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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내 안에 숨은 내면을 꺼내 담아, 문크(MOONK)

16.08.26 0

그녀의 캐릭터를 보고 있자면 웃음이 터진다. 귀여운 얼굴과 귀여운 몸짓을 하고 있으면서도 아랑곳 않는 과격한 말투와 행동때문이다. 흔히 연약함과 귀여움으로 표현되는 쥐와 토끼지만, 문크의 손을 거치면 반전매력을 가진 ‘문크마우스’와 ‘킬러R.B’로 재탄생한다. 흑백과 빨강, 다소 심플한 컬러로 그 이상의 강렬한 메시지를 전하는 문크(moonk)를 만나 그녀의 세계를 오밀조밀 살펴봤다.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한다.

안녕하세요. 캐릭터 일러스트를 그리는 문크(moonk)라고 합니다.

 

- 인터뷰 중인 킬러 R.B  

 

SNS를 통해 많이 접했다. 실제로 보니까 더 반갑다. ‘문크’라는 이름은 어떻게 얻게 되었나.

‘문크’는 제가 초등학생 때 처음 만든 이메일 아이디예요. 제 이름을 따서 ‘moon’을 아이디로 쓰려니 중복된 아이디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살짝 ‘k’를 추가해서 ‘moonk’가 되었어요.

 

작가 분들 중에 은근히 초등학생 때 만든 아이디로 활동하시는 분들이 많더라.

맞아요. ‘문크’라고 하면 뭔가 특별한 이유가 있을 거 같다고 많이들 물어보시는데 이렇게 말씀드리고 나면 재미와 감동이 없어서 죄송하더라고요. 간혹 어떤 분들은 가끔 제가 ‘뭉크’에 영감을 받아 ‘문크’가 된 건지 궁금해 하시기도 해요. 물론, 실제로 뭉크를 좋아하기도 합니다!

 

출처: 문크 인스타그램

 

문크가 작업한 이미지의 글귀나 캡션이 너무 재미있다.

사실, 개인적으로 글 쓰는 걸 참 좋아해요. 그래서 예전에 제가 시나리오와 콘티를 담당하고 친구가 그림을 작업해서 함께 공모전에 나간 적도 있어요.

 

그럼 시나리오도 개그를 소재로 쓰나.

그림이랑 시나리오는 다르게 작업하는 편이에요. 전 제가 그릴 수 없는 것들을 글로 쓰는 걸 좋아하거든요. 의외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 시나리오에서는 ‘순정’을 주 소재로 해요. 그래서 제가 글을 쓰고 순정만화를 진짜 잘 그리는 친구와 함께 협업하곤 했어요.

 

출처: 문크 제공

 

순정이라니 완전 의외다. 문크마우스나 킬러 R.B의 행동을 보면 ‘순정’을 떠올리기 힘들기는 하다.

캐릭터가 장난꾸러기에 행동도 깐족거리는 편이라 순정이랑 멀긴 하죠. 그런데, 많은 분들이 문크마우스와 킬러 R.B의 그런 면을 좋아하시더라고요.

 

 

 

 

문크마우스가 문크 본인을 그린 것으로 알고 있다.

문크마우스가 저의 일상이나 행동을 나타내는 캐릭터이긴 하지만, 있는 그대로의 제 모습이라기보다 ‘되고 싶은 나의 모습’을 그린 게 맞아요. 때문에 제가 곧 문크인 걸 알면 놀라고는 하세요. 그만큼 문크마우스는 제 속마음을 대변하는 친구인데, 장난이 엄청 심하고 못되면서 이기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어요. 킬러 알비는 문크마우스의 친구이자 라이벌 관계예요. 애증관계라고 할 수 있죠. 둘은 친하지만 복면으로 자신의 본 모습을 서로에게 숨기는 게 특징인데, 현대사회에서 나타나는 친구 관계가 이런 모습이 아닐까는 생각에서 만들어졌어요.

 

MOONK MOUSE X KILLER R.B acrylic on canvas, 출처: 노트폴리오

친구=애증관계

친구란 겉으론 피보다 진한 우정의 사이로 보여도
속마음은 서로를 못잡아 먹어서 안달난 관계

 

Moonk 김정윤, Marker on paper,2014, 출처: 김정윤 홈페이지

 

언젠가 정윤씨가 그린 문크 마우스의 실물을 보고 깜짝 놀란 적이 있다. 평소 문크마우스의 행동이나 표정이 재미있고 행동이 깐족거려서 그렇게 미인일거라고 상상조차 못했다. 그런데 ‘원래 이렇게 생겼구나’ 싶어 왠지 모를 배신감도 느꼈다. ‘실물은 초미녀지만 인터넷에서는 웃긴 여자애’가 컨셉인가.

