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따스하게 바라보면, 끝내 나를 사랑하게 된다 - 일러스트레이터 공은지

14.06.11 1

 



나를 사랑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 언뜻 생각하기에는 나를 잘 꿰뚫어보고, 스스로를 보살피는 것이 정답일 것 같다. 그런데 그녀가 보내온 인터뷰 답변들을 보다가 드디어 퍼즐의 마지막 조각을 끼워 맞춘 듯 ‘이거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러스트레이터 공은지는 스피노자의 말을 인용하며 ‘세상을 이해하고 사랑해야 비로소 자신을 사랑할 수 있다고’해서, 스스로를 사랑하기 위해 먼저 세상을 긍정적인 곳으로 보려고 노력한다고 했다. 나를 사랑하는 법이 내 안이 아니라 밖을 향해 있었다는 사실이 새삼 새로웠다. 나도 타인에게, 세상에 긍정의 메시지를 보내야 긍정의 에너지를 수신받을 수 있다.

세상을 따스하게 바라보는 시선이 담긴 그녀의 그림들은 하나같이 포근한 느낌이다. 그녀가 그린 그림 속의 인물들이 다들 사랑스러운 통통함을 지녀서일까. 고양이도, 토끼도, 여고생도 공은지의 그림 속에서는 모두 토실토실한 몸매를 자랑한다. 그 모습은 결코 인위적이지 않고, 마치 수채화 물감이 물에 번진 것처럼 자연스럽고 편안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실제로 그녀는 수채화의 번짐을 좋아한다고. 보색대비, 새벽공기, 겨울 냄새, 따뜻한 이불 속도 그녀가 좋아하는 것들이다. 소심함, 소극적, 낯가림 3박자를 골고루 갖춘 성격의 소유자라는 그녀의 그림을 보고 있으면, 가만히 무언가 말하는 속삭임이 들리는 듯하다. ‘나도 너처럼 외로웠어, 오늘 하루도 너에게 묵묵한 안부를 보내.’

 

 

<drawing>

 

<good night moon>

 

<mary>

 

<dear my best friend>

 

<love my self>

 

“날씬한 몸매가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요즘이기에, 오히려 그와 상반되는 형태를 그리고 싶었어요. 또한 저는 날씬한 그림을 그릴 때면 왠지 일부러 힘을 줘서 예쁘게만 그리려고 애쓰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그보단 저는 뭔가 내려놓은 듯 자연스럽고 편안한 그림을 그리고 싶었어요. 그래서 얇고 가는 형태보다는 둥근 형태의 인물들을 그리게 된 것 같아요. 사람들이 제 그림을 보면서 생의 즐거움과 자기애를 느꼈으면 해요. 살면서 받았던 상처들로 지치고 약해진 사람들이 제 그림을 보면서 자신의 상처를 보듬고, 나는 타인과 자신에게 사랑받는 존재며 앞으로 계속 나아갈 수 있다는 믿음을 갖게 되길 바라요.”


공은지
notefolio.net/eunjeek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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