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의 탄생, 매튜 딕스(Matthew Dix)

18.10.18 1

유치원을 다니던 내게 유일한 낙이 있다면, 동네 동생과 함께 비디오 테잎을 빌려보는 일이었다. 당시에는 집이 위치한 골목길 바로 앞에 비디오가게가 있었는데, 아주 어린 우리들 눈엔 그 곳이 별천지로 보였다. 그도 그럴게 책장에 빽빽이 꽂혀있는 비디오에는 아직 어린 우리가 경험해보지 못한, 혹은 앞으로 경험해볼 수 있는 세계들이 가득 차 있어서였다. 그리고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런 빽빽한 틈에서 우리가 보고 싶은 비디오를 찾는 일이 그렇게나 재밌었다.

 

Interstellar on VHS

 

Mad Max: Fury Road (black and white) on VHS

고작 영화 한 편에 500원이면 1박 2일을 빌릴 수 있었던 그 때는 테이프 관리가 쉽지 않았다. 어느 날은 동생과 함께 만화 영화를 보다가 테이프의 검정색 줄이 재생기에 엉키면서 홈씨어터와 비디오 테이프를 고장낸 적도 있었다. 검정색 테이프 줄은 계속해서 흘러나오고 있고, 그로 인해 재생기마저 고장냈다는 두려움에 비디오 가게 주인과 부모님께 혼날까 전전긍긍했던 것이다. 이처럼 ‘비디오 테이프’는 오래 전 유년시절의 감상을 떠올리게 하는 매력이 있다. 그리고 그래픽 디자이너 매튜 딕스(Matthew Dix)는 현대의 영화를 레트로 스타일로 재해석하여 비디오 테이프로 재탄생시키는 작업을 한다. 그의 작품은 동시다발적으로 사람들의 리콜을 유도한다.

 

her on VHS


Mad Max

 

Bird Man

 

Goodnight Mommy

 

Ex Machina

 

Deadpool

 

La La Land

 

Baby Driver 

 

Guardians of the Galaxy vol.2

 

The End of the F***ing World soundtrack on audio cassette

 

그의 작업은 현대에서 더욱 접하기 어려운 매체가 됐기에 더욱 의미가 있다. 또한 비디오 테이프 커버가 영화의 모든 것을 나타내는 포스터만큼 직관적이기에, 그의 작업에서 영화 속 포인트를 찾는 재미도 쏠쏠하다. 그가 작업의 대상으로 꼽은 영화들이 명화인 점도 흥미롭다. 때문에 앞으로 고전을 더욱 고전으로 만들어줄 그의 작업이 기대가 된다. (@offtrackoutlet)

김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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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유쾌한 글을 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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