정윤씨가 그린 문크마우스는 제 모습이 아니에요. 그리고 전 미인이 아닙니다. 그저 키 크고 웃긴 여자일 뿐이에요.

 

하하. 알겠다. 문크마우스와 킬러 R.B가 많고 많은 동물중에 '쥐'와 '토끼'가 된 이유가 궁금해진다.

개인적으로 반전을 좋아해서 동물 중에 가장 작고 약할 것 같은 동물이 난폭하고 더러운 성질을 가지면 재미있을 것 같았어요. 그래서 쥐와 토끼로 설정하게 됐어요.

 

MOONK MOUSE 

 

KILLER R.B, 출처: 노트폴리오

 

개인적으로 항상 궁금했던 건 문크마우스와 알비의 부각된 가슴이다. 특별한 이유라도 있나.

제가 5년 전쯤부터 캐릭터에 가슴을 그리기 시작했는데, 단순히 성별을 나타내기 위한 장치는 아니었어요. 보통 ‘귀여운 캐릭터’라 하면 아이나 귀여운 동물을 형상화한 게 많은데 저는 그 틀을 깨고 싶었어요. 언뜻 보면 귀여운데, 자세히 보면 글래머에 술도 마시고 진상짓도 서슴지 않아서 젊은 세대의 공감을 끌어내는 캐릭터를 만들고 싶었어요.

 

캐릭터를 통해 나타나는 센스 있는 유머나 짤방 같은 일러스트는 어디서 영감을 얻나. 캡션을 보고 빵 터질 때가 많은데.

제 작업의 키 포인트는 ‘트렌드를 따라가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매일매일 ‘오늘의 짤’을 챙겨봐요. 웹툰과 만화책도 많이 보고요. 특히, 개그를 소재로 하는 콘텐츠는 젊은 세대의 욕구를 가장 잘 파악하기 때문에 그만큼 트렌디해서 챙겨보는 편이에요. 또 워낙 예전부터 재미있는 자료를 모으는 게 취미라 가지고 있는 자료가 많아요. 캡션 아이디어는 미리 생각해두지는 않고 그림을 하나 그리고 ‘이 이미지에 어울리는 병맛 컨셉이 뭘까’하고 하루 종일 고민해요. 그러면 생각이 나더라고요.

 

출처: 문크 제공 


그래서 그런지 캐릭터가 유쾌하다고 해야 하나. 항상 밝은 느낌이 있다. 그런데 또 자세히 살펴보면, 그와는 반대로 퇴폐적이고 무서운 느낌이 들 때도 있더라.

저는 캐릭터를 통해 ‘있는 그대로의 나’를 나타내고 싶어요. 그만큼 캐릭터 표현에 작업하는 날의 기분을 많이 반영하는 편이에요. 기분 좋은 날에는 기분이 좋은 대로, 기분이 좋지 않은 날에는 좋지 않은 대로 제 자신을 표현하죠. 그래서 다소 잔혹하고 음침한 그림을 그린 날은 제가 누군가로 인해 굉장히 상처받고 분노한 날이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기가 많은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아무래도 캐릭터를 통해 저의 이야기를 그리다 보니 공감이 가서인 것 같아요. 캐릭터 분야가 원래 여성 팬층이 많은데, 남자분들이 제 캐릭터가 좋다고 하시면 그게 그렇게 신기하더라고요.

 

 

출처: http://dotdotdot.co.kr

 

유머코드 때문인 것도 같다. 일전에 DOT.에서 제작한 폰 케이스 상품명이 너무 재미있더라. 놀랐개. 후빗후빗.

아이러니하게도 제가 가장 싫어하는 동물이 ‘쥐’고 가장 좋아하는 동물이 ‘강아지’인데, 강아지는 한번도 그려본 적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개를 한번 그려보자!’하고 마음먹었는데 제 그림체와 가장 어울릴만한 병맛개가 뭘까 고민하다 탄생한 게 ‘프렌치 불독’이에요. 원래 상품명도 단순히 ‘프렌츠 불독 시리즈’였어요. 그런데 DOT. 특성 상, 소비자들에게 여러 후보를 제시하고 투표를 통해 케이스를 제작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꽤 재미있는 컨셉이라 이왕 할거면 기억에 남을만한 재미있는 이름을 지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고민 끝에 이름을 지었는데, 사실 단순히 그림만 있었으면 별 임팩트가 없었을 거 예요. 그런데 다행히도 케이스와 어울리는 상품명이 생각났고 제목이 상품을 살렸죠. 약간 짤방 느낌도 나서 더 반응이 좋았던 것 같아요.

