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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기다리는 설레임, <Waiting>

기다리는 설레임, <Waiting>

17.02.07 무언가 기다리는 ‘설렘’에 대해 생각하자면, 글쎄. 내겐 어떤 설렘이 있을까? 곰곰이 생각할 필요도 없이 ‘택배’가 먼저 떠오른다. 배달음식은 잘 시켜먹지 않는 편이라 모르겠고, 연인을 만나러 갈 때 조차 내가 기다리는 것보다 자신이 기다리는 게 낫다는 배려심 덕분에 ‘기다림의 즐거움’을 온전히 택배에 쏟고 있다. 아, 요즘 기다리는 일이 하나 더 있다. 바로 졸업식이다. 며칠 전, 일기를 쓰다 무의식 중에 날짜를 ‘2015년 2월’로 적어놓고 마치 보지 말아야 할 장면을 본 사람처럼 화들짝 놀라고 말았다. ‘인생시계가 2015년에 멈췄네, 멈췄어’를 혼자 중얼거리면서, 볼펜으로 두 선을 짝짝 긋고 2017을 되새겨 넣은 것이다. 그도 그럴게, 2017년 새해가 밝았을 때 “너 이제 몇 살이지?”란 지인오빠의 질문에 아무런 의심도 없이 “나 이제 0 Read more
Column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이별, <실연의 박물관>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이별, <실연의 박물관>

17.02.03 <실연의 박물관> 실연에 관한 82개의 이야기와 헤어짐을 기증하다, 출처: 네이버 책    실연(失戀). 연애에 실패함. 국어사전을 찾아볼 필요도 없이, 내가 아는 ‘실연’의 의미나 네가 아는 ‘실연’의 의미가 같을 거라 생각했다. 유치한 제목만큼이나 단순히 유치한 이별 이야기의 모음집이겠거니, 라는 생각에 책을 내려놓을 찰나 ‘근데 여기서 말하는 실연의 의미가 뭔데?’ 싶었다. 그렇게 다시 책을 들추고, 책에서 말하는 실연의 의미를 찾고 보니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형태의 헤어짐’이란다. 이번에는 다시 국어사전을 띄어 ‘연애’의 의미를 검색해본다. (국어사전에서 말하는 실연과 이 책에서 말하는 실연의 차이를 비교해보고 싶었다.) ‘남녀가 서로 그리워하고 사랑함’이라니. 정말 마음에 들지 않는 뜻이다. 그래서 ‘실연 0 Read more
Features 1990년대라는 동시대적 현상, X라는 질문 -X1 REVIEW

1990년대라는 동시대적 현상, X라는 질문 -X1

17.02.01 X1: 1990년대 미술은 ‘역사적 필연’이었다.   서울시립미술관 <X:1990년대 한국미술>展 전경, 출처: 일상의 실천   2017년 1월 18일.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에서는 SeMA Gold <X:1990년대 한국미술>展이 한창 진행 중이었다. 궂은 날씨의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전시장은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오늘은 앞으로 총 4주에 걸쳐 ‘90년대 미술’을 주제로 진행될 세미나의 첫 토크가 예정된 날이다. 우연찮게 90년대 미술을 주제로 전시가 열린다는 소식에 서울시립미술관에 방문한 게 벌써 2주 전이다. 개인적으로 ‘90년대’라 함은 ‘유년시절의 총집합체’로 웨딩피치와 HOT, SES 언니들이 대세였던 시절이다. 학교가 끝나면 근처 떡볶이 집에서 300원짜리 떡볶이를 사먹고, 똑같은 300원짜리 슬러시에 피카츄만 한입 배어 물면 세상을 다 가진 것만 같았던 0 Read more
Column 당신을 위로할 ‘기술’과 ‘예술’의 결합, 그룹 팀랩(Team Lab) 십사

당신을 위로할 ‘기술’과 ‘예술’의 결합, 그룹 팀랩(Team Lab)

