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Story  /  피플

[인터뷰] 함께의 가치를 실현하는 영상. NOBLESWEAT 이진하 감독

14.01.29 3



'코리안 좀비' 정찬성 선수의 UFC 163 챔피언 타이틀전 홍보 영상 <Korean zombie - The Art of Fighting>은 쓰러져도 좀비처럼 다시 일어나는 정찬성 선수의 경기 모습처럼 보는이의 심장을 쫄깃하게 만든다. 영화 <더웹툰:예고살인>의 김대일 작가와 함께 이 작품을 탄생시킨 NOBLESWEAT 이진하 감독은, 더 많은 아티스트와 함께 뭉쳐 무형의 가치를 깔보는 이들에게 일침을 놓고자한다. 제주도로 터를 옮긴 그가 마침 서울에 들렀다길래 급히 만나 NOBLESWEAT의 계획과 작업에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간단한 소개와 NOBLESWEAT란?

반갑습니다. NOBLESWEAT의 이진하 감독 입니다. NOBLESWEAT은 실력 있고, 잘하는데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과 함께 시너지를 만들어내고자 외치고 있는 ‘정신’이라고 할 수 있어요. 회사생활 해보신 분은 다 아실 거에요. 하고 싶던 창작활동이 아니라, 영혼 없이 작업에 매달려 있는 기분. 그렇게 무의미하게 자신을 흘려 보내지 않고 조금 더 아름답게 살아보자! 라는 개념으로 시작했어요.

 

 

<NOBLESWEAT> 로고

조금 모호한 것 같은데 자세하게 듣고 싶다.

쉽게 말씀 드리자면 지금의 전반적인 사회인식이에요. 즉 무형의 가치와 의미에 대해 평가절하하는 모든 것이요. 예를 들면 포토그래퍼 친구에게 ‘나 결혼하니 와서 사진 좀 찍어줘’, 그림 그리는 친구에게 ‘이런 것 좀 그려줘’ 라고 툭툭 쉬운 일인 것처럼 던지는 경우가 많잖아요. 우리가 쉬워서 하는 게 아니라 그들이 못하는 걸 우리가 할 수 있는 건데. 영상도 그냥 카메라만 혹은 스마트 폰 만 있으면 만들 수 있는 줄 아는 사람들 많아요. 그런 잘못된 생각을 상식처럼 알고들 있으니 우리들이 일할 때 답답한 부분도 많고 부당한 계약, 사기도 많이 일어나는 것 같아요.

제가 제주도에 처음 왔을 때는 방황하던 상황 속에 있었기 때문에 자본주의를 너무 미워했어요. ‘자본주의에 대한 배신!’이라는 생각으로 들어오는 일을 모두 거절했다가 통장잔고가 '0\'이 되는 순간부터 삼 개월 동안 진짜 죽을뻔했어요(웃음). 농사도 돕고 막일도 하면서 자본주의가 잘못된 것이 아니라 자본주의를 굴리는 ‘사람들’이 나쁘다는 걸 깨달았어요. 그렇기 때문에 창작자들이 가치를 인정받으려면 혁명이라는 생각을 갖고 기존의 프레임에서 벗어나 새로운 가치를 제시하고 이해시켜 사회인식을 바꾸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렇지 않으면 이런 환경을 만들어둔 사람들에게 할말이 없잖아요.

- 창작에 대한 전반적인 사회인식을 바꾸고 싶다는 이진하 감독

 

 

그렇다면 어떤 것들을 실천하고 있는지

제가 만든 작품을 최대한 많이 알리려 노력하고 제작과정을 모두 공개해요. 법적 문제가 생길 소지가 없다는 전제하에 원하는 분께는 작업 노하우가 담긴 프로젝트 파일 등 다 보내드려요. 같은 주제로 작업하더라도 표현하는 방식이 저마다 다르잖아요. 이렇게 공개함으로써 서로 실력이 늘고 경쟁의식이 생겨 제 자신에게도 자극이 돼요. 

