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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적 작가 시점] 좋은소식을 전하는, 까치당(kkachidang)

17.10.24 0

<전지적 작가 시점>은 꾸준히 작업하는 작가를 선정해 그의 ‘작품’을 인터뷰하는 자리입니다. 그동안 작가가 어떤 의도로 이런 그림이 그렸는지, 무슨 생각으로 이런 표현을 했는지 궁금하셨죠? <전지적 작가 시점>을 통해 작품 중심의 이야기를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까치당(kkachidang)

 


‘까치당’이라는 이름의 의미와 유래가 궁금하다.

까치가 울면 반가운 손님, 혹은 좋은 소식이 온다는 말에서 유래했어요. 같은 맥락에서 ‘받았을 때 기분 좋은 물건’을 만들겠다는 다짐이 녹아있습니다.

 

로고 작업이 너무 귀엽다. 디자인과 타이포그래피 작업은 어떻게 이루어졌나.

누군가 까치당의 로고를 접했을 때, 한 눈에 ‘어떤 새’라고 알아볼 수 있고 인상에 남을만한 심볼이었으면 했어요. 동시에 물건에 부착하기 용이한 형태의 한글 로고가 필요했죠. 일단 까치 심볼을 먼저 만들고, 그에 어울리는 글자를 디자인했어요.

 

외딴 모닥불 

 

좋은 밤

 

본래 픽셀 일러스트 작업을 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특별히 전통자수와 조각보에 관심을 가진 계기가 있다면.

픽셀 일러스트의 응용범위를 넓히고 싶었어요. 또한, 작업 특성상 픽셀일러스트는 모니터 안에서 제작부터 사용까지 완료되는 경우가 많아서 물성을 직접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요. 그렇게 이런저런 자료를 찾아보다가 정사각형 모양의 천 조각을 이어 만드는 바둑판식 조각보를 발견했고, 교재를 구입해서 직접 만들어봤더니 바느질이 너무 즐겁더라고요. 그래서 이왕 시작한 김에 좀 더 정확한 제작방법을 알고 싶어 조각보 만들기 수업에 등록했죠. 마침 수업을 담당하는 선생님께서 자수조각보 명장이셔서 반년 동안 전통자수도 배울 수 있었어요.

 

픽셀일러스트 작업의 매력은.

픽셀 일러스트는 최종 결과물에 필요한 픽셀 수 안에서 점을 옮겨가며 대상을 표현해야 해요. 개인적으로 그 과정이 너무 재미있었죠. 또한 대상을 묘사하는 픽셀의 수가 적으면 적을수록 많은 부분을 생략해야 하는데, 생략된 부분을 관객 저마다의 관점으로 상상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In The Library

 

같은 맥락에서 픽셀일러스트와 자수 작업이 일련의 접점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두 작업 사이의 상관관계가 있다고 생각하나.

그렇다고 생각해요. 십자수는 픽셀 일러스트 작업을 거의 그대로 원단 위에 옮길 수가 있죠. 마우스로 한 개씩 점을 찍고, 한 칸씩 수를 놓는 ‘반복 작업’을 수행해야 하는 부분도 닮았어요.

 

손자수 주머니

 

일러스트를 도안으로 제작하는 전반적인 과정이 궁금하다.

일단 완성된 자수의 크기와 자수 한 칸의 크기를 결정하면, 가로와 세로의 칸 수가 정해져요. 그렇게 정해진 크기와 색상 수의 맞게 도안을 그리죠. 대상을 묘사하는 방법은 픽셀 일러스트의 작업과 동일해요.

 

이와 같은 도안제작 과정에서 가장 중시하는 부분이나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

제한된 픽셀 안에서 대상의 특징을 적절히 표현하기 위해 어떤 부분을 생략하고 강조할지 정하는 일이에요. 무엇보다 모니터 상의 도안과 실제로 완성된 자수는 서로 다른 인상을 주기에 항상 완성된 모습을 상상하며 제작해요. 아무래도 실 사이로 언뜻 비치는 바탕색과 자수실의 질감, 그리고 실에 반사되는 빛이 종이에 인쇄된 도안과 완성된 자수 사이에 차이를 만드는 것 같아요.


