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에서 ‘엄마’가 된다는 것 BY. Sophie Starzenski

14.08.21 1

<이미지 출처: Sophie Starzenski 페이스북>

 

올 2월, 한파가 몰아치던 겨울에 나는 이모가 됐다. 처음에는 별 큰 감흥이 없었다.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아기는 먹고, 자고, 싸고, 울기만을 무한 반복했다. 더군다나 난생 처음 ‘아이가 커가는 과정’을 지켜봤기에 조카는 애물단지 같았다. 그런데 아기가 조금씩 커가며 옹알이를 시작했고, 가족을 알아보고, 나의 어설픈 ‘까꿍’과 가사가 엉망진창인 동요에도 해맑은 웃음을 보였다. 그 때마다 느끼는 희열과 기쁨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이제는 가끔 꿈속에도 등장해 친구들은 내게 ‘조카바보’라고 부른다. (발음에 유의해야 한다.) 한 연구결과에 의하면 아기를 바라볼 때 느끼는 엔돌핀이 초코바 3,000개가 주는 효과와 같다고 한다. 결과가 옳다면 우리는 다이어트를 위해서라도 아기를 봐야한다.

 

하지만 이러한 엄청난 기쁨을 느끼기 위해 여자는 약 40주 동안 뱃속에서 아이를 키워야한다. 물론 그 기간 동안 평균 10-15kg의 몸무게가 증가한다. 40주, 약 10달부터 여자의 모성애가 생긴다. 처녀 때의 몸매가 사무치게 그리워질 때도 있지만 출산한 언니에 따르면 “내 몸속에 생명체가 커가는 신비로움과 아기를 만나게 되는 날을 기다리는 설레임은 세상 어떤 것에도 비할 수 없다”고 한다. 아이를 가진 ‘여자’기 때문에 느낄 수 있는 감정은 무엇일까? 새삼 궁금하다.

 

Sophie Starzenski(1985~)는 아르헨티나의 수도 부에노스 아이레스 출신으로 18살 때부터 사진을 배웠다. 그녀는 임신사실을 안 이후, 홈페이지를 통해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찍어 올리기 시작했다. 프로젝트 이름은 ‘40Weeks And A Mirror(40주 그리고 거울)’다. 10달이라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배열된 그녀의 거울 셀카를 보고 있노라면 왠지 모르게 가슴이 뭉클하다.

 

 

 

40 Weeks And A mirror

 

 

 

 

 

 

 

 

 

 

 

 

사진 속 점점 불러오는 Sophie Starzenski의 배는 금방이라도 터질 것 같다. ‘이러다 곧 터지는 게 아닐까.’ 염려되던 찰나, 어느새 그녀의 손에는 보기만 해도 깨물고 싶은 귀여운 아이가 들려있다. 여자에서 ‘엄마’가 된다는 것. 세상에 태어나 여자기 때문에 경험할 수 있는 가장 놀라운 일 중 하나일 것이다. Sophie Starzenski는 임신에서 출산까지의 과정을 자신의 프로젝트로 담아냈다. 이로써 전 세계 엄마들에게는 ‘공감’을, 아직 아이를 낳아본 적 없는 처녀들에게는 ‘언젠가 자신의 아이를 가지고 싶다.’는 소망을 줫다. 어떤 의미에서는 가장 창의적이고 획기적인 ‘출산 장려 정책’이다. 아르헨티나에서 그녀에게 상이라도 줘야 하는 게 아닐까는 생각이 든다.

 

OECD 가입국 중 결혼율은 최상, 출산율은 최하인 불명예를 가진 우리나라도 뻔한 출산 장려 정책보다 아이들을 키우기 좋은 실질적인 정책들이 나와 앞으로는 출산율이 높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모든 이미지 출처 : http://www.behance.net/sophiestar

 

 

제인리

평범한 취준생으로 집에서 바닥을 긁다가 지금은
예술과 낭만의 도시, 프랑스 파리에서 현지가이드로 일하고 있다.
유럽을 넘어 전세계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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