즈(cheese)"를 외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심지어 카메라도 고장내지 않았다. 별 기대감 없이 스탠이 찍은 사진을 본 아빠는 웃을 수 밖에 없 0 Read more
Inspiration 본업으로 예술하기

본업으로 예술하기

17.06.01 <Tulips>  관련 업계에 종사하고 있으면서도 으레 ‘예술’이나 ‘미술’이란 단어를 보면 경직이 된다. 어쩐지 ‘예술’과 ‘미술’이 어릴 적부터 한 길만 올곧게 걸어온, 해박한 지식을 가진 사람들이 논할 수 있는 주제이자 행위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아주 보수적인 관점에서 예술을 논하자면, 이러한 생각이 맞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우물 속에 나와 조금 크게 눈을 뜨면, 인간의 눈길이 닿고 사유를 통해 탄생한 모든 것들이 예술임을 알 수 있다.     작품은 네덜란드 작가 아리 반트 리에(arie vant riet)의 작업이다. 부드러운 꽃의 선들이 작품의 소재만큼이나 평화롭고 투명하다. 처음 그의 작품을 접했을 때, ‘압화’작품이나 셀로판지로 만든 작업이 아닐까 생각했다. 꽃잎 속에 숨은 암술과 수술이 가감 없이 드러나고, 1 Read more
Inspiration 당신이 가진 추상을 그려요, 페이스 오 맷(FACE-O-MAT)

당신이 가진 추상을 그려요, 페이스 오 맷(FACE-O-MAT)

17.03.16 FACE-O-MAT – Your Face in 3 Minutes! from Tobias Gutmann on Vimeo. 스위스 예술가 토비아스 구트만(Tobias Gutmann)은 자신이 만든 ‘수동 추상화 자판기’인 페이스 오 맷(Face-O-Mat)을 들고 세계 이곳저곳을 누빈다. 다양한 국가를 여행하는 만큼 그가 만나는 사람들의 인종과 생김새, 그리고 그들이 가진 문화적 배경은 다양하다.   Face-O-Mat project, Tobias Gutmann, since 2012   하지만 ‘페이스 오 맷’에서 만큼은 모두가 공평하다. 자판기에 주문을 넣은 사람들의 얼굴이 간결한 곡선과 심플한 도형, 규칙적인 패턴으로 통일되기 때문이다. 으레 ‘초상화’라 하면 모델을 얼마나 사실적으로 묘사하는지에 따라 그 가치가 결정될 것 같은데, 그의 그림은 색다르다. 자판기 0 Read more
Inspiration 못생김을 피할 수 없는 스캔페이스, 사비에르 솔레(Xavier Sole) Inspiration

못생김을 피할 수 없는 스캔페이스, 사비에르 솔레(Xavier Sole)

17.03.06 셀카를 찍고 나서 화면에 담긴 본인의 얼굴을 보고 놀람을 금치 못할 때가 많다. 하지만 이 험난 세상을 버틸 수 있는 건, 친한 친구의 ‘괜찮아~ 너 셀고잖아~’하는 그럴듯한 이유덕분이다. 그러나 빼도 박도 못하게 좌절의 구렁텅이에 빠지는 순간이 있으니, 바로 타인이 찍어주는 나의 모습을 마주할 때다. 뭔가 얼굴도 비대칭인 것 같고, 눈은 또 왜 저렇게 떴으며 입 모양은 왜 저래! 라는 실의에 빠질 무렵, 시의 적절한 촌철살인의 멘트가 날라온다. “야! 이거 잘 나왔네! 예쁘다!” 연달아 좌절에 빠뜨리는 멘트는 “프사감이네! 프사해라!”. 그럴 때마다 버릇처럼 외우는 ‘자기 위로문’이 있으니, 어디선가 본 신문 기사의 내용을 간추린 것이다.   “얼굴은 3D인데 화면은 2D라서 얼굴의 입체감을 다 담지 못한대. 그래서 실물이 낫대.” 관련기사: <사진과 실물이 다 0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