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Story  /  피플

[인터뷰] 너와 내가 더불어 사는 세상을 꿈꾸며, 백은하

16.06.28 0

작고 아기자기하게 생긴 동물의 얼굴을 바라보다 문득, 아이들의 슬픈 눈빛에 놀란다. 멀리서 바라본 아이들은 한없이 예쁘기만 한데, 가까이 다가가 본 아이들의 현실이 슬프고 또 잔인하기 때문이다. 특이하게도 작품 속 동물들은 모두 천과 실로 엮어졌다. 그리고 작가 백은하는 이제는 사라졌고, 지금도 사라지고 있는 동물들의 현실을 부지런히 수놓는다. ‘천’처럼 부드러운 소재 위에 ‘부드럽지 않은 메시지’를 실로 엮는 그녀를 만나 ‘동물’과 ‘수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한다.

안녕하세요. 실과 바늘로 작업하는 작가 백은하입니다.

 

우연치 않게 동명이인의 작가가 여러 명 있다는 것을 알았다. 한 명은 말린 꽃으로 작업을 하는 작가고, 다른 한 명은 아이들의 눈에 맞춰 세상을 보는 동화작가더라.

맞아요. 성도 이름도 모두 같아서 신기했어요. 제 이름이 그렇게 흔하지 않은데도 말이에요(웃음). 말린 꽃으로 작업하시는 백은하 작가님은 제가 화가를 꿈꾸던 어린 시절부터 좋아했던 분이에요. 우연찮게 선생님과 이름이 같다는 게 신기했고 그만큼 엄청 좋아했죠. 동화작가 백은하님이 계시다는 것도 알고 있어요. 아직 책을 읽어본 적은 없지만 기회가 되면 꼭 읽어보고 싶어요.

 

학부시절, 패션디자인을 전공한 그녀는 소재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특이하게도 학부 때 패션디자인을 전공했고 석사 때는 일러스트를 전공했다.

학부시절 패션디자인에 속해 작업을 했지만 당시에도 아동의류처럼 아기자기한 분야에 관심이 많았어요. 그래서 트렌디하고 하이엔드를 지향하는 패션 디자인과 개인적인 성향이 잘 맞지 않았던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고급스러운 것보다 자연스럽고 가난한 느낌을 좋아하거든요(하하). 그래도 항상 ‘소재’에 대한 애착은 있었어요. 천, 실, 원단, 자수, 짜임, 기법에 대한 애정이요. 그런 관심사를 주로 키우다 보니 ‘수기(手技)로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대학원 때 일러스트를 전공했지만, 학부 때 배웠던 원단에 대한 지식이나 자수기법이 그림에서 자연스럽게 흘러 나온 것 같아요.

 

일본에서 석사 과정을 마친 것으로 알고 있다. 한국과 일본의 교육은 어떻게 달랐나.

‘학사’와 ‘석사’라는 교육 과정에서 오는 차이일수도 있지만, 일본의 교육은 조금 더 독립적인 느낌이에요. 정말 ‘하고 싶은 작업’을 할 수 있었거든요. 작업실이 제공되고 읽고 싶은 책을 마음껏 읽을 수 있는 점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주입식의 수업이 없는 점이 좋았어요. 교수님이 일방적으로 무언가를 가르친다기 보다는, 각자의 자리에서 자유롭게 작업을 전개하고, 한 달에 한 번 정도 모여 그간의 작업에 대해 평가하고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있었죠. 그만큼 자유로웠어요.

 

개인적으로 경험한 한국에서의 석사과정과는 다른 느낌이다. 졸업논문의 주제가 ‘동물 복지 일러스트레이션’에 관한 것이었는데, 다소 생경한 느낌이다. 어떤 내용인가.

동물복지라는 개념은 사람에게 복지가 있듯이, 동물에게 주어지는 복지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어떤 생명이든 소중하고,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고, 다른 생명에게 불필요한 위협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기본으로 하죠. 예를 들면, 동물 또한 위생적인 장소에서 위생적인 생활을 할 수 있고, 고통 받으며 죽지 않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을 들 수 있죠. 동물보호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어요. 졸업 논문 주제로 ‘동물 복지 일러스트레이션’을 다루었는데요, ‘동물복지’와 저의 작업을 엮어서 작품을 통해 동물들이 처한 현실을 알리고 그들에게도 행복한 삶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담았어요.