#1. 자수액자 DIY 키트

 

자수액자 DIY 키트

 

흰 사슴

옥토끼

세눈박이 개

까치와 소나무

 

해당 프로젝트를 기획하게 된 계기

픽셀 일러스트를 십자수 도안으로 바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깨닫고, 이왕 도안을 만드는 김에 많은 사람이 자수를 직접 해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시작했어요.

 

특별히 텀블벅을 이용한 이유가 있다면

이전 작업에서 다른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를 이용한적이 있었어요. 그 때 크라우드 펀딩이 많은 사람들에게 제품이나 서비스를 홍보하기에 적합한 매체라는 걸 느꼈죠. 무엇보다 제가 제작한 키트가 얼마나 팔릴지 예상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후원자를 모집하는 편이 현명하다고 생각했어요.

 

‘자수를 완성하고 나서 막상 어떤 형태로 마무리 지어야 할지 몰라 원단 그대로 고이 서랍 속에 넣어두게 된다’며 액자 크기를 고려해 도안을 제작했다는 점이 인상 깊다. 사용자에 대한 배려가 느껴지는데.

작은 따옴표 속 문장은 실제 제 경험담이에요. 십자수뿐만 아니라 다른 자수도 마찬가지로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 어디에 놓을지, 어떤 형태로 마무리를 할 지 생각해야 해요. 일단 수를 놓고 나중에 처리하려고 하면, 자수의 천 면적이 너무 좁다든가 진한 색상으로 수를 놓았는데 세탁을 꼭 해야 해서 색이 번진다든가 하는 문제가 생겨요. 사용자들이 그런 시행착오와 고민을 겪지 않도록 액자에 넣어 마무리하는 키트를 구성했어요.

 

 

물결

매화

구름

잎사귀

 

‘물결, 매화, 구름, 잎사귀, 흰 사슴, 옥토끼, 세 눈 박이 개, 까치와 소나무’와 같은 소재를 모티프로 삼았다. 

한국 전통 무늬를 찾아보고 옛 설화를 읽어보면서 소재를 찾았어요. 그런데 전통소재에는 ‘아들을 낳아야 한다’거나 여성을 꽃으로 비유하는 등의 여성혐오(misogyny)적인 상징이 많았어요. 그래서 최대한 그런 의미와 맥락을 배제하면서 10가지 이내의 소재들을 선정했죠. 물론 내포하는 의미도 고려했지만 ‘도안으로 구성했을 때 보기 좋은가’를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삼았어요.

 

도안에 사용한 기호가 한국 부적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고 있다.

십자수 도안에는 실 번호를 표시하는 여러가지 기호가 표시되어 있죠. 저 역시 도안집을 제작할 때 어떤 기호를 사용할까 고민하다가 우리나라 부적에서 나타나는 기하학적인 도형들이 떠올랐어요. 자료를 찾아보니 재미있는 모양이 많더라고요.

 

후원금액이 무려 120%를 달성했다. 당시 기분이 어땠나.

사람들이 십자수에 얼마나 관심을 가질 지 몰라서 필요한 금액보다 목표금액을 적게 설정할까도 생각했었어요. 고민 끝에 필요한 금액을 그대로 적어서 올렸지만, 자신은 없었죠. 그래서 막상 후원금액을 달성했을 때 정말 기분이 좋고 안도감이 들었어요.

 

#2. 십이지 오너먼트 DIY 키트

 

 

이전의 키트와 달리 천 대신 아크릴 판을 사용한 것이 인상 깊다. 