17.01.24 Connecting! Block Town, teamLab, 2016, Interactive Digital Installation, Wooden blocks, Sound: Hideaki Takahashi, 출처: https://www.team-lab.net 내 인생의 최초의 ‘터치’는 무엇이었을까? 아마도 나를 뱃속에 안고 10개월을 무사히 버텨준 엄마의 손길일 것이다. 27살의 여자는 나를 배에 가지고 회사도 다니고, 시집살이도 하고,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왔을 것이다. 그리고 그녀의 배를 간간히 할머니가, 아빠가, 이모들과 친구들이 만졌을 것이다. ‘세상에 나오면 보자’면서 말이다. 그래서 “엄마 손은 약손”이라는 말이 있는 걸까?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우리는 태어나기 전부터 누군가와 ‘연결’되어 있고, 또 그 연결이 서로의 ‘터치’로 이어진다. 그래서 우리 0 Read more
Column ‘꿈의 세계’에 대한 열망, 초현실주의(surrealism)

‘꿈의 세계’에 대한 열망, 초현실주의(surrealism)

17.01.20 <Being John Malkovich> 출처: http://www.enterate.mx   우리는 종종 영화나 소설, 미술 작품을 통해 다양한 형태의 ‘꿈’을 접한다. 시공간을 초월한 곳에서 발생하는 무한한 자유와 꿈을 자각한 이가 꿈속으로 더 깊이 들어가려는 시도는 꿈이기 때문에 아무리 비정상적인 일이라도 허락된다. 오히려 현실과는 색다른 이야기가 관람객들에게 신선한 구성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때문에 ‘꿈의 세계’를 지향하는 초현실주의(Surrealism)를 주제로 한 문학·예술 작품이 많다. 꿈과 현실을 넘나드는 영화, 몽환적인 느낌을 주는 사진, 자각몽(Lucid dreaming)을 주제로 한 음악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렇듯 꿈은 형태만 다를 뿐, 익숙한 소재로 예술의 한 분야로 사용되어왔다. 그만큼 우리는 현실적으로 접할 수 없는 영역에 대한 끌림으로 꿈을 소비하며 궁금해 한다. 그럼에도 0 Read more
Column 패션은 돌고 돈다, 그러니 잘 간수해!

패션은 돌고 돈다, 그러니 잘 간수해!

17.01.17 10minutes, 이효리, 2003, 출처: K-pp Aminio 출처: 중앙일보 <시간을 되들리는 패션아이템>, 2012년에 쓰여진 해당 기사는 2000년 전후로 여가수들이 착용한 특대형 귀걸이가 언제 다시 유행할 것인지 추측하고 있다. 이효리는 2003년에 솔로 1집을 발매했다.    출처: 2013년에 발매된 이효리 <미스코리아> MV    아침에 눈을 뜨면 손에 잡히는 대로 옷을 입는 터라, 패션에 특별나게 고집이 있다거나 나만의 철학이 있지는 않다. 그런데 요즘 즐겨 입는 아이템에 대해 생각해보면, 유난히 ‘옛 스러운 것’들이 많다. “나~ 나나 난난나나나나 쏴”를 외치며 두 팔을 흔들어 재끼던 채연 언니와 ‘10분’이면 다 된다는 효리 언니의 공통점은 바로 링 귀걸이! 정작 링 귀걸이가 유행하던 시절에는 ‘버스 손잡이 같은 게 뭐가 이 0 Read more
Features 제가 바로 그 '요즘 것'들의 작품입니다,  <X:1990년대 한국미술>展 REVIEW

제가 바로 그 '요즘 것'들의 작품입니다, <X:1990년대 한국미술>展

17.01.13 나, X세대? 출처: 브런치, 젊음을 위한 나라는 없다   “요즘 것들은 버릇이 없다”는 말은 이집트 벽화에도 적혀있을 만큼 아주 오래된 관용어라고 한다. 그도 그럴게, 굳이 저 말이 아니어도 몇몇 기성세대들은 “나 때는 안 그랬는데...”라는 말을 쉽게 내뱉곤 하니까. 한 사람이 태어나면 그 사람의 인생의 80%는 ‘시대적 배경’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생각해보면 너무나도 당연한 이 명제들에 대해 우리는 깊게 생각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숨을 쉬듯 시간은 흐르고 있고, 자신이 처한 문제나 혜택에 대해 ‘시대적 배경’을 자각하기보다 개인적 차원의 이유로 치부하기 쉬워서다.    19세에서 29세까지의 연령층을 지칭하는 ‘X세대’는 전쟁을 겪은 부모세대가 피땀 흘려 이룩한 ‘풍요한 시대’의 젊은이들이다. 전쟁의 비극이나 배고 0 Read more
Column 니들이 그건 알아서 뭐하게? 가장 쓸모 없는 인포그래픽