 

백은하  

 

‘동물복지’ 차원에서 보자면 백은하에게 ‘동물원’은 여러 가지 의미일 것 같다.

동물을 워낙 좋아하다 보니 동물원이 좋기도 하지만 동시에 슬픈 기분이 드는 ‘복잡 미묘한 공간’이에요. 자연 상태가 아닌, 자연스럽지 않아 괴로운 공간이요. 동물을 워낙 좋아하지만 막상 우리 안에 있는 아이들을 보면 슬퍼져요. 그래서인지 어느 순간부터 동물원을 안 가게 되더라고요. 아직도 뉴스에서 ‘어느 동물원에서 어떤 동물이 죽었다.’는 소식이 들리면 정말 너무 안타까워요.

 

얼마 전, 우리나라에서 희귀 돌고래가 죽었다는 기사를 접했다. 해당 기사의 댓글을 보니 동물을 관리하는 사람들에 대한 질책으로 갑론을박 중이었다. 누군가는 ‘그러게 왜 관리를 못했냐’고 했고, 관리자의 가족이라 칭하는 누군가는 ‘욕하려면 관리자를 욕하지 말고 자본주의를 탓해라.’라고 했다. 그러고 보니 참 여러 가지 문제가 섞여있다는 생각을 했다. 

저도 그 소식을 접했어요. 그 녀석이 아마 ‘벨루가’일거예요. 멸종위기 동물이라 작업에서 다루기도 했죠. ‘벨루가’는 극지방, 완전 차가운 바다에서 사는 고래라고 해요. 애초부터 인공적인 공간에서 정상적으로 생활하기를 기대하기가 어렵죠. 맞아요, ‘동물 보호’와 관련된 일들은 하나하나 곱씹어 보면 정말 끝이 없어요. 수많은 문제와 서로의 이익이 얽혀있거든요.

 

Hello, Arctic! 천과 실, 53x42cm, 2014


더이상 지구에 없는 것들 천과 실, 40.9x31.8cm, 2013 

 

 

맞다. 어릴 때는 그저 동물원이 재미있기만 했다. 놀이공원과 같은 선상에 있다고 해야 하나. 그런데 어른이 되니 느낌이 다르다. 가끔은 ‘누가 누구를 보는 건지’ 구별이 안 된다. 인간은 동물이 귀엽다고 보지만, 우리에게 '귀여워 할' 권리가 있나.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동물원을 없앨 수도 없다. 남은 동물들은 어디로 갈 것이며, 그들을 돌보며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들도 있을테니. 

저 역시 ‘동물보호’라는 캠페인적인 작업을 하고 있지만 특정한 활동에 대해 ‘이런 거 하지마!’라고 함부로 말은 못하겠어요. ‘육식’이나 ‘모피’처럼 우리가 일상에서 가장 흔히 ‘이용’하고 있는 동물에 대해서만 생각해봐도 쉬운 문제는 아니죠. 예를 들어, 75억 인구에게 ‘오늘부터 육식금지!’라고 해버린다면, 당장 축산업을 생계로 하던 사람들과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살 것 인가하는 문제가 생기니까요.

 

메시지를 전달하는 작업은 그래서 논조가 중요할 것 같다.

제가 메시지를 받아들이는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누군가 나의 행동을 일방적으로 비판하는 것보다 ‘팩트’를 보고 스스로 느꼈을 때가 훨씬 변화에 이르기 쉬웠던 것 같아요. 그래서 ‘동물 실험하는 화장품은 사용하지 마세요!’, ‘동물원 가지 마세요!’라는 직접적인 메시지보다 작품을 통해 ‘마스카라가 이렇게 만들어 진다는 사실 알고 있나요?’하는 팩트를 전달하는 거죠. 사실, 저도 작업을 하며 알아가는 중이라 아직도 공부할 게 많아요. 하지만 이런 식으로 조금씩 동물들이 처한 환경과 그 실제를 알리다 보면, 작은 변화로도 이어지지 않을까 생각해요.