그리고 영상에 제한하지 않고 다양한 분야에서 열심히 작업하시는 분들과 함께 작업도 하고, ‘살아갈 수 있는’ 공동 작업실도 만들 계획이에요. 천재적인데다가 열정과 노력까지 겸비한 분들인데도 한국사회에서 살아남기가 정말 어려워 작업을 그만두거나 한국을 떠난 분들도 곁에서 많이 봤거든요. 저는 그런 상황이 너무 화나요. 국가적인 손실이잖아요. 

김대일 작가와 함께 제작한 <Korean Zombie - The Art of Fighting>
자세히 보기 : http://notefolio.net/gallery/3850

<Korean Zombie - The Art of Fighting>의 스토리보드
이진하 감독은 스토리보드, 영상 소스 등 제작의 과정을 공개한다.

 

 

처음부터 영상으로 시작한 건 아니라고 들었다. 영상작업은 어떤 계기로 시작하게 되었나?

원래 3D애니메이션을 했었어요. 회사일로  밤새 작업하고 아침에 태양이 떠오르는걸 본 순간 ‘아 저건 3D로 못 만든다’ 라는 생각이 딱 들더라구요. 그때 일을 그만두고 3개월 간 방황하다 영상 제작 일을 시작했어요. 장비고 뭐고 아무것도 없으니 투자를 많이 했죠. 지금까지 번 금액은 다 투자로 들어갔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러고 보니 제주도에서 수 년째 살고 있다. 어떻게 가게 되었나?

2011년 6월 1일에 제주도로 이사했어요. 2010년 11월에 회사를 그만두고 한창 방황하던 시기에 대구에서 제주도까지 자전거 여행을 하면서 지금 살고 있는 함덕 이라는 곳을 지나갔는데 정말 예쁜 거에요. 나중에 환갑 지나면 꼭 여기서 살아야지. 라고 생각했는데 마침 싱어송라이터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인 안홍근씨가 그곳에 살고 있었고, 방도 하나 비어있다고 하더라고요. 환갑은 무슨.. 바로 다음달에 이사했어요.

 

정말 멋지고 부럽다. 그런데 제주도에 살아보니 어떤가? 활동에 어려운 점은 없는지.

말씀 드렸듯이 저는 제 작품을 온라인 상에 최대한 많이 알리려고 노력해요. 자랑은 아니지만, 한 작품 만들어서 알리면 얼마 지나지 않아 다음 일이 또 들어와요(웃음). 일 외적으로는 소외감과 외로움이 장점이자 단점이에요. 섬에 있어서 그런지 무의식적으로 어떤 압박을 느끼지만 그러한 감정을 대면할 때 비로소 나에게 집중할 수 있거든요.

아 장점이 몇 개 더 있다. 정~말 조용해요. 처음에는 밤에 ‘내가 지금 지구에 있는 게 맞나’ 싶어서 창문 열고 확인하기도 했어요. 그리고 예전에는 남에게 보이는 것을 많이 신경 썼는데 지금은 그런 것에서 벗어나 제 자신에게 더 집중할 수 있게 됐어요. 제가 뭐가 바뀐 것인지 정확히는 몰랐는데 예전과 비교해보니 많은 부분이 바뀌었네요. 이렇게 좋은 부분이 많으니 처음에는 삼 개월 정도만 있을 생각이었는데 어느새 2년째 살고 있습니다.

 

- 제주도에서의 일상

 

 

제주도에서 작업한 <Sea, you again>을 인상깊게 봤다. 이 같은 개인작품도 계속 만들고 있나?

대부분 클라이언트 작업을 하니까 제가 넣고 싶은 실험적인 요소들을 살리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라 아쉬운 점이 많아요. 그래서 제대로 된 개인작업도 늘 하고 싶지만 한번 하려면 최소 삼 개월 치 생활비를 확보해놔야 하니까 현실적으로 진행하기 힘들죠. ‘Sea, you again’은 당시의 느낌이나 생각은 그대로 담았지만 기획 없이 찍고 편집한 것이라 하나의 영상이지 작품이라 하기에는 애매해요.