 

 

 

병맛불독시리즈, 출처: 노트폴리오


출처: 문크 인스타그램

 


맞다. 나 역시 임팩트 있는 제목 때문에 케이스가 더 눈에 들어왔다.

전반적으로 대중분들이 이런 코드를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특히, 과격한 표현이 담기면 남자분들 반응이 좋더라고요.

 

그런 걸 보면 문크가 캐릭터 작업과 꼭 맞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많고 많은 디자인 분야에서 캐릭터를 업으로 삼은 계기가 뭔가.

본격적으로 캐릭터를 시작하게 된 건, 7년 전쯤 제가 만든 캐릭터로 싸이월드 스킨을 판매하면서부터예요. 제가 학부 때 만화 애니메이션을 전공했지만, 사실 처음부터 ‘어떤 분야를 전공으로 해야겠다’고 생각하지는 않았거든요. 그래서 입학했을 때는 애니메이션도 배우고 만화도 배웠는데 애니메이션은 반복적인걸 많이 해서, 만화는 컷 하나하나를 그리는 게 저의 성향과는 맞지 않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한 컷에 제가 전달하고픈 메시지와 재미를 모두 담는 작업이 너무 좋았어요. 주변에서는 인정해주지 않았지만, 당시 일러스트로 최고였던 두 사이트에서 제가 그린 그림이 많은 관심을 받기 시작했고 거기서 많은 자신감을 얻었어요. 그 후, 졸업작품으로 만든 캐릭터 일러스트북이 <대학만화애니최강전>에서 상을 받으며 길이 더 명확해진 것 같아요.

 

지금의 문크마우스의 기반이 된 소녀, 출처: 문크 제공

 

코알라 동물원, 출처: 문크 제공

 

지금의 문크마우스로 자리잡기까지 여러 변천사를 겪었을 것 같은데, 그 과정이 궁금하다.

처음에는 만두머리의 소녀 캐릭터로 시작했어요. 소녀 역시 지금의 문크마우스와 비슷하게 짖궂은 모습과 귀여움을 동시에 가진 소녀였어요. 그런데 계속 그리다 보니 만두머리가 쥐를 떠올리게 해서 ‘쥐’로 그려보는 게 어떨까 싶었어요. 이건 2010년도 작업인데 <코알라 동물원>이라는 컨셉으로 동물을 의인화해 현대인을 풍자했어요. 악어로 표현되는 오른쪽 인물은 왼쪽 인물을 친구로 생각해서 깨무는 건데, 실은 한 쪽이 일방적으로 상처받는 관계를 나타내죠.

 

출처: 문크 제공

 

초기 작업물을 보면 지금과 다른 느낌이다.

주로 현대사회를 풍자하거나 비판하는 작업을 많이 했어요. 지금 보시는 작품은 주제가 <시선>인데요, 겉으로 보기에 순수하게 사랑하는 커플처럼 보이지만 각자의 시선을 따라가보면 남자는 여자의 가슴을, 여자는 남자의 시계를 보고 있어요. 초기에는 이런 류의 작업이나 동물을 주 소재로 작업을 했어요.

 

 

2010년의 작업물, 출처: 문크 제공

 


과거에도 그렇고 지금의 문크마우스 역시 검정색과 빨강색의 대비되는 색감이 눈에 띈다. 간혹 보이는 킬러R.B와의 잔혹감을 더하는 장치 같기도 하다.

맞아요. 제 작업에는 주로 흑과 백, 그리고 빨강색이 주로 나타나요. 특별히 강렬한 색상을 사용한 이유는 귀여운 캐릭터와 대비되는 색감을 표현하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특히, 입술의 ‘빨강’은 짙게 바른 립스틱이나 핏자국을 연상하게 하는데, 이를 통해 현대 여성의 과한 화장이 마치 ‘쥐를 잡아 먹은 것 같은 모습’으로 비춰지는 것을 표현했어요.

 

 

 

2011년의 작업물, 출처: 문크 제공

 


기법도 지금과는 다른 느낌인데.

위 작업은 동물원 속 동물과 사람의 시선을 표현한 그림인데요. 누가 누구를 보는지 모르겠는 동물원의 속성을 그렸어요. 이 때는 점묘화처럼 얼굴을 세밀하게 나타내는 기법을 사용했어요. 여기서 포인트는 곰을 구경하고 있는 아이의 머리에 곰돌이 모양의 모자가 씌어져 있다는 거예요.