 

백은하 작가와 항상 함께하는 포터블 케로

 

그러고 보니 반려묘 ‘케로’와 10년 째 함께라고 들었다. ‘포터블 케로’라고 해서 ‘케로’ 모양의 고양이 인형을 제작해서 항상 들고 다니더라.

네, 벌써 함께 지낸 지 10년이 넘어서 할머니가 됐어요. ‘포터블 케로’는 떨어져있어도 ‘케로’와 항상 함께하고 싶은 마음을 담아 제작했어요. 제 작업의 마스코트 같은 의미도 있고요. 그래서 다른 전시 공간에 방문하거나 여행을 떠나면 ‘포터블 케로’와 사진을 찍고 있어요. 아! ‘포터블 케로’ 속에는 ‘케로’의 털로 만든 솜이 있어요.

 

와! 정말이네, 천 사이로 ‘케로’ 털이 삐죽삐죽 튀어나왔다. 강아지도 그렇지만 고양이도 털이 참 많이 빠진다.

맞아요. 털이 하도 많이 빠져서 ‘이걸 가지고 뭘 할 수 있을까’했는데 다 쓸모가 있더라고요(웃음). 가끔 눈이 가려워서 긁다 보면 고양이 털이 나오기도 해요.

 

 

 

채식주의자라고 들었다.

완전한 채식주의자는 아니고 플렉시테리안(flexitarian)정도로 보면 될 것 같아요. 제 의지로 혼자 식사를 할 때는 육식을 하지 않지만, 외식이나 피치 못할 상황에는 육식을 하며 조절하고 있어요. 우리나라는 아직 채식재료나 비건 레스토랑이 흔치 않다 보니 현실적으로 힘든 점도 많아요. 게다가 다같이 모여 먹는 식문화가 있는 한국에서 저 때문에 메뉴를 바꾸는 상황이 어렵더라고요. 또 하나 어려운 점은 음식 하나하나의 성분까지 확인해야 하는 점인 것 같아요. 우동 같은 것은 동물에게 전혀 무해할 것 같은 메뉴인데도 알고 보면 가츠오부시로 국물을 낸 것이고, 아이스크림은 우유로 만든 거고, 과자에는 계란이 들어가 있죠. 이런 세세한 부분까지 따지기 시작하면 정말로 100% 채식을 하기가 사실상 어렵더라고요.

 

전시에 제공되는 케이터링을 채식으로 제공한 적이 있다고.

비건 식재료 업체와 협업해서 진행했던 적이 있어요. 생각보다 관람객 반응이 좋더라고요. 사실, 채식을 해보고 싶어도 정보가 많이 없어서 못하시는 분들도 꽤 많을 거예요. 채식주의는 경제적인 부분도 큰 부담이 없고 맛도 있어요. 콩고기는 정말 일반 고기랑 비슷해요. 저는 ‘가짜 닭고기 샐러드’를 많이 먹는데 정말로 맛있어요.

 

푸아그라 천과 실, 30x30cm, 2015

 

 

닭고기 해서 말인데, 일전에 봤던 다큐멘터리에서 비좁은 철장 안에 닭과 오리를 넣어두고 입을 강제로 벌려 사료를 쏟아 붇는 장면을 본적이 있다. 기분이 섬뜩하더라.

푸아그라 만드는 과정도 충격적이죠. 저도 영상을 보기 전까지는 그 정도 일 줄은 몰랐어요. 그렇다더라, 하고 듣기만 했지 ‘설마 저렇게 까지 할까’ 싶었던 거죠. 그런 영상을 접하는 게 괴롭기는 하지만, 이런 주제로 작업을 하고 있는 이상 꼭 필요한 과정이라 생각해요. 메시지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서 제가 짊어져야 할 몫인 것 같아요.