<SEA YOU AGAIN>
자세히 보기 : http://notefolio.net/gallery/247

 

<The Sky is the limit>
자세히 보기 : http://notefolio.net/gallery/2740

 

 

그렇게 말씀하시니 작품이라 정의하는 기준이 궁금하다.

저는 작품이라고 정의하는 기준이 명확해요. ‘내가 말하고 싶은 메시지를 모든 절차를 거쳐 결과물로 완성된 것’. 제작진과 함께 협업하여 컨셉부터 아이디어 회의, 콘티 제작까지 만드는 과정, 즉 ‘기획’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렇기 때문에 쉬지 않고 계속 더 디테일하게 시뮬레이션을 하죠. 촬영 중에 갑자기 창문이 깨지면 어떻게 대처해야겠다 등등.. 머리가 아주 복잡합니다.(웃음)

 

 

가장 애착이 가능 작품은 무엇인가

아.. 없어요. 다 별로에요.. 완성하고 나중에 보면 항상 아쉬운 부분이 있어요. 늘 예산과 부딪혀서 꼭 넣고 싶던 부분을 제작하지 못하거나 혹은 편집되거나 하는 등 아쉬움이 남죠. 그리고 클라이언트와의 의견 불일치로 인해 생각한대로 만들지 못한 부분들도 있고요. 대학교 졸업반 때 영화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1년동안 고생해서 만든 <Apparent Movement>는 애착이 갈만하지만 지금 보면 그냥 너무 화만 나요. 그래서 항상 ‘다음 작품은 더 잘해야지’ 라고 생각해요.

 

<Apparent Movement>
자세히 보기 : http://notefolio.net/gallery/68

 

<ECOsystem GEOmetry>
자세히 보기 : http://notefolio.net/gallery/2053

 

 

꼭 만족할 수 있는 작품 만들기를 바란다.
아 그리고 프리랜서로서 자리를 잘 잡았는데, 프리랜서를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정말 별 일이 다 일어나지요. 사실 문제 있는 클라이언트도 많지만 그보다 더 이상한 제작자들도 많아요. 감독이 촬영 당일까지 콘티를 보여주지도 않고 계약 막바지에 엉뚱한 작업 가져오는 경우도 있거든요. 이런 사람은 기업에서 다시는 연락 안 하죠. 다른 것보다 책임감과 약속만 잘 지키면 보통은 할 수 있을 거에요. 이외에도 작업 견적, 내용 등을 클라이언트에게 이해시키는 것도 제작자의 몫이라고 생각해요. 가이드 라인이 따로 없으니 모두 힘들지만 그만큼 더 많이 준비도 많이 하고 레퍼런스도 많이 보여주고, 새로운 제안도 해줄 수 있는 개인 기량도 많이 키우시면 좋을 거에요.

 

마지막으로 이진하 감독의 목표는?

가장 단기적으로는 올해에 세상을 놀라게 할만한 단편영화를 제작 하는 것, 그리고 말씀 드린 것처럼 2018년에 멋진 아티스트들과의 공동 작업실을 만들 계획을 세워놨어요. 방 많고 음악 크게 틀어놔도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을 만한 그런 공간이요. 또 사회적으로는..커머셜 광고 영상의 질을 높이는 데에 기여하고 싶어요. 기업의 문제인지 제작사의 문제인지 감독의 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더 새로운 것이 나와야 된다고 확신해요. 그렇게 만들기 위해서라도 앞으로 저 스스로도 진짜 괜찮은 작품을 많이 만드는 것이 목표에요.

 


- 이진하 감독이 꿈꾸는 공동작업 공간

 

 

정말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한마디

우리 모두 어떤 분야에 있든, 무너지지 말고 킵고잉 합시다. 그리고 언젠가, 최대한 빨리 만납시다.

 


Noblesweat
notefolio.net/noblesweat
www.noblesweat.com

3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