 

혹시 기법이 바뀌게 된 계기가 있나

사실 작업 초반에는 이런 식의 메시지를 담은 작품을 많이 그렸어요. 그래서 이때로 돌아갔으면 좋겠다는 작가분들이 계시기도 해요. 하지만 저는 조금 더 많은 분들의 공감을 얻고 싶었고 그만큼 쉽게 다가서고 싶었어요. 그래서 점점 변화를 거치다 보니 지금에 이르렀어요.

 

하이파이브, 출처: 문크 인스타그램

 


혹시 남들이 모르는 문크마우스와 킬러 R.B의 비밀이 있다면.

작업 초반보다 가슴이 많이 작아졌어요. 처음에는 밥공기 만했다면 지금은 간장 종지 정도? 작업하다 보니 가슴이 부담스러워서 조금씩 줄이다 보니 그렇게 되었어요.

 

전반적으로 디테일 한 작업에서 간단해진 느낌이다.

예를 들어, 팝 아트 작가님들도 처음부터 (대중들이 보기에) 단순한 작업을 했던 건 아니잖아요. 작품 초기에는 굉장히 디테일 한 작업을 하다가 점차 자신만의 기법을 찾아가죠. 저는 캐릭터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여러 기법과 다양한 작업을 해보고 나타난 자신만의 결과물이 곧 캐릭터라고 생각해요.

 

문득 문크가 추천하는 웹툰이 궁금하다.

제가 좋아하는 웹툰은 올레마켓 웹툰 <즐거우리 우리네인생>, 네이버 웹툰<대학일기>, <유미의 세포들>이에요.

 

즐거우리 우리네 인생, 현이씨, 출처: 올레마켓웹툰

 

대학일기, 자까, 출처: 네이버 웹툰

 

유미의 세포들, 이동건, 출처: 네이버 웹툰

 


영감을 주는 작가가 있나?

저는 센스있고 재미있는 그림을 그리는 작가님 모두에게 영감을 받아요.

 

캐릭터 작가 ‘버라이어티 숨’과 굉장히 친한 것으로 알고 있다. 서로에게 어떤 존재인가. 

앞서 제가 반전을 좋아한다고 말씀드렸는데, 숨언니가 대표적인 반전녀예요. 캐릭터만 두고 봤을 때 순수하고 귀엽고 맑은 언니일 줄로만 알았는데 털털하고 화끈해서 너무 좋았어요. 캐릭터 작가 ‘버라이어티 숨’은 멘토 같은 존재고, 같은 동네에서 살던 ‘숨’은 가족 같은 따듯한 언니예요. 양주도 많이 얻어 먹었구요.

버라이어티 숨과 문크, 출처: 문크 인스타그램

 

 

하하, 만약 문크가 캐릭터 작가가 안 됐더라면 지금쯤 무엇을 하며 살고 있을까.

아마 만화 시나리오를 하고 있지 않을까 싶어요. 웹툰 시나리오 공모전에서 상도 받고 연재도 해봐서 그런지 시나리오 작업이 좋아요.

 

오늘 인터뷰를 통해 본 문크는 남도 웃겨야 하고, 그림도 잘 그려야 하고, 메시지도 담아야 하는 ‘완벽주의자’인 것 같다. 그렇다면 캐릭터 작가로서 본인의 역할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잠시도 제 자신을 놓지 않았던 이유가 이 질문에 있는 것 같아요. 저에게는 그런 사명의식이 있어요. 캐릭터 작가도 전시를 할 수 있고, 이런 많은 생각을 하며 작업한다는 걸 말하고 싶어요. 캐릭터 작가는 가벼운 내용으로 쉽게만 그리지 않을까 라는 편견을 작품을 통해 깨고 싶어요.

 

- 긴 인터뷰에 지친 킬러 R.B 

 

마지막으로 앞으로 어떤 작업을 하는 작가가 되고 싶나.

먼저, 그림으로 더 많은 공감과 재미를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단기 목표는 개인책 출간을 하고 싶고 장기 목표로는 웹툰과 애니메이션 작업을 하고 싶습니다.

 

문크(MOONK)
https://notefolio.net/moonk
https://www.instagram.com/MOONKWOO
https://www.facebook.com/moonk.illust

 

김해인

읽는 사람이 즐거운,
언제나 유쾌한 글을 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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