 

 

빨간 코트 천과 실, 84x63cm, 2015

밍크 60마리 천과 실, 50x40cm, 2015

 

 

사라져 가는 것들 천 위에 혼합기법, 120x70cm, 2014

 

뷰티시크릿 천과 실, 50x38cm, 2015


 

특히, 동물실험과 관련된 주제를 담은 <뷰티 시크릿>이 충격적이었다.

화장품 안전성 테스트에 관한 영상을 보고 충격을 받아 작업했어요. 예를 들면, 동물의 몸을 움직일 수 없게 고정하고 눈에 직접 약품을 넣어 어떤 성분이 어느 농도까지 괜찮은가를 테스트 하는 식이었죠. 충격적이었어요. 최근에는 동물실험을 반대하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고 그런 입장을 표명하는 브랜드들도 많아진 것 같아 다행이에요.

 

‘동물실험을 반대한다’고 표명하고도 여전히 동물실험을 하는 업체도 있다고 들었다.

네, 그런 경우는 해당 브랜드에서 직접 실험을 하는 게 아닐 뿐, 하청업체에서 대신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해요.

 

사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확인할 겨를이 없다. 진짜 동물실험을 하는지 마는지 증거가 없으니까.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동물실험에 반대한다’는 단순한 표어 때문에 ‘그런가 보구나’하고 무던해지는 게 사실이다.

아무래도 제조과정에서 여러 사람의 손을 거치니 그런 것 같아요. 당장 가죽가방 하나를 사더라도 소비자 입장에서는 완벽하게 가공된 하나의 완제품을 사는 것이니, 동물의 목을 따고 그 피부를 벗겨내는 과정까지는 상상하지 못하는 거죠. 이게 참 어려워요. ‘이 물건이 어떻게 나왔을까?’를 일부러 고민하지 않고서야 그 시작점을 떠올리기가 쉽지 않으니까요.

 

 

사라져 가는 것들 천과 실, 100x80cm, 2015 

 

아마존 멸종위기 동물 천과 실, 30x30cm, 2015 



그런 주제로 작업을 하다 보면 회의감도 들고 슬플 것 같다.

작업을 위해 관련자료를 찾아 볼 때 감정적으로 힘든 게 사실이에요. 그렇지만 우리가 동물을 통해 얻고 있는 것들을 생각하면, 그 정도의 불쾌함은 죽임을 당한 동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가 아닐까 싶어요. 우리는 맛있는 ‘고기’를 먹고 ‘예쁜 가죽가방’을 메는데 그러기 위해 당사자인 동물들은 목숨을 내놓았잖아요. 그런 이야기를 접할 때마다 괴롭기는 하지만, 결국엔 마음을 추스르고 작업을 이어나가요. 제가 느낀 기분을 작업을 통해 전달하면 좀 더 많은 사람들이 보고 공감할 수 있을 테니까요.

 

자극적일 수도 있는 주제에도 불구하고 부드러운 느낌의 실과 바늘, 천을 소재로 하는 이유가 있나. 

다양한 소재를 사용하다 점차 천으로 좁혀졌어요. 아무래도 작업의 주제가 잔인할 수도 있고, 전하는 메시지가 강렬하다 보니 조금 완화시켜줄 장치가 필요하기도 했어요. ‘천’이라는 부드러운 소재가 거부감이 들 수 있는 내용을 완화하는 힘이 있는 것 같아요. 관람객 중에는 멀리서 제 작품을 보고 귀엽다고 생각했다가 가까이에서 보고 놀랐다는 분들이 많아요. 단순히 동물을 소재로 한 작업인 줄 알았는데 ‘어, 이런 내용이었네?’하는 반전효과가 ‘천’에 의해 극대화 되는 것 같아요.

 

한마디로 ‘따뜻한데 잔인한 작품’이다.

‘푸아그라’나 ‘모피’를 예로 들어보면, 동물의 희생으로 얻는 음식이나 물건들은 맛있고, 아름답고, 고급스러운 것들인데 숨어있는 실상은 잔인하고 참혹해요. 동물원의 북극곰은 참 귀엽고 평화로워 보이는데 실상 야생에서의 그는 멸종위기에 처해있고요. 제가 다소 끔찍한 이야기를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표현방식을 택한 것은, 천과 자수라는 소재가 그 모순을 표현하기에 적합하기 때문이기도 해요.

