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금속에 은닉된 따뜻한 진심 - 금속공예가 김동규

14.08.12 0



당신이 누군가에게 건넨 손짓 하나, 말 한마디가 타인의 인생을 바꿀 수도 있다. 그렇게 생각하면 덜컥 겁이 나기도 하고, 사뭇 신중해지기도 한다. 금속공예가 김동규는 잡지에서 우연히 목격한 작가 D(황일동)의 작품을 보고선 정말로 갑자기 진로를 바꿨다. 본래 시각디자인을 전공했던 그는 D의 금속을 소재로 한 작품의 형용할 수 없는 매력에 단번에 매료됐고, 운명처럼 금속공예가의 길을 걷게 됐다. 그저 ‘멋지다’에서 ‘나도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까지 그에겐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D에게 조언을 얻기 위해서 편지를 보냈고, 답장이 도착했다(김동규 작가는 그 편지를 지금도 보물처럼 간직하고 있다).


<Chess the Gothic>

 

그는 내친김에 ‘echohands’라는 브랜드명도 지었다. echohands는 echo+hands의 합성어다. ‘반향을 부르는 손’이라는 뜻이다. 김동규가 만든 공예품이 많은 이들에게 회자되고, 사용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지은 이름이다. 그는 echohands라는 브랜드 명으로 만든 제작물과 갤러리에 전시한 자신의 작품에 구분을 두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그는 공예품은 모두 누군가에 의해 쓰여야 할 ‘도구’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동규 작가는 대구에서 작은 금속공예 스튜디오를 운영 중이기도 하다. 처음에는 그곳에서 강의도 했지만 지금은 작업에만 몰두하고 있다. 그럼에도 계속해서 누군가에게 자신이 가진 것들, 배운 것들을 나눠주는 일에 그는 관심이 많다. 김동규 작가의 최종 꿈도 마음이 맞는 훌륭한 다른 공예가들과 함께, ‘바우하우스’ 같은 아카데미를 세우는 것이다.

 

- echohands 스튜디오

평소에는 또래들처럼 만화책과 카메라를 좋아하는 유쾌한 청년이지만 작업할 때의 그는 굉장히 진지하다. 김동규 작가는 금속공예가치곤 손이 느려서 작품을 완성하는 데까지 제법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하지만 덕분에 그는 더욱 촘촘하게 작품을 들여다볼 수 있게 됐다. 그렇게 그가 정성 들여 완성한 공예품은 누군가의 손에 쥐어져, 또 다른 작품을 빚어내는 빛나는 창작의 도구가 될 것이다.

 

 

<stool R + 메트로놈>

 

<레더워킹 툴>

 

- 작업 중


“공예품이라고 불리는 제작물의 역할은 명료합니다. 생활 전반에 침투해서 사람들의 삶에 소소한 즐거움과 감동을 선사하는 거죠. 예를 들어 어떤 가족이 식사를 하다가 식탁 위에 제가 만든 평범하지 않은 모양새의 촛대를 발견하게 되고, 그 촛대가 가족에게 즐거운 이야기 소재가 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가족들이 촛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자연스레 따뜻하고,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되겠죠. 사소할 수 있지만 사람들에게 잔잔한 감동이나 즐거움을 줄 수 있는 공예품. 이러한 촛대의 모습이 제가 만들고자 하는 공예품의 가장 이상적인 모습입니다
.”


김동규
notefolio.net/booraz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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