니들이 그건 알아서 뭐하게? 가장 쓸모 없는 인포그래픽

17.01.06 <항생제의 역습, 오·남용으로 인한 부작용> 인포그래픽, 출처: 조선닷컴 더스토리   인포그래픽 정보, 데이터, 지식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정보를 빠르고 쉽게 표현하기 위해 사용된다. 출처: 두산백과 인포그래픽은 언어와 지식의 수준이 달라도 함께 소통할 수 있는 정보형태이며 언어적 표현으로는 불가능한 문화적 요소를 전달할 수 있다. 또한, 의미 있는 정보를 감성적으로 전달하는 도구다(조태영, 남용현, 2015)   태생적으로 문자에 친숙하며 숫자, 그것도 통계라면(!) 몸서리 치는 사람들에게 인포그래픽은 수치를 효과적인 시각정보로 전달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최근에는 다양한 미디어에서 이를 활용하기 시작했는데, 인포그래픽은 단순히 숫자를 가시화했을 뿐만 아니라 디자인적인 요소까지 포함하여 디자이너의 창의성을 살필 수 있는 분야가 됐다. 때문에 평소에 신문이나 잡지, 혹은 그 외의 관심 있는 디자이너들의 인포그래픽을 자주 찾아보곤 한다 1 Read more
Column 삶과 죽음의 경계, 윤진영 십사

삶과 죽음의 경계, 윤진영

17.01.04  <분해자(Decomposer)> 윤진영, 출처: 일우 스페이스    할머니께서 새로 담가주신 김치를 먹으려고 김치통을 여니 냄새가 시큼하다. 아주 맛있는 냄새다. ‘여든 넷 여성의 인생이 담긴 김치가 이렇게 한 번 더 만들어졌다’는 생각에 어서 먹어보고 싶어졌다. 냉장고에는 2주 전에 받은 새 김치와 다섯 달 전에 받은 김치가 있다. 하나는 너무 쉬었고 하나는 알맞게 익었다. 김치가 쉬어버린 건, ‘익는 정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관리하지 못한 내 잘못이 크다. 그래도 ‘김치를 맛있게 해주는 균들이 자신의 일을 최선을 다해 하고 있나 보다’라고 생각했다. 내 탓을 하는 것보다 그 편이 섭리에 옳은 일이겠거니 한 것이다.     <나, 다니엘 블레이크> 출처: 네이버 영화    그리고 마치 유산균처럼 보이지 않는 곳에서 0 Read more
CA: MYFOLIO [MYFOLIO] 23. I tried so hard, 강한라 CA: MYFOLIO

[MYFOLIO] 23. I tried so hard, 강한라

17.01.03 CA KOREA와 노트폴리오가 매달 1명의 크리에이터를 선정하여 그들의 하이라이트 작업을 공개합니다. MYFOLIO의 23번째 작가는 인물을 통해 무언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강한라’ 입니다.        #23. 강한라 (HALLA-KANG)       I tried so hard, colored pencil, 빈티지 돌 드레스 4th, model 고소현, 2016 간단한 작업 소개 부탁한다. <I tried so hard>는 유년기의 기억을 담기 위한 프로젝트인 <빈티지 돌 드레스> 연작 중 가장 최근 작품입니다. ‘빈티지 돌 수집’에 처음 관심을 갖게 된 건 중학생 때였어요. 이정미 님이 웹상에 업로드 한 인형사진을 접했던 게 큰 영향을 미쳤죠. 인형 수집은 성인이 되면서 그만 두었지만 아직도 일종의 길티 플레저(Guilty Plea 0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