 

 동물들의 초상 천과 실, 15x15cm, 2016

 

 

<동물들의 초상> 속 동물들의 표정이 너무 슬퍼 보인다. 신기하게도 작품 속 동물의 얼굴이 마치 인간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제가 슬픈 기분으로 작업을 해서 그런 것 같아요. 신기하게도 작품에 그 감정이 묻어 나오더라고요.저도 문득 동물들의 얼굴을 그리고 있다 보면 생각나는 얼굴들이 있어요. 동물 얼굴이 생각보다 사람 얼굴과 비슷하더라고요.

 

전반적인 작업 과정이 궁금하다.

일단 ‘뭐를 그리지?’에 제일 고민을 많이 해요. 뉴스에서 보도되는 ‘구제역 살처분’이나 ‘어떤 동물이 폐사했다’는 소식, 아침에 동네에서 본 길 고양이 등등, 제가 일상에서 접하는 동물에 관한 모든 것이 주제가 돼요. 주제가 선정되면 관련된 사진과 영상을 많이 보고 이미지화 한 다음 스케치를 해요. 그 다음, 스케치를 천으로 옮기는 작업을 하는데 원하는 색의 천이 없으면 직접 염색을 하거나 스텐실 작업을 하기도 해요. 그리고 천끼리 이어 붙이는 작업을 하는데 이 때 접착제나 재봉틀은 일절 사용하지 않아요. 말 그대로 ‘손과 실로 이어 붙이는 작업’이죠.

 

작업 시 가장 유의하는 점은 무엇인가.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내가 어떤 기분으로 이런 작업을 했는지, 내가 왜 이런 작업을 하는지, 그래서 사람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은지 명확히 하는 것도 중요하죠. 그래서 작업 동안 계속해서 제 자신에게 동기부여를 해요. 그래야 제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잘 드러날 것 같거든요. 대신 그 메시지를 너무 노골적이거나 비판적이지 않게 전달하려고 해요. 앞서 계속 언급했듯, 보는 이에게 강요하거나 비판하는 태도가 되지 않도록 말예요.

 

마지막 따오기 천과 실, 53x45cm, 2015

마지막 부엉이 천과 실, 53x45cm, 2015

 

마지막 북극곰 천과 실, 48x44cm, 2015

 

마지막 스라소니 천과 실, 60x50cm, 2015

 

마지막 사막여우 천과 실, 48x44cm, 2015

 

마지막 펭귄 천과 실, 53x45cm, 2015

 

마지막 호랑이 천과 실, 53x45cm, 2016

 

여러 동물을 다뤘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작업이 있다면.

최근에 <마지막 호랑이> 라고 호랑이를 그린 작업이요. 혹시 작년 말에 뉴스 보셨어요? 백두산 호랑이가 중국에서 발견되었다는 소식인데, 영상 속 호랑이가 마치 고양이처럼 귀엽게 느껴지더라고요. 마침 영화 <대호> 개봉시즌이었는데 ‘한국에도 호랑이가 살아있었다면 정말 좋았을걸’ 하면서 안타까운 마음으로 작업하게 되었어요.

 

마지막 질문이다. 백은하에게 자수란?

인간이 손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수만 가지인데, 그 중에서도 꼭 천과 실로 엮는 작업만 ‘수예(手藝)라는 이름을 얻었잖아요? 그만큼 수예는 손으로 하는 일의 정점이라고 생각해요. ‘천’과 ‘실’이라는 소재는 아주 오랫동안 사람의 몸을 감싸왔던 소재고, 소재 자체의 특성도 아주 길고 서로 엮여있다는 점을 들 수 있어요. 시간과 정성을 필요로 하는 이 재료가, 작업을 하는 중에도 생각을 성숙하게 하고 깊이 있게 만들어 주는 것 같아요.


백은하


https://www.facebook.com/una.paik
https://www.instagram.com/unapaik

김해인

읽는 사람이 즐거운,
언제나 유쾌한 글을 쓰고 싶습니다.

0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