소재 자체가 단단해서 액자가 없어도 장식 할 수 있는 것을 찾다 보니 아크릴판이 되었어요. 여러가지 가공 방법을 고려했는데, 뚫어야 하는 구멍이 너무 많아서 레이저 커터로만 만들 수 있었죠. 처음에는 레이저 커터 전문 공방에서 제작하려 했는데, 구멍 때문에 제작이 까다롭고 시간도 많이 필요했어요. 그만큼 제작단가도 높았죠. 그래서 직접 만들게 됐어요. 서울 종로 세운상가에 <팹랩>이라는 작업공간이 있는데요, 그곳에서 기기 조작법을 배운 후 저렴한 금액으로 기기를 빌려 사용하고 있어요.

아크릴 판 

 

<자수액자 DIY 키트>와 구별되는 <십이지 오너먼트 DIY 키트>의 특징이 궁금하다.

첫 십자수 키트인 <자수액자 DIY 키트>는 수를 놓아야 할 면적이 넓어서 중도에 포기하는 사람이 많았어요. 아직 포장박스를 개봉하지 않았다는 후원자도 있을 정도로요(웃음). 그래서 두 번째 키트는 구입한 분들이 꼭 완성하길 바랐어요. 때문에 최대한 작업시간이 짧고, 마무리가 간단한 형태로 제작하려 했죠. 그래서 <십이지 오너먼트 DIY 키트>의 경우, 십자수를 액자에 넣을 것도 없이 뒷면을 펠트 스티커로 마무리할 수 있고, 설명서도 이전보다 훨씬 자세해서 꼭 완성하실 수 있을 거예요.

 

십이지 동물 심볼


특별히 ‘십이지’와 ‘생일’을 작업의 소재로 삼은 이유가 있다면.

<십이지 오너먼트 DIY 키트>는 일본 판매도 염두하고 있어서 두 문화권에 공통으로 존재하는 소재를 선정했습니다.


실의 색감을 배치하는 본인만의 기준.

전체 자수실은 500개 정도여서 생각보다 색 범위가 넓지 않아요. 그래서 원하는 색을 찾기가 어렵죠. 하지만 선정된 실의 색감은 대부분 제가 선호하는 색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그리고 이따금씩 까치당 블로그에 여러가지 무료도안을 게재하기도 하는데요, 실 한 타래로 다양한 작업을 하면 편리해서 이왕이면 이전에 사용했던 실과 같은 색으로 도안을 제작하려고 해요.

 

이번에도 200% 이상의 후원금을 달성했다. 기분이 어떻나.

시행착오도 많았고 공을 많이 들인 키트라 후원자 모집에 성공해 매우 기뻐요. 그리고 키트를 받은 모든 분들이 작업을 꼭 완성했으면 좋겠어요.

 

 

특별히 한국어와 일본어를 병기하는 이유가 있나.

우선 일본어를 어느정도 할 수 있어서 사용할 수 있는 곳에는 모두 사용하는 편이에요. 무엇보다 일본 내 핸드메이드 시장이 한국보다 훨씬 넓어서 진입할 기회를 엿보고 있죠.

 

앞으로도 선보일 프로젝트가 있는지 궁금하다.

세번째 십자수 키트를 준비하고 있어요. 완성 사이즈는 크지만, 정작 수놓는 시간은 적은 방법을 연구 중이에요. 개인작업으로는 픽셀 일러스트를 응용한 직물 매트를 만들고 있어요. 개인적으로 작업하는 무엇이든 픽셀 일러스트가 기본인 자수와 소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까치당>의 작업을 통해 받았으면 하는 감상이 있다면.

하나 가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으면 좋겠습니다.

 

<까치당>의 장/단기 목표

우선은 여러가지 십자수 키트를 제작해서 사용자들에게 ‘고르는 재미’를 제공하고 싶어요. 그렇게 어느 정도 구색이 갖춰지면 한국과 일본 디자인 페어에 참가할 생각이에요. 그 외에는 픽셀 일러스트를 응용한 제품을 꾸준히 만들고, 필요하거나 필요해 보이지 않는 공부를 많이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까치당

http://notefolio.net/yunseulki
http://www.kkachidang.com

김해인

읽는 사람이 즐거운,
언제나 유쾌한